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시
이 화 은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는 핸드폰이나
전자기기를 가까이하지 말라고 한다
차라리 재미없는 책을 읽으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데
재미없는 책이라니! 가슴이 철렁한다
내 시집이 누군가에게 수면제 구실을 한 건 아닌가
뜨거운 라면 냄비 밑받침으로 쓴다고
분노하는 시인을 본 적이 있다
다시 생각해보면
잠 안 오는 긴긴밤
더 이상 씹을 추억도 다 떨어지고
벽시계의 초침 소리가 과거와 미래의 아픈 데만
콕콕 찔러대는데
자장자장 자장자장
내 시가, 재미없는 시가
누군가의 잠을 다독다독 다독였다면
이미 내시는 성공한 거다
그 누군가는 단잠을 위해서라도 내 시집을
소중히 간직할 것이다
밤마다 동침하는 시
잠길에 동행하는 시
연인도 가족도 해내지 못한 일을 내 시가 해 낸 거다
정작 내 잠은 설치게 하는 고약한!
조금 더 재미없게 쓰자
그래서 잠자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이 모두 잠들어야 고단한 지구도 잠시 쉬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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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가을 <평사리 문학>
첫댓글 이 시는 이미 발표한 시이지만 여러분들의 의견을 묻고 싶어요 마지막 연 세 행 빼는게 어떨지요 발표했다고 다 완성된 건 아니거던요 부탁드립니다.
좀 더 재미없게 써야 시집도 잘 팔릴것 같아요ㅎ
10년전에 쓰신 시네요 선생님
다른 시와 좀 다르지만 그래도 재미있어요 선생님
다른시 같으면 그냥 고약한 으로 끝내면 좋지만
이 시는 마지막을 넣어야 제목에 더 어울리는 시 같아요
마지막 연을 빼시려면 1연 1~2행도 없이 바로 들어가는게 좋을듯 합니다^^
1연 1,2행 빼면 동기부여가 너무 약하죠 뒤의 너스레를 받쳐줘야 하니까. 그리고 내가 세월 가는 줄 모르네 2014가 아니라 2024예요 ㅎ
@이화은 ㅎㅎ
저는 마지막연이
없어야 텐션이 있지 싶어요
선생님 좋아요.~^^
의견 감사해요 다른 분들도 부탁합니다
저도 마지막 연
없는 게 좋은 거 같습니다.
댕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