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노래
파블로 카잘스(1876-1973)는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 세계적인 첼리스트이다.
그는 자기 조국을 암흑기로 만든
프랑코 독재에 반대하여,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처지였다.
카잘스는 1971년 유엔을 방문하여 연주하였는데,
스페인의 비참한 현실을 알리는 기회였다.
이 자리에서 카잘스는 ‘새의 노래’로 연주를 마쳤다.
그동안 카잘스가 연주한 숱한 곡들이 있지만
가장 오랜 감동을 준 것은 ‘새의 노래’다.
‘새의 노래’는 카잘스의 고향 카탈루냐의 민요인데,
카잘스가 첼로에 맞게 편곡한 것이다.
본래 ‘새의 노래’는 크리스마스 캐롤로,
아기 예수를 기쁨과 향기를 주는 꽃으로 비유하여
온갖 새들이 반긴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카잘스는 모든 연주회 레파토리 끝을
늘 ‘새의 노래’로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태어난 고향의 민요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새의 노래’라는 곡으로 카탈루냐의 새들은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면
‘피이스 피이스’라고 노래합니다.”
‘새의 노래’에서 새는 ‘peace, peace’라고 노래한다.
마치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라고
노래한 천사들과 같다.
카잘스는 생전에 독재자 프랑코 지배하는 조국을
끝내 방문하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돌아갔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