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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인들에게는 특별한 골프 유전자라도 있는 걸까.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경영학을 공부 중인 한국 국가대표 출신 송민영(20)이 10일(한국시각) 제109회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 36홀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했다. 지난 6월 US 여자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한 송민영은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최하는 양대 아마추어 대회를 모두 석권한 두 번째 여자선수가 됐다.
이전에 이 기록을 보유한 선수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이민을 한 재미교포 펄 신(1988년)이 유일했다. 프로선수들도 참가하는 올해 US 여자 오픈을 지은희가 우승한 것까지 합치면 세계 골프의 중심인 USGA 주최 여자대회를 한국선수가 모두 휩쓴 셈이다.
미네소타주 세인트루이스 인근 올드워슨 골프장(파71·6422야드)에서 열린 제니퍼 존슨(미국)과의 결승전은 찜통더위 속에 열렸다. 송민영은 초반 긴장 탓인지 10번 홀까지 4홀을 뒤졌다. 여기서 한국의 '골프 대디'가 등장한다. 캐디백을 맨 아버지 송무석(홍익대 교수)씨는 "네가 이길 거야. 너는 정말 뛰어난 골퍼"라며 끊임없이 딸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송민영은 "아빠의 격려 덕에 마음속에서 화산이 폭발하는 것 같던 불안감이 사라지고 웃음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스코어 보드는 18홀이 지나자 '올 스퀘어' 원점으로 돌아왔고, 이후 존슨의 퍼팅이 흔들리면서 송민영이 결국 3홀 차(3&1)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