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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재미 있어 옮겨왔습니다.
황진이는 어떻게 살았을까? 우리는 너무 궁금한 겁니다.
이제부터 황진이의 한 생애를 웃으며 따라가 보시죠.
"소문만복래" 라 했으니
근엄한 마음과 표정일랑 거두고
사랑방에서의 편한 얘기를 나누는 겁니다.
우리나라 남성들이 가장 만나고싶어하는 역사 인물 중,
더구나 우리나라 남성들이 가장 기리고
가장 먼저 술 한잔 나누고 싶어하는
여성중.......
항상 1위를 차지하고있는 여인....황진이.
우리 모두가 그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녀가 누구인지 물으면
아는게 별로 없는 여인........황진이.
언제 태어났는지.......언제 죽었는지,
누구의 딸인지......언제 기생이 됐는지.
정확한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 신비의 베일에 쌓인 여인 입니다.
허균은 식소록(識少錄)에서 그녀를 맹인의 딸이라 했고
이덕동의 죽창야사(竹窓野史), 이덕형의 송도기이(松都奇異) 등에서
설화 비스무리한 출생을 기록했으나 신빙성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뭐 호구 조사할 일이 있나요?
그런 건 역사가에게 맡기고 황진이가 걸어간 길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그녀가 기생이 된 후,
송도 유수 송공(宋公)의 잔치에 초대 받아 갔을 때
많은 기생들이 때빼고 광내고 떡칠하여 "날 좀 보소" 하듯 우루루 모여있었죠.
그러나 우리의 황진이는
"10년 입어도 1년 된 듯 한, 1년 입어도 10년 된 듯 한" 단아한 차림에
은은한 기초 화장의 청초한 모습으로 다소곳이 앉아 있어도
"속지 말자 화장빨, 다시 보자 조명빨"에 질려버린 한량들 눈에
단연 눈부시게 빛나는 모습으로 클로우즈 업 됩니다.
또한 땐스면 땐스, 노래면 노래, 시조면 시조.....
죄다 메이저 급이라서
립 싱크로 입만 뻥긋대며 보건체조나 해대는 금붕어 노리개 1회용 가수들과 달리
고난도 파워 댄스에 라이브 목소리로 뭇사내들의 넋을 빼놓고야 맙니다.
이 때부터 황진이의 홈 페이지에는 전국 남성들의 검색이 쇄도하는 반면
다른 기생들은 한숨만 푹푹 쉬며 "삐끼급구"를 외치는 처량한 꼴이 되고 말죠.
영화 배우 "말론 블랜도"가 등장했을 때, 할리우드에서는
"그의 등장은 한세대의 배우 전체를 파멸시켰다."는
말이 정설처럼 나돈 적이 있었죠.
제임스 딘 조차도 그의 아류라는 혹평에 시달려야 했고
폴 뉴먼, 알 파지노, 로버트 드니로 등도
그의 그림자를 떨쳐버리려 열나게 애썼죠.
"타이거 우즈"의 등장 또한 당대의 골퍼들을 졸지에
2군으로 취급받게 만들고 말았고 모든 골프 경기는
"우즈 : 기타 선수"로 단순 이분화되는 현상이 벌어졌죠.
황진이의 출현이 꼭 그 짝이었습니다.
그런데 사회정화 추진위원회 고문으로 있는 지족 선사가
일간지 기고문을 통해 "황진이 신드롬"을 심히 매도하고 개탄하면서
"나는 그런 여자 한 트럭을 줘도 거들떠도 안 본다"고
찬물을......
숫제 얼음물을 끼얹고 나섰습니다.
패싸움에서 상대방을 기죽게 하는 방법 중 하나는
"그 중 제일 쎈 놈 한 명" 만 죽어라고 붙들고 늘어지는 거죠.
황진이는 이 걸 써먹었습니다.
누구에게냐구요?.......
바로 지족 선사입니다.
지족암에서 30년 면벽 수도를 자랑하던 당대의 고승!!!
"버스 정류장(Bus Stop)"에서의 명장면......
마릴린 몬로의 치맛자락이 바람에 나부끼듯이
"하이힐에 노 팬티, 노 브라" 차림에
치마를 살짝 걷어올리는 뇌쇄적 모양의 연출을 보이며
육탄 공세를 퍼부어 초장에 함락시켜버립니다.
근래 대선 정국에서 국무 총리를 지낸 어느 불학 몽매한 자가
어느 야당 후보를 한방에 보내버린다고 호언했는데,
그런 헛치기에 헛손질 헛방은 유도 아닌 단방이었습니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무하마드 알리의 가공할 만한 펀치라고나 할까!!!
다음 날 청계천에는
"지족 선사 버전" 몰래 카메라 비디오가 절찬리에 판매되자
"O 양의 비디오"는 그만 빛을 잃고 맙니다.
졸지에 파계승이 돼버린 선사는
환경연합 아무개 처럼 개차반이 되고 말지요.
이 한판 승부로 황진이의 성가는 하늘을 찌를 듯 올라갑니다.
다음 도전자는 대제학을 지내던 "소세양"이라는 유명한 문인입니다.
평소 소세지를 많이 먹어 힘이 남아 돌아가는 소세양은
"한 밤의 TV 연예"에 출연해서 한껏 거드름을 피며
"음란의 굿판을 걷어 치워라" 라며 황진이를 매도합니다.
또한 이렇게 호언장담을 했습니다.
"내 그녀를 만나면 딱 30일 만 동거하고 칼처럼 헤어지리라.
만일 그리 못하면 내 꺼를...... 걍....
떼어버리고 잘라버리리라"
그러나 송도 CC에서 동반자가 된 황진이가
"나이스 샷, 굿 샷" 연방 부추기고 "힘이 너무너무 좋아요"라며 꼬드기자
골프를 끝낼 것도 없이 라운딩 도중 30일 동거를 계약하고
꿈같은 나날을 보냅니다.
어느덧 그 날이 다가와 이별의 술잔을 나누는데
소세양은 안절부절 버벅대지 만,
그녀는 새초롬히 시를 읊습니다.
...........(중략)...........
마침내 내일 아침 우리 이별한 뒤라도
그리는 정은 푸른 물결처럼 끝이 없으리니.....
이 애절한 시 한 수에 소세양은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고
그녀와 한동안 더 머물러 있으면서 사랑을 불태웠죠.
황진이가 일생을 통해 남성으로서 사랑했던 이가
바로 소세양이라고 합니다.
그녀가 소세양을 떠나 보낸 뒤 남긴 詩.....
어저 내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던가
이시랴 하더면 가랴만은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다음 티 샷 순서는 벽계수올시다.
서울 외각 신시가지 개발 덕에 벽제 땅값이 올라
강남에서 돈을 펑펑 써대던 날라리 로얄 패밀리 벽계수가
송도로 발령나게 됩니다.
송별 번개 모임에서
친구들이 부러운 듯 놀리 듯 말했습니다.
친구들 : 황진이와의 라운딩 후기를 리얼하게 게시판에 올려주게나.
벽계수 : 지방 호스테스가 이뻐봤자지....내게 꼬리치면 아작을 내고 말겠네!!
송도 호텔에서의 벽계수 환영 만찬 때,
황진이가 참석했음에도 과연 벽계수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도도한 자세를 지닙니다.
자존심 상한 황진이....
호텔 메니저를 포섭한 뒤 벽계수의 스케줄을 입수해서
그가 만월대 야경 놀이를 간다는 걸 알아냅니다.
벽계수가 말을 타고 만월대를 슬깃슬깃 구경하며 지나는데
웬 야시시한 여인이 박카스를 건네며 히야까시를 하는 겁니다.
女 : 헤이, 유... 벽씨? 마이 네임 황지뉘....기생.
예스 오케이?....명일, 쉘 위 댄스?
벽 : 어허, 고얀지고. 어르신 가는 길을 어지럽히는 요망한 계집이로다!!!
부킹 툇짜 맞은 황진이는 기가 막힌 듯 멈칫 서있고,
황진이의 높은 코를 아작낸 기쁨에 겨운 벽씨가 유유히 멀어지는데
이 때 뒤에서 들려오는.....
우리들이 익히 잘아는 그 詩....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웨라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 들 어떠리.
이 시를 듣자 벽씨는 감전이 된 듯 그 자리에 멈춰 오줌을 찔끔거리더니
이내 말을 돌려 황진이에게 쏜살같이 달려와 여인의 따뜻한 품에 안겨버립니다.
이 때 말의 속도가 얼마나 날쌔고 빨랐던지
말은 훗날 과천 경마장으로 보내져
종자말로 활약했다고 합니다.
"이사종"과 황진이의 사랑도 빼놓을 수 없죠.
선전관이란 관직을 맡고 있으며
노래에 일가견이 있는 당대의 한량인 이사종...
그는 평소에 황진이를 어떻게 든 낚아보려고 잔머리를 굴리다가
황진이가 나이트 클럽에 몸 풀러 온다는 소문을 듣고 행동을 개시합니다.
한 노래하는 이사종은 무대에 올라가 마이크를 독점하고
뽕짝에서 테크노까지 불러 제끼며 환심을 사는데 성공합니다.
이 박사의 테크노 뽕짝도 여기서 패러디했다는
별 근거 없는 설이 있기도 합니다 만.....
아무튼 기록에는 황진이가 이렇게 말했다고 돼 있습니다.
"이사종이라는 풍류객이 당대의 명창이라고 들었는데
이 노래는 필시 그가 부르는 노래일 것이다. 내 그를 만나리....."
그로부터 두 사람은 6년 동안 계약 동거할 것을 공증 날인 받고
3년은 이사종 집에서, 3년은 황진이 집에서 살았습니다.
황진이의 연인 중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은 사나이가 이사종입니다.
세계의 주목을 받은 사르트르와 보바르의 계약 결혼이
1929년임에 비해
이미 16세기에 계약 동거라니......얼마나 시대를 앞서나간 사랑인지 알 수 있죠?
이제 어느덧 황진이의 나이 30대 중반.....
여성으로서 누릴 수 있는 애정 편력을 모두 맛 본 그녀는
봄바람같고 풀잎의 이슬같은 세상사 모두 잊고
금강산 품에 안기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데 금강산은 험하디 험한 명산.....보호자가 필요했죠.
해서....."묻지 마" 관광 희망자를 모집하자 득달같이 달려온 자가
이생(李生)이라는 재상 집 아들내미.
둘이는 허름한 캐주얼 복으로 금강산을 주유하며 풍광 좋은 곳에서
시와 노래를 주고 받으며 웰빙의 유람을 다녔습니다.
청산은 내 뜻이요 녹수는 임의 정이
녹수 흘러간 들 청산이야 가실 손가
녹수도 청산 못잊어 울어 밤길 예놋다.
유람 도중 식량이 떨어지자 민가에서 걸식하며 유람했는데
부잣집 도령인 이생은 컵라면에 질려 중도에 하산해버립니다 만,
홀로 된 그녀는 이 절 저 절 다니면서 음식을 동냥하며
끼니의 댓가로 몸을 팔면서까지
금강산 전역을 전부 구경했다고 합니다.
별책 부록으로 화담 "서경덕" 선생을 소개합니다.
다 아시는 바 처럼 서 화담은 끝끝내 황진이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
그녀가 평생 스승으로 마음 속에 간직한 남자입니다.
황진이가 한창 끗발을 날리며 중원의 날라리들을 함락시킬 무렵
서 화담의 명성이 하도 자자해서 그녀는 드디어 칼을 갈고 덤빕니다.
그녀는 서 화담 프로가 있는 골프장에 가서
짐짓 가르침을 청한 겁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다른 사람들은 그녀만 봤다 하면 레슨이 너무너무 친절해서리,
체중 이동이 안 돼요...... 하면 히프를 암팡지게 잡아주고,
어깨 턴이 안 돼요....... 하면 어깨를 감싸안고 돌려주고,
그립 자세가 안 돼요....... 하면 가슴께를 살포시 모아주며, 교정해 주는데.....
서화담, 이 통나무처럼 뻣뻣하고 고지식한 프로는
손은 뒀다 뭐에 쓸 건지.....
7번 아이언 쇠막대기 턱 꺼내 들고는
그녀의 몸 여기저기를 쿡쿡 찍어가며
딥다 자세 교정을 해대는 통에
꼬셔보고 뭐 할 틈도, 재간도, 무드도 없었던 겁니다.
마침내 그녀는 서프로 앞에 무릎 꿇고 제자 되기를 간청하게 되죠.
그녀가 남긴 詩 중
가장 에로틱한 감미로움을 느끼게 하는 詩를
같이 감상하며 글을 끝맺습니다.
동짓날 기나긴 밤을 한 허리 드러내여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님 오시는 밤이어드란 구비구비 펴리라.
임이 오시는지 - Roman De Mareu
첫댓글 캭.... 황진이 재조명을 해 주시니....컁...이해가 빠릅니다...mr. 벽은..깨지고....지족은 파계를 시키고....범할수 없는 서경덕의 높은담장만 바라보다....선회해서....스승으로 인연 맺은것만 알았는디.... 서경덕님 닮은 yoolmee~s...말씀에 많은페러디를 흡수했습니다... [ 의혹1]...근디 이렇게 긴글을 쓰는데...아르바이트 안쓰고 혼자서 다 쓰셨나요...{대단하심}약간의 의혹은 있는데...이런 메시지는 대필이 불가능 할꺼인디...갸웃....존경합니다...
드래그 있잖여~! ㅎㅎㅎ
ㅋㅋㅋㅋㅋ 근디...글에서...yoolmee~ 냄새...너무나요....肉筆같았어요...ㅅㅅㅅ
본인글이나 남의글이나 황진이의 인기는 옛날이나 지끔이나 한결같은거이요?내죽어서 황진이를 만나이 보갓쏘*진짠가 가짠가*확인곁뜨려서 확실한 증거 내포할끼야용 말만은 남정넴딜 꼭 저승에 갖똬 올끼고만요~기다릴 님 기다릿쑈*
다녀와서 그 진면목을 좀 보여주세요. 정말 장안 한량들이 다 반했는지... 갔다가는 바로 되돌아 오셔야 되요.ㅎ
아니오면 그나라에서 으떤 놈팽이허고 있쓸끼요!!고론줄 아시공 집 좔 지키시라우~~ㅎㅎㅎ
어저 내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던가 이시랴 하더면 가랴만은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국어 교과서에 실릴정도의 아름다운 시를 지어낸 그녀의 문재가 참으로 멋ㅁ들어 집니다.
나는간다 나는간다 황진님 너를두고 떠나간들 잊을소냐 서화담 그리운님 저승간들 잊을소냐 저승가서 나도 면회신청하면 맞날수있을까
멋쟁이 장의원님 그녀가 마다할 일 없습니다.ㅎ
이 시대에 걸맞으니.. 재미 만점입니다
글을 쓴 친구의 윗트가 돋보입니다.
참 좋은 글 이네요 그림도 아름답고요 잘보고 갑니다 갑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