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둘레길을 걷고 있다가 10월 10일경에 소식을 들었답니다. 개인적으로는 국문과 후배가 되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르한 파묵이나 욘 포세, 올가 토카르추크,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와 같이 최근에 수상한 작가들과 비교해도 아직 한참 창작생활을 할 수 있는 젊은 나이에 수상한 것이 우리 문학계 전체와 문화계 전체에 자극과 활력이 되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미안한 얘기지만 솔직하게 고백하거니와 한강 작가의 이상 문학상 수상작인 '몽고반점'과 '소년이 온다'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찬찬히 다 읽지 못했다는 사실을 반성하면서 앞으로 시간을 내어 그녀의 모든 작품을 시집까지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일독하고 인간적인 차원을 배제하고 작품 세계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지 언급하는 기회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원래 모든 일에 한 박자가 늦는 편이라 유행가 역시 그 유행이 다 지난 다음에야 흥얼거리게 되는 성격입니다. 좋은 작품은 오래 반향하는 법이기에 시간을 두고 천천히 접근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간의 영혼을 근본적으로 고양시키는 그런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역사와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건강하고 올곧고 정직한 언어를 경외합니다. 그리고 인간의 삶에 또 다른 차원의 출구를 모색하며 그 희망을 버리지 않는 태도를 지닌 작가를 좋아합니다. 세계인이 인정한 한강 외에 아직 빛을 보지 못한 모든 뛰어난 작가들이 이를 계기로 세계 문단에서 자신의 값어치에 맞갖은 인정을 받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