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비소식 때문에 지리산을 가면서 스쳐서 지나가기는 했지만 기억은 별 없는 진주를 둘러보기로 합니다 아주 오래전 신혼 여행 경유지로 둘러보긴 했지만 촉석루 진양호의 기억을 제외하면 거의 없기에 둘레길로 조성한 '에나'길과 진양호를 엮어서 한번 돌아보기로 합니다 진주의 등을 둘러싸고 있는 얕으막한 구릉지 비봉산과 선학산을 연결해서 조성한 '에나'라는 이름의 둘레길 진양호 입구에서 진양호 전망대에서 진양호의 경관 연초록 이파리의 물결을 지나 진주 터미널에서 내려 중앙시장을 지나 '천황식당'에서 비빔밥 한그릇으로 아점을 해결하고 진주교회를 지나 산책로로 올라섭니다 산책로로 올라서는 도중에 집앞을 서성이는 아저씨 한분이 '어제 비봉산에 멧돼지 5마리가 나타났다'라고 겁을 줍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비봉산은 스킵하면서 기상대를 원망합니다. 날씨는 이리 좋은 데 카메라도 똑딱이를 갖고 오고 우비도 준비하고 ... 중간 산책길로 들어서니 온통 눈부신 연초록이 물결 칩니다 풀섶에는 꽃마리, 제비꽃,괴불주머니, 괭이밥 ... 봄꽃들이 지천에 널려있습니다
어디서나 비슷비슷한 산동네 풍경도 지나고 아카시아와 느티나무가 이룬 연리목도 지납니다 예쁜 길을 따라갑니다 오랫만에 보는 손톱보다도 더 작은 꽃마리 들여다 보고 있으면 생명의 경이를 느끼지만 똑딱이라서 색감들과 디테일이 살아나지 못합니다 ㅠㅠ 너른 풀밭도 지나고 잘 딱인 임도도 지나고
쑥캐고 있는 아주머니도 지나고 멀리 월아산이 보이는 경치도 지납니다 말목고개 부근에서 잠시 쉬다가 선학산쪽으로 연결된 다리를 지나 바래봉 느낌이 2% 쯤 나는 선악산 전망대를 향합니다
전망대 앞 마당에는 철쭉이 가득합니다
백여미터 정도의 높이에 불과한 전망대의 조망은 천미터 급입니다 진주성의 촉석루도 바라보이고, 남강도 환하게 내려다 보입니다 이쪽 저쪽 조망을 즐기다 양궁장, 람덕정쪽으로 내려섭니다 언듯 보면 금창초와 닮은 조개나물 본적이 없는 탱자나무 꽃도 구경하는 재수를 누립니다 향기도 제법 진하고 색도 제법 예쁩니다 황매 지나고
흰색 겹벚꽃 분홍 겹벚꽃이 가득한 람덕정 지나 남강변으로 내려섭니다 멀리 뒤벼리와 남강이 어우러져 멋진 경관을 만들어 냅니다 강바람을 맞으며 슬슬 걸어가며 색 고운 유채도 구경하고 못생긴 비둘기도 구경하며 진주성에 다가갑니다 진주성을 관람하는 데 관람료가 있습니다. 그리 비싸지는 않지만 무료관람으로 돌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촉석루와 의암을 구경합니다 의암이라는 글씨도 오래되어 희미하게 보입니다 광장을 지나 서장대에 올라 경관을 구경하고 북장대를 돌아 박물관을 둘러 봅니다 언제 시간이 되면 도전리 불상군을 찾아봐야 겠습니다 원본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성룡의 징비록을 바라보며 지행합일의 양명학과 퇴계의 지행병진의 이기론을 생각해 봅니다 폐단을 바로 잡으려 원칙만을 고수하다 그 자체가 폐단이 된 양명학 같은 우리네 진보주의도 생각해 봅니다 무슨 청산이라는 말 그 자체가 모순을 포함하고 있는 말 일진 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눈만 뜨면 같은 말만 외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재미를 못 느끼는 가야금 산조를 들으며 복원된 진주성 우물도 구경하고 ... 남강이 옆에 있어 이 우물의 의미는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우물 말고도 다른 곳을 파도 남강 근처라 물이 쉽게 나올 것 같기 때문입니다
진주성 앞에서 버스를 타고 진양호 입구에 내렸습니다 진양호 가는 버스는 수시로 있기 때문에 쉽게 갈 수가 있습니다
공원 안내도를 살펴보니 꽤나 넓습니다 전망대까지만 돌아 봐야겠습니다 우약정 들렀다가
소원계단을 오릅니다. 계단이 365개라 제법 힘듭니다 ^^ 계단의 끝에는 멋진 전망대 건물이 있습니다. 아마 부근의 호텔에서 만든 것 같습니다만 ... 스무해도 전 신혼여행을 하며 진양호 유람선을 탄 기억은 있는 데 오늘은 유람선이 보이지 않습니다. 폐쇄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멀리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이 희미하게 보이고 장터목도 확실하게 구별됩니다 지리 주능선이 수묵화처럼 바라 보입니다 동물원 옆을 지나 돌아 내려오니 냄새가 심합니다. 수원 보호구역내에 동물원과 호텔이 있는 것이 많이 이상합니다. 비리가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이 듭니다 돌아 오는 길위에 노을이 내리고 있습니다 세월 #1 격랑을 피해 여기까지 왔구려 여울에 갇혀 반복되는 연옥의 일상을 보내기도 했고 급류의 암초를 만나 인연 한조각 떨어져 나가기도 했고 폭포를 만나 절망도 맛보았지만 만월 찰랑이는 금물결도 보았다네 이제는 어떤 일들이 기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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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일상의 변두리에서 원문보기 글쓴이: 남연
첫댓글 진주.. 가끔 가는 곳이라 눈에 익어서 좋네요..ㅎ 저도 십수년전에 진양호에서 모터보트 단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