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기다'와 '빗대다' 모두 견준다는 뜻을 가진 동사다. '비기다'에는 '서로 견주어 보다' 말고 '어떤 사물을 다른 사물에 빗대어 말하다'라는 뜻도 들어 있다. 한편 '빗대다'의 뜻풀이는 이렇다. '곧바로 말하지 아니하고 빙 둘러서 말하다, 사실과 다르게 비뚜름하게 말하다'.
'비뚜름하게 말하다'에서 보듯 '비기다'와 '빗대다' 둘 다 견주는 것이긴 해도 '빗대다'가 '비기다'보다 부정적인 의미로 쓰일 때가 많다. 가령 '어디에도 비길 데 없이 뛰어난 작품'이라는 표현은 그럴 듯하지만 '어디에도 빗댈 데 없이 뛰어난 작품'은 어딘가 어색하다. '어디 빗댈 데가 없어서 그런 놈에게 나를 빗대는 거야'를 '어디 비길 데가 없어서 그런 놈에게 나를 비기는 거야'로 바꿔 쓰면 어색한 것처럼.
하지만 '난파된 배를 이 나라에, 거센 파도를 이 나라에 닥친 시련에 빗대어 표현하다'처럼 부정적인 어감과는 관계없는 표현으로도 쓸 수 있다.
참고 도서 《동사의 맛》 김정선 지음
첫댓글 비기다, 빗대다
꾹 잡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꾹 잡아줘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