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 보문시현(普門示現)>
불ㆍ보살이 중생의 마음상태나 지적수준, 신행정도에 따라
보다 쉽고 가깝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화해 나타나는 것을 시현(示現) 혹은 응현신(應現身)이라 한다.
불ㆍ보살이 변화 시현함에 있어서도
특히 관세음보살이 많은 응현신을 하므로 대개 시현,
특히 보문시현(普門示現)이라 하면,
관세음보살의 시현을 의미하게 된다.
관세음(觀世音)이란 세간의 음성을 ‘관(觀)하는 이’란 뜻으로
관세음보살은 늘 사바세계를 관하고 계시므로
사바세계의 중생이 괴로울 때 그 이름을 일심으로 부르면
그 음성을 듣고 곧 구제해주신다고 한다.
그리고 관세음보살을 관자재보살이라고도 하는데,
‘관자재(觀自在)’라 함은 지혜로 관조(觀照)를 하므로
‘자재한 효과를 증득한 이’란 뜻이다.
또한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은 대자대비를 근본서원으로 하는 보살이다.
<무량수경>에 의하면, 이 보살은 미타삼존(彌陀三尊)의 하나로
아미타불의 왼쪽 보처로서 부처의 교화를 돕고 있다.
또 중생에게 일체의 두려움이 없는
무외심(無畏心)을 베푼다는 뜻으로 시모외자(施無畏者)라 하고,
자비를 위주로 한다는 뜻으로 대비성자(大悲聖者)라 해서,
세상을 구제하므로 구세대사(救世大士)라고도 한다.
이 보살이 세상을 교화함에는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법화경>의 「관세음보살보문품」에 의하면,
관세음보살이 세간의 소리를 듣고 그에 응해
나타날 때에는[응현(應現)],
그들이 처한 상황에 맞도록 중생의 근기에 맞게
33가지 몸으로 바꾸어 나타나는데,
이를 불가에서는 보문시현(普門示現)이라 한다.
관세음보살께서 ‘넓은 문으로 (몸을)나타내다’는 말이다.
그리고 대개 왼손에 연꽃을 드는데,
이는 중생이 본래 갖춘 불성(佛性)을 표시하고,
그 꽃이 핀 것은 불성이 드러나서 성불한다는 뜻을 나타내며,
아직 봉오리 상태인 것은 불성이 번뇌에 물들지 않고
장차 필 것임을 나타낸다.
이러한 관음보살이 등장하는 주요경전으로는
<법화경>ㆍ<화엄경>ㆍ<무량수경>ㆍ<관무량수경>ㆍ
<수능엄경>ㆍ<반야경>ㆍ<청관세음경>ㆍ<관음삼매경> 등이 있고,
이들 경전에서 관음보살은 반야바라밀다의 실천수행의 완성자,
중생을 구원하는 대비보살, 아미타불의 협시보살,
변화관음보살로 나타난다.
특히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에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바꾸어 가며 중생을 제도하는 33응현신(三十三應現身)이 설명돼 있다.
이때에는 관세음보살의 본래의 모습이 전혀 없이
다른 모습으로 변해 나타난다.
33응현신은 아래와 같다.
1)불신(佛身) 2)벽지불신(辟支佛身) 3)성문신(聲聞身)
4)대범왕신(大梵王身) 5)제석신(帝釋身) 6)자재천신(自在天身)
7)대자재천신(大自在天身) 8)천대장군신(天大將軍身)
9)비사문신(毘沙門身) 10)소왕신(小王身) 11)장자신(長者身)
12)거사신(居士身) 13)재관신(宰官身) 14)바라문신(婆羅門身)
15)비구신(比丘身) 16)비구니신(比丘尼身) 17)우바새신(優婆塞身)
18)우바이신(優婆夷身) 19)인신(人身) 20)비인신(非人身)
21)부녀신(婦女身) 22)동목천녀신(童目天女身) 23)동남신(童男身)
24)동녀신(童女身) 25)천신(天身) 26)용신(龍身) 27)야차신(夜叉身)
28)건달바신(乾?婆身) 29)아수라신(阿修羅身) 30)가루라신(迦樓羅身)
31)긴나라신(緊那羅身) 32)마후라가신(摩睺羅伽身) 33)집금강신(執金剛身).
그런데 수ㆍ당시대 이후에는 밀교 세력이 커지면서 중국에서
성관음(聖觀音), 천수관음(千手觀音), 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
여의륜관음(如薏輪觀音), 준제관음(准提觀音), 마두관음(馬頭觀音) 등의
6관음이 등장했으며, 불공견삭관음(不空羂索觀音)을 보태어 7관음이라고 했다.
이와 같이 관세음보살은 그 종류가 많지만, 성관음(聖觀音)만이 본신이고,
그 나머지는 모두 보문시현의 변화에 의해 나타난 변화신(變化身-化身)이다.
관세음의 분화(分化)는 힌두이즘에 한정될 수는 없을 것이다.
관음신앙이 인도에서 중국으로 전파되고, 중국에서 다시
한국ㆍ일본 등으로 전파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변화관음을
발생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경전이나 의궤에 나타는 응신과는 다른 민간에서 신앙된
합리관음(蛤蜊觀音), 어람관음(魚籃觀音), 마랑부관음(馬郞婦觀音),
수월관음(水月觀音) 등도 조성됐다.
이렇게 해서 33관음상이 조성되기에 이른다.
- 이제 여러 모습으로 화현한 관음보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1) 6관음(7관음)
1)성관음(聖觀音) - 모든 관세음보살의 원형이다.
2)천수관음(千手觀音) - 천 개의 손과 눈은 관음의 무한한 자비심[대비(大悲)]을 상징한다.
3)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 - 죄나 병으로 고통 받는 중생을 구제하고
복을 주는 관음으로, 11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4)여의륜관음(如意輪觀音) - 여의주와 법륜으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으로
소원을 모두 성취시켜준다.
5)준제관음(准提觀音) - 재앙을 막아주고 수명을 연장해주며,
모성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6)마두관음(馬頭觀音) - 머리에 말의 머리를 이고 있으며,
축생도(畜生道)를 제도한다.
• 불공견삭관음(不空羂索觀音) - 7관음에 포함되며, 대자대비의
견삭(羂索)을 가지고, 생사의 고해(苦海)에 떠도는 중생을 건져
제도하는 관음이다.
※불공(不空)---불공(不空)이란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에 많이 등장하는 말인데,
‘공이 아니다, 공이 없다’ 그런 뜻이 아니고, ‘비어 있지 않다’라는 말이다.
즉, 법의 바탕이 공이어서 망념이 없고, 진심의 깨끗한 법이 늘 가득 차 있기에 불공이라고 한다.
이는 마음으로 원하는 바가 공(空) 해 헛되지 않는다는 뜻이며,
모든 분별 망상이 일어나지 않는 끊어진 상태에서,
대상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파악되는 현상을 말한다.
※견삭(羂索)---견(羂)은 올무 견. 삭(索)은 색이라고도 하는데,
새끼 삭이다. 견(絹)은 새나 짐승을 잡는 그물, 삭(索)은 고기를 낚는 낚시 줄에 비유해서,
그 그물을 번뇌의 산야에 두루 펴서 번뇌중생을 얽어 잡아내고,
또는 낚시 줄을 생사윤회의 고해에 드리워 고뇌 중생을 낚아챈다는 뜻이다.
곧 대자대비의 그물을 던져 펴서 거기에 걸리면 누구도 빠져 나갈 수 없다.
그리하여 모두를 구제하는 관음보살이라 해서 불공견삭관음(不空羂索觀音)이라 한다.
(2) 33관음(三十三觀音)
33관음응신도(三十三觀音應身圖)는 관세음보살이 여러 모습으로
형상화돼 나타난 관세음보살의 넓은 자비심을 상징한다.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의 33응현신(三十三應現身)과
구별해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33관음은 인도에서 기원한 관음이 가장 많으며,
중국의 당ㆍ송(唐宋) 시대에 민간신앙에서 유래된 관음으로
어람관음, 합리관음, 마랑부관음 등이 있었고,
<천경관음경>에 등장하는 양류관음과 <화엄경>에 등장하는 수월관음 이외에
대부분의 관음은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에 의해 생겨난 관음이다.
또한 ‘33’이란 숫자는 고대인도에서 무수한 수를 뜻하는 숫자이며,
불교에서 관세음보살의 변화무상한 모습을 상징하는 숫자이다.
이들 삼십 관음(三十三觀音)을 33현신이라고도 하며 이름은 다음과 같다.
1) 양류관음(楊柳觀音) : 오른손에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계심.
2) 용두관음(龍頭觀音) : 구름 속에서 용을 타신 모습.
3) 지경관음(持經觀音) : 성문의 모습으로 바위에 앉아 경전을 가지고 계심.
4) 원광관음(圓光觀音) : 향배에 둥근 광명을 나투심.
5) 유희관음(遊戱觀音) : 구름을 타고 법계를 자유로이 다니심.
6) 백의관음(白衣觀音) : 항상 흰옷을 입고 하얀 연꽃 위에 계심.
7) 연와관음(蓮臥觀音) : 하얀 연꽃 위에 앉아 계심.
8) 낭견관음(瀧見觀音) : 폭포를 바라보고 바위에 앉아 계심.
9) 시약관음(施藥觀音) : 환약을 들고 계심.
10) 어람관음(魚籃觀音) : 물고기를 담은 바구니를 들고 계심.
11) 덕왕관음(德王觀音) : 바위 위에서 가부좌를 하고 오른손엔
버들가지를 들고 계심.
12) 수월관음(水月觀音) : 달이 비친 바다 위에 연꽃잎을 타고 왼손엔
연꽃을 오른손은 시무외인을 하고 계심.
13) 일엽관음(一葉觀音) : 물위에 한 잎의 연꽃 위에 앉아 계심.
14) 청경관음(靑頸觀音) : 바위에 기대앉아 보병에 버들가지가 꽂혀 있음.
15) 위덕관음(威德觀音) : 왼손엔 금강저 오른손엔 연꽃을 드심.
16) 연명관음(延命觀音) : 수중 바위에 기대고 계심.
17) 중보관음(衆寶觀音) : 평좌한 정좌의 모습.
18) 암호관음(巖戶觀音) : 동굴 속에 나타난 모습.
19) 능정관음(能靜觀音) : 바다를 바라보며 바위에 기대고 계심.
20) 아뇩관음(阿耨觀音) : 풍랑에 휩쓸린 배를 구조해 주심.
21) 아마제관음(阿摩提觀音) : 시녀처럼 바위에 앉아 계심.
22) 유리관음(瑜璃觀音) : 향왕관음(香王觀音)이라고도 한다. 설법의 향기가
온 누리에 두루 펼짐.
23) 엽의관음(葉衣觀音) : 풀을 깔고 바위에 앉아 계심.
24) 다라관음(多羅觀音) : 우리를 해치는 원수들에서 보호해 주신다.
25) 합리관음(蛤利觀音): 조개껍질 가운데 나투심.
26) 6시관음(六時觀音) : 조개껍질 경본을 들고 계심.
27) 보비관음(普悲觀音) : 대자재천신으로 나투사 온 누리에 자비를 펴심.
28) 마랑부관음(馬朗婦觀音) : 부녀자의 모습.
29) 합장관음(合掌觀音) : 합장을 하고 서 계심.
30) 여일관음(一如觀音) : 구름 속을 날아다니심.
31) 불이관음(不二觀音) : 물위에 연잎을 타시고, 두 손을 모으고 계심.
32) 지련관음(持蓮觀音) : 한 송이 연꽃을 두 손으로 들고 연꽃 위에 서 계심.
33) 쇄수관음(灑水觀音) : 땅에 서서 왼손엔 발우, 오른손엔 버들가지를
들고 계심.
삼십삼관음은 항상 우리들 곁에서 우리들의 어려운 고통을 없애주시고,
때에 따라서는 영원한 부처님의 지위에 오르게 함에도 힘쓰시는 분들이다.
그리고 응신을 꼭 서른세 가지만으로 국한해서 생각할 필요는 없다.
관세음보살은 필요에 따라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모습으로
나타나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수한 수를 나타내는 ‘33’이란 숫자를 택한 것이다.
그리고 <삼국유사>에 달달박박(怛怛朴朴)과 노힐부득(努肹夫得)이라는
두 스님이 아기를 밴 여인으로 변해 나타나신 관세음보살을 만나
성불한 일화 역시 관세음보살의 현신이 많음을 의미한 예이다.
[출처] 블로그 아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