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카와 온천4 - 일본 전통 료칸 와카바에 묵으며 노천탕에 가이세키 요리를 맛보다!
아소화산 북부에 자리한 구로카와 온천 에 도착해 관광안내센터인 카제노야 風の屋(풍노옥) 로 들어가
시내 지도를 받은후 3개 온천 노천탕을 체험할수 있는 뉴토테가타 (入湯手形) 티켓을 구입해 계단을
내려가 마을을 구경하며 끝 자락 와카비 료칸 에 도착하는데, 몇년 전에 이 료칸에 묵은 일이 떠오릅니다.
그때 마을 입구에 있는 우리 숙소 료칸 와카바 旅館 わかば 를 찾아 체크인을 하고는
2층 별채에 있는 방을 안내 받아 들어가는데..... 이 여관은 구로가와 온천
사이트 내에 한국 공식 예약처 규슈로 코리아 에서 인터넷으로 예약를 했었습니다.
주소는 阿蘇郡 南小國町 大字滿願寺 6431 ☎ 0967- 44 -0500 이고 1박 2식에 5인실은 1인당 12,700엔,
4인실은 1인당 13,800엔, 3인실은 1인당 14,850엔 그리고 2인실은 1인당 ~ 15,900엔 으로
비싼데, 우리는 도요코인 東橫 イン 호텔을 예약할 때는 2인 합계 금액이 7,000엔 정도이니 4~5배 라?
우리 여관 와카바는 마을 입구에 있으며 여성 전용 미인탕 케쇼노유 化粧の湯 는 유분 이 많아
보습 효과 가 좋으며.... 피부가 매끈해지고 여성을 위해 에스테스 센터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남탕과 여탕, 노천 남탕과 노천 여탕 및 가족탕도 있고..... 아침도 그러하지만 특히 저녁 식사는 가이세키 요리
라고 해서 매우 거창합니다. 우리 방은 5인실 다다미로 일본식 전통가옥 이지만 수세식 화장실과 욕조도
갖추고 있는 등..... 시설이 나무랄데가 없고 꿇어앉아 시중을 드는 할머니 종업원 은 친절하기 그지없습니다!
설명을 들은후에 몇마디 했더니 내 일본어가 “조즈데스 じょうずです” 랍니다?
아니? 조즈(上手) 얼어죽을 일이 있나? 헤타(下手) 데스 へたです 요!
종업원의 말이 입에 발린 소리 이지만 그래도 잘한다니..... 듣기 싫지는 않네요?
그러고는 유카타 ゆかた (浴衣) 로 갈아 입고는 일본 녹차 를 맛봅니다. 창밖의 경치도 좋은데 방에 놓인
상 위에는 “HEO 祥” 으로 시작하는 환영 편지가 놓여 있는데 "글씨에 웃음기" 가 가득 하네요?
실내 온천을 한 20분간 즐긴 후에 다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니 강변 높은곳으로 계곡 상층부
에 자리한 노천 온천 인 데..... 계절은 11월에다가 해가 진 탓인지 계곡에 찬바람이
불어와 그리 오래 있지는 못하고 들어오는데 폭포 가 되어 물 떨어지는 소리 가 요란합니다.
하지만 미련이 남아 다시 노천 온천탕 으로 나가서는 계곡에 떨어지는 물이 다시 내를 만나
흐르는 모습을 보다가 고개를 드니 하늘에 떠 있는 "별" 들이 보이는데, 여행
중에 별을 보기는 몇년 전에 중국 운남성에 여행을 갔을때 웬모의 토림 에서 별을 보았고....
더 또렷한 것은 며칠후 리장의 옥룡설산 으로 들어가 하룻밤을 잘 때이니....
오늘은 그 정도는 아니나 저 강 계곡 위로 하늘에 뜬 별 을 보는 것입니다.
“ 별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빛나는지 보세요”,
“ 그렇소 지금 이 순간 저 별들이 어떻게 빛 을 내는지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나 혼자 뿐 이요”
영국의 천체 물리학자 아서 에딩턴 은 1912년에 별이 빛나는 것은 수소 핵융합 반응 때문
이라는 것을 밝혀냈지만..... 낭만적인 연인 을 놓치고 평생 독신 으로 살았다던가요?
별이라면... 점성술사는 운명을 점치기 위해 별을 보고 성직자는 신의 계시 를 찾아서,
항해사는 항로 를 파악하려고 천문학자는 우주의 기원 을 밝히기 위해 별을
본다는데.... 별을 보고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기도 하고 광활한 우주 앞에 자신
의 실존을 깨닫기도 하고 더러는 UFO 를 발견한다던데 이 밤의 나는 어느쪽 일러나?
알퐁스 도데 는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나의 어깨에 기대어
잠들어 있는 것” 을 보았고 ,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 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웃음을 나눌수 있는 혼자만의 별” 을 갖게될 것이라고 즐거워 했었지요?
오스카 와일드 는 시궁창에 빠져도 우리 중에 누군가는 별을 올려다 보고 있다고 믿었고
윤동주 는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렸다”
라고 했던가요? 노천탕을 나와 다시 방으로 돌아오자니 복도 한 켠으로
암반욕 이라고 적혀있는걸로 보아여기 와카바 료칸에도 동굴 온천 이 있는 모양 입니다.
방에서 조금 쉬고 있자니 오후 6시가 넘어 연락이 왔기로 식당방으로 내려
가니 여긴 아주 넓은 다다미방으로, 단체 손님이 한테이블
보이고 나머지는 두명씩 온 사람들인데...... 모두 스무명 이 좀 넘을라나?
상에는 이로리(화로) 가 놓이고 거기 꼬치에 꿰인 생선 이 보이는데 차려진 음식을 보니
이른바 "가이세키 요리" 인가 보네요? 우리나라로 치면 한정식 요리 와 매우
유사한 데..... 생선회가 좀 많이 나오고 버슷에다가 불고기를 철판에 구워 먹습니다.
시중을 드는 아가씨가 고기를 가리키며 무어라 설명을 하는데, 바니쿠 ばにく(馬肉) 그러니까
"말고기" 이네요? 아니 바로 먹으라고 하는걸 보면 그럼 우리 소고기 육회 와 같은 것이니.....
그럼 바사시 ばさし (馬刺(し)) 라고 해야 할러나? 어쨌든 난생 처음 으로 말고기
육회 를 맛보았는 데..... 그 탓인지 다음날 새벽에 불끈 솟는 힘을 느낍니다!
생선회와 말고기 육회 를 들고 소고기를 화로에 구워 먹은 후에는 튀김 덴뿌라가 나오기로
잘 먹는데 호박에다가 버슷을 내어왔네요? 그리고 후식으로 수박 까지 나오는데....
우린 대개 현대적인 이자카야 체인에서 맥주 를 들며 닭고기 꼬치나 돈까스며 만두나 볶음면 같은
개당 500엔 정도 하는 안주를 시켜서는 저녁을 떼우는게 보통이라 오늘 밤은 호사를 합니다!
그러고는 방으로 돌아왔는데 다시 한번 더 온천탕을 찾아가니 오늘은 새벽에 벳푸 에서 부터 치면 모두 "6차례나
온천욕" 을 하나 보네요? 다음날 유카타 ゆかた(浴衣) 차림으로 실내 공동탕으로 내려가서는 온천욕을 하는데...
그러고는 다시 식당으로 내려가서는 아침을 먹는데, 어제 밤에 먹은 가이세키 요리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진수성찬 이라..... 중국 요리는 코(향기) 로 먹고 한국 요리는 맛으로 먹지만
"일본 요리는 눈으로 먹는다" 라더니 꼭 그대로라! 오늘 상에서 일본에 온후 처음으로 "김" 을 봅니다.
또 상 위에는 도자기 접시 들이 특이하고 개성이 있는데다가 젓가락 놓는 받침과 숟가락 놓는 받침 이 별도로
있어 어찌나 앙증맞은지 탐이날 정도네요? 우리 옆자리에 일본 여자들을 보니 늙거나 젊거나 간에
모두 "꿇어 앉아서" 식사를하는데, 저러다가 일어서면 다리가 저리지나 않을런지 주제넘은 걱정을 해봅니다.
그러고는 와카바 여관 우리 방으로 돌아와서는 체크아웃을 한후에 배낭을 메고 아소화산을 거쳐
구마모토 로 가는 버스 를 타러 나서니,....가파른 계단 대신에 비스듬히 난 길을 걸어
올라가는 데 여관 사람들이 뒤따라 나와 고개를 열두번 더 숙여 잘가라고 배웅 을 하네요?
기차역에서도 차장은 떠나는 기차 꽁무니에 대고 열두번도 더 절 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 중에도 우리 방을 안내하고 식사 시중을 들어준 아주머니는 신파 연극 이라도 하는양
마눌을 부여잡고 이별을 아쉬워 하는데..... 하도 이별을 서러워 하는 표정이라 자칫
실제 그런게 아닌가 하고 속을 것도 같습니다? 물론 이것은 가식 이라 할수도 있으니,
하지만 "혼네와 다떼마에" 가 다른 일본인들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예의" 인 것 이라!
예전에 들은 얘기인데..... 일본인들은 좀 소극적 인데다가 개인의 사생활 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남의 집을 좀체 방문하지 않는다고 하며..... 설사 방문할 경우에도 사전
에 전화로 허락 을 받은 다음에 시간에 맞추어 방문하고 너무 늦기 전에 돌아갑니다.
예전에 휴대폰이 나오기 전에 전화는 밤 9시 가 넘으면 걸지 않는게 불문율 이었다던가요?
그런데 갑자기 손님이 찾아 왔으니 주인 여자는 평소 얼굴로 손님을 맞는 것은 예의
가 아닌지라.... 손님을 못본양 세수 를 하고는 방에 들어앉아 정성스레 화장
을 하고 새옷으로 갈아 입는다고 하는데..... 밖에서 한시간을 기다린 손님은
이제서야 막 도착한 것 처럼 문을 두드리고 그런후 손님과 주인은 인사를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