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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이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는 오픈 반주년을 맞이했고, 이를 기념해 대규모 캠페인을 개최했죠. 특별한 스토리와 캐릭터 의상, 쥬얼 선물은 물론이고, 무료 뽑기 기회까지 준비했습니다. 더불어 12월 중순에는 신규 육성 시나리오도 등장할 예정이죠. 우르르 쏟아지는 콘텐츠 속에서 연말을 맞이할 것 같습니다.
이런 자리에 우마무스메 국민트리가 가만히 있을 수 없죠. 반주년 동안 국내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인기 밈을 정리했습니다. 여기에 레이스 요소를 첨가해 ‘챔피언스 밈팅’을 만들었는데요, 직접 경기에 참여하는 건 아니고, 레이스 과정과 결과를 통해 어떤 밈이 주목을 받았는지 알아보는 전개니 참고해 주세요. 함께 인기 밈을 되돌아보며 지난 6개월간 트레이너들을 즐겁게 해준 이야기를 되짚어봅시다.
이제 챔피언스 밈팅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세 개 리그로 이뤄졌고, 서비스 시간인 6개월을 코스로, 캐릭터의 인기를 높인 밈을 스킬로 구현했습니다. 요컨데, 6개월 간 캐릭터의 이미지, 밈 변화를 경기로 표현한 셈이죠. 가령 오픈 초기에 빠르게 밈을 얻어 인기를 끈 경우, 초반 가속 스킬인 ‘선수 필승’을 발동한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첫 번째 리그의 테마는 인게임입니다. 정식 오픈 후 게임을 즐긴 트레이너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밈이죠. 핵심 선수는 사쿠라 바쿠신 오와 라이스 샤워로, 여러모로 상반된 점이 많은 우마무스메입니다. 경기는 바쿠신 오가 초반을 빠르게 치고 나갔지만, 라이스 샤워가 고유 스킬 발동에 성공해 1착을 가져가는 구도로 흘러갔네요. 어떤 흐름인지 만나보겠습니다.
선수 필승! 우마뾰이 보여주는 누나의 위엄
첫 리그의 2착은 ‘사쿠라 바쿠신 오’가 차지했습니다. 스프린터라는 단어의 기원인 만큼, 압도적인 폭발력을 보여줬죠. 6개월 코스면 장거리 경기 같은데, 어떻게 2위를 달성했느냐고요? 챔피언스 밈팅에서는 커뮤니티의 인기와 밈을 힘으로 바꾼 여섯 번째 스탯 ‘밈 파워’가 있으니까 세이프입니다. 빠르게 밈을 만든 만큼 밈 파워도 충만하다는 뜻이죠.
그럼 경기 내용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위 이미지의 스킬은 선수가 경기 중 사용한 것으로, 밈이 생긴 배경과 어울리는 이름, 효과의 실제 스킬을 연결했죠. 가장 먼저 발동한 건 도주마용 레어 스킬 선수 필승입니다. 바쿠신 오는 트레이너 입문 시 기본 지급하는 캐릭터이고, 모든 우마무스메를 통틀어 육성 난도가 가장 쉬운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오픈 전 올드 트레이너들은 ‘일단 바쿠신 오로 게임에 익숙해져라’라고 조언한 바 있죠.
정식 오픈 후에는 좋은 의미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소문 이상으로 육성이 쉬워, 서포트 카드와 인자 풀이 부족해도 첫 육성에 URA 파이널스 엔딩을 감상할 수 있으니까요. 이에 커뮤니티에서는 경외감을 담아 ‘우마뾰이 보여주는 누나’라는 별명을 붙여줬답니다.
매력적인 캐릭터도 밈 형성 및 인기를 이어가는데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열혈 바보와 학생회장이라는 독특한 조합, 학우들을 돕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성실함에 매력을 느낀 이들이 많죠. 육성 시나리오도 그녀를 스프린터로 키우려고 거짓말을 하는 트레이너와 슬슬 눈치채려는 바쿠신 오의 환상의 조합을 보여줬습니다. ‘쉽고 강하고 재미있다’ 초보자가 게임에 익숙해지는데 이만한 조합이 또 어디에 있을까요?
경기 중 보여주는 멋진 모습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평소에는 4차원 바보지만, 경기 중에는 진지한 표정을 짓고 달리죠. 이때 눈을 날카롭게 뜨고 달리는 걸 보고 색다른 매력을 느낀 트레이너가 많습니다. ‘얘가 이렇게 멋진 애였어?’ 또는 ‘진지한 표정을 하니 너무 잘생겼다’라고요. 아, 헷갈리지 말아 주세요. 예쁘다가 아니라 ‘잘생겼다’입니다.
난데없이 애니메이션 ‘여성향 게임의 파멸 플래그 밖에 없는 악역 영애로 환생해버렸다’와 엮이기도 했습니다. 주인공과 닮은 점이 너무 많아서 바쿠신 오의 디자인과 설정에 영향을 준 거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말이죠. 가르마를 탄 앞머리와 이마, 눈매, 지능 등으로 인해 다른 작품에 출연한 동일인물 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아, 마지막에 제시한 점이 비슷하다고요? 어… 다, 다음 결과 분석으로 넘어가겠습니다!
호랑이는 가죽을, 라이스 샤워는 ‘칼찌’를 남긴다
1부 리그의 승자는 라이스 샤워입니다. 실제 말의 드라마틱한 인생과 비극적인 결말, 애니메이션 등장으로 큰 인기를 누리는 중이죠. 넨도로이드나 피그마, 열쇠 고리 등 다양한 굿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걸 보면, 얼마나 팬덤이 두터운지 느낄 수 있습니다. 귀여운 외모와 ‘검은 자객’이라는 별명에서 오는 갭 덕분에 팬픽에서도 단골손님입니다.
라이스는 오픈 초반부터 이런저런 고생을 했습니다. 육성 난도가 높은 편이라 올드 트레이너들은 ‘3성 캐릭터 선택권에서 절대 고르지 마라’라고 조언할 정도였죠. 하지만, 서브컬처 게임에서는 성능이 모든 걸 판가름하지 않습니다. 라이스 샤워를 마음에 들어 한 트레이너가 많았고, 이들은 육성 전복에 굴하는 일 없이 꿋꿋이 그녀를 육성했습니다. 그야말로 꺾이지 않는 ‘강철 같은 의지’를 선보였죠.
이런저런 밈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건 고유 스킬 블루 로즈 체이서입니다. 발동 시 허리춤의 단검을 뽑아들고 상대를 쫓아가는 장면이 큰 인상을 준 거죠. 경기장에 흉기를 들고 난입한 것도 모자라 이걸 쓰려고 뽑는다? 이건 밈이 안 될 수가 없습니다.
실제 성능도 큰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상대를 추격할 때 발동해 속도 버프를 얻으며, 그 기세로 순위를 뒤집어 버리니까요. 덕분에 이긴 줄 알았던 경기에 패배해 허탈감을 줬고, 스킬 모션에서 영감을 얻어 ‘칼찌’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그다음인데요, 언제부터인가 칼찌라는 단어가 ‘막판 역전’을 가리키는 고유 명사처럼 쓰이더군요. 가령 챔피언스 미팅 주자 선정 시 후반 역전을 노리는 캐릭터들을 ‘칼찌 담당’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굵고 긴 밈을 하나 남긴 셈이네요.
칼찌 밈을 계승한 대표적인 우마무스메가 그래스 원더입니다. 라이스와 후술할 타이키 셔틀과 함께 ‘흉기 소지자 3인방’으로 엮이죠. 특기는 선입 각질이고 챔피언스 미팅이나 팀 레이스에서 후반 역전을 노리고 채용합니다. 다만, 그녀는 창을 들어 ‘창찌’라는 명칭을 쓸 때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계속해서 두 번째 리그를 진행하겠습니다. 이번 테마는 우마무스메의 모티브인 실제 말 관련 밈입니다. 1부 리그가 게임 초반부터 후반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밈이었다면, 이 종목은 대기만성 성향이 강하죠. 우마무스메로 경마 지식을 쌓은 후 실제 말이 주목받으면서 부상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미로는 미디어를 통한 지식 확장의 이상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겠네요.
경기 양상은 중반부의 눈물샘 자극과 후반부 난전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후자는 무려 4명의 우마무스메가 편을 갈라 감정싸움을 펼쳤죠. 난데없이 경기하다 말고 무슨 일이 벌어진 거냐고요? 자세한 건 경기 종료 후 복기하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번에도 선수를 한 명 지목하고, 경기 로그를 확인해주세요.
감동의 은퇴전, 거기서는 건강해야 해
타이키 셔틀은 이번 챔피언스 밈팅을 은퇴전으로 삼았습니다. 아, 인게임 요소에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니 안심하세요. 그런 설정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스킬은 디버프를 2개 채용했고, 다른 주자의 실력 발휘를 저지하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역병마로 나올 줄은 몰랐는데, 정말 의외네요.
앞지르기 금지는 원래 경기 초반 후방에 있을 때 전방 우마무스메의 지구력 회복을 낮추는 스킬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 견제, ○○ 긴장 스킬 효과가 함께 적용됐죠. 그녀보다 앞에 있는 선수들은 스스로 길을 열어 타이키 셔틀을 전방으로 보내줬습니다. 왜냐고요? 그녀의 승부복에는 리볼버 권총이 포함되거든요. 그리고 고유 스킬 컷신에서는 이걸 3발 정도 쏩니다. 맞기 싫으면 비켜줘야지 별 수 있나요?
신성한 경기장에 총을 들고 나왔으니 밈에 고픈 팬의 시선이 집중되는 건 당연합니다. 앞서 만나본 라이스 샤워, 그래스 원더와 함께 흉기 소지자 3인방으로 꼽힙니다. 그중 타이키 셔틀은 막무가내 속성을 붙이는 밈이 많죠. 여기에 패스트 드로우(빨리 뽑기) 우승 경력, 미국 출신이라 일본과 문화가 다른 점을 살려 기승전총 같은 다양한 밈으로 분화한 겁니다.
날카로운 눈빛을 익힌 건 고전 애니메이션 ‘데빌맨’과 엮인 밈 때문입니다. 종종 팔짱을 끼고 뚱한 표정으로 상체를 앞으로 기울인 자세를 취하는데, 마침 데빌맨의 주인공이 똑같은 자세를 취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에 두 장면을 엮어 밈을 완성했죠. 일본에서는 담당 성우가 이를 따라할 정도의 메이저로 거듭나 ‘그 자세’라고 불린답니다.
마지막으로 사용한 스킬 ‘훈풍, 영원한 순간을’은 효과보다 이슈에 맞는 이름을 우선한 선정입니다. 지난 8월 17일 새벽 5시경 실제 말 타이키 셔틀이 심부전으로 영면에 든 사건이죠. 이에 국내외 우마무스메 커뮤니티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특히, 한국 서버 트레이너들은 마침 레전드 레이스 단거리 경기에서 타이키 셔틀이 보스로 출연 중이라 그 정도가 더했었죠.
이후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실제 말의 건강에 관한 관심이 크게 늘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우마무스메의 모티브가 된 말이 변고를 겪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든 거죠. 이에 실제 말이 살아있는 경우 꾸준히 공식 SNS에서 근황을 정리해 커뮤니티에 올리는 문화가 자리했습니다. 참고로 이 이슈로 주목받은 ‘메이쇼 도토’가 현재 픽업 중입니다. 타이키 셔틀의 마방 친구였고, 그의 부고 후 침울한 모습을 보였다는군요. 다행히 지금은 기운을 차리고 무척 건강하다니, 타이키의 몫까지 행복하게 살도록 응원해 줍시다.
후반부 난투극을 뚫고 우승한 아그네스 타키온, 딸바보는 무적이고 신이야!
실제 말 리그의 백미는 중후반부의 가족 레이스입니다. 갑작스레 아그네스 타키온과 다이와 스칼렛, 타니노 김렛과 보드카가 2인 1조 같은 분위기를 풍기더니, 타키온과 김렛의 진흙탕 싸움이 펼쳐졌죠. 경기 종료 후 이 친구들이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인터뷰했더니 ‘쟤가 자기 딸이 내 아이보다 잘났다고 그러잖아!’라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진흙탕 싸움을 헤치고 우승한 건 챔피언스 밈팅에서 가장 중요한 밈 파워를 등에 업은 아그네스 타키온입니다.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면, 추입마처럼 중반부터 서서히 치고 올라오는 인기 상승 곡선을 보여줬죠. 초반에 늦은 출발을 한 건 캐릭터 육성 전에는 매력을 느끼기 힘들어서로 풀이됩니다. 골드 쉽처럼 경마를 몰라도 재미있는 밈이 있거나 애니메이션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 것도 아니거든요. 초반 스타트가 불리한 셈입니다.
타키온이 힘을 얻은 건 트레이너들이 육성 시나리오를 감상하고, 팬픽이 인기를 얻으면서입니다. 괴짜 매드 사이언티스트라는 독보적인 속성을 지녔기 때문이죠. 덕분에 팬픽을 만들 때 개연성이나 가상의 설정을 넣고 싶다면, 타키온을 투입해 개연성을 확보하는 게 국룰이 됐습니다. 거진 하룻밤이면 뭐든 해결해 주는 제반니나 4차원 주머니를 지닌 도라에몽 취급이죠.
우마무스메의 독특한 팬픽 전개 양상도 영향을 끼친 듯싶습니다. 실제 말의 이름을 사서 캐릭터를 만들다 보니, 개발사에서 말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는 팬픽을 막고 있거든요. 그래서 개그물이나 ‘괴문서’ 같은 4차원 팬픽이 늘었고, 타키온이 만능 툴로 불려다니는 겁니다. 왠지 비전공 분야까지 넘나들며 혹사당하는 것 같지만, 덕분에 챔피언스 밈팅에서 큰 힘을 얻었네요.
매드 사이언티스트 밈도 흥미롭지만, 타키온의 인기를 극적으로 올려준 건 근래 발굴된 딸 바보 기믹입니다. 우마무스메 중에는 실제 말이 혈연관계인 사례가 있는데요, 그중 타키온과 다이와 스칼렛이 부녀 관계인 점이 주목받은 겁니다. 그리고 스칼렛의 라이벌 보드카도 아버지가 우마무스메에 참전해 부녀 팀 대결이라는 기믹이 성립했죠.
여기서 타키온이 얻은 밈은 ‘자상한 아빠 + 딸 바보’입니다. 게임 중 서포트 카드의 텍스트와 육성 시나리오를 감상하다 보면, 타키온이 다이와 스칼렛에게 만큼은 괴짜 기질을 숨기고 자상하게 대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거든요. 여기서 발전해 딸 앞에서는 상냥하고 멋진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하는 딸 바보 속성을 부여한 겁니다.
딸의 관계 때문에 라이벌이 된 타니노 김렛도 주목받았지만, 아직 국내 서버에는 등장하지 않아 순위가 밀렸습니다. 이쪽은 타키온과 정반대 스타일의 아빠로 여겨집니다. 심각한 중2병 속성이 있고, 실제 말의 울타리 부수는 버릇을 물려받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보드카도 중학교 남학생 같은 감수성을 자랑해 타키온 스칼렛 부녀와 대조되는 재미있는 구도가 성립했죠. 다음 챔피언스 밈팅이 온다면, 꼭 설욕전에 성공하길 응원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 리그는 국내 서버 오픈 후 게임을 즐긴 트레이너에게 재평가된 밈을 모았습니다. 애니메이션과 팬픽 만으로는 참맛을 알 수 없었던 소재죠. 그래서 우마무스메 육성 경험자와 미경험자 사이에 인식 간격이 있는 편입니다. 주목할 주자는 셋입니다. 트레센 학원의 살아있는 폭풍 골드 쉽과 대도주 전문가 사일런스 스즈카… 잠깐, 세 번째 주자는 누구죠? 심판, 경기 중단해 주세요!
골드 쉽은 뒷심 부족! 알고보니 트레센 학원의 광기 최약체였어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상불허의 결과가 나왔네요. 가장 의외인 건 골드 쉽의 침몰입니다. 후반까지 힘을 모으다가 역전을 노리는 추입 각질을 골랐는데, 역전은 고사하고 중후반에 스태미나를 모두 소진하고 말았죠. 디버프 스킬 ‘게이트 난동’의 효과로 늦은 출발이 떴고, 흥분으로 이어져 포지션 잡기에 실패한 결과입니다.
그럼 골드 쉽의 경기 운영을 분석해 볼까요? 그녀의 게이트 난동은 실제 말의 유명한 일화 ‘타카라즈카 로데오’가 원인입니다. 우마무스메가 인기를 끌면서 실제 말의 사연 소개가 커뮤니티에 퍼졌고, 파격적인 일화가 가득한 골드 쉽이 빠르게 인지도를 높였죠.
타카라즈카 로데오는 두 발로 서서 장난치다가 출발 신호를 놓쳤고, 그대로 경기를 망친 사건을 말합니다. 골드 쉽을 응원하던 당시 관객들은 비명을 질렀고, 마권은 휴짓조각이 되어 하늘을 누볐다고 하네요. 그럼 범인 골드 쉽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워낙 머리가 좋아 대형 사고 친 걸 이해하고 관계자의 눈을 필사적으로 피했다고 합니다. 뭐, 돌아보면 역대급 에피소드를 남긴 셈이니 나름대로 의미는 있던 것 같네요.
이처럼 강렬한 에피소드와 실제 말에 기반한 밈에 힘입어, 오픈 후 많은 예비 트레이너들의 관심이 골드 쉽에 쏠렸습니다. ‘얘가 그 유명한 골드 쉽이야? 한 번 키워볼까?’라고요. 하지만, 다들 아시듯 중장거리마는 육성 난도가 높은 편입니다. 오픈 직후에는 인자 풀이라고 할 것도 없으니 더 어려웠죠. 그 결과 다른 우마무스메보다 실전 개체 육성에 시간이 걸려 ‘늦은 출발’을 해버렸답니다.
자, 정말 중요한 건 지금부터입니다. 앞서 살펴보았듯 골드 쉽은 후반부의 스태미나 부족으로 아쉽게 1착에 실패했습니다. 이는 지난 반주년 간 국내 커뮤니티 속 골드 쉽의 이미지 변화를 반영한 결과죠. 게임 상륙 전에는 실제 말의 온갖 기행과 게임 속 단편적인 모습이 퍼져 ‘아, 골드 쉽은 광기 어린 캐릭터구나!’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다만, 실제 게임을 해보자 트레이너들은 생각을 바꿨답니다. ‘아니야, 골드 쉽은 사실 광기 최약체였어!’라고요.
갑작스레 이미지가 변한 건 직접 게임을 해보니 골드 쉽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광기 캐릭터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중 결정타를 날린 인물이 슈퍼 크릭인데요, 스토리가 밝혀지자마자 트레센 학원 최고 광기 타이틀을 가져갔습니다. 자매 게임 프린세스 커넥트를 통해 널리 퍼진 ‘마망’ 속성 캐릭터죠. 이게 왜 문제냐고요? 고등학생뻘 여학생이 성인인 트레이너를 아기 취급하려 든다고 생각해 보세요.
트루 광기 캐릭터들이 대두하자 팬들은 골드 쉽의 다른 면모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의외로 잡학에 능하다는 설정, 기행 와중에 주변 사람을 챙기는 의리 있는 면모가 조명을 받았죠. 이 가운데 성공적으로 안착한 밈이 있으니 실제 말 기준으로 메지로 맥퀸의 외손자인 점에 주목한 ‘메지로 쉽’입니다. 육성 중 너무 지치면 평소 모습을 내던지고 아가씨 같은 언동이 나오는 모습에 착안했죠.
이처럼 다양한 밈이 얽히고설켜 빚어진 새로운 이미지는 ‘계산된 패션 광기’입니다. 사실 머리가 좋고 흥미로운 걸 찾다 보니 기행녀 콘셉트를 잡고 즐기고 있다는 계산이죠. 그리고 종종 나오는 아가씨 모습은 콘셉트를 유지하기 힘들자 원래 성격이 나왔다고 풀이하는 겁니다.
이번 챔피언스 밈팅에서는 뒷심이 부족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다음 대회에서는 새로운 밈으로 즐거움을 선사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실제 말이 은퇴 후 건강하게 살아있고, 방문객의 촬영 시도에 요상한 표정을 지어주고 있거든요. 실시간으로 새로운 밈 요소를 만들고 있는 독특한 포지션입니다.
마침 그의 자녀들도 카메라를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함께 달리던 말의 엉덩이에 옆차기하는 등 재미있는 소재를 제공 중입니다. 아, 다음 챔피언스 밈팅은 언제냐고요? 음… 그, 그럼 이제 다음 선수의 경기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얌전한 아이인 줄 아셨나요? 심각한 선두의 경치 중독자입니다
3부 재평가 리그를 재패한 건 이차원의 도망자 사일런스 스즈카입니다. 레어 스킬 선수 필승과 빠른 걸음으로 빠르게 선두를 잡고, 경기 후반에 도망자로 다른 선수를 따돌리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중반부에 사용할 스킬(밈)이 없어 조금 아쉽지만, 도주마로서 이상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줬습니다. 심플 이즈 베스트라는 말이 딱입니다.
초반 가속의 비결은 애니메이션 버프입니다. 1기에서 스페셜 위크와 함께 작품을 견인하는 더블 주인공 역할을 맡았고, 감동적인 에피소드로 ‘이것이 우마무스메다’라는 걸 제대로 보여줬죠. 실제 말이 숨을 거둔 ‘침묵의 일요일’ 사건을 비틀었고, ‘만약 스즈카가 그날 사고를 겪지 않았다면’, 또 ‘계속 경주마로 활약했다면’이라는 안타까움을 해소해 주었습니다. 이에 경마 팬은 크게 감동받았고, 우마무스메로 사연을 알게 된 트레이너들은 ‘그런 일이 있었어?’라며 감탄했죠.
이렇게 감동적인 에피소드만 있으면 참 좋겠는데, 아쉽게도 이 레이스의 테마는 재평가입니다. 새로운 밈이 발굴돼 감동적인 이미지가 엉뚱한 방향으로 드리프트틀 꺾었다는 뜻이죠.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니 ‘달리기 위해 달리는 순수한 질주광’ 속성이 밝혀졌습니다. 문제는 질주 중독이 의심되는 수준이라, 고유 스킬 ‘선두의 경치는 양보할 수 없어’에서 착안해 ‘선두코패스’, ‘심각한 선두의 경치 중독자’라는 밈으로 거듭났습니다.
증상을 한 번 진단해 볼까요? 증거 자료로 오프닝 영상을 제시하는 바이며, 에어 그루브를 참고인으로 신청하겠습니다. 영상 중 트레센 학원을 롱 테이크로 촬영한 장면을 잘 보면, 학생들이 복귀한 가운데, 밤늦게 홀로 터프를 달리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녀가 바로 사일런스 스즈카입니다.
스즈카의 질주 본능은 밤늦도록 달리는 정도로는 달랠 수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달리기 위해 아침잠도 줄이는 건 기본이죠. 이걸로도 모자랐는지 학생회 건의함에 ‘아침 연습을 오래 하고 싶으니 조회 시간을 늦춰달라’라는 쪽지를 넣은 바 있습니다. 이를 열어본 게 에어 그루브이고, ‘보나 마나 스즈카의 건의군. 아침에는 잠 좀 자라!’라며 기각합니다. 평소 행적이 어떻길래 단번에 용의자가 특정되는 걸까요?
이런 밈을 코믹하게 푼 팬픽이 있으니 한 번 찾아보세요. 선두의 경치를 지나치게 좋아한 나머지 버스의 제일 앞좌석, 지하철 기관사실 앞에 바짝 붙어있는 묘한 분위기의 작품입니다. 그 밖에도 그녀가 무언가 대형 사고를 친 후 ‘왜 그랬냐’라고 다그치니 ‘달리고 싶어서요’라는 동문서답을 하는 농담도 있습니다. 음… 어쩌다 밈이 이 지경에 이른 걸까요?
우마무스메가 인기를 끄는데 왜 엉뚱한 만화가 재평가를 받죠?
세번째 주자를 보고 놀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누구세요?’라는 생각도 들고요. 말은 고전 애니메이션 뿡야뿡야 왕바우의 주인공 ‘왕바우’와 죠죠의 기묘한 모험 7부 스틸 볼 런의 ‘죠지 죠스타’입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국내 서비스를 하면서 경마나 실제 말, 이를 모티브로 한 작품에 관한 관심이 늘었죠. 두 캐릭터는 이렇게 재평가를 받아 밈이 됐답니다.
먼저 열심히 달리느라 고생한 왕바우부터 만나보겠습니다. 이 친구가 주목받게 된 건 우마무스메의 등장인물 중 모티브가 같은 캐릭터가 있어서입니다. 오구리 캡의 라이벌인 ‘타마모 크로스’죠. 체구가 작고 어릴 때 어미 말이 팔려가 생이별한 아픈 과거를 공유합니다.
팬덤에서는 모티브가 같은 두 캐릭터와 타마모 크로스가 활약한 신데렐라 그레이 코믹스를 엮어서 놀리곤 합니다. 타마모 크로스가 오구리 캡에게 작품의 주인공이라며 부러워하고, 오구리는 ‘네가 주인공인 작품 있잖아’라며 왕바우를 데려오는 패턴이죠. 물론, 타마모는 질색 팔색을 하며 싫어하는 것까지가 황금 패턴입니다. 하긴 ‘너 숏다리 말이야’라는 말을 들었으니 누가 좋아하겠어요.
왕바우를 타고 경기를 진행한 죠지 죠스타는 트레이너들의 육성 경험이 쌓이며 재평가된 캐릭터입니다. 그는 몰락 귀족 가문의 후예이고 직업은 조마사죠. 처음 만화를 연재할 때에는 조마사가 어떤 직업인지 잘 몰라 다들 시큰둥했는데, 우마무스메를 통해 경마 지식이 쌓이자 재조명을 받았습니다.
도대체 무슨 업적을 세웠는고하니, 무려 삼관마를 연속 일곱 필이나 배출했습니다. 일본 경마로 치면 ‘사츠키상 – 일본 더비 – 국화상’을 모두 우승했다는 뜻이죠. 게임에선 클래식급 대회라서 크게 어렵진 않지만, 실제 경마에서는 정말 이루기 힘든 업적입니다. 우마무스메 고유 칭호나 히든 이벤트를 개방하기 위한 관문으로 자주 등장하며, 메인 스토리 3장에서는 한 챕터를 전부 할애해 일본 더비의 험난함을 이야기했죠.
이런 고비를 모두 돌파한 초일류 경주마를 7마리 연속 배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죠죠러 출신 트레이너를 중심으로 ‘이 아저씨 사실 어마어마한 명 트레이너였다’라는 감탄이 뒤를 이었습니다. 음… 언젠가 우마무스메에 콜라보로 한 번 출장 와 주면 좋겠네요. 끝내주는 육성 노하우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따끈따끈 신규 공략
- [챔피언스 미팅, 이렇게 준비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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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업로드하는 최신 뉴스, 공략]
- [공커 위클리, 금주의 이슈를 들려줘]
- [우마무스메는 어떻게 육성해요?]
- [어떤 캐릭터를 육성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