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문중섭 장군, 교수단 여러분!
내외 귀빈, 그리고 졸업생 여러분!
오늘 1971년도 국방대학원 졸업식 및 제16기 합동참모대학 졸업식에 즈음하여 그동안 소정의 연수 과정을 마치고 졸업의 영예를 차지한 여러분에게 충심으로 축하의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아울러, 지난 1년 동안 교육을 맡아 힘써 온 원장 이하 교수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서도 이를 높이 치하하는 바입니다.
본 대학원이 창설된지도 벌써 16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많은 군의 고급 장교와 행정부의 중견 간부, 그리고 중요 기업체의 경영 인사들이 이곳에서 국가 안전보장 문제를 비롯하여 정부 시책의 기본과 실무의 요체를 연구하는 동안에 여러가지 새로운 지식과 견문을 넓히고 사회 각분야에 진출하여 커다란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유능한 국정 운영의 핵심 요원들이 해마다 본 대학원의 짧은 연구 과정을 십분 활용하여, 정책의 입안과 기획과 운영 등 직무 수행에 도움이 될 연찬의 실적을 거두고, 새로운 사명감과 의욕으로 맡은 바 직무 수행에 힘쓰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국력이 그만큼 비축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참으로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금년도 졸업생 여러분들도 여러분의 선배들 못지 않게 새로운 이론과 경륜을 터득하고, 원대한 국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여러분들의 책임과 사명이 얼마나 막중한 것인가를 새삼 자각하였으리라고 믿습니다.
국내외 정세나 또 당면한 근대화과업에 비추어 민족중흥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오늘의 이 중차대한 시기에, 여러분과 같은 훌륭한 인재들이 나오게 된 것을 나는 매우 마음 든든하게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들은 70년대에 근대화 작업을 일단 매듭짓고, 평화적인 조국통일의 기반을 조성하자는 것을 목표로 하여 여러가지 과업들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제3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통하여 농어촌근대화를 완수하고, 중화학공업과 수출을 획기적으로 일으켜, 모든 면에서 우리의 국력을 급속히 신장시키자는 것입니다.
또, 급격한 산업화 초기 과정에 수반되었던 사회의 부조리 현상에 대해서는 이것이 유발하기 쉬운 비관이나 체념을 경계하면서, 사회 지도층부터 솔선수범하는 조용한 사회 정화의 노력으로 하나하나 시정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일찍이, 전통사회의 낡은 껍질에서 벗어나 산업사회의 새 역사를 창조하고 세계사에 빛을 남긴 위대한 민족들은 반드시 이러한 과정을 겪어야 했고, 또 시련 극복의 과정에서 뛰어난 민족의 슬기를 발휘했던 것입니다.
나는 우리 국민들이 사회 발전의 과도기에 파생된 성장의 진통을 능히 참고 이겨낼 수 있는 인내와 용기와 지혜를 가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역량에 대한 자신과 긍지를 가지고 더욱더 분발해 나간다면, 70년대 후반경에는 반드시 복지문화 사회 건설을 기약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러한 밝은 조국의 미래상을 내다보면서, 내가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에게 특히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과업 수행에 앞서 우리가 가장 주력해야 할 과제로서 국가의 안전보장 문제가 초미의 급선무로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넓은 의미에서의 안정은 개발과 건설의 전제 요건인 것이며, 특히 국가의 안전보장 문제는 다른 모든 것을 희생히서라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기본 명제인 것입니다.
나는 기왕에 앞으로 몇년 한국의 안전보장을 위해서는 가장 중대한 시련기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한 바 있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나의 이러한 판단과 전망을 재고해야 할 이렇다할 여건의 변화나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주변에는 얼핏 봐서 평화 무드의 싹이 움트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정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나는 이러한 기운이 우리 조국의 평화통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평화 지향의 흐름이나 우리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는 아직도 긴장이 감돌고 있다는 것을 똑바로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즉, 무력 적화통일의 야욕을 버리지 않고 계속 파괴적인 도발 행위를 감행하고 있는 북괴가 단독으로 전쟁을 다발할 위험성은 아직도 이 땅에 상존하고 있으며, 그렇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는 근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쟁의 위험성을 그 도발자의 명백한 의도나 준비 태세에 비추어 판단하지 아니하고, 막연히 국제조류의 일반적인 평화 무드에 도취되어 전쟁은 절대로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 위험천만한 시기상조의 판단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쟁이란 거개가 일반적인 상황의 소산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특수한 상황의 산물이라고 보는 것이 하나의 상식입니다.
국제사회의 대세가 설사 평화 지향적이라고 하더라도 국지적인 전란은 언제든지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몇년 전에 미국과 소련의 양대 영향권 내에 있던 이스라엘과 아랍공화국이 미-소의 평화공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가 존망의 문제를 무력에 호소했던 이른바 ‘6일전쟁’은 하나의 실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국지전을 제어할 수 있는 이른바, 강대국들의 영향력에도 한계가 있음을 뜻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제 질서가 재편성되는 과도기에는 항시 힘의 공백상태가 생기기 쉬운 것이며, 이러한 상황을 악용하려는 측으로서는 전쟁 도발의 기회라고 오판할 가능성이 많은 것입니다.
지금 북괴가 노리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지역에 있을 수도 있는 힘의 진공상태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북괴가 평화 무드를 그들 위주로 그릇 판단하여 엉뚱한 불장난을 저지를 불의의 사태인 것입니다.
내가 향후 3, 4년이 가장 중요한 안보의 시련기라고 내다보고, 앞으로 몇년 동안 우리는 인내와 용기로서 자립경제와 자주국방 건설에 박차를 가하여 우리의 국력을 증강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이유가 여기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이 시련의 고비를 넘기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 것인가.
70년대 중엽, 즉, 제3차 5개년계획이 완료될 무렵에 가게 되면, 경제면에서 우리의 국민 총생산액이 북괴의 4배 내지 5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며, 국군현대화계획의 완성으로 군사면에서도 우리는 북괴를 압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나는 내다봅니다.
그때 가서는 북괴도 불가항력의 대세에 굴복하고, 무력으로 남한을 적화통일하겠다는 망상을 버리게 될 것이며, 그때 비로소 우리는 평화통일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고 확신합니다.
지금은 바로 그 시기를 위한 준비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때인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 1세기 전에 국제사회의 커다란 변환기에 처하여 이에 대처할 수 있는 국력을 기르기 못하여 쓰라린 망국의 비운을 당했던 구한말의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20여년 전에 북괴의 침략 야욕을 간취하지 못하고, 절대 우위의 국방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민족 상잔의 비극을 겪었던 6.25의 전철을 우리는 또다시 밟아서는 안 됩니다.
나는 우리가 앞으로 몇년만 더 우방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우리의 국력을 배양해 나간다면, 전쟁의 참화를 겪지 않고도 우리의 자주적 결단으로 국토를 평화적으로 통일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문제는 국력을 더욱더 길러야겠다는 우리 모두의 결의와 정신과 노력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나의 제3임기의 시작을 계기로, 우리 국민들은 지금 새로운 의욕과 자세로 중흥 과업에 땀흘려 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여러분과 같은 사회 각 분야의 지도적인 일꾼의 책임이 누구보다도 막중한 것이며, 또 여러분의 활약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관심도 크다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랍니다.
조국과 민족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을 새로이 일깨우고, 그동안 배우고 익힌 경험과 지식을 십분 발휘하여, 앞으로 국가 목표 달성을 위하여 크게 기여해 줄 것을 거듭 당부하는 바입니다.
아무쪼록, 여러분들의 앞날에 행복과 성공이 있기를 축원하는 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