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는 어찌 살라고” 딸 인형 안고 통곡... 승아양 눈물의 발인식
음주운전차에 치여 숨진 배승아양 발인식...유가족 오열 속 눈물로 작별
우정식 기자
입력 2023.04.11. 11:40
업데이트 2023.04.11. 13:54
지난 8일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 인도에서 만취운전자 차량에 치여 숨진 배승아(9)양의 발인식이 11일 오전 을지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배양 어머니가 딸을 쉽게 보내지 못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승아야 네가 먼저 가면 어떡하니. 엄마는 어찌 살라고. 안 돼.”
11일 오전 8시 30분 대전 서구 을지대병원 장례식장의 한 빈소. 지난 8일 오후 대전 서구의 한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인도를 걷다가 갑자기 덮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세상을 등진 배승아(9)양의 발인식이 열렸다. 발인식이 열리기 30분 전 빈소 안 영정사진 앞에는 발인하는 날에도 가끔씩 들르는 조문객이 놓고 간 조화가 쌓여 있었다.
배양의 어머니(50)와 오빠(26) 등 유족들은 승아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면서 흐느끼고 있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날벼락이 치듯 잃은 어머니는 딸의 체취가 아직 남아 있는 베이지색 돼지 인형을 가슴에 꽉 끌어안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배양의 오빠는 빈소 한쪽 구석에 기대앉아 멍하니 동생 영정사진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떨구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승아는 두 남매를 건사하기 위해 매일같이 바빴던 엄마를 위로한다며 틈틈이 유튜브를 보고 개인기를 연습해 엄마를 웃게 만들던 살가운 딸이었다고 한다. 사고 당일 승아는 친구들과 함께 집 근처 생활용품점을 다녀오던 길에 인도로 덮친 음주운전 차량에 갑작스럽게 변을 당했다.
사고 나기 15분 전에 “친구들과 조금만 더 놀다 들어가겠다”고 전화한 것이 엄마와 나눈 마지막 대화였다. 이렇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는 배양 오빠는 “다음달 생일을 앞둔 동생이 침대를 갖는 게 소원이라고 해 돈을 모아 사주려 했는데 끝내 선물하지 못하게 돼 한으로 남게 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발인이 시작되자 빈소 안은 유가족들의 흐느낌으로 가득 찼다. 발인식은 기독교 예식에 따라 치러졌다. 가족과 친지, 배양 가족이 다니던 교회 교인 등 20여 명이 발인식에 참석해 승아의 마지막 가는 길을 눈물로 배웅했다. 기도 후 찬송가를 부르는 내내 승아 어머니는 슬품에 북받쳐 한마디도 따라부르지 못했다. 눈물만 뚝뚝 흘리던 어머니는 힘겨운 듯 아들의 손을 붙잡고 간신히 버텼다.
예식이 끝나고 영정사진을 든 오빠가 앞장서 빈소에서 나와 운구차로 향하자, 참석한 이들은 모두 침통한 표정으로 흐느끼며 승아와 작별 인사를 나눴다. 어머니는 빈소에서 계단을 올라 운구차로 가는 40m 거리를 힘겹게 걸으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승아가 누워있는 관이 있는 곳에서 한동안 관을 내보내지 못하던 유족들은 오열과 탄식을 쏟아냈다.
어머니는 “우리 딸 어떡해” “어쩌면 좋아” “우리 딸 멀미해요. 천천히 똑바로 들어주세요”라고 외치며 목놓아 울었다. 어머니는 장지로 향하는 운구차에 딸의 관이 실릴 때 “안 돼! 안 돼!”하며 통곡했다. 운구차 출입문을 한동안 오르지 못하던 어머니는 가쁜 숨을 내쉬며 눈물을 흘렸다. 그때도 어머니는 딸의 돼지 인형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 장지로 떠나는 운구차에 실리던 승아양 영정 사진은 예쁜 머리띠를 두르고 양 갈래로 늘어뜨린 머리를 한채 환하게 미소짓고 있어 침통한 주변 분위기를 더욱 숙연하게 만들었다. 배양은 화장을 한 후 대전추모공원에 안장돼 짦은 생을 마감했다.
배양을 숨지게 하고 다른 어린이 3명을 다치게 해 구속된 전직 공무원 A(66)씨는 사고 당일 대전 중구 태평동 한 노인복지관 구내식당에서 지인들과 만나 소주 1병을 마신 뒤, 혈중알코올농도 0.108%로 면허취소 수준인 상태로 둔산동까지 5.3㎞가량 차를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 그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소주 반병 정도 마셨다”고 했다가 다시 “소주 1병을 마신 것 같다”고 진술을 바꿨다.
2020년 3월부터 시행된 이른바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13살 미만 어린이를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하면 ‘3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게 된다.
관련 기사
“친구와 더 놀고싶다고 전화했었는데…” ‘만취차 참변’ 승아 가족의 눈물
대낮에 스쿨존서 음주사고 내 초등생 숨지게 한 60대 구속
앱설치
많이 본 뉴스
박근혜, 1년여 만에 동화사 외출....“다시 하이소” 외침에 미소
강릉 산불, 강풍타고 동해안 확산...집 70채·축구장 370개 넓이 불탔다
‘日光’ 친일 몰이에...기장군 “항일운동 지역, 주민 전체 명예훼손”
100자평42
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thegreat
2023.04.11 12:07:17
이 세상 어느 누가 승아 어린이 부모의 슬픔을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 만일 승아 어린이가 다시 태어난다면 동화속의 공주처럼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합니다! 음주 운전의 형량을 무기징역으로 하여야 합니다.
답글작성
117
0
결자해지
2023.04.11 12:00:06
눈물이 앞을 가리네....
답글작성
99
1
진정한 우파
2023.04.11 11:51:38
민식이법도 무력화되는구나. 더 강력한 제2의 민식이법을 제정하라.
답글
2
72
6
답글을 입력해주세요.
마튄매냐
2023.04.11 14:36:29
선동도 대가리가 좋아야~~ 밑에분 보고 배워라~~
양산개버린
2023.04.11 13:51:52
음주운전은 윤창호법인가 그렇지...민식이법은 악법이고
어감빵문
2023.04.11 12:04:24
경찰은 보이기식 대형도로 음주단속을 집어치우고 음주운전을 척결시키는 지름길은 동네구석진곳곳에서 불시에 음주단속을 실시해라!..그리고 음주단속에 사전고지가 웬열! 동네가봐라 술쳐먹고 근방에 산다고 음주운전하는 인간들이 열이면 다섯이다!..나도 장사하지만 동네상권이 망가진다고? 그럼 음주운전을 해야 상권이 유지되는가?..음주 시민의식이 더욱 향상되도록 서로 노력하는수 밖에..
답글작성
31
0
간첩을잡자
2023.04.11 12:26:24
음주운전은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답글작성
22
0
바른나라
2023.04.11 12:05:21
가슴이 너무 아프다..내 자식은 아니지만 눈물이 흐른다... 저 가해자 놈을 어떻게 해야 하나.. 나 같으면 기다린다..몇년 감옥 안살고 나올때 까지...이 사회가 피해자 가족들을 납득시킬 만한 처벌을 가해자에게 내리지 못 한다면 개별적으로 정의 실현할 수 밖에...군자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복수도 시간이 문제가 아니다..
답글작성
22
0
크래프트훈
2023.04.11 12:28:41
참 어이없네...음주운전사고는 사형시켜야 또 안 일어난다
답글작성
19
0
dragonfly2
2023.04.11 12:10:54
ㅉ명이눔, 문상하러 와야 하지 않나?
답글작성
14
0
별사랑3
2023.04.11 13:03:38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 내면 제발 사형시켜라!
답글작성
13
0
양쯔강남
2023.04.11 12:31:23
또 솜방망이 처벌 할겁니까?
답글작성
13
0
돌팔매
2023.04.11 13:25:31
음주운전으로 한 가정의 행복을 영원히 빼앗은 음주 운전자에게는 평생을 후회하게 중형에 처해야 한다
답글작성
12
0
한국일보
2023.04.11 13:01:40
스마트한 세상인데, 모든 운전자 좌석에 음주운전 측정기를 부착하고 알콜이 0일때 시동걸리게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슬픈 기사네요.ㅠㅠ
답글작성
11
0
남극 구렁이
2023.04.11 13:20:58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답글작성
9
0
해금강
2023.04.11 13:40:51
무슨말을 해야할지, 눈시울이 뜨겁고 마음이 아프다, 가해자도 저세상으로 갔으면 좋겠다,
답글작성
3
0
재원39
2023.04.11 13:39:14
통곡터지지요. 승아부모닌 위로의 마음 전합니다. 승아야 좋은 곳에 잘 가거라.
답글작성
3
0
통일반대
2023.04.11 13:37:57
음주운전은 중범죄입니다. 이재명을 사형에 처하라.
답글작성
3
0
플루타코스
2023.04.11 13:31:20
대법관 및 그 출신 변호사 전관변호사 고위검사 등 결탁한 조폭들 대혁명으로 한번 피를 흘리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법과 재판을 자기들 축재 먹잇감으로 다루는 자들이 인민의 적이지 누가 인민의 적인가. 김정은은 일가지만 남한은 집단적 조폭이 된 ㄱ개검 개판사 그 출신 정치인 전관변호사가 만든 비극적인 한국호, 자살 산재만 늘어나고 저출산에 미군이 떠나는 날 바로 망하는 부패 및 분열과 당파의 나라.
답글작성
3
0
redmaple
2023.04.11 13:29:16
음주운전의 형량을 대폭올리면 해결되는 문제인데 하지못하는 이유는 국회의원 판사 검사들의 음주운전자들이 많다는 반증인가 싶다..
답글작성
3
0
플루타코스
2023.04.11 13:27:28
모든 사건사고에 범죄자보다 재판하는 판사들이 전관변호사와 결탁하여 돈받고 가벼운 처벌 하는 관행이 문제다. 사건사고 생기면 자기들 축재 먹잇감으로 처벌하고 변호사가 가해자 돈받아서 판사에게 돈줘도 수사 처벌도 불간능한 나라. 김영란법도 적용을 피해간 변호사가 판사에게 돈주는 것은 방치하는 이상 온갖 코인사기, 주가조작, 탈세, 전세사기 횡령 요양급여 편취 원산지 속여 폭리 취하기. 등 사건사고는 늘어만 가고 법의 기능은 죽는다. 무서운 나라 사법이다. 대혁명으로 피를 지불해야 하는데 국민이 안하면, 외세가 언젠가 이 나라 국민과 국가에 대신 심판하면 수백만 죽고 끌려가고 나라 잃고 하는 역사가 반복된다.
답글작성
3
0
송산인
2023.04.11 13:18:19
미국 같이 음주 운전 처벌 강도는 매우 높아야 한다. 툭히면 생활임 타령 그만 좀 하자.
답글작성
3
0
딸각발이
2023.04.11 13:12:19
가슴이...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야 합니다.
답글작성
3
0
헬렌김
2023.04.11 13:18:28
정말 가슴 아프다. …
답글작성
2
0
평범남조선
2023.04.11 12:50:18
술 처먹은 인간은 아예 운전대를 잡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를 하루 빨리 모든 차량내에 설치하는 법 만들고, 이런 사고 낸 인간은 법정 최고형을 선고하도록 관행을 바꿔야 한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답글작성
2
0
Ciderhouse
2023.04.11 14:46:27
너무 슬프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어린딸을 보내는 부모, 오빠. 윗글을 읽자 눈물이 쏟아진다.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안을 전합니다. 관계당국은 학교근처, 애들 놀이터 근처에는 차량통행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과속방지턱을 10m 간격으로 촘촘하게 세우는등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해야한다.
답글작성
1
0
dbfhqptmxm
2023.04.11 14:42:52
참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민식이법이 문제가 아니라 음주운전자 처벌 강화 법안이 필요한데.... 다수당 대표가 음주전과 2범이라.... 현재로서는 절대 불가능 할듯
답글작성
1
0
두섭이
2023.04.11 14:34:21
판사는 국민 法 감정을 무시하지 말고 엄벌에 처하길 바란다 그것이 두번 다시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을수 있게하는 최소한의 길이다
답글작성
1
0
와자봉
2023.04.11 14:32:47
음주운전으로 어린이를 사망케 하고 한 가족을 돌이킬 수 없는 불행으로 이끈 음주운전자는 무기징역에 처해야 한다.
답글작성
1
0
좌파타도
2023.04.11 14:15:43
배승아양 명복을 빕니다. 다시 태어난다면 음주운전이나 주폭에 관대한 나라 말고 엄격한 나라에 태어나기를… ㅠㅠ
답글작성
1
0
묘향산 도사
2023.04.11 14:14:43
대리비도 없는 넘들은 술을 먹지 말고 그냥 죽어라
답글작성
1
0
알고있다
2023.04.11 12:34:00
나의 눈에도 눈물이 뚝뚝 떨어지네 어느 술취한 인간때문에 승아엄마는 이제 세상을 떠날때까지 한 순간도 딸을 잊지못할 것이다
답글작성
1
0
Patriot
2023.04.11 14:47:07
음주운전은 살인이다. 왜 술 쳐마시고 운전을 하니? 최소한 10년은 깜빵에 처넣어라.
답글작성
0
0
시간속에서
2023.04.11 14:43:59
음주운전으로 사람이 사망하면 최소 10년 이상의 형을 살게 해야 한다. 고의적인 살인이나 마찬가지다.
답글작성
0
0
터프가이99
2023.04.11 14:05:33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어린 자식 떠나보낸 부모 마음이 얼마나 찢어질까요. 이러한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합니다.
답글작성
0
0
일반인
2023.04.11 13:58:13
판사들의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관대함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 이런 사고는 계속된다. 총기규제를 못하는 미국의 매일 일어나는 총기사고처럼,
답글작성
0
0
보라빛 향기
2023.04.11 13:54:14
한 인생이 막을 내리게 되고, 한 가정이 평생 눈물로 보내야만 하는 현실에 그저 먹먹하기만 합니다. 승아야, 아픔 없는 예쁘고 아름다운 곳에서 영원히 쉬시길,,,,,,
답글작성
0
0
니는니고내는내다
2023.04.11 13:42:56
음주운전과 윤석열식 음주정치에 철퇴를 내려 이땅에서 살수 없게 만들어야 합니다.
답글작성
0
1
사상마련
2023.04.11 13:38:28
인간사 어디나 사고는 항상 나죠.
답글작성
0
0
승리의그날까지
2023.04.11 13:29:35
가슴이 아프다 휴...
답글작성
0
0
장기동2
2023.04.11 13:15:20
대통령OO는 눈 멀었나?
답글작성
0
5
장기동2
2023.04.11 13:06:31
대통령은 뭐하는지?
답글작성
0
5
무애
2023.04.11 12:38:13
내 일 같이 가슴이 아프네요.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답글작성
0
0
얄루
2023.04.11 12:30:26
민식이법 막고 자식팔이한다던 자한당사람들 어디한번 얘기해봐
답글작성
0
6
많이 본 뉴스
1
퇴직해도 현역 때처럼 활기차게 사는 사람의 비법 3가지 [행복한 노후 탐구]
2
태풍급 강풍 속 강릉 산불, 헬기 못띄울 상황... 주민·관광객 대피중
3
유동규 “정진상, 이재명과는 언제든 문 박차고 들어갈 정도 돼야 한다고 말해”
4
“다신 모로코 오지 마” 백종원 SNS에 달린 악플 세례, 그 이유는
5
‘日光’ 친일 몰이에...기장군 “항일운동 지역, 주민 전체 명예훼손”
6
박근혜, 1년여 만에 동화사 외출....“다시 하이소” 외침에 미소
7
[단독]경찰 머리채 잡은 검사 임용 예정자, 주폭으로 현행범 체포
8
한국 외교 장관의 힌디어 인사말… 인도서 쏟아진 박수갈채
9
尹스승 송상현 “최근 위기는 ‘쓴 약’...더 겸손하면 전화위복 될 것” [송의달 LIVE]
10
강릉 산불, 강풍 타고 해안으로 급속 확산
오피니언
정치
국제
사회
경제
스포츠
연예
문화·
라이프
조선
멤버스
DB조선
조선일보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개인정보처리방침
앱설치(aos)
사이트맵
Copyright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