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지은지도 만 12년이 지났으니 이것 저것 손 볼께 많다.
주방쪽 데크는 지붕이 있어서 괜찮지만 거실 앞 데크는 몇 군데 수리할 곳이 있었다.
올 봄에는 계단 마지막 부분에 주먹만한 구멍이 생겨 잘라내고 수리를 했는데
데크에서도 두 세 군데 못이 제자리를 잃고 흔들거린다.
방부목이지만 그 부분 데크재도 썩고, 아마도 받침대도 썪어서 그런 거 같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제 수선하기로 하고 하나를 뜯어봤다.
그런데 나사를 풀기가 쉽지가 않다.
오래되어 나사가 마모가 되었는지 몇 개는 간신히 풀어냈지만 나머지는 요지부동이다.
이걸 어쩌나?
전에는 수동 드라이버로 조금 힘줘서 풀고는 전동 드릴로 풀면 쉽게 풀렸는데
이번에는 영 아니올씨다.
사실 작년말 알리에서 우사이라는 중국제 20V 임팩 드릴을 구입한 것도 요 작업을 편하게 하기 위함이었는데
나사 구멍자체가 보이질 않는다.
아예 나사가 목재에 덮혀있는 경우도 있다.
우째 이럴 수가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오래전 사 두었던 반대탭으로 풀어볼까 했지만 아직도 사용법을 잘 모르겠다.
고심 끝에 나사 주변 나무를 얼마전 알리에서 구매한 목재 조각 도구를 이용 파내고 나사를 들어낼 생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비로소 알았다. 이게 나사가 마모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오일스테인을 여러차례 칠하면서 나사산에 이물질이 먼지와 함께 쌓여 굳어버린 거였다.
송곳으로 끍어내니 나사산이 보인다. 그 후 손으로 힘주어 약간 돌린 다음 전동 드릴로 작업하니 쉽게 빠진다. ㅎ
14.4v 아임삭이 20v 우사이 보다 일하기는 더 편하다.
힘만 세다고 다 잘 되는 건 아닌 거 같다.
데크재도 끝부분이 썩어 반쯤 문드러져서 흔들거린 거였지만 받침목도 예상대로 썩어서 깊게 파여있다.
이걸 어떻게 한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대부분은 그래도 양호했지만 문제가 된 곳들은 위 아래가 다 썪어 바스라진다.
아마 이 부분에 물이 스며들어가 고이면서 세월이 흘러 점차 썪은 거 같다.
이걸 뭐로 메꿔야 할까?
지하실에 나뒹구는 백시멘트를 발라봐? 목재에 시멘트 안 어울릴 거 같다.
가구 수선재인 목재 퍼티를 사다 메꿔? 그게 나사를 지탱할 거 같지는 않다.
얇은 철판을 위에 덮고 작업을 해 봐? 이것도 응~~~
몇 시간을 이런 저런 생각으로 골머리를 앓다가 문득 떠올랐다.
말 그대로 발상의 전환!
굳이 썩어 문드러진 저 받침대를 살려서 꼭 다시 쓸 필요가 있나?
새 술은 새 부대에.
데크재가 210cm 씩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시공되어 있는데
그걸 길이를 달리하면 굳이 저 곳을 받침대 삼지 않아도 되고
대신 근처 다른 곳 받침대 옆에 방부목을 붙이고 그걸 새로운 받침대로 사용하면 될 것 같았다.
오늘 아침 일어나 다시 데크 상태를 보니 그게 최선의 방안일 것 같았다.
데크재 길이는 415cm, 210cm과 205cm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걸 아예 300cm와 115cm로 나눠 시공해도 괜찮을 거 같다.
그러면 운반을 어떻게 하나?
트럭은 없으니 승용차에 실어야 해서 대개 판매점에서 반으로 잘라서 가져왔는데.
큰 길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니 그냥 뒤 트렁크를 열고 가져오기로 마음 먹고 매장을 찾아갔다.
한 장에 7천원이란다.
예전에 오천원이 안 되었던 거 같은데.
세 장을 사서 뒤 트렁크를 살짝 열고는 집으로 조심 조심 가져왔다.
그 다음 작업은 일사천리.
드디어 성공했다.
중국산 우사이 20V가 힘은 세서 쉽게 박히는데 국산 아임삭보다 드라이버 비트 도는 유격이 크다.
아마 이런 게 기술의 차이같다.
사실상 우사이는 괜히 구입한 셈.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