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책’ 13
관능적인 악어들은
오스트레일리아에만 산다는 건 정말일까?
오렌지 나무 속에 들어 있는 햇빛을
오렌지들은 어떻게 분배할까?
소금의 이빨들은
쓰디쓴 입에서 나온 것일까?
검은 콘도르가 밤에
우리나라 위로 난다는 건 정말일까?
(-파블로 네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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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는
무엇이 세계를 삭게 할까요?
왜 세계는
삭을 대로 삭아야
세계일까요
위대한 비밀은
자본이었습니다
융성합니까?
풍성합니까?
헛돌고 헛도는
헛바퀴들의 이 유연한…
누군가 보고 또 보았던 세계를
어쩔 수가 없어서
나도 그냥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코카콜라는 가구가락*이라던가요)
*중국인들이 코카콜라를 일컫는 말.
(-최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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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제가 쓴 시입니다.
비극의 원인
농심 너구리는 너구리일까요?
라쿤일까요?
롯데월드 마스코트는 너구리일까요?
라쿤일까요?
라쿤은 라쿤과이고 너구리는 개과입니다
라쿤은 5개의 발가락을 가졌고요
너구리는 개발바닥입니다
앞발을 사용하면 라쿤일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너구리일 것입니다
라쿤은 줄무늬 꼬리를 가졌고
너구리의 꼬리는 짧고 뭉뚝합니다
자, 농심 너구리는 너구리일까요?
라쿤일까요?
자, 롯데월드 마스코트는 너구리일까요?
라쿤일까요?
이제 알았습니다
나의 글이 크게 공감을 받지 못하는 이유를요
대충 보는 습관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그토록 봤을까요
슬퍼지는 인생이었습니다
비극이었습니다
농심 너구리인지 라쿤인지
롯데 너구리인지 라쿤인지
깊은 관찰을 한 다음
라면도 먹고 놀이공원도 가야겠습니다
더 이상의 비극은 처참이기에
(-김서정)
(시 그대로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