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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스타들의 소소한 과거 이야기’ 2편 – 나 입니다.
* 평어체 양해 부탁 드립니다.
* 동영상은 유투브 펌
나 – 노 쇼(No show)
몇몇 사유들로 대학교에 들어갔지만 몇 경기 뛰지 못하면서(혹은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물음표를 남긴 채 NBA에 오거나 혹은 이로 인해 주가가 하락한 선수들도 있다. 대학 무대의 팬들을 실망시킨 ‘노 쇼’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부상
(1) 카이리 어빙(10-11, 듀크)
Stat : 11경기 출전 27.5분 17.5점 3.4리바운드 4.3어시스트 1.5스틸 야투 52.9% 3점 46.2%
Draft 순번 : 2011 NBA 드래프트 전체 1번
카이리 어빙의 NBA 1순위 지명에 대학 무대는 11경기면 충분했다. 10-11시즌, 듀크의 개막전 상대였던 프린스턴을 상대로 17점 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가볍게 몸풀기를 한 어빙은 첫 8경기에서 모두 두자리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평균 17.4점 5.1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랭킹 6위인 미시간 스테잇을 상대로 자유투를 16개나 뜯어내는 등 31점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면서 이 시즌을 완전히 자신의 시즌으로 만드는 듯 했다.
그러나 어빙은 발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결국 정규시즌에는 복귀하지 못했고 3개월이나 지나서 NCAA 토너먼트 무대에 복귀했다. 복귀해서 첫 두 경기는 벤치에서 나와서 14점, 11점을 기록하며 가볍게 몸풀기를 한 어빙은 16강에서 만난 데릭 윌리엄스와 솔로몬 힐이 있던 애리조나를 상대로 벤치에서 출전해서 28점을 터뜨리면서 식지 않은 폭발력을 과시했다. 비록 팀은 16점차로 패하며 시즌은 끝났지만 어빙은 정규시즌 8경기, 토너먼트 3경기만으로 전미를 사로잡았고 이미 NBA 드래프트 1순위가 확정적이었다.
당시 카이리 어빙의 백업으로 뛰다가 어빙 부상 후에 주전으로 올라섰던 세스 커리(댈러스 매버릭스)는 이렇게 회상한다. “그(어빙)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괴물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는 시즌 개막 전에 만나서 5대5 연습경기와 픽업게임을 몇 경기 뛰었는데 첫 픽업게임에서 저는 바로 느꼈죠. 아, 얘는 무조건 NBA 1픽이다..라고요”
[카이리 어빙 31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2블락 vs 미시간 스테잇 하이라이트]
초록색 유니폼 23번은 미시간 스테잇 3학년, 드레이몬드 그린이다!
(2) 마이클 포터 주니어(17-18, 미주리)
Stat : 3경기 출전 17.7분 10.0점 6.7리바운드 0.3어시스트 1.0스틸 야투 33.3% 3점 30.0%
Draft 순번 : 2018 NBA 드래프트 전체 14번
정규시즌에 부상을 당해서 몇 개월을 쉬고 3월의 광란(NCAA 토너먼트)에 맞춰서 복귀를 한 것까지는 위에서 소개한 카이리 어빙과 똑같았다. 하지만 최종 드래프트 순번은 완전히 달라졌다.
미주리의 대형 신입생, 마이클 포터 주니어는 아이오와 스테잇과의 개막전에서 단 2분 만에 부상으로 코트를 떠났고 수술을 요하는 허리 부상이라는 발표가 나왔다. 약 2주 뒤인 11월 22일,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포터 주니어는 4개월 뒤인 2018년 3월 8일, SEC 컨퍼런스 토너먼트 8강전 조지아와의 경기에서 벤치에서 나와 23분을 소화하며 12점(야투 5/17) 8리바운드를 기록했고 그 뒤, 전미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도 28분을 소화하며 16점(야투 4/12)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복귀 후 2경기에서 팀은 모두 졌고 포터 주니어의 대학 커리어도 그걸로 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래트프 2개월 전까지만 해도 포터 주니어는 Top 5 지명은 확실시 될 것으로 보는 매체가 많았다. 6-10의 키로 스피드와 운동능력을 갖췄으며 타점 높고 정확한 3점슛까지 갖춘 빅윙은 어느 팀에서나 노릴 매력적인 자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상 부위가 커리어 내내 따라다닐 수 있는 허리라는 점은 높은 픽으로 선뜻 픽하기를 망설이게 했고 결국 포터 주니어는 로터리 막차인 14번으로 덴버 너게츠에 지명을 받았다.(이 해 1,2픽인 디안드레 에이튼, 마빈 배글리 모두 고교 시절에는 본인보다 밑이었던 선수들이다.)
포터 주니어는 지명 직후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발언을 하며 독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1순위로 지명을 받은 선수는 나의 NBA 전체 1번 지명이 옳았다는 것을 모두에게 증명해야 하지만 저처럼 주가가 14번까지 떨어진 선수는 모두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죠. 개인적으로 틀린 것을 증명해서 사람들이 후회하는 것을 보는 게 저는 너무 재밌을 것 같고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덴버의 포터 주니어 지명은 팀과 선수 모두에게 윈-윈인 선택이 되었다. 덴버는 철저하게 포터 주니어의 부상 관리를 해주면서 부상 재발이 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으며 포터 주니어는 커리어 187경기를 소화하면서 평균 출전 시간이 단 26.1분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출전 시간 관리를 받으면서 NBA 커리어를 보내고 있다. 포터 주니어는 3옵션으로써 니콜라 요키치와 자말 머레이라는 원투펀치를 누구보다 잘 보좌하고 있으며 1대1과 2대2에 모두 능한 1~2옵션이 있기 때문에 코트 내에서도 크게 무리하지 않으면서 본인이 잘할 수 있는 Role만 수행하고 있다. 이 결과로, 포터 주니어는 커리어 야투 성공률 50.6%, 3점 성공률 41.7%라는 최고의 효율을 자랑하는 포워드로 커리어를 보내고 있으며 올해, 소속팀인 덴버 너게츠가 프랜차이즈 첫 우승까지 달성해 내면서 덴버의 본인 지명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결과로 증명해 냈다.
[마이클 포터 주니어 16점 10리바운드 vs 플로리다 스테잇(NCAA 토너먼트 1라운드) 하이라이트]
(3) 다리우스 갈랜드(18-19, 밴더빌트)
Stat : 5경기 출전 27.8분 16.2점 3.8리바운드 2.6어시스트 야투 53.7% 3점 47.8%
Draft 순번 : 2019 NBA 드래프트 전체 5번
브라이스 드류 감독은 밴더빌트 부임 첫 해, 9번 시드로 토너먼트에 올랐지만 두 번째 해에 12승 20패라는 처참한 승률로 시즌을 마쳤고 세 번째 해였던 18-19시즌에 부활을 위해 야심차게 5스타 대형 포인트가드인 다리우스 갈랜드를 리크루팅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갈랜드는 첫 4경기에서 평균 19.8점 4.8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전승으로 이끌었고 드류 감독과 밴더빌트 팬들은 기대감을 높여갔다. 그리고 5번째 경기에서 갈랜드는 2분 만에 반월판 부상으로 시즌아웃되면서 18-19시즌의 밴더빌트의 희망 역시 동시에 사라졌다.(갈랜드 부상 이후 5승 23패, 컨퍼런스 0승 18패 기록, 드류 감독은 이 시즌 직후 경질)
바로 위에서 소개한 마이클 포터 주니어가 바로 1년 전 드래프트에서 14번 픽까지 쭉 미끄러진 케이스가 있기 때문에 당시 부상으로 아웃된 갈랜드 역시도 주가가 하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는 않았지만 포터 주니어와의 결정적인 차이는 단 4경기지만 갈랜드는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줬다는 것에 있었다. 또한 부상 부위의 리스크 차이(포터 주니어 – 허리, 갈랜드 – 무릎 반월판)도 있었고 결국 갈랜드는 주가 하락의 희생양은 되지 않았으며 5번 픽으로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현 시점에서 봤을 때 갈랜드 개인 입장에서는 시즌 극초반(11월 하순)에 부상을 입은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NBA 드래프트까지 7개월, 본인 루키 시즌 개막까지는 약 1년에 가까운 시간이 남아 있어서 회복할 시간이 충분했으며 부상 전까지 2주 간의 짧은 기간 동안 본인 폭발력과 외곽슛의 정확도는 이미 다 보여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갈랜드는 2022년 NBA 올스타까지 되는 등 루키 시즌부터 확고한 주전 포인트가드로 네 시즌을 치렀고 프로 무대에서는 큰 부상도 없는 상태로 벌써 커리어 경기수가 250경기에 이르는 등 프로 무대에서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밴더빌트 팬들과 드류 감독 입장은 좀 다르겠지만..)
[다리우스 갈랜드 33득점 vs 리버티 하이라이트]
(4) 제일런 존슨(20-21, 듀크)
Stat : 13경기 출전 21.4분 11.2점 6.1리바운드 2.2어시스트 1.2스틸 1.2블락 야투 52.3% 3점 44.4%
Draft 순번 : 2021 NBA 드래프트 전체 20번
발 부상으로 12월 중순부터 1월 중순까지 약 한 달을 결장한 듀크의 제일런 존슨은 돌아와서 피츠버그 원정에서 24점 16리바운드 7어시스트 4블락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경기를 치러 나가다가 2월 중순, 12월에 당한 발 부상에서 아직도 100% 회복되지는 못했으며 다가오는 드래프트에 맞춰서 몸상태를 완전히 끌어올리기 위해 학교를 떠난다고 밝히고 홀연히 시즌아웃을 선언했다. 하지만 몇몇 보도에 따르면 당시 듀크와 제일런 존슨 캠프 사이에 코트 외적으로 이슈가 시즌 초반부터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며 마지막 3경기는 벤치에서 출전하는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분명 있었다.(마지막 2경기 각각 15분, 8분 출장)
슈팅의 불안정성 등 약점도 있었지만 빅맨의 키로 가드처럼 달리면서 패스까지 뿌릴 수 있는 다재다능함은 존슨의 큰 무기였으며 시즌아웃 시점만 해도 대부분의 매체에서 Top 10 픽은 무난히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국 존슨은 20번 픽까지 미끄러지며 로터리 픽에도 들지 못했다. 그리고 프로 무대에서 두 시즌을 소화한 현재, 특별한 활약은 없다고 볼 수 있다.(두 시즌 92경기 12.6분 출장 평균 4.9점 3.3리바운드 기록)
[제일런 존슨 19득점 20리바운드 5어시스트 vs 코핀 스테잇(개막전) 하이라이트]
이때만 해도 로터리 픽은 따논 당상으로 보였으나..
템퍼링
제임스 와이즈먼(19-20, 멤피스)
Stat : 3경기 출전 23.0분 19.7점 10.7리바운드 0.3어시스트 3.0블락 야투 76.9%
Draft 순번 : 2020 NBA 드래프트 전체 2번
템퍼링(Tampering)을 영영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The act or process of dealing secretively, improperly, or underhandedly with someone’, 즉, 누군가와 비밀리에 부적절한 것을 하는 행위를 뜻하며 공정한 과정 또는 경쟁을 위해서 만나서는 안되는 사람들끼리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19-20시즌을 앞두고 당시 감독 2년차가 되는 NBA 레전드이자 멤피스 대학교 출신인 앤퍼니 하더웨이 감독은 최고 대어인 7풋 빅맨, 제임스 와이즈먼을 리크루팅하는데 성공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와이즈먼은 고교 최고 빅맨으로 켄터키와도 강력하게 링크가 있었는데 집과 가까운 멤피스 대학을 선택했고 이때만 해도 NCAA판 서태웅(단순하게 집 가까운 학교로 진학)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2017년에 와이즈먼과 그의 가족이 내슈빌에서 멤피스로 이사할 때 11,500$(한화 약 1,500만원)의 이사 비용을 페니 하더웨이(물론, 당시는 멤피스 감독은 아니었다.)가 지원해 준 것이 드러났고 NCAA는 12경기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코트에 나서지 못하게 된 와이즈먼은 고민 끝에 시즌을 접어버리기로 결정, 개막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2019년 12월 19일, 학교를 떠나 NBA 드래프트 준비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였다.
최고의 빅맨이자 개막전부터 28점 11리바운드 3블락을 기록하며 데릭 로즈 Era 이후 12년 만의 멤피스의 파이널 포를 기대했던 멤피스의 수많은 팬들의 실망을 뒤로 한 채 와이즈먼은 그렇게 홀연히 떠났다. NCAA 무대에 단 3경기의 기록만을 남긴 채 말이다.
불행 중 다행인지, 와이즈먼이 떠난 지 2달 뒤부터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이 시즌은 NCAA 토너먼트 자체가 열리지 않았고 와이즈먼은 무난하게 전체 2번 픽으로 리그 최고 인기팀 중 하나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화려하게 입단하게 된다.(그 뒤 커리어는 여기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제임스 와이즈먼 28득점 11리바운드 3블락 NCAA 데뷔전 하이라이트]
조기입학
쉐이든 샤프(21-22, 켄터키)
Stat : -
Draft 순번 : 2022 NBA 드래프트 전체 7번
위에서 언급한 4명의 선수는 각기 다른 이유로 대학 무대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프로 무대로 떠난 반면, 지금 소개할 쉐이든 샤프는 대학 등록은 된 상태로 코트는 단 1초도 밟지 못하고 바로 드래프트 참가를 선언하면서 학교를 떠난 케이스이다.
Baksetball-reference.com 사이트에도 쉐이든 샤프의 출신 학교 켄터키 옆에 이렇게 표기되어 있다. ‘attended but did not play’, 즉, 켄터키 소속으로 등록은 되었지만 실제 경기에 나서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샤프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유는 조기졸업을 통해 켄터키에 합류한 샤프의 켄터키 대학 등록 절차가 늦어졌기 때문이며 이후 시즌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던 2022년 1월에 등록 절차가 끝나서 출전 자격이 주어졌지만 결국 샤프는 NCAA 무대는 밟지 않기로 결정, 켄터키의 벤치만 달구다가 NBA로 떠났다.
사실 샤프가 본인 주가를 위해 22-23시즌, 한 시즌은 NCAA 무대에서 쇼케이스를 하고 NBA로 떠날 것이라는 예측도 많았으나 결국 샤프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NBA 무대를 밟는 것을 택했다. 이 때문에 샤프의 지명을 고려했던 팀들은 실질적인 성인 무대에서 샤프가 활약한 것을 전혀 보지 못하고 고교 시절에서의 활약상만으로 판단을 해야 했으며 이 때문에 ‘Man of Mystery – 미스터리한 남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2006년 드래프트부터 적용된 고교 졸업 후 직행할 수 없는 조항(+ 나이 제한)이 생긴 이후, 대학이든 해외 프로 무대(혹은 G리그)든 1년은 성인 무대에서 뛰고 왔어야 했기에 실로 18년 만에 고졸 루키가 탄생한 것이나 다름없는 다소 웃픈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샤프는 루키 시즌, 여러 가지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데미안 릴라드와 앤퍼니 사이먼스 백코트가 건재한 포틀랜드 소속으로 무려 80경기에 나서서 평균 22.2분을 뛰며 9.9점 3.0리바운드 야투 47.2% 3점 36.0%를 기록했다. NCAA팬으로써 씁쓸하지만 역시 농잘잘이라는 게 또 한 번 증명된 케이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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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와이즈먼…
건강에 이슈있는 친구들을 위에서 뽑는건 너무 리스크가 커요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