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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연구원 ‘기독의료인의 프로페셔널리즘’ 포럼
2020년 2월 이후 모든 매체는 ‘코로나’라는 세 글자로 도배되었고, 모든 환자의 상황은 이동 동선까지 자세하게 파악되며 전국적으로 공지되었습니다. 발생 초기에 대구 신천지를 시작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한 상황에서 기독교 단체와 교회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는 모습을 보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저렇게 큰 규모의 단체나 교회에는 분명히 의료인들이 있을 텐데…,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백신 접종이 시작되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이때, 기독의료인의 책임을 더 깊이 논할 필요를 느꼈고, 이에 기독의료인으로 구성된 한국누가회(CMF) 소속 누가연구원에서 6월 5일 포럼(COVID-19시대에 기독의료인의 프로페셔널리즘)을 진행했습니다. 의도치 않았는데 관련 전문가들이 모두 한국누가회 소속이었습니다. COVID-19 감염병 전문가 한림대 이재갑 교수, 프로페셔널리즘 교육전문가 연세대 김준혁 교수, 기독의료인 양육전문가 제완주 간사가 발제를 맡았습니다.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날의 포럼은 팬데믹 시대를 안전하게 건너기 위해 기독의료인과 교회를 향해 건네는 메시지였습니다.
코로나19 유행의 교차점, 교회
이재갑 교수는 ‘감염내과 의사가 바라보는 기독의료인의 역할과 현실’을 주제로 발제했습니다. 이 교수는 “코로나 상황에서 교회와 관련된 문제들이 생기면 크리스천임을 밝히고 대신 사과해야 하는 상황들이 여러 번 있었다”면서 교회의 사회성이 무너지는 현실을 보며 안타까웠다고 전했습니다.
“2차 유행의 시발점인 광복절 집회에서는 보수 교회가 비난의 대상이 되면서 신천지와 교회가 무슨 차이냐는 비난이 터져 나왔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신천지, 성소수자 문제, 광복절 보수 교회 등 코로나 유행에 대부분 교회가 관련되어 있다는 부분들이 상당히 안타까웠습니다. 교회가 신천지와 다르다고 주장한다면, 교회의 사회성이 무너지는 걸 보고만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교회가 그동안 사회에 공헌한 모든 게 무너지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밀집 예배에 대해 경고하였습니다.”
의료 및 방역 관계자들이 경계의 목소리를 강하게 냈음에도 밀집 예배와 집회가 지속되면서, 교회는 사회로부터의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교수는 “팬데믹 시대에는 성도들의 안전한 신앙생활을 돕는 게 교회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며 새로운 형태의 사역과 목회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한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교회의 신뢰와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기회들이 분명 있을 것인데,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22년째 한국누가회에서 기독의료인 양육을 맡고 있는 제완주 간사는 “백신에 대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는데, 목회자들과 의료인들이 서로 신뢰하며 대화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이 기독의료인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자문을 구할 정도로 신뢰가 회복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림대 이재갑 교수 발제 화면 갈무리
기독의료인의 소명 ‘파라볼라노이’
제완주 간사는 “기독의료인의 프로페셔널리즘 조건에는 지식, 기술 태도 등에 소명이 더해진다”며 소명을 원동력 삼을 것을 의료인들에게 주문했습니다. 특별히 전염병 위협이 있는 상황 가운데 신앙공동체 안에서 자문, 상담, 지원 등 적극적인 역할에 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특별히 3세기 기독교 공동체의 역사를 설명하며 ‘파라볼라노이’(παραβολάνοι)라는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3세기 당시 기독교 공동체가 ‘파라볼라노이’라는 호칭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함께하는 자들’이라는 뜻입니다. 감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에서도 도피하지 않고, 환자를 사랑으로 보살폈기 때문입니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자기희생적 사랑을 실천했다는 증거입니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는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현세 및 내세 모두에서 소망을 주었습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사랑의 섬김과 나눔을 지금 상황에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그 정신과 태도는 오늘 우리의 상황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이재갑 교수는 “감염내과 의사 절반 이상이 크리스천일 것”이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중에는 자신처럼 신앙적 동기로 구호 현장에 가고자 감염내과에 지원한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 교수는 2015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 시기 두 번째 구호팀의 대장으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 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유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유발한 불평등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WHO에서 서아프리카에 에볼라 유행이 있다고 처음 인지한 5월 시점에 사망률이 74%였는데, 구호업무를 시작했던 9월 이후 환자들에게 경구로 물을 충분히 공급하면서 사망률이 거의 30% 정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의 환자들은 사망률이 10%에도 못 미쳤기 때문에, 의료자원의 불평등이 사망률의 극심한 차이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상당히 안타까웠습니다.”
세계적 재난 속 ‘기독’의료인의 정체성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 내 방역 문제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부터 제3세계 국가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을 모았습니다. 국가 우선주의를 넘어서 인류의 안녕을 위해 기독의료인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김준혁 교수는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은 기독의료인들에게 몇 가지 의미 있고 복잡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독의료인들의 대표적인 모임인 한국누가회가 지닌 핵심 가치인 복음증거, 구성원 양육, 공동체 활동, 약자 섬김, 생명 존중…. 이 다섯 가지를 기독의료인의 전문직업성의 구성요소라고 보기에는 학문적으로도, 실천적으로도 어렵습니다. 오히려 코로나19는 저희에게 물어보고 있습니다. 당신들 기독의료인은 이 상황을 어떻게 조율하고 관리할 것인지, 개인과 사회의 갈등을 어떻게 조율하고, 국내와 국제 이익의 충돌을 어떻게 관리할지를 물어보고 있습니다. 기독의료인은 이 질문에 어떻게 응답할 수 있을까요?”
김 교수는 지금부터라도 코로나 시대가 던진 복잡한 질문에 지식, 실천, 그리고 영성을 통하여 응답하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재갑 교수는 “정책적인 부분을 결정하거나 자문할 때 ‘예수님이라면 지금 상황에 어떻게 하셨을까?’ 거듭 고민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들이 나를 드러내려고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경고하셨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본디 전문성은 탁월성과 이타성을 내포하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의료인의 전문성이 훼손되는 것은 탁월성보다는 이타성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염병 창궐 시기에 ‘파라볼라노이’라 불렸던 초기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지닌 기독의료인의 등장을 기대해봅니다. 아울러 백신 접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은 중요한 때, 인류 공동체의 신음을 듣는 기독교 신앙 공동체가 더욱더 많아지기를 기도합니다.
임채학
누가연구원 원장. 산돌한의원 대표원장이자 대전땅끝교회 목사.
*아래는 포럼 진행 후기 및 각 발제를 정리한 원고입니다. 누가연구원에서 받은 원고를 수정 없이 게재합니다. 발제 전문은 한국누가회 발간 계간지 〈누가들의 세계〉(여름호)에 실릴 예정입니다.
“COVID-19시대에 기독의료인의 프로페셔널리즘” 포럼 진행 후기
발제 : 이재갑, 김준혁, 제완주
정리 : 누가연구원 임채학, 윤병수, 조철현, 장보형
문제 인식
2020년 2월 이후 모든 매체는 ‘코로나’라는 세 글자로 도배되었고, 환자 수는 한 명, 한 명 이동 동선까지 자세하게 파악되며 전국적으로 공지되었다. 발생 초기에 대구 신천지를 시작으로 집단 감염 발생 상황에서 기독교단체와 교회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며 궁금증이 생겼다. “저렇게 큰 규모의 단체나 교회에는 분명히 의료인들이 있을 텐데…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한국누가회(CMF)소속 누가연구원에서 포럼을 준비하면서 이 문제를 다루어보기로 했다. 주제는 “COVID-19시대에 기독의료인의 프로페셔널리즘”으로 결정되었다. 공교롭게도 관련 전문가들이 모두 누가회 내부에 있었다. COVID-19 감염병 전문가 한림대 이재갑 교수, 프로페셔널리즘 교육전문가 연세대 김준혁 교수, 기독의료인 양육전문가 제완주 간사를 연자로 모시고,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하였다. 쉽지 않은 주제이기에 무거운 마음으로 발제 준비를 부탁했지만 흔쾌히 수락을 받았는데, 포럼이 끝나고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던 것이다. 다음은 세 연자들의 발표를 요약한 내용이다.
감염내과 누가가 바라보는 기독의료인의 역할과 현실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니 그 때에 내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하였더니” 이사야 6장 8절
제가 좋아하는 구절이지만 매번 읽을 때마다 부담스러워서, 오히려 이 말씀을 읽는 상황이 되면 회피했던 기억들이 많습니다. 전문인으로 꼭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얘기를 하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코로나 상황에서 교회와 관련된 문제들이 생기면 크리스천임을 밝히고 대신 사과해야 하는 상황들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이 시간에는 감염병의 시대와 개인적으로 겪었던 상황들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2015년 에볼라 사태 파견, HIV와 동성애 그리고 교회, 코로나19와 교회를 다루겠습니다.
2015년에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시기에 정부에서 구호대를 선발했고, 8명 정도의 감염내과선생님들이 지원을 했으나 최종적으로 시에라리온에 발을 디딘 감염내과 의사는 2명이었습니다. 저는 두 번째 구호팀 대장으로 참여하였습니다. 당시에 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유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유발한 불평등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WHO에서 서아프리카에 에볼라 유행이 있다고 처음 인지한 5월 시점에 사망률이 74%였는데, 구호업무를 시작했던 9월 이후 환자들에게 경구로 물을 충분히 공급하면서 사망률이 거의 30% 정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치료받았던 환자들은 사망률이 10%도 안 되었기 때문에, 의료자원의 불평등이 사망률의 극심한 차이를 일으킨다는 사실에 상당히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다소 민감한 문제로 제가 말씀드리는 HIV(에이즈), 동성애 그리고 교회와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동의를 안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전문적이고 직업적인 상황에서 HIV 환자를 많이 보는 견해로 드리는 말씀이니, 전문인의 직업적인 고민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가장 최근에 나와 있는 HIV 가이드라인을 보면, 치료를 잘 받는 HIV 감염인의 혈액에서 HIV 바이러스가 검사상 기준치 이하로 나오는 경우 감염성이 전혀 없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치료를 잘 받는 HIV 환자는 실제로 성관계뿐만 아니라 needle stick injury (환자에게 사용한 바늘에 찔림)과 같은 사고에서도 전혀 전파가 안 된다는 보고들이 있어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상황임을 알려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 HIV와 동성애의 관계를 보자면, HIV의 감염 경로를 따질 때 성관계를 통한 감염 경로가 대부분입니다. 실제 환자 성비를 보면 남성이 90%, 여성이 9%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HIV가 전파되는 경로는 대부분 동성애를 통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차별금지법 관련해서 동성애를 용납하는 내용 때문에 많은 교회가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를 직접 보는 저희가 겪는 문제는 HIV 감염인 중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동성애자들이 받는 정부의 치료비 지원을 반대하고, HIV와 관련된 심포지엄을 방해하는 등의 공격적인 반응들입니다. 특히 최근에 인권을 중시하던 장로교(통합)에서조차 동성애자를 도와주는 사람들을 교단에서 내보내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페이스북에 감염내과 전문의 중에서 크리스천이 절반이 넘는데 동성애자가 대부분인 HIV 환자들을 돌봐준다는 이유로 교단을 떠나라는 거냐 이런 하소연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도 같은 사람이고, 우리와 같은 마음과 감정을 지닌 환자들을 우리와 다르지 않다고 인정해주는 것만으로도 이분들에게 힘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19 시대 감염내과 의사의 역할과 관련하여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유행 초기 드라이브스루 선별 진료와 생활치료센터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현장에서 적용을 도운 곳이 대한감염학회였습니다. 한국의 방역과 관련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 1년을 되돌아보는 여러 논문에서 한국, 호주, 아이슬란드, 뉴질랜드처럼 코로나 억제를 초반부터 강화했던 국가들이 미티게이션 전략(완화 전략)을 적용한 나라들보다 오히려 국민들의 자유와 경제 성장에 더 효과적이었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상이 백신 접종 이전 상황이었다면, 앞으로의 코로나 상황은 백신 접종을 어떻게 잘 하느냐에 달려있으며, 한국의 방역체계는 지금까지 잘 견뎌왔고, 앞으로도 잘 해결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 부분에서 감염내과 전문의들이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코로나 상황에서 제일 걱정했던 부분은 누군가는 코로나로 인해 발생한 불편이나 피해를 책임질 분노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특별검역에 대해서는 찬성을 했지만, 입국 거부는 안 된다는 제 주장에 대해 생각이 다른 분들의 비난이 많았습니다. 다음 대상은 대구 경북의 신천지였습니다. 그리고 5월에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서 성소수자들에게 화살이 돌아갔고, 2차 유행의 시발점인 광복절 집회에서는 보수교회가 비난이 대상이 되면서 신천지하고 교회하고 무슨 차이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신천지, 성소수자 문제, 광복절 보수교회 등 코로나 유행에 대부분 교회가 관련되어 있다는 부분들이 상당히 안타까웠습니다. 교회가 신천지와 다르다고 주장한다면, 교회의 사회성이 무너지는 걸 보고만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교회가 사회에 공헌한 모든 게 무너지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밀집 예배에 대해 경고하였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형태의 사역과 목회가 필요할 텐데, 성도들의 안전한 신앙생활을 돕는 게 교회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제가 주로 하는 일들은 백신에 부정적인 뉴스와 언론에 대한 비평입니다. 다행히 한국의 백신 접종과 관련해서 최근엔 언론들도 많이 우호적으로 바뀌어서 5월 17일을 기점으로 접종률의 급상승을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언론과의 소통을 통해서 도울 수 있었다는 부분이 감사하게 생각됩니다.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강연이나 여러 단체에서 요청하는 강의들과 ‘클럽하우스’라는 음성 기반 소통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서 일반인들과 소통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맺으면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성경 속에 그리스도인들을 보게 되면 많은 인물들이 크리스천이자 자기의 전문 직업을 갖고 살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사회 속에서 크리스천으로서 또한 전문가로서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들을 어떻게 사회에 공헌할 것인가? 어떻게 그것들을 사회에 드러낼 것인가 많은 고민을 했던 코로나-19 시기였습니다. 최근에도 매번 정책적인 부분을 결정한다든지 자문을 할 때, 예수님이라면 지금 상황에 어떻게 하셨을까를 고민합니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들이 나를 드러내려고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경고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해야 할 일들을 어떻게 하면 겸손하게 계속 감당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하며 살고 있습니다.
COVID-19앞, 전문직 기독의료인은 가능한가?
김준혁(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치의학교육학교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소아치과를 전공한 후에 의료윤리와 의료인문학(의철학)을 공부한 김준혁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치과대학 치의학교육학교실에서 근무합니다. 전문직 기독 의료인의 가능 조건에 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의료 전문직업성을 다시 검토하겠습니다.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sm)을 저는 전문직업성으로 번역합니다. 전문직업성은 “어떤 직종을 전문직으로 만드는 정신이나 이데올로기”로 정의합니다. 의료인이 전문직이라고 말하려면, 그 직종이 전문직업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한 직업은 처음부터 전문직인 것이 아닙니다. 전문직업성을 통해 전문직화하는 겁니다.
사회는 전문직 집단에 면허와 독점권을 부여합니다. 전문직 집단이 지닌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전문직업성의 형성에 관해 두 가지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특정 직종이 자신의 업무를 독점해 가는 과정을 역사적, 사회적으로 살피는 방식입니다. 이들이 자신의 권익 보호를 위해서 타 직종을 억압하거나 소외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춥니다. 의료계에선 17세기 프랑스에서 외과 의사와 20세기 영국에서 재활 의사의 전문직화 과정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세기 미국 의학도 좋은 예로, 도제식 교육과 대학 교육이 대립하다가 개원의와 대학 교육이 힘을 합쳐 현대 의료의 기틀을 형성합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역사적인 흐름을 보면, 일본 의료제도가 한국 의료인의 확립을 결정합니다. 1944년 전시 막바지에 있던 일본 제국은 <조선의료령>을 반포합니다. 이것은 의료인을 징발하여 통제하는 제도였으며, 광복 후에도 그대로 이어져 1951년 국민의료법 또한 같은 방향성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61년 군사정권은 부족한 의료 자원 속에서 의료 서비스 강화를 위해 의료인을 더 강하게 통제합니다. 한국의 하향식 의료제도 구조가 확립된 것입니다. 의료기관 개설에 도지사 허가가 필요했고, 정기 신고를 의무화하고 의료인은 모두 다 중앙회에 의무 가입합니다. 보수교육은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습니다. 이 모두를 보건사회부 장관이 총괄하는 구조는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전문직업성을 윤리적인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윤리학은 전문직업성의 형성을 사회계약론을 통해 사회와 전문직이 맺은 계약관계로 봅니다. 사회는 전문직에게 지식과 서비스를 요청하고, 이를 제공하기 위해서 전문직은 독점권과 자율성을 보장받습니다. 다시 말해 의료인에게 탁월성과 이타성의 의무가 주어지고, 대신 독점권과 자율규제를 권리로 교환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살펴본 것처럼 한국 의료인은 자율규제권을 가져본 적이 없고, 이타성은 가부장적 전통으로 인하여 자기희생의 의미로 변질됩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외부의 권력에 의해 구축되었고, 윤리적으로 볼 때 과도한 의무를 부여받고 그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한국 의료인에게 전문직업성이 허락되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어서 의사 파업을 살펴보겠습니다. 의사는 파업해도 될까요? 사실 의료 전문직은 정의로운 보건의료 제도의 구현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정치적으로 활동해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 그런데 2000년도의 의약 분업 반대, 그리고 2020년의 의대 증원 반대를 보면, 이런 “정의로운 보건의료 제도의 구현을 위한 노력이었는가?”라는 질문에 부정적인 답변이 나오게 됩니다. 한국 의료인은 어긋난 전문직업성 안에서도 제대로 자신을 증명하고 있지 못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두 가지 문제를 살펴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희가 기대하는 전문직업성이 가능할까요? 한국에서 적어도 고전적인 의미의 의료인 전문직업성을 말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로나19로 이야기를 돌려보겠습니다. 코로나19는 공중보건 위기이자 재난 상황입니다. 이 안에서, 그동안 다른 영역으로 분리되어 있었던 공중보건과 임상 진료, 공중보건과 재난과 재해, 국내와 해외 방역 문제가 뒤섞입니다. 의료윤리의 쟁점으로 보아도, 백신 공급과 확보를 중심으로 제기된 개인윤리와 공동체 윤리, 상대주의 윤리와 보편주의 윤리가 서로 충돌합니다.
우리는 이런 혼재와 충돌의 혼란 상황에서 묻습니다. 코로나19가 유발한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관리하는 주체는 의료인, 의료인 단체, 사회, 국가 중 누구여야 할까요? 의료인 단체는 사회문화적 상황상, 이런 역할을 하기 어렵습니다. 사회나 국가가 의료인을 통제하는 방식도 더는 통용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앞에서 제시한 의료윤리적 갈등 상황, 개인과 사회, 국내와 국제 관계의 갈등을 어떻게 조율해야 할까요? 그리고 감염병 관리의 제도 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쳐야 할까요? 이런 상황에서 의료인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할까요?
사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직업성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조율과 관리의 역할은 의료인 자체의 전문직업적 특성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결국 기독 의료인의 전문성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독 의료인을 전문직으로 만드는 정신 또는 이데올로기는 무엇일까요? 기독 의료인들의 대표적인 모임인 한국누가회가 지닌 핵심 가치인 “복음증거, 구성원 양육, 공동체 활동, 약자 섬김, 생명존중” 다섯 가지를 기독 의료인의 전문직업성의 구성요소라고 보기에는 학문적으로도, 실천적으로도 어렵습니다.
오히려 코로나19는 저희에게 물어보고 있습니다. 당신들 기독 의료인은 이 상황을 어떻게 조율하고 관리할 것인지, 개인과 사회의 갈등을 어떻게 조율하고, 국내와 국제 이익의 충돌을 어떻게 관리할지를 물어보고 있습니다. 기독 의료인은 이 질문에 어떻게 응답할 수 있을까요? 기독 의료인 전문직업성의 역할을 찾아내고 거기에서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요?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직 우리가 알고 있지 못할 뿐입니다. 기독 의료인 전문직업성을 우리 공동체의 가치로 추구하며 지속적인 논의와 실천을 시작하자는 제언을 드리며 제 발표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COVID-19 시대에 기독의료인의 소명과 역할
제완주(한국누가회)
1. 성경에 나타난 전염병에 대한 관점
(1) 전염병을 ‘언약의 집행 방식’으로 보았습니다.
언약은 선한 사람은 형통하고, 악한 사람은 고통당한다는 전제에 기초해서 순종을 요구합니다. 순종은 보상을 받지만, 불순종은 벌을 받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과의 언약에 나타나는 축복과 저주의 선언은 너무나도 선명합니다. 레위기 26장 23-26절을 보면 하나님을 대항하는 자들에 대한 적대감은 삼중 반응(칼, 전염병, 기근)이 연속적으로 나타나고 이것은 당시 언약에 불순종한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전염병은 하나님이 의도하신 창조세계의 언약 질서를 위반하는 이들에게 심판을 실행하는 도구였습니다.
(2) 하나님께서 특정한 목적을 실행하기 위해 전염병을 사용하셨습니다.
출애굽 사건에서 연속되는 열 개의 재앙은 바로의 잔혹한 통치에서 이스라엘을 해방시키는 내용입니다. 하나님의 권능을 강력하게 드러내심으로, 바로가 하나님의 권능과 경이로움을 볼 수 있게 하려는 목적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창조세계의 다양한 요소들을 동원해서 창조주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십니다.
(3) 전염병에 대한 신학적 해석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i.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 속에, 인간이 ‘심은 것’을 인간이 ‘거두는 것’(인과응보)
ii. 인간의 가치관과 삶의 체계들(관행과 정책들)이 하나님의 진노를 불러일으켰다.
iii. 하나님께서 특정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창조세계에 있는 것을 의도적으로 동원하셨다.
누구의 잘못인가를 묻기보다, 하나님께서 이를 통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경청해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19는 C.S 루이스가 말한 것처럼 ‘귀먹은 세상을 일깨우는 하나님의 큰 확성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전염병에 대한 대응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전염병에 대한 대응으로 도피를 최선의 선택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감염된 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폈고 소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와 같은 대응은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도 같았습니다. 카르타고의 주교 키프리아누스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자비하심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우리가 단지 우리(그리스도인)들만을 소중히 여기고 우리끼리만 자비를 베푼다면 그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세리나 이교도들이 하는 것 이상으로 선으로 악을 이기고, 하나님께서 관용을 베푸신 것 같이 관용을 베풀며, 원수조차도 사랑하며, 주님께서 권고하신 대로 핍박하는 자의 구원을 위해 기도한다면 우리는 온전하게 될 것입니다.’ 전염병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리스도인들에게 이웃사랑을 실천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감염되어 죽을 수 있는 죽음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웃을 사랑함은 이교도들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생겨난 단어, ‘파라볼라노이’(παραβολάνοι)는 ‘위험을 무릅쓰고 함께 하는 자들’이라는 뜻입니다. 3세기 당시 기독교공동체가 ‘파라볼라노이’ 라는 호칭으로 불렸다는 사실은 기독교가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자기희생적 사랑을 실천했다는 증거입니다. 초기 기독교공동체는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현세 및 내세 모두에서 소망을 주었습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사랑의 섬김과 나눔을 지금 상황에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그 정신과 태도는 오늘 우리의 상황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3. 코로나19 시대, 기독 의료인의 소명과 신앙공동체 안에서의 역할
의료인의 프로페셔널리즘은 생물학적 지식과 의료 기술을 넘어선 의료인의 태도나 윤리적 측면, 책임감 등을 포괄합니다. 즉 지식, 기술, 태도를 포괄합니다. 여기에 기독 의료인의 프로페셔널리즘은 ‘소명’이 더해지는데, 단순히 덧붙여지는 것이 아니라 기독 의료인에게 ‘소명’은 프로페셔널리즘의 원동력입니다. 신앙공동체(교회) 안에서 기독 의료인의 역할 4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자문 : 기독 의료인 그룹이 당회나 운영위원회의 승인하에 자문단을 구성하여 교회운영(방역)과 관련하여 자문하고 또 균형 잡힌 의료정보를 제공하고 교육하여서 신앙공동체가 영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서·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2) 상담 : 코로나로 인해 과도하게 불안과 우울을 호소하는 교우들을 상담하고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것입니다. (3) 지원 : 경제적 위기에 처한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공동체적으로 모색하는 것입니다. 선교지의 필요(마스크, 의약품 등)와 선교사님 가정의 건강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4) 좋은 그리스도인 : 각 교회에서 교우들을 위로하고 창의적으로 섬기며 어려운 시기에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잘 세워가면서 소명을 따라 살아가는 좋은 그리스도인으로 본이 되는 삶이 중요합니다.
질의 응답
- 개별 질문
이재갑
1. COVID-19와 같은 대량감염질환 발생시 치과의사나 한의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까요?
→ 공공부분에 근무중인 치과의사, 한의사 선생님들이 역학조사에서 실제적인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특히 경기도와 서울에서 많은 치과의사, 한의사 선생님들이 동참해주셨습니다. 한의사분들은 연로한 환자분들을 많이 대하면서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설명과 접종 권유를 해주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치과의사분들은 입을 벌리고 하는 치료에 익숙하셔서 PCR 검사를 위한 검체채취를 잘 해주십니다.
2. 이재갑 선생님은 소속 교회에서 방역대책에 어떤 조언과 실제적인 도움을 주셨는지 궁금합니다.
→ 교회에 출석하는 날은 담임목사님과 교회 방역대책 회의를 하는 날이었고, 방역 조치 단계를 1주 전에 미리 알려줘서 대면 예배에 대한 준비에 도움을 드렸습니다.
김준혁
1. 객관적인 의학 지식이 주관적인 정치성향에 의해 평가받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결해야 할까요?
→ 엄밀하게는 의학 지식 자체가 객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주관적인 평가는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의학지식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 자체보다는 그 평가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맞습니다.
2. COVID-19를 계기로 변화될 의료환경에서 의료인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의학교육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 전문성이 어떤 영역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세 가지 영역에서 답변을 드립니다. 첫째는 지식적인 부분입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원격진료 등을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 해석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둘째는 실천적인 부분입니다. 기독의료인으로서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한 교육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성적인 부분입니다. 모교인 연대에서는 채플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는데, 영성 교육을 위해 더욱 다양한 방법이 필요합니다.
제완주
1. 한국 교회 목회자들이 기독의료인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자문을 구할 정도로 열린 생각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시는지요?
→ 서로에 대한 신뢰와 설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목회자들과 당회원들과 지속적인 대화와 설득을 통해 깨우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2. 자연과학(의학 포함)에 대한 소양을 갖춘 목회자가 필요하듯이 누가회원들에게 신학적인 소양을 갖추도록 돕기 위한 좋은 방안이 있을까요?
→ 한국누가회 구조에서 2019년에 발족한 ‘누가아카데미’가 있습니다. 누가들에게 신학적인 소양을 키우고, 누가 회원 가운데 간사들과의 협력사역자를 발굴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이 과정에 참여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외에도 누가회 내에 다양한 소그룹 모임을 활용해 함께 공부하고 나누면 좋겠습니다.
- 공통 질문1. 환자들이 백신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지를 늘 묻습니다. 교회 다니는 분들조차도 늘 질문을 하는데 그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어떤 이는 혈전증을 이야기하지만 어떤 이는 유튜브를 보고 베리칩을 이야기합니다. 저는 무조건 맞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이분들은 심각합니다. 특히 베리칩으로 자신이 통제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소견에 옳은 대로 말하고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시대에서 한국 교회에 기독의료인으로서 전문성을 가지고 기준을 제시할 방법은 없는지요?
이재갑(이) : 미국 공화당 트럼프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백신에 대한 의구심이 한국 교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 것 같은데, 점차 오해가 풀리고 있고, 교회 내에서도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맞았고, 가족들도 모두 접종받았음을 강조하면서 주변분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김준혁(김) :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단체와 집단적으로도 하나의 의견으로 통일하기가 쉽지 않지만, 단체내에서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모여서 성명을 발표하는 등 함께 무엇이든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제완주(제) : 세기말적 음모론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밀레니엄 혼란, 666 짐승의 표 등의 신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오해의 연속선상이라고 봅니다. 목회자들에게 자문을 구해서 올바른 지도를 받고, 의료 부분에서는 교회내 의료인들이 함께 위원회 등을 구성하여 교회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오해를 해소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 공통 질문2. 코로나19 유행 상황 속에서 각 연자들은 실제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씀과 기도 생활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예배와 교제 등은 어떻게 하고 계신지,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요?
(이) : 코로나 1년 6개월 기간 동안 대면 예배를 참석한 것은 10회가 안됩니다. 주변에서 주시하는 분들이 많아 조심스럽습니다. 교회에서 청년부 부장직을 맡고 있는데, 청년들에게도 너무 미안합니다. 개인적으로 일상 속에서 짧은 묵상과 기도 등이 바쁜 일상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김) : 교회에서 예배 참석자들의 방역을 위한 체온 체크를 맡아서 거의 매주 대면 예배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중고등부를 섬기고 있습니다. 예배 참석은 꾸준했지만, 교제와 나눔이 거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유튜브에서 설교를 들으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제) : 고요한 삶을 유지하며 탄식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학생들 모임도 온라인으로 진행합니다. 개인적으로 작은 교회의 협력 목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 공통 질문3. 코로나19가 끝이 보이는거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렀고 치르고 있는데요. 그만큼 우리는 소중한 교훈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에 꼭 새겨야 할 교훈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이) :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잃어버린 교회에 대한 신뢰와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기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신뢰를 회복하면 좋겠습니다.
(김) : 코로나 시대가 우리에게 던진 많은 질문을 잊지 않고 계속해서 답을 찾는 노력을 시작해야 합니다.
(제) : 가족들에게 물었을 때 신실한 아내는 창조의 질서에 순응해서 살아야 한다. 교사인 딸은 학생들을 학교에 보내야 한다. 공대에 다니는 아들은 인간이 코로나를 이긴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전 지구적인 위기를 통해 제기된 문제에 대해 국가 간의 연대와 각 사회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적인 협력이 필요합니다.
포럼을 마치며
전문성은 탁월성과 이타성을 내포하는 개념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의료인의 전문성이 훼손되는 이유는 탁월성보다는 이타성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전염병 창궐의 시기에 파라볼라노이(παραβολάνοι 위험을 무릅쓰고 함께 있는 자들)이라고 불렸던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지닌 기독의료인에게 진정한 전문성의 회복을 기대해 본다.
발표자 소개
이재갑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준혁 - 연세대 치과대학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제완주 - 한국누가회 간사
발표 요약 정리
누가연구원 - 임채학, 윤병수, 조철현, 장보형
주소
한국누가회 - 서울특별시 광진구 천호대로 132길8, 1층
임채학 - 대전광역시 동구 옥천로177, 산돌한의원 4층
계좌
하나은행 586-810012-21005 한국누가회
첫댓글 잃어버린 교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