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송광사 불일암

[갈뫼]

하마비, 부처님 계시고 나랏님 위패를 모신 이 절에 들어오는 자는 누구든지 여기서부터는 말에서 내려야 한다.

칙령, 남여혁파-조선시대에 스님들은 양반 유생들의 암자 유람 때 가마꾼이 되어야 하였다. 스님들이 가마를 메고 산을 오르는 일을 황제의 명령으로 없애라는 말이다. 황제는 아마도 대한제국의 고종이나 순종일 것이다. 대한제국 시대에 들어와서야 일본의 압박으로 승려들의 한양도성출입금지령이 풀렸다.

우화각羽化閣

우화등선, 겨드랑이 나래가 돋아나 신선의 세계로 오른다.

침계루

계곡물을 베게삼아 신선의 꿈을 꾼다.

우화각이나 침계루라는 이름은 도교 문화의 이름이다. 부처님을 금빛나는 신선, 금선이라고 도교식으로 표현한다.

불교와 도교 문화의 융합을 보여준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빠진 세속의 때를 벗고 신선의 세계, 부처님의 공간으로 진입한다.

부처님을 유교식으로 표현하면 능인能仁이라고 한다.

***수석침류

《진서(晉書)》의 손초전(孫楚傳)에 나오는 말이다. 진나라 사람인 손초가 젊었을 때 속세를 떠나 산속에 은거하기로 마음먹고 친구인 왕제(王濟)에게 그 마음을 털어놓으면서 "돌을 베개 삼아 눕고 흐르는 물로 양치질하는 생활을 하고 싶다(枕石漱流)"라고 말할 것을 잘못하여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 삼겠다(漱石枕流)"라고 말했다. 왕제가 웃으며 실언임을 지적하자 손초는 자존심이 강하여 이렇게 말했다. "흐르는 물을 베개삼겠다는 것은 옛날의 은자인 허유(許由)처럼 쓸데없는 말을 들었을 때 귀를 씻으려는 것이고, 돌로 양치질을 한다는 것은 이를 닦으려는 것일세."

석종형 승탑, 완연히 한국 전통의 종을 닮았다.

보조국사 비명을 지은 김군수

케이비에스 역사스페셜, <<역사스페셜7>>(효형, 2004) 238-240쪽.

<<역사를 되살리는 힘-전통 기록문화유산의 세계>>(한국국학연구원, 2011). 위의 책 사진에서 지통(紙桶)의 한자가 잘못되었다.

한지 제조에 쓰인, 지통(紙桶)-송광사 승보전 처마 아래

송광사 지통의 옛 안내문

송광사 지통의 현재 안내문

처음의 안내문에는 싸리나무로 만들었다고 하였다. 관목인 싸리나무가 이렇게 큰 나무로 자랄 수 없다고 시정을 요구하였더니

이렇게 느티나무라고 고쳐 놓았다.

밥 퍼 담는 밥통이 아니라 우리 종이, 한지를 만들 때 사용한 지통이라고 시정을 요청하였더니

다른 사찰들에 전해오는 지통들까지도 밥통이라고 말하고 있다.

무책임하고 답답한 일이다.

영호남의 대찰들이 국가에 종이를 만들어 바치는 공납, 지방의 세도 가문의 족보 인쇄 등의 부담,

곧 지역(紙役)으로 심지어 통도사 같은 대찰조차도 폐사의 위기에 몰렸고 수많은 사찰들이

폐사가 되었다.

조선 후기 사찰에 대한 국가의 착취를 너무나도 절절하게 보여주는 자료가 있다.

송광사 부근, 낙안에 있었던 신라 고찰, 징광사에 머무셨던 묵암최눌 스님이 목숨을 걸고

국왕 영조에게 올린 지역폐지상소문이 그것이다.

송광사 부근의 낙안 징광사(澄光寺)의

묵암 최눌 스님이 1770(영조 46년)년

영조에게 올린

사찰의 지역(紙役) 폐지 상소문

송광사 부근인 벌교읍 징광리에 있는 징광사는 현재 절터만 남아 있다.

이 상소문을 보면 송광사의 이른바 비사리 구시가 밥통이 아니라 한지 제조에 쓰인 지통(紙桶, 구유-구시)임을 짐작할 수가 있다. 현전하는 전국 사찰의 조선후기 지통 중 전국에서 가장 큰 것과 그 보다 작은 것, 2개가 송광사에 있다는 것은 송광사도 전국의 다른 사찰처럼 얼마나 지역과 종이 공납에 시달려야 했고, 종이 공납으로 송광사의 사원경제가 얼마나 어려웠고, 종이 만드는 노동, 지역으로 스님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던가를 웅변한다. 이 자료를 보면 송광사나 전국의 사찰에 전하는 지통의 제조와 사용 시기도 대강 짐작할 수가 있다. 상소문에 18세기 조선시대의 국가와 불교(사찰)의 관계, 유교와 불교의 지위, 사원경제와 폐사의 이유, 승려의 사회적 지위, 사찰의 기능 등의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癈紙上疎

全羅左道 樂安郡 澄光寺 僧徒等 謹誠齋沐奔走之洛 惶恐百拜 上言于主上殿下萬歲龍案下 伏以僧等之於世道 雖太守方伯 其分宜之懸殊 不啻若壤蟲之於鴻鵠 設有伸說之端 惶恐趑趄而不敢前進 況九重禁掖赫赫森嚴之下乎 自非至冤不得已之事 則詎敢大聲長呼 仰扣於旈纊之下乎 唯我本寺 昔在羅代 有僧哲鑑國師 建寺於萬壑狐兔之場 爲邦家裨補之所 歷三國而迄于今 吁 寺之來歷 厥有舊哉 惟我太祖大王 龍飛北地也 先仗法力 以佛開基 至仁廟朝丙子 都元帥林公慶業 以本倅 來臨見寶坊之 有裨於國倍加崇飾 盛爲南服之藩蔽 今其碑碣 現在館下 故國師與元帥之眞 掛之於忠一堂 爲獻享不忘之觀 則山不輕而寺有重 玆可見矣

萬目所覩 焉敢誣乎 韓愈曰 物不得其平則鳴 然則 僧等不平 哀痛之節 今一一條 陳於殿庭之下 夫佛之道弘深 歷數有關 從西至中 從中至鄕 通歷諸國 無敢議以祛之者 必有參天地管盛 衰蘊妙理於其間 然後 乃得至此也 吁 我東之於佛 尤有所不可不敬者 何也 人材之淑慝 發於山川之向背 其逆龍病水 今以佛塔 安置建寺 則沙圖天地石塔江山然後 令亂臣賊子 不敢生意三韓統合 綱紀一而王政行 卽前日阿度道詵之流 是也

我太祖大王之基業也 蓋亦有見於此也 不然則太古寺碑面 何以載開創前聖諱於其門弟子之列乎 當此時也 年豊民安徵瑞必至 君臣士庶 膜拜歸命 唯恐不入於大乘之門也 今人則不然 視佛如土梗 遇僧若弊屣 雖奴隷下賤之輩 着稱佛僧 嗚呼 何昔春春而今蔑蔑也 侵僧之端 自此始矣 僧之哀痛 此一也

僧之於世 似虛舟之駕浪 唯以茶三椀 飯一盂 任東任西 居無定處 則是遊方之外者也 其降同編戶侵漁 以方內之役者 自三國以來 未之有也 吁 百餘年來 淳風替古 移那監兵水三營 及本邑千古民戶之紙役 加之於白足雲衲之身 嗚呼 以一鉢生涯 當萬夫重擔 其猶壓 泰山於鳥卵之上 豈不殆哉 僧之哀痛 此二也

紙役 本在於民戶 各有元定之數 雖是貪官酷吏 莫敢踰制而侵克也 吁 一自移僧之後 紙無定性 逐年漸增 春等一束之紙 秋等變爲十束 今年百卷之紙明年變爲千卷數 旣滋漫品 亦稱是千年常住 失於一朝 僧之哀痛 此三也

其紙價 雖曰有本錢 徒言無實 或與而存十一於百千故 不至割佛之供 必浚僧之膏 則斧鉞隨身 故佛之供 僧之膏 已盡渴 則賣用山之與木 山木已盡 則佛前 所用鐘鼓之與器皿等物盡賣助費 至於蕩盡無餘 而猶不免也 何也 此寺空則寺役 移壓隣寺 若數三乞僧 暫棲於空寺 則前役還復焉 如是合散往復無窮已也 所謂地有盡而秦之求無已也 僧之哀痛 此四也

人臣 執殿下之法故 能役使小民 小民恃殿下之法故 能勝强暴 而得全性命矣 今僧徒 則天門邃遠 該司不恤 林下餘蹤 所恃何法 以僧役之重 較之齊民之役 則陪簁萬萬 然上無稽於殿前 下無告於守宰 僧之哀痛 此五也

國家制民之産 則酌定貧富長短之勢 而力不足 則不敢强爲 至於使民 以時不奪本務矣 今僧之役則不然 雖三冬丕寒之中 扣氷浮取 九夏酷暑之際 揮汗猛擣 則春秋溫涼之時則不言可知也 然猶負紙被刑者 項背相望 携楮呼泣者 夜以繼日 僧之哀痛 此六也

王政之恤鱞寡孤獨者 蓋古也 今爲僧者 擧皆至貧 無勢之子 上無仰役之力 下乏立家之能 不得已而捐親棄鄕 以投佛剃落 以乞食活命爲計 則其可矜之情 何啻如鱞寡孤獨之民乎 宜其放之於千山萬水之外 而無所侵錄矣 今也 該司督役之重 反在於恒民之上 僧之哀痛 此七也

恭惟聖上 一自均役之後 上下赤子 至浦店之氓 莫不蒙至化而有再甦之樂 此僧者 獨非殿下之赤子乎 然而身居太平之世 不蒙日月之照 而受此無窮之辱 僧之哀痛 此八也

殿下 道冠百王 德邁千古 臨御以來 于今四十有六年 明良相逢治具畢張 則前代之罕比 當世之第一 無像太平 遐邇無間矣 獨此南藩之裨補 壞破無狀 釋子不勝其茶毒 抛龍鉢而歸家 釋梵服而走俗 更無新進 繼服緇衣者 千年古刹 誰更爲之維持乎 所謂釋子歸家 塔寺空者也 吁 昔日琳宮 今變爲蒺梨之園 鍾沈鼓死 樹老僧殘 佛面帶愁 澗聲含咽 風聲所曁 到處同然 古詩云 禪宮亦消歇 塵世轉堪哀 正爲今日道也 僧之哀痛 此九也

且夫田舍翁數家資産 不勝徭役而有騰散之患 則司牧必惕然加務 而施安堵之政 況今南藩巨刹 爲千年祝釐之所者 有土崩潰苽之狀 而恝然不動於耳目乎 僧之哀痛 此十也

竊惟僧等 身未齒於編戶 名不載於帳案 雖作麋鹿同群之身 於國家治理之道 有效涓涘之補 則其肝腦塗地之苦 固無所辭 今觀一派曺溪水 橫漏於沙鹵之涯終不放於大海 豈不嗟哉 按節印官 旣是奉命之臣 理外瀝僧 初非本心矣 但左右喉下之人 稱以江流石不轉 藉主威以鉗僧 僧之哀痛 此十一也

竊惟國之體有三 山川是國土之本也 人君是國法之本也 民者是國用之本也 禮有祭五嶽山川者 厥有深旨哉 今棲於國土之本者 遭亂如此 此豈召和氣助治平之道乎 僧之哀痛 此十二也

儒佛之相須共濟 如天之日月 易之陰陽 不可須臾離也 何以知其然也 以中朝證之 唐宋可謂文物之國也 而禪法之盛 亦莫過於唐宋也 以我東言之 羅麗是悠久之邦也 而佛道之長 亦莫過於羅麗也 以本朝觀之 栗谷退溪之比有西山四溟之釋 當此時也 釋燈儒熖 照映內外矣 吁 今之世 受授孔孟之心法者 何人 傳通佛祖之慧命者 又何人 杏壇寂寂 奈苑寥寥 誠恐儒釋之道 中衰於此也 據此觀之 儒釋竝興竝衰 必也無疑矣 而說者 妄襲韓愈迷時之說 爲藉口曰 此盛彼衰理之常也 必欲人其人 火其書云云 每以鑿柄甘苦之相 反爲言不以過乎 殿下 爲儒釋之父 儒釋爲殿下之子 不偏兼聽不得 被謾於無稽之談也 夫聽言之道 必以其事觀之 則言者 莫敢妄言 今說者曰儒興必由釋滅云 殿下 何不引唐宋羅麗之事以觀之也 噫 若此之論 雖難 免章甫之誅 然今人原頭錯路 在此一節 爲其率土之誼 不得不仰簡君心故 始終言之 今也衆楚之叢 旣未得一齊之 捄其偏於甲而不保於乙 何足怪乎 僧之哀痛 此十三也

噫 所言不直 則不足以動平人 矧人 主乎 林下細鎖文字只足以塵穢 聖覽 第念寬恤民瘼 恩威竝行 唯我殿下 獨出千古 有君如此 不言何待 倘殿下 登覽而翻然覺悟曰 有是哉 僧乎 何龥瘼之晩也 頒降允可之勑 湔滌僧瘼之弊 則何幸如之 但今世路險 政

令不行 承流宣化 實難其人 伏乞斷之以乾剛 奮之以雷威 使綸靑無所沮於掩蔽 然後 慈母之乳庶 及於號兒之口也 僧之仰望者 此十四也

僧之見侵之端 不可殫記 而其紙役一節 積弊之大段 如此 一則紙役也 二則紙役也 豈不爲痛哭長太息者也 噫 一片金地 還作哲鑑 未出世前狐兔之場 不足惜也 誠恐裨補虧而香火絶 因以爲衰世之能也 伏乞殿下 上體太祖 創業之規 下念雲衲 哀痛之冤 別遣御使以廉察之 量其輕重損益之勢 還其紙役於定式之家 一以杜橫流之物欲 一以補已傾之佛國 則可以南藩固而塵世安 僧還集而山家靜 焚香洗鉢邊 孰不曰 吾君也哉 惶恐謹百拜 冒萬死伏地以上言

默庵和尙文集抄 卷終

-韓國佛敎全書

묵암집 [ 默庵集 ]

유형 문헌/ 시대 조선/ 성격 시문집/ 편저자 최눌, 교평, 양주익, 지족거사/제작시기 1801년(순조1) /권수·책수 3권 1책

간행·발행·발급자(처) 교평 /소장처 규장각 도서

목차개설 내용 개설

조선 조선후기 18세기의 승려 묵암 최눌(默庵最訥, 1718~1790)의 시문집. 3권 1책. 목판본. 1801년(순조 1) 제자 교평(敎萍)이 정리, 간행하였다. 권두에 교평이 기록한 묵암대화상행장과 최눌의 제자 낙현(樂賢)의 생애를 기록한 봉암대사행장(鳳庵大師行狀), 교평이 쓴 묵암화상문집간행후발, 문제자질(門弟子秩：제자들의 명단), 양주익(梁周翊)이 쓴 서(序), 1801년 6월 지족거사(知足居士)가 쓴 발이 있다.

내용이 책은 각 권마다 수록하고 있는 특색을 제명(題名)으로 표시하고 있다. 상권의 시초(詩抄)에는 오언절구 39수, 칠언절구 84수, 오언사운(五言四韻) 19수, 칠언사운 9수 등 154수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중권에는 서간문 19편이 수록되어 있고, 하권에는 소(疏)·서(序) 등 15편이 수록되어 있다. 중권의 서간문을 통하여 최눌과 당시의 고승 연담(蓮潭)·목암(牧庵)·한암(閑巖) 등과의 교유를 살필 수 있다.

완부(完府) 정후백(鄭侯伯)에게 보낸 서한에서는 중국과 우리 나라의 예를 들어 유교와 불교의 상호교류를 밝혔으며, ＜답임진사서 答任進士書＞에서는 유불일치불이설(儒佛一致不二說)을 역설하고 있다.

하권의 내용 중 ＜봉갑사탱화권선소 鳳岬寺幀畫勸善疏＞·＜왕축소 王祝疏＞·＜천사주별 薦師晝別＞·＜백암비석권소 柏庵碑石勸疏＞·＜송광사영자전상량문 松廣寺影子殿上樑文＞·＜해함조석 海喊潮汐＞·＜송상은서 送尙隱序＞·＜측신제문 厠神祭文＞·＜폐지상소 廢紙上疏＞ 등은 당시의 불교계 상황과 불교의식, 사찰의 역사 등을 알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특히, ＜폐지상소＞에서는 당시 승려에게 부여되었던 지역(紙役：종이 만드는 일)의 그릇된 점을 13가지로 나누어서 밝히고 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지금은 부처를 마치 토경(土梗：흙으로 만든 우상)처럼 보고 승려를 헌신짝처럼 대우한다. ② 방외(方外：세속 밖)의 사람인 승려가 민가에서 종이 만드는 일까지 떠맡아 방내(方內：세속 안)의 일을 함께 하는 것은 삼국시대 이래로 없었던 일이다.

③ 종이 만드는 일이 해마다 가중되고 있다. ④ 종이의 값이 만드는 비용은 충분히 나온다고 하지만, 실제에서는 망하는 사찰이 매우 많은 형편이다.

⑤ 승려의 부역이 일반 백성들의 부역보다 몇 배나 더하지만, 위로는 아뢸 전전(殿前)이 없고, 아래로는 하소연할 수재(守宰)가 없다. ⑥ 종이 만드는 일이 과중한 부담이 되어 승려의 본무(本務)를 잘 행할 수가 없다. ⑦ 관청의 사찰에 대한 감시가 일반 백성에 대한 감시보다 훨씬 심하다.

⑧ 균역(均役：백성들의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만든 조세제)의 실시로 모든 백성이 덕화(德化)를 입고 있는데 유독 승려들만 곤욕을 당하고 있다. ⑨ 승려는 환속(還俗)하고 사찰은 텅텅 비고 있으니 천년고찰을 유지할 사람이 없다.

⑩ 호서(湖西)의 거찰은 천년의 기도처인데 폐허화된 채 방치되어 있다. 관리들이 왕의 위엄을 빌려서 승려들을 억누르고 있다. 산천은 국토의 근본인데, 그 국토에 사는 승려들이 재액을 당하고 있다.

유교가 흥하려면 반드시 불교가 망해야 한다는 황당무계한 주장이 나돌고 있으나, 그와 같은 황당한 주장을 따르지 말라고 하였다. 이 상소문은 최눌이 죽음을 무릅쓰고 승려에 대한 부당한 대우의 시정을 요구한 것이다. 규장각도서에 있다.

참고문헌『한글대장경』 164(동국대학교 역경원, 1978)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송광사 지통

보경사 지통

보경사 지통 안내문-송광사 것을 비슷하게 베꼈다.

포항 보경사에도 지통이 전해오고 있는데,

조선 중기, 조선 후기의 자료들에 보경사가 얼마나 국가의 종이 공납에 시달려야 하였던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절의 곁에 풀이라곤 등나무(-닥나무와 같이 종이의 원료)이고 나무라곤 닥나무인데 거주하는 승려들의 생업 밑천이었다.

......

노승이 짚신을 바치며 말하기를 ‘절에서 서쪽으로 구름문과 돌길이 험악하고 깎아지른듯하니 이 아니 어려운 걸음이겠습니까?’ 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동행할 사람들을 뽑았는데, 이야기를 나눌 승려(談僧)는 학연(學衍), 시문을 챙기는 시해(詩奚)는 덕룡(德龍), 벼루를 드는 사람(硯者)은 홍원(洪源), 술시중할 사람(酒者)은 매운(梅雲), 옷과 양식을 들고 갈 사람은 억동(億童)이었다. 또한 한 명의 백족(白足-淸淨僧)으로 하여금 날 저물 시간을 헤아리게 하여 아무 암자에 이르러 잠자리로 삼도록 하였다.

......

숙부가 바위 사이의 녹색 수풀을 가리키며 말씀하시기를 ‘이것은 화살대가 아닌가?’하였다. 학연이 답하기를 ‘관아의 아전에게 공물 바치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말하였다.

......

내가 그 승려가 없음을 힐난하자. 학연이 말하기를 ‘불교가 쇠퇴한 것입니다. 관아의 부역 때문입니다.’고 하였다.

......

스님들은 가마꾼이 되고 절은 밥을 지어 나르는 여관이 되었습니다. 이 산이 이름을 가지면 우리 스님들이 심하게 해를 입었습니다.”라고 하였다.>

-황여일, 유내영산록, 1587(임진왜란 발발 5년 전)

二十日小有雨徵。飮白粥酒一廵而發。余委見光胤于其家。親親之義厚矣。朝飯申光村。午過淸河縣。諧甫入見主倅。諸君幷歇馬于松羅驛溪邊。余入酌一盃而行。諧甫追到于寶鏡寺。寺乃鉅琳宮。幾至二百餘間。而但無所奇觀。此與村店相隣。左右楮田。瀰滿一洞。可知寺僧皆重利者也。法堂前有牧丹一叢。只爲野僧之賤看可惜

음력 (9월) 20일 조금 빗방울이 떨어졌다. 백죽주(-쌀로 누룩을 만들고 배꽃 필 무렵에 쌀가루로 술을 빚는데, 요구르트처럼 숟가락으로 떠먹기도 하고, 물에 희석시키면 쌀 막걸리 탁주가 되는 이화주를 말하는 것 같다. 이화주는 고려시대부터 마시던 최고급 탁주로 소화력이 약한 어린이나 병약자, 여행객이 휴대하여 마셨다. )를 한 잔 마시고 출발하였다. 내가 광윤을 그 집에서 보았는데 친척을 친하게 여기는 의리가 두터웠다. 아침밥을 신광촌(神光)에서 먹고 정오 무렵에 청하현을 지났는데 해보가 읍성으로 들어가 원님을 만났다. 제군이 송라역 냇가에서 말에게 물을 먹였고 나는 (주막으로) 들어가 술 한 잔을 마시고 갔다. 해보가 보경사로 뒤쫒아 왔다. 절은 거찰이라서 거의 200여 칸의 건물들이 있었다. 다만, 특별히 볼 만한 경관은 없었다. 이곳은 촌주막(송라역 아래쪽 '여인의 숲'이 있는 곳?)과 서로 이웃하였다. 절의 좌우에는 닥나무밭인데 골짜기에 가득하였다. 절의 승려들이 모두 (제지 생산과 판매의) 이익을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법당 앞에는 모란 한 떨기가 있었는데, 다만 야승의 천박을 보여주니 안타까웠다.  

-서사원, 동유일록, 1603(임진왜란 종료 5년 뒤)

山水之佳 美則美矣 班豹之皮 反自爲禍 水明之害 困於紙役 山佳之患 苦於賓客 然 天生山水 人如之何

산수의 아름다움은 아름다우면 아름다운 것일 뿐이다. 표범 가죽의 아름다운 무늬가 오히려 목숨을 빼앗기는 화가 되고, 물이 밝은 것의 해로움은 (관아에 공물로 바치는) 종이를 만드는 잡역을 부담하는 곤란을 준다. 산이 아름다운 것의 근심은 빈객을 (대접하고 가마 태우고 산을 오르내려야 하는) 고통이 된다. 하늘(자연)이 산수를 낳았으니 사람이 어찌하겠는가.

-동봉회관 스님, 보경사사적기, 1792.

[해국]

소박한 스님의 삶이 새겨집니다. 이끼 돌확에 물 한 가지 마시러 다시 가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