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바람의 숨결이 부드러워지고 있다. 새 봄이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전남 여수시의 돌산도로 가면 따스한 봄바람과 빨갛게 단장한 동백꽃,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들판에서 갓을 수확하는 고향풍경 등을 골고루 만날 수 있다. 돌산도는 여수에서 돌산대교(1984년 개통)를 건너면 바로 나오는 섬으로 남한에서 7번째로 큰 섬이다.
<포인트1>돌산도 동부해안 드라이브
돌산도를 찾는 여행객들은 대개 돌산대교를 건너자마자 도로 왼편에 조성된 돌산공원에 먼저 올라보게 된다. 이른 봄이면 노란 개나리가 활짝 피어나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곳이다. 산책로가 잘 만들어진 공원의 정상에서는 여수항 전경과 돌산대교를 골고루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저녁 무렵 고기잡이배들이 한 척 두 척 잔잔한 파도를 일으키며 여수항으로 돌아오는 광경은 매우 서정적이다. 이를 원포귀범이라 하며 여수8경 중 제7경으로 손꼽는다.
여수 여행 1번지인 오동도는 동백꽃 감상지로 유명한 곳. 그런 영향 탓인지 돌산도 일주도로변 곳곳에도 동백나무가 가로수로 자라고 있어 여행객들의 기분은 동박새나 주벅새처럼 하늘 높이 날아다닌다. 다시 눈을 돌려 찻길 옆 밭으로 시선을 돌리면 마늘, 보리, 갓 등이 초록빛 융단을 펼친 채 감미로운 봄?을 즐기고 있다. 둔전리와 죽포리 들판에서는 갓 수확이 한창이다.
▲ 향일암을 찾은 여대생들이 동백나무 아래에서 다도해 바다 정경을 감상하고 있다. | |
죽포리삼거리에서 왼쪽 길을 택해 방죽포해수욕장 입구를 거쳐 향일암 간판을 따라 계속 달린다. 청정한 여수만 바다 건너로 보이는 땅은 경남 남해군이다. 율림리 대율, 소율마을도 지나면 국립공원 매표소가 나온다. 향일암 아래의 임포 일대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구역이라 입장료를 받는다.
일출 감상 명소인 향일암은 입구와 주변에 동백도 많이 자라는 사찰이다. 일주문을 지나 대웅전까지 이어지는 291개의 계단. 다리 아프고 숨차서 발걸음 잠시 멈추고 뒤돌아보면 속세는 저만치 멀어져가고 훈풍 살랑거리는 봄바다만 가슴으로, 가슴으로 달려든다. 대웅전이며 관음전 주변에서 동백꽃을 배경으로, 세존도가 둥실 떠 있는 바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에 좋다.
향일암에서 20분 정도 더 산길을 오르면 금오산(323m) 정상. 여수시청 관광홍보과의 서현호씨는 ‘향일암이 일출 명소라면 금오산 정상은 일몰 감상에도 좋은 곳’이라면서 ‘기왕 먼 곳까지 찾아온 여행객들로서는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여행방법을 일러준다.
<포인트2>남부와 서부의 명소들
돌산도 동부의 율림리와 남부의 금성리를 잇는 도로를 따라 이동하려면 중간에 율림치라는 고개를 넘게 된다. 정상에는 전망대 공간이 마련돼 밤섬을 중심으로 율림리 바닷가마을의 그림엽서 같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고개를 넘어서도 성두마을과 작금마을, 횡간도와 화태도 등이 빚어내는 다도해 정경들이 다시금 돌산도 여행의 진미를 일깨워준다.
▲ 은적암 감로수 수조에 걸린 동백꽃 한 송이. | |
작금마을과 작금등대도 지나 돌산읍으로 향하다 보면 읍내 조금 못 미친 지점에서 은적암 표지판을 만난다. 화살표가 반대로 되어 있는 것이 눈에 거슬리지만 시멘트포장길을 조금만 따라 들어가면 암자가 나온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지나치기 쉬운 이 사찰은 굵은 소나무들이 사천왕상을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 특색이다. 감로수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고개를 들어보면 탐스런 동백들이 미소를 머금고 있다.
돌산도 서부의 금천포구에서부터 평사리에 이르는 해안도로는 하나같이 낙조 감상 포인트이다. 굴양식장과 개도, 제도, 백야도, 화양면 그리고 멀리 고흥반도 팔영산 능선 등이 해넘이의 아름다움을 호사스럽게 장식해준다. 이 지방 굴은 썰물 때면 햇볕을 받고 자라기 때문에 늘 바닷물 속에 잠긴 채 자라는 굴에 비해 훨씬 맛이 좋다고 한다. 돌산도 여행을 마치고 여수시내로 이동한 다음에는 오동도의 동백과 등대를 꼭 만나봐야 한다. 등대는 관광객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돌산도=글·사진 유연태 여행작가)
◆여행메모(지역번호 061)
■정보문의 : 여수시청 관광홍보과 690-2225, 여수시외버스터미널 652-6877
■숙박 : 여수시내에 벨라지오관광호텔(686-7976, 객실 42실, 여수시1청사 뒤편), 노블레스관광호텔(691-1996), 여수비치관광호텔(664-9626) 등. 향일암 주변에는 황토방모텔(644-9231), 일출모텔(644-4729), 한솔모텔(644-5089), 백림모텔(644-4730) 등.
▲ 임포마을 황토방식당의 전복죽. | |
■맛집 : 향일암 입구의 황토방식당(644-4353)은 전복죽(1만5000원)을 잘 한다. 굴구이·생굴과 삶은 소라 등이 밑반찬으로 딸려나온다. 게장백반과 녹차밥(1만원), 해물된장찌개(6000원)도 맛깔스럽다.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갓김치를 즉석에서 제조, 판매한다. 3㎏에 1만원선. 여수시내의 맛집으로는 7공주장어탕(장어구이와 장어탕, 663-1580), 삼학집(서대회, 662-0261), 한일관(해산물한정식, 654-0091), 구백식당(생선구이, 662-0900) 등이 소문난 맛집이다
첫댓글 한번 가보고 싶네여.여수~~ 아마 30년은 넉넉히된것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