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드들강과 정자교
(2023. 4. 26)
[박종오 글 · 사진] 신선이 내려와 바둑을 둔다는 '강정산', 선녀가 날개옷을
접고 목욕을 했다고 하는 '하보', 그 이름도 아름다운 '아랫강정'. 봄이면 엄니
들이 화전놀이를 하는 강정산, 여름이면 목욕하고 고기 잡는 하보, 봄 · 가을
소풍 가는 곳 아랫강정.
강정산은 동산이라 하기에는 조금 크고, 山이라 하기에는 조금 작은 솔향 그
윽한 야산이다. 바로 발 아래 드들강 [지석천] 과 대촌 냇물이 만난다. 그곳
삼각주 江 숲에는 뜸북이 울고, 오리는 한가로이 물장구 치고, 두루미는 날개
짓을 한다.
하보는 길지도 짧지도 않으며, 항상 찰랑찰랑 넘친다. 묵은 때를 씻어 주고
쌓인 피로도 풀어 준다. 피라미가 몸부림쳐 물살을 올라간다. 洑가 울면 사
람을 잡아간다는 무서운 곳이기도 하다. 남평을 끼고 도는 드들강이 은빛 찬
란하게 빛나고, 나주평야를 양쪽 옆구리에 끼고 흐르는 영산강에 저녁놀이
붉게 물든다.
[송만기] 드들강 하보 [정자교 洑] 에서 舊 광산군 대촌면쪽에 있는 山이 강
정산이고, 나주 산포면 덕례리에 있다. '정자교' 란 산포면 내기리 [대포리등,
옛 光木間 국도가 비포장 도로이던 시절 교통 사고가 무척 많은 곳이다.]
에서, 남평쪽으로 드들강과 대촌 냇물이 만나는 곳을 말한다. 행정 구역상
나주 산포면이다. 하보란 정자교 아래쪽 낮은 洑로 드들강의 수량이 적을 때
는, 사람들이 걸어서 통행하고 물놀이도 하는 등 유원지의 기능을 한 곳이기
도 하다.
산포쪽 드들강 하보 입구 강가에는 가물치 [까마치] · 쏘가리 등 매운탕집도
있다. 금천本교 · 금천東교 [천석굴 · 석전리, 폐교됨.] · 금천南교 등에서, 봄
· 가을에 소풍을 가기에는 거리가 멀고 물가에 있어 위험해서 가지 않았다.
금천면의 남부 지역과는 왕래가 많지 않아, 그리 멀지 않은 이웃에 있으면서
도 다소 생소한 곳이다. 드들강을 끼고 나즈막한 평야가 끝없이 이어지는 이
곳은, 참으로 풍요롭고 편안한 곳이다.
◇ 드들강과 정자교, 멀리 '나주 혁신 도시' 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