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물리학자가 아닌 인간 아인슈타인에 대해서.
토요일 밤 10시에 하는데 장장 10주에 걸쳐서 한다.
3주까지는 빠지지 않고 잘 챙겨봤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그게 생각만큼 잘 챙겨지지가 않았다. 지나고 나서 꼭 생각이 나는데 이거 참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고..... 고민 끝에 겨우 알람을 맞춰 오늘은 잊지 않고 정각에 아인슈타인을 봤다. 몇 회인가 보니 헉, 뭬야? 벌써 8회나 진행되었다. 대략난감하다. 혹시 하는 마음에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을 수시로 틀어서 염탐까지 했는데 완벽할 정도로 헛수고!
ngc채널은 요즘 재방을 하지 않고 있다. 초장에는 시도 때도 없이 자주도 재방을 때리더니 이젠 완전 쌩을 까는 분위기다. 돈을 그리 많이 들여서 만든 드라마니 저걸 수입하는 데도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갔을 텐데 왜 재방은 저리도 인색할꼬? 연출과 주연은 론 하워드, 제프리 러시. 난 그가 만든 영화 중 [백 드래프트]를 가장 좋아한다. [뷰티플 마인드]보다.
저게 유튜브에 나오려면 아마 1년이나 2년은 족히 걸릴 텐데 그 날이 과연 오기는 할까 싶다.
아인슈타인은 대중음악에 가장 큰 족적을 남긴 비틀즈와 유사한 면이 있다. 대중음악에 있어 비틀즈의 역할은 물리학으로 치면 아인슈타인이라는 말이다. 난 갖다 붙이는 데 천재니깐. 그 반대도 성립이 된다. 아인슈타인은 팝 역사로 소환해서 얘기를 한다면 비틀즈로 연상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비틀즈, 비틀즈 해샀지만 비틀즈의 활동은 채 10년이 되지 않는다. 이들 초기는 아이돌밴드였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돌이란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실험적이면서 깨달음의 음악을 하기 시작한다.
그중 가장 주목받아야 할 일은 인도의 음악을 가져 와 미국 대중음악을 아주 하이브리드하게 만든 일이다.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앨범 이후 이들이 내놓은 음반 white, abbey load는 인도에서 만들었으며 팝 음악 역사에 길이 남을 명반이 되었다. 물론 페퍼상사 저 앨범도 명반일세.
인도 리시케시. 비틀즈.
지구가 존재하는 날까지 대중음악에서 비틀즈 정도의 혁신을 가져올 밴드는 다시는 존재하지 못 한다. 마찬가지로 물리학에서 아인슈타인 정도의 혁명적인 과학자는 다시는 나오지 못 한다. 대중음악에서 물리학의 상대성이론에 버금가는 앨범이 페퍼상사, 애비로드, 와이트 앨범이 아닐까? ㅋㅋㅋ
우주론의 시작은 아인슈타인이고 아인슈타인 없는 우주론은 정말 꿈도 꿀 수가 없는 일이라 말한다. 인류가 달에도 가고 목성에 무인탐사선 주노를 보내는 등 지구 밖으로 뭔가를 날려보내는 일련의 모든 것은 사실 뉴튼도 아닌 아인슈타인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뉴튼은 우주 개척에 별로 기여한 바가 없다. 폄하가 아니라 뉴튼의 이론 갖고는 우주 밖에서 아무것도 못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기여하지 않았다는 것도 사실 말이 안 된다. 물론 뉴튼 없는 아인슈타인은 상상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인슈타인 이전에 뉴튼 밖에 없었느냐? 그것도 아니다. 뉴튼 말고도 맥스웰이나 패러데이 등 아인슈타인에게 롤모델이었던 위대한 멘터 과학자들도 다수가 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면서 과학대중이론가 미치오 카쿠가 쓴 [아인슈타인의 우주]에 보면 이렇게 쓴 부분이 있다.
특수상대성이론에 이르렀던 길을 요약하면서 아인슈타인은 "다른 누구보다 맥스웰의 신세를 가장 많이 졌다."라고 썼다. 65
편집은 창조라 하지 않는가. 아인슈타인의 미덕은 거기에 있는지도..... 교수 김정운은 자신의 책 [에디톨로지]에서 창조는 편집이라 했다. 이미 기존에 있던 것들을 잘 편집하여 스마트폰을 만들어 일대 혁명을 가져온 것처럼 아인슈타인도 그런 면이 크다. 그의 첫째 아내 밀레바까지도 상대성이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하지 않는가. 그녀도 역시 타고난 과학자였다. 심지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표절의 집대성이라고 말하는 전기 작가도 있을 정도. 다른 건 다 차치하고 이것만 말하자. 왜 어떤 의미에서 상대성이론이 편집인가에 대해.
뉴튼역학과 맥스웰방정식은 물리학의 양대 기둥인데 서로 융화하지 않는다. 둘 중 하나가 잘못된 것이다. 어느 이론이 수정되든지 최종 결과는 지금까지의 물리학을 대대적으로 재건설하는 게 될 것이다.....나중에 그는 "특수상대성이론의 싹은 이 모순 속에 들어 있었다."고 돌이켰다.....지칠 대로 지친 아인슈타인은 패배를 인정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아인슈타인은 "일진광풍이 마음속을 휩쓸고 지나갔다"라고 돌이켰다. 답은 단순하고도 우아했다: 시간은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에 따라 우주의 곳곳마다 서로 다르게 진행할 수 있다. 지구에서의 1초는 달이나 목성에서의 1초와 다르며, 실제로 빠르게 움직일수록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우리가 이런 괴이한 변환을 경험하지 못하는 이유는 평소 우리가 광속 가까이 움직이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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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이다. 하지만 시간이 더디게 가는 행성에서 살면 좋겠네, 하겠지만 하나도 좋을 게 없다. 지구나 목성이나 화성이나 인간이 체감하는 시간은 똑같다는 뜻이다. 이해가 안 간다고? 패스......
과학자로서의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익히 알아도 인간 아인슈타인에 대해서 아는 사람을 그렇게 많지가 않다.
그런데 큰돈을 쏟아부어 만든 드라마는 너무도 극적으로 진행이 된다. 아무 걱정 없이 과학에만 몰두하며 살았을 것 같은 사람인데 알고 보면 그의 삶에도 매우 골치가 아프고 복잡한 일들이 많았다. 누구의 삶인들 호락호락하겠는가. 천하의 아인슈타인도 피해갈 수가 없었다.
아인슈타인의 치부 중 하나는 여자문제다. 위대한 과학의 이름 아인슈타인이지만 알고 보면 지나칠 정도로 바람둥이기도 했다. 개인비서와도 염문을 많이 뿌렸고 심지언 어떤 부녀 사이에 둘 다 염문을 뿌린 경우도 있었다.
대학시절 촉망받는 과학도였지만 교수들에게 완전 밉보여서 졸업 후 조교 자리도 하나 얻지 못하고 거리로 나 앉을 정도로 수년 간 고초를 겪었다. 그에겐 이미 애인 밀레바가 있었고 임신까지 하고 있었다.
잠시,
대기업 최종 면접에 이런 게 있었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게 아마 외국이었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지금 당장 뛰어나가 여자를 꼬셔서 오도록! 가능한 빨리 여자를 만들어 오면 그걸로 최종면접 합격이 된다는 말이다. 여자의 환심을 빨리 사는 남자가 업무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그런 함의가 존재하지 않나 싶다. 요즘 같으면 무슨 궤변이냐 내지는 도리어 지탄받을 일 아니냐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설득력이 있는 면접이라 나는 생각을 한다.
내가 보는 아인슈타인은 그렇다. 나는 아인슈타인의 과학자적인 호기심이나 탐구, 욕심을 나는 강렬한 삶의 의지로 해석이 될 소지가 있다고 믿는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매력적인 법이다. 이런 사람이 삶에 대한 의지나 욕구도 자연스레 강한 법이다. 아인슈타인이 그렇게 여자를 탐한 이유도 나는 여기에서 찾는다. 삶에 대한 의지, 자기감정에 솔직하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매우 강했던 탓이라고.
그렇다면 연애를 못 하는 사람은 과학도 못 한다? 모르겠다 그건. 아마 아닐껄?
저런 아인슈타인도 노벨상을 받기가 수월찮았다. 당시 통념으로는 상대성이론 등이 너무도 터무니없는 이론이었기 때문이다. 반대파도 매우 많았고 지탄도 많이 받았다. 그런 와중에도 혜안을 발휘하는 이들이 있었다. 친구의 도움으로 그나마 가까스로 얻은 스위스 베른 특허국이란 자리. 월급은 낮아도 안정적이었던 아인슈타인, 1905년 그곳에서 일하며 내놓은 특수상대성이론은 한동안 사장되다시피 했다. 내놓자마자 세상에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믿었던 그는 도대체 내가 뭔 일을 한 거지? 할 정도로 그의 이론은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 했다. 책에는 이렇게 썼다.
아인슈타인은 1905년을 광자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고 원자의 존재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고, 뉴튼물리학의 체계를 뒤엎는 것으로 마무리지었으며, 이 업적들 낱낱만으로도 세계적 명성을 얻는 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이후 아무런 반응이 없는 데에 실망했다.....1906년 초에 미미한 첫 반응이 아인슈타인의 주목을 끌었다. 이때 그는 단 한 통의 편지를 받았을 뿐이지만 이것은 당시 가장 핵심적인 물리학자라고 할 막스 플랑크로부터 온 것이었다. 플랑크는 아인슈타인의 연구에 내포된 혁신적인 암시를 즉각 알아차렸다......75
당시 유럽 과학자로서 영향력이 지대했던 레나르트는 아인슈타인의 가장 큰 반대급부의 하나였다. 물론 그는 스웨덴 노벨상 위원회에도 관계가 있었던 걸로 안다.
레나르트 왈, "나는 과학에서 실험으로 검증된 이론만 믿는다. 사고실험? 아인슈타인은 사기꾼이다!" 이런 식이다. 상대성이론이 초반의 부진(?)을 극복하고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과학이론으로 환대받자 반대급부들은 점점 활동영역이 좁아지게 되었다. 어느새 들고 나온 이론으로 세상을 완전 전복해버린 아인슈타인이 노벨상을 받지 않으면 말도 안 되는 일이 이미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결코 상대성이론을 수용할 수 없었던 레나르트는 상대성이론 대신 광전효과로 아인슈타인에게 노벨상을 주게 된다. 레나르트는 물밑에서 그렇게 활동했다. 세상에서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 인도와 바꿀 수 없었던 셰익스피어도 소설을 발표하고 한동안 겉멋만 든 젊은 글쟁이로 비평계에서 신랄하게 폄하되었다. 락 밴드 퀸도 초기엔 '있는 척 난 척 하는 겉멋만 든' 밴드로 치부되며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이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큰 획을 그은 존재들이 되었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도 이와 유사한 자전이 나온다. 극중 인물 누군가가 소설을 발표하며, 이 텍스트로 인해 자신의 이름이 맹위를 떨치게 되리라, 예상했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더라는.....ㅋㅋㅋ 이는 톨스토이의 경험이기도 하다.
첫댓글 예약을 해놓으면 되지 않나요? 저도 알쓸신잡을 챙겨보는데 잊지 않으려고 예약을 해 놓습니다. 그러면 다른 채널을 보고 있다가도 1분전에 화면에 알림 메세지 창이 뜹니다.
안하던 사람은 잘 안해집니다 별것도 아닌데도. 이제 2회 남앗는데 알람을 해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