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해평습지서 '표범장지뱀' 본 전문가 "놀랍다"© 제공: 오마이뉴스
경북 구미 해평습지에 가면, 낙동강변을 거닐다 '100개의 눈을 가졌다'는 멸종위기종 표범장지뱀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 그런 멸종위기종을 포획하고 있는 희한한 광경 또한 만날 수 있다. 이런 기막힌 현실이 현재 낙동강 해평습지(좁게는 고아습지 혹은 강정습지라 하기도 함)에서 일어나고 있다.
구미시는 현재 외부 업체에 의뢰해 낙동강 해평습지에서 멸종위기종 표범장지뱀을 포획해서 이주시키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낙동강 도시 생태축 복원사업'의 일환이다.
낙동강 해평습지서 '표범장지범' 본 전문가 "놀랍다"© 제공: 오마이뉴스
여기서 구미시가 말하는 '도시 생태축'은 흑두루미와 재두루미를 위한 것으로, 이들이 감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합수부에 형성된 모래톱에 다시 도래하게 하기 위해서다. 즉 지금의 모래톱보다 더 넓은 모래톱을 만들기 위해, 말하자면 지금 강변의 둔치를 절토해서 모래톱을 더 확장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넓은 개활지를 좋아하는 흑두루미들이 안정적으로 이곳에 도래해 겨울을 나고 다시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겠다는 것이다. 절토한 땅의 일부엔 밀과 보리 같은 곡식류도 심어서 흑두루미와 재두루미들의 먹이터도 조성해주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그러나 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이곳에 표범장지뱀이 집단 서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환경영향평가 평가기관인 대구지방환경청은 '표범장지뱀의 포획 이주'를 조건으로 사업 승인을 해준 것이다.
낙동강 해평습지서 '표범장지범' 본 전문가 "놀랍다"© 제공: 오마이뉴스
낙동강 해평습지서 '표범장지범' 본 전문가 "놀랍다"© 제공: 오마이뉴스
그에 따라 지금 한창 표범장지뱀을 포획 이주하는 작업이 사업 구역과 사업 구역의 흙을 성토해둘 곳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 면적이 모두 합쳐 무려 50만㎡가 넘는다. 사업 구간은 14만㎡이지만 성토할 면적이 38만㎡를 넘어가면서 포획 이주해야 할 면적이 상당히 넓어진 것이다.
그렇게 해당 구간에서 표범장지뱀을 포획해서 이 사업 구역과 성토 구역 바깥으로 이주시켜 그곳에서 정착하게 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