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보장경 (下) 66,69 개작 동화
/인묵 김형식
●. 송이버섯의 향기 (66 개작)
인묵 김형식
옛날, 깊은 산골에 할머니와 어린 손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손자를 무척 사랑했습니다. 손자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엄마 아빠의 얼굴도 모르고 자랐습니다. 할머니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자였습니다. 애지중지 키웠습니다.
우리 집은 매우 가난했습니다.
산속이라 짐승들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가 없었습니다. 감자 옥수수를 심어 놓으면 멧돼지 고라니, 너구리여석들이 다 먹어 치웠습니다. 그래서 봄여름에는
산 나물을 뜯어 시장에 팔고 가을이 되면 높은 산에 올라가 송이버섯을 채취해야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십 년이 지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손자와 할머니는 높은 산으로 송이버섯을 따러갔습니다.
할머니만이 알고 계시는 송이 밭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주위를 살피며 나에게
조용히 말했습니다.
''할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송이 밭이란다. 다람쥐도 알면 안 된다" 하였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송이버섯이 채취가 일 년 중 가장 큰 농사이기 때문입니다.
송이를 찾아 헤맸습니다.
송이는 낙엽밑에서
"나 어디 있게 찾아봐"
꼭꼭 숨어 술래가 되었습니다.
조용히 송이를 찾아 헤맸습니다.
송이를 발견하면 나는 할머니에게 "심봤다!" 외쳤습니다.
하나 발견하면 그 옆에 또 있고,
또 있고 정말 신이 났습니다.
송이버섯도 우리 가족처럼 옹기종기 모여 산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날은 입이 째졌습니다.
할머니 보다도 내가 더 많이 땄습니다.
다음날 아침
탁 탁 탁 목탁소리
스님이 탁발을 나오셨습니다
할머니는
옥수수밥 한 그릇
스님의 바랑에 부어드리고
나는 어제 따온 송이버섯 중에서
큰 것 한 개 골라 스님께 드렸습니다
스님은 송이 향이 참 좋다 하시며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합장하셨습니다
세상 일을 마치고 나는
하늘나라에 태어났습니다
그곳은 낙원이었습니다. 착한 사람들만 태어나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의 몸에서 향기로운 송이 냄새가 났습니다. 하늘나라 사람들이 모두 놀랐습니다. 하늘 궁전 임금이 나에게 물었습니다.
"어찌하여
네 몸에서 아름다운 향기가 나느냐? 착한 일을 많이 했구나"
임금님 아닙니다
저는 저세상에 있을 때
스님께 송이버섯 한 개 시주한 일밖에 없습니다.
아니다
씨앗 뿌린다고
그냥 자라는 것이 보았느냐
물도 주고
거름도 주고
정성을 다해
가꾸어야 큰 나무가 되지
네가 했던
착한 일들이 싸이고 싸인 공덕으로
하늘나라에 태어나게 된 것이란다
이 말을 듣고 하늘나라 사람들이 모두 나를 우러러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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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여래불 (69 개작)
인묵 김형식
사위국의 부잣집 큰 도련님이 친구들과 꽃구경 가는 날이었습니다. 도련님은 아내에게
“여보 오늘 점심 맛있게 해서 보내 주세요.” 하고 떠났습니다.
아내는 점심시간 맞추어 심부름하는 소년에게 남편 점심밥을 들려 보냈습니다.
소년은 불쌍한 아이였습니다. 어렸을 때 부모를 잃고 할머니 손에 자랐는데 할머니 마저 돌아가시자
부잣집 노마님이 데려다 키운 심부름하는 아이였습니다.
소년은 길을 가다 탁발스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우리 큰 도련님 복 짓는 일이라면 내가 해야지"
소년은 그 밥을 스님께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부인은 다시 소년에게 밥을 들려 보내습니다. 소년은 길에서 또 밥을 구하는 동자승을 만났습니다.
"우리 도련님 복 짓는 일이라면 내가 해야지"
소년은 그 밥을 동자승에게 드렸습니다.
세 번째 밥을 가지고 헐래 벌떡 뛰어가 도련님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도련님은 꽃구경 마치고 집에 들어와 아내에게 약간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따졌습니다. “ 부인 왜 그렇게 밥을 늦게 보냈소?”
“시간을 마추워 세 번이나 밥을 보냈는데 늦었다니요?”
도련님은 깜짝 놀랐습니다
곧 소년을 불렀습니다. “너는 아침에 세 번이나 밥을 보냈다고 하는데 누구에게 주었느냐?”소년가 대답하였습니다.
첫 번째 밥은
스님을 만나 보시하였고,
두 번째 밥도
동자승에게 드렸습니다
도련님은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어린 소년을
수양아들 삼아
학교를 보냈습니다
소년은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의사가 되었습니다
의사는 세상일을 마치고 하늘나라에 태어났습니다.
꿈인지 생시인지 의사는
볼을 꼬집어 보며 생각했습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하늘나라에 있다
나는 어디서 죽어
하늘에 와서 났는가?
인간세상에서 죽어 천상에 태어났다
무슨 인연으로
하늘나라에 태어났는가?
탁발 스님과
동자스님께
밥 보시 인연이 있었다
하늘 임금은
크게 칭찬하고
너는 다시 세상에 내려가
중생의 병을 치료해 주고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부처가 돼라 하였습니다.
그 이름을 우리는 약사여래불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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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잡보장경 66 원문:
여자가 부처님 발에 향을 바르고 하늘에 난 인연
옛날 사위성 안의 어떤 여자가 땅에 앉아 향을 갈다가 성 안으로 들어가시는 부처님을 만났다. 그녀는 부처님의 몸을 보자 기쁜 마음이 생겨 갈던 향을 부처님 발에 발라 드렸다. 그 뒤 그녀는 목숨을 마치고 하늘에 나게 되어 몸의 향기가 4천 리까지 풍기었다. 그녀가 선법당으로 가자 제석천(제석천왕)은 게송(짧은 시)으로 물었다.
너는 옛날에 어떤 업을 지었기에
그 몸에서 미묘한 향기 나는가?
이 하늘 위에 살면서
광명과 빛깔은 녹인 금과 같구나.
천녀는 곧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는 그 묘하고 훌륭한 향을
가장 훌륭한 이에게 공양하고서
짝 없는 위엄과 큰 덕을 얻어
이 33천에 와서 태어나
큰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몸에서는 온갖 묘한 향기가 나서
백 유순(由旬)까지 풍기나니
이 향기를 맡는 사람들은
모두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그때 그 천녀는 부처님께 나아갔다. 부처님께서 그녀를 위해 설법하시어 그녀는 수다원의 도를 얻고 천상으로 돌아갔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녀는 어떤 복을 지었기에 천상에 나서 몸이 그처럼 향기롭습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천녀는 옛날 인간에 있을 때 내 발에 향을 발랐다. 그 인연으로 목숨을 마치고는 하늘에 나서 그런 과보를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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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잡보장경 69 원본:
장자의 여종이 주인의 밥을 부처님께 보시하고 갚음을 얻어 천상에 난 인연
사위국의 어떤 장자의 아들이 다른 여러 장자의 아들과 동산으로 놀러 떠나면서 그 집안사람에게 말하였다. “내게 밥을 보내라.”조금 뒤에 그 집에서는 여종을 시켜 밥을 보냈다. 종은 문 밖에 나갔다가 부처님을 만나 그 밥을 부처님께 공양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서는 다시 밥을 주어 보내었다. 종은 또 길에서 사리불과 목건련을 만나 그 밥을 주었다. 그리하여 세 번째에야 밥을 가지고 가서 장자의 아들에게 주었다. 장자의 아들은 밥을 먹고 집에 들어와 아내에게 말하였다. “오늘 왜 그리 늦게 밥을 보냈소?”아내는 대답하였다. “오늘은 세 번이나 밥을 보냈는데 왜 늦었다고 하십니까?”이에 곧 종을 불러 물었다. “너는 아침에 세 번이나 밥을 가져다 누구에게 주었느냐?”여종은 대답하였다. “첫 번째 보낸 밥은 부처님을 만나 보시하였고, 두 번째 보낸 밥은 사리불과 목건련에게 드렸습니다.”주인은 그 말을 듣고 매우 화를 내어 지팡으로 그녀를 때렸다.
그녀는 곧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났다. 그녀는 처음으로 하늘에 나서 세 가지를 생각하였다. 첫째는 ‘나는 지금 어디서 났는가?’ 생각하고는 하늘에 난 것을 알았고, 두 번째는 ‘나는 어디서 죽어 하늘에 와서 났는가?’ 생각하고는, 인간(인간세상)에서 죽어 천상에 난 것을 알았으며, 세 번째는 ‘어떤 업의 인연으로 하늘에 나게 되었는가?’ 생각하고는, 밥을 보시하였기 때문에 그런 과보를 받은 것을 알았다. 그녀는 곧 부처님께 내려와 공양하였다. 부처님께서 그녀를 위해 설법하시어 그녀는 수다원을 얻었다. 비구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저 천녀는 어떤 인연으로 천상에 나게 되었습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녀는 본래 인간에 있을 때 어떤 장자의 여종이 되어 그 장자의 아들을 위해 보내는 밥을 부처님을 만나 보시하였으므로, 그 주인이 매우 화를 내어 지팡이로 때려죽였다. 그녀는 그 업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치고는 하늘에 났으며, 또 내게 법을 듣고 도를 깨달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