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춘 라이더가 전화가 왔다.
오늘 어디까지 가느냐고.
그래서 임원항을 출발해서 장호항을 지나 궁촌까지 간다고 했다.
이광춘 부부는 포항에서부터 잔차로 고성까지 달리고 있단다.
그저께 포항으로 내려와 출발하여 어제 망양휴게소 부근까지 왔다고 했다.
가는 길에 만날 수 있으면 저녁에 쐬주라도 한 잔 하자고 한다.
출발할 때부터 가는 비가 내린다.
어서 빨리 가라고 가랑비가 오는 것인지, 아니면 더 있으라고 이슬비가 내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머무를 수만 있다면 더 머물고 싶다.ㅎㅎ
◆ 5 일차(임원항~궁촌레일바이크역) : 16.7km
오늘은 산길을 조금 타고 고갯길도 넘어야 하는 주로 내륙으로 가는 코스이다.
비를 맞으며 임원항을 출발하는 데 가는 내내 비가 내린다.
임원에서 검봉산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멀리 바라보이는 몬뎅이가 힘겨워 보인다.ㅎ
검봉산에는 송이가 많이 나는 곳인지 곳곳에 출입을 금지하는 줄이 쳐져있다.
아무도 보지 않는데 들어가서 몇 개 따보고 싶어진다.ㅎㅎ
우리같은 사람들 눈에 뜨일리 없겠지만...ㅎㅎ
비가 와서 카메라를 꺼내들 상황이 안되어 이 구간에서는 사진도 못담았다.
몬뎅이에서 내리막 길에 홍 회장의 발가락에 물집이 방문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신기한 현상.ㅎㅎㅎ
물집과는 전혀 친하지 않은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젠 내 심정을 조금 알아줄까?ㅎㅎㅎㅎ
장호항에 도착해서 간단한 비빔국수와 물국수, 왕만두로 배를 채우고 다시 출발한다.
여기서 레일바이크를 타고 가면 오늘 목적지인 궁촌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미리 알았으면 그냥 쉽게 갈 수 있었는데...ㅎㅎㅎ
장호항을 지나자 완만한 고갯길이 나타난다.
고갯길인 말굽재에서 장호항을 바라본 풍경이다.
말굽재는 옛날에 경사가 심했으나 말을 타고 다닐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는데
고개에 있는 서낭당에서 말을 내려 끌고 가야 말의 발굽이 닳지 않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여기서 바라보는 일출경이 멋지다고 하는데 기다릴 수가 없음이 아쉽다.ㅎ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황영조 선수의 고향인 초곡리이다.
황영조 기념공원이 있다.
손기정 선수 이후에 처음 마라톤 우승이었으니 이런 기념공원 하나쯤을 있을만 했다.
홍 회장은 1위 자리가 부담스러웠는지 그냥 2위에 머무른다.ㅎ
황영조가 뛰었는데 나라고 못 뛸 이유가 없다.
황영조 보다 쬐끔 높게 뛰어봤다.ㅎㅎㅎ
홍 회장에게 뛰라고 하니 살짝 시늉만 낸다.
무서웠나?ㅎㅎㅎ
그래서 장소를 바꿔서 뛰어 보라고 했더니 훨씬 낫다.ㅎㅎ
황영조의 기를 많이 받은 듯...
요 구멍으로 보이는 곳에서 황영조가 살던 집을 찾으라고 한다.
웃기긴 하지만 또 찾아본다.ㅎㅎㅎ
바로 아래 오륜기가 그려져 있는 집이 보이는 데 아마도 거기가 황영조 집인가 보다.
어려서 어머니가 해녀로 물질을 하시면 황영조는 달리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단다.
한참 달려서 제자리에 와보면 어머니는 그 때까지 물 속에서 나오지 않으셨다고 하니
아마도 황영조의 심장이나 폐는 어머니를 닮았나 보다.ㅎ
우리가 해파랑길을 걸어 마라톤 풀코스를 18번 달리는 거리라고 해도 이런 공원은 언감생심이다.ㅎㅎㅎ
내가 태어나고 또 자랐던 곳에 나의 흔적은 있기나 한 것일까?ㅎ
육사의 61탑 동판에 내 이름 석자가 새겨진 것이 거의 유일할 듯하다.ㅎㅎㅎ
이곳에 2019년에 개장된 용굴촛대바위길이 있다.
해안에 우뚝 솟은 바위만 있으면 촛대바위라고 명을 하는데 이곳은 어떨까?하고 가봤다.
아직까지 관람요금은 받지 않는다.
데크길로 잘 만들어져 있었고 가끔씩 관광버스로 보러오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추암의 촛대바위만 좋은 줄 알았는데 여기도 멋진 촛대바위가 있었다.
일출시간에 맞추어 사진을 담는다면 멋진 작품이 나올 듯도 하다.
날씨가 원래 흐린 구름인 잔뜩 낀 하늘이었지만 포샵으로 바꾸어 봤다.ㅎ
이런 조형물도 보이고
그렇게 출렁이지 않은 출렁다리도 만들어 놨다.
데크 옆의 바위에 해국이 탐스럽고 예쁘게 피어 있다.
해국만 아니라 우리도 인증샷!ㅎ
초곡에서 궁촌까지는 이런 레일바이크 길을 따라 걷는다.
황영조 기념공원에서부터 타고 왔어도 되었는데...ㅎㅎ
궁촌에 도착했다.
궁촌에 모텔은 없으며 민박집을 찾았으나 운영하지 않는 곳이 많았고 민박이 팬션보다 가격이 더 비쌌다.
그것도 따신 물로 샤워을 할려면 2만원을 추가로 더 내야 한단다.ㅎㅎ
그래서 팬션에서 머물기로 했다.
해파랑길 걸으면서 팬션을 이용하는 것은 두 번째이다.
처음은 포항의 간절곶에서....
저녁을 먹으러 식당을 찾아봤지만 오후 5시가 넘으면 대체로 다 문을 닫았다.
겨우 어느 두부집을 찾아서 20여분간 걸어가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고 나오는데 카페지기 이광춘 라이더가 초곡에 도착하여 전화를 해서 궁촌에서 만날 수 있었다.
비오는 데 흠벅 젖은 모습이 안타까웠으나 단 이틀만에 삼척까지 올라오다니....
몇가지 안주와 쐬주 두 병으로 회포를 풀었다.
한 때는 동기회장으로 총무로, 홍보부장으로...ㅎㅎㅎ
카페지기 옆지기님께서 우리를 위해 아침에 먹으라고 전복죽까지 준비해주시는 배려를...ㅎ
궁촌에서의 뜻 깊은 하루를 이렇게 마무리했다.
--- To Be Continued ---
첫댓글 색다른 곳에서 만나서 반가웠어요
숙소도 따뜻한 곳으로
예약해 주셔서 비맞은 후
몸을 녹일 수 있어서
다음날 라이딩이 한결 쉬웠습니다
우주에서 조종사들이 랑데뷰하는 기분이 이럴까요?ㅎㅎㅎ
그곳까지 가서 동기생을 만다는것도 추억이 될듯 합니다.
통일전망대에 도착해서 금강산 바라다보고 그리 뛰어보쇼 !
북한 하전사들이 쌍안경으로 내려다보고,
"동무들, 저 간*새*들, 와 저리 뛰고 난리를 부리나 ?
오늘 아침에 소고기 먹고 왔나 ? "
할꺼구먼유 !
큭큭큭
하여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참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암! 뛰야지요.
그럴려고 걷는데...ㅎㅎㅎ
임원항부터는 내 나와바린데...난 코스에서 수고하셨습니다...계속 날고 계십니다.
계속 체크하고 계시는 것이지요?ㅎㅎ
역쉬, 대단합니다.
팔짝팔짝 뛰어오르는 뒷배경 촛대바위는 두발로 서있는 곰처럼 보여서 곰앞에서 재롱부리는거 가타요이^^
그럼 둔 버는 자는 누군가? 곰인가?^^
그렇겠지요?ㅎㅎ
곰탱이같이 무식하게 걷는 곰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