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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놀이 하나로 결합해 전세계 비즈니스맨 ‘유혹’
<벅시> <쇼걸> <카지노>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 <오션스 일레븐> 그러나 실제 라스베이거스는 영화 속의 이러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오늘날의 라스베이거스는 거의 매일 각종 전시회와 신제품 발표회, 협회 세미나와 비즈니스 모임이 열리는 미국 최대 컨벤션 도시로 변모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약 2만2000여 건에 달하는 크고 작은 컨벤션이 열렸으며 이 중 4만명 이상 참여하는 대형 컨벤션만 800여 건에 달했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라스베이거스의 방문객은 무려 3860만명. 이 중에서 16% 정도인 620만명 정도가 컨벤션을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것으로 추산된다.
라스베이거스가 이처럼 컨벤션을 주력사업으로 삼게 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1950년대 이후 카지노로 명성을 떨치던 라스베이거스는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도박과 환락의 이미지로만 비추어지는 데다 동부의 애틀랜틱 시티가 카지노 업계의 경쟁상대로 떠오르면서 성장의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이러한 라스베이거스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온 이가 라스베이거스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스티브 윈이다.
고객 끌어들이려 도박 승률 높여 윈은 1989년 객실 수 3000개가 넘는 초대형 호텔인 미라지 호텔을 오픈하고 이곳에서 매일 밤 15분에 한 번씩 화산 폭발 쇼를 무료로 공연하고 인공열대림을 조성해 돌고래와 코끼리·사자·백호 등을 전시함으로써 라스베이거스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테마를 가진 엔터테인먼트 도시로 변신시키는데 성공한다.
미라지 호텔의 성공 이후 라스베이거스에는 뉴욕뉴욕·서커스서커스·파리·몬테카를로·룩소르·벨라지오·만달레이 베이·MGM그랜드 등 저마다 독특한 테마를 갖춘 객실 수 3000개 이상의 대형 호텔들이 잇달아 문을 열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된다.
그러나 이처럼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테마형 호텔을 중심으로 한 라스베이거스의 변신은 주중과 비수기에 넘치는 호텔 객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과제를 남기게 된다.
이처럼 주중에 남아도는 호텔 객실을 채우기 위한 방편으로 제기된 것이 컨벤션 산업이다. 그리고 라스베이거스의 이러한 전략은 그대로 적중했다.
지난해 라스베이거스는 각종 컨벤션 유치를 통해 모두 7조600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반면 카지노 수입은 7조4000억원에 그쳐 컨벤션 비즈니스는 명실공히 라스베이거스를 대표하는 산업으로 떠올랐다.
컨벤션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평균 가동률은 주중에 90%, 주말엔 95%에 이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객실 수가 뉴욕과 LA의 호텔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15만여개에 육박하는 사실을 감안하면 놀라운 가동률이 아닐 수 없다.
방문 이유가 아무리 비즈니스라 하더라도 일단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사람들은 먹고, 보고, 즐기면서 어떤 식으로든 돈을 쓰게 마련이다.
실제로 지난해 컨벤션을 중심으로 한 비도박 사업의 총수입이 36조원으로 카지노 수입의 5배에 달해 컨벤션 사업의 경제 효과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특히 컨벤션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비용을 회사가 지불하기 때문에 씀씀이가 크고 부가가치가 높다는 것이 현지 여행사 관계자의 귀띔이다.
컨벤션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최근 라스베이거스는 아예 개별 호텔들이 거대한 컨벤션 센터와 리조트를 짓기 시작했다.
일례로 라스베이거스의 특급 호텔 가운데 하나인 만달레이 베이 호텔의 컨벤션 센터는 최근에 증축을 마쳐 그 규모만 180만평방피트(27만평)에 달한다. 만달레이 호텔의 컨벤션센터는 미국 전체에서도 5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 밖에 MGM 그랜드 호텔·베네시안 호텔·벨라지오 호텔 등 라스베이거스의 대형 호텔은 저마다 컨벤션 시설을 확대하고 고객 유치에 여념이 없다.
컨벤션 한해 2만2000건 열려 라스베이거스의 컨벤션 산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카지노를 비롯해 각종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다.
비즈니스 맨들이 낮에는 회의를 하고 밤에는 카지노에서 게임을 하거나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 세계의 비즈니스맨들을 유혹한 것.
실제로 오스카 굿맨 라스베이거스 시장은 “라스베이거스는 컨벤션 비즈니스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도박도시’라는 이미지를 벗을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카지노의 존재가 컨벤션에 참가하는 비즈니스 맨들을 끌어들이는 훌륭한 미끼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의 고객 승률은 평균 94~95%로 전 세계 그 어떤 카지노보다 높다. 카지노 그 자체로 돈을 벌려 하기보다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요소로 활용하려 하기 때문이다.
방문자들을 매혹시키는 라스베이거스의 즐길거리는 카지노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볼거리와 놀이시설·식당·쇼핑몰은 다른 곳에선 찾아보기 힘든 경쟁력으로 라스베이거스를 가족 단위 휴양시설로 부상시키고 있다.
우선 스트립 거리의 대형 호텔은 저마다 특정 테마를 갖고 건립해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재현한 베네시안 호텔은 호텔 안까지 물길을 터서 곤돌라가 다니도록 했으며, 이집트를 연상시키는 피라미드 형태의 룩소르 호텔 앞에는 10층 높이의 스핑크스가 버티고 있다.
낮엔 회의 밤엔 다양한 볼거리 호화로운 호텔과 더불어 방문객을 매혹 시키는 또 다른 볼거리는 바로 라스베이거스의 공연 문화다. ‘서부의 브로드웨이’라는 별칭답게 각종 유명 뮤지컬과 넌버벌 퍼포먼스, 유명 팝 가수의 장기공연이 호텔마다 매일 열리고 있다.
현재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시적으로 열리고 있는 공연만 해도 세계적인 히트 뮤지컬 <맘마미아>를 비롯해 인텔광고로 널리 알려진 <블루맨 쇼> 라스베이거스 공연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으로 평가받는 극단 <오(O)쇼>와 <카(KA)쇼>, 셀린 디온과 엘튼 존 공연 등이 있다.
이처럼 라스베이거스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환상적인 ‘night life’를 제공함으로써 비즈니스 맨들을 유혹하고 있다.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도박과 환락의 도시로, 가족 관광지로, 컨벤션 산업의 중심지로 라스베이거스의 끝없는 진화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컨벤션 유치 주력… 5000개 객실이 부족해”
MGM그랜드·만달레이 베이·벨라지오 등 라스베이거스에 객실 수 3000여 개 이상의 대형호텔 10여 개를 보유하고 있는 MGM-미라지 그룹은 라스베이거스의 제왕과 같은 기업.
MGM-미라지 그룹의 아시아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로버트 민(39) 수석 부사장은 2만여 명에 달하는 라스베이거스의 한인 교포 중에서 최고 지위까지 오른 인물이다. MGM그랜드 호텔 오픈 당시부터 MGM-미라지 그룹에서 근무해 온 로버트 민으로부터 라스베이거스의 성공비결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 컨벤션 산업의 성공으로 라스베이거스는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도시가 됐다. 비결이 뭔가? -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의 규모가 엄청난데…. 이 객실을 다 채울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가. -향후 라스베이거스의 성장 가능성을 어떻게 전망하나.
“9월부터 논스톱으로 모십니다” “미국에서 가장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도시 라스베이거스에 직항로를 개설할 수 있어 기쁘다. 평소에 영종도와 제주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라스베이거스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6월 13일 대한항공 이종희 사장은 라스베이거스 직항로 개설을 앞두고 라스베이거스 관광청과 업무협조를 맺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한항공이 도박과 유흥의 도시인 라스베이거스에 직항을 개설한다는 세간의 시선을 다분히 의식한 발언이었지만, 대한항공이 라스베이거스 노선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음을 나타내는 표현이었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한국인의 수는 6만9000여 명으로 집계되지 않은 방문자를 합하면 1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오는 9월 도쿄-라스베이거스간 직항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항공이 철수할 예정이어서 대한항공은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아시아권의 여행객까지 고객으로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한공측은 “아시아권의 수요는 약 18만명으로 추산된다. 중국과 동남아·일본의 승객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의 라스베이거스 방문 수요가 주요 전시회가 열리는 시기에 집중된다는 점. 과연 대한항공이 일주일에 세 번(화·금·일) 뜨는 라스베이거스행 비행기의 좌석을 모두 채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라스베이거스=이형구 기자
평균 95%, 마카오 90%보다 훨씬 높아
4만명 이상 대형만 800건에 달해
사막 한가운데 골프장 60개 성업 중
INTERVIEW | MGM-미라지 그룹 수석부사장 로버트 민
비즈니스와 휴식, 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요소와 풍부한 숙박시설 등 기존의 라스베이거스가 가지고 있는 장점에 비즈니스를 접목시킨 것이 주효한 것이다.
생존을 위한 도전의 결과다. 1994년 우리가 객실 수 5000여 개의 MGM그랜드 호텔을 오픈할 때만 해도 객실 수가 너무 많아 호텔에서 길을 잃어버리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의 전략은 맞아 떨어졌고 성공했다. MGM그랜드는 오픈 초기에는 테마형 호텔이었지만 이후 시장의 흐름에 발 맞춰 지금은 컨벤션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전 세계를 상대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으며 내가 하는 일도 그런 일이다.
명품 쇼핑몰과 고급 호텔, 식당, 볼거리, 골프코스 등 부자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라스베이거스는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전역에서 비즈니스맨들과 부자들이 라스베이거스로 몰려들고 있고 라스베이거스는 더욱 더 성장할 것이다. 이같은 전망에 따라 MGM-미라지 그룹은 이런 전망에 따라 8조원을 들여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에 새로운 카지노-리조트를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직항로 뚫렸다
대한항공, 亞지역서 유일하게 9월부터 취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