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해외여행이 원색적(?)이었다면 이번 운남성 여행은 파스텔 색조였습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기위해 무지하게 열심히 뛰어다녔던 예전의 여행과는 달리
한 박자 늦추면서 한가로이 호숫가를 거닐고, 호도협 트레킹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했습니다.
8월 8일 출발하여 늦은 밤, 쿤밍공항에서 한스를 만났다.
그의 집에서 이틀 머물면서 쿤밍의 차시장, 운남영상 공연관람, 석림관광을 다녀왔다.
세번째 중국 여행이었는데, 말이 안통하는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영어도 통하지 않고 내 중국어는 '이, 얼, 싼...'밖에 안되니 좌절할 수 밖에....
한스의 도움으로 우린 버스를 타고 따리로 이동했다.
따리에서는 '계수나무'에서 묵었는데 날씨도 좋고 공기도 좋고 고성의 경치도 좋으니 딴 세상에 와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른 아침에는 북문쪽의 시장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창산 트레킹도 다녀왔다.
고성의 남문 쪽에서 만난 옛날 복장의 사람들,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받는 모양이다. 로마의 콜로세움에서 로마병사 복장을 입은 이들에게 당했던(흥정을 미리하고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아픈 추억으로 인해 난 그냥 지나쳤으나 우리 일행 중에 그와 사진을 찍은 사람이 있었다. 나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말았단다. 사진 찍은 후에 모델은 중국어로 무언가를 요구했고 일행은 짧은 중국어 실력의 나를 불렀다. 손을 내밀며 돈을 내야된다는 듯한 이야기를 한다. 얼마냐고 물으니 한참을 생각한 뒤 '싼쓰콰이, 이커런 쓰콰이, 타먼 싼꺼런'이란다. 흥정을 시작해서 '십위안'을 주겠다니 들고있는 물건을 바로 세우며 '삼십위안'만을 외친다. 중국어는 안되고 미치겠다. 하지만 가이드 북에서 읽은대로 소란은 절대금물,카메라를 가지고와서 모델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지웠다고 우리말로 일러보지만 막무가내다. 5분 이상을 집요하게 따라오며 큰소리로 돈을 달란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영어로 의사전달을 시도했다. 자기는 영어 모른단다. "나도 중국말 몰라. You have to say about ~~~" 등등 넌 사진을 같이 찍으면 돈을 달라고 미리 말해야 했는데 안했으니 난 돈을 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돌아섰다. 또 부른다. 이제는 쓰콰이라도 달란다. 아주 봐준다는 표정으로 "뚜이, 뚜이. 쓰콰이"를 외치며 손을 내민다. 내 대답은 "no!". 결국 한 푼도 주지 않았다. 미안한 마음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상황에서 한국식 정서는 통하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사진 안지우고 이렇게 버젖이 가지고 있지롱~~~-
얼하이 1박 2일 투어는 이번 여행에서 최고의 휴식이었다.
남조풍정도에서 한가로이 섬을 거닐고 그늘에서 차 마시며 책읽던 그 시간은 영원히 잊을 수 없다.
숙소를 여섯명이 같이 써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가기로 했던 만큼, 기대보다는 불편할거라는 생각으로 갔다.
하지만 낭만적인(?) 화장실과 세면대, 은은하게 풍겨오는 천리향의 내음~~~~
바위 아래 지어진 부엌과 새까맣게 그을린 찻물 주전자와 모닥불, 바위 틈에서 열심히 들랑거리는 생쥐까지도 평온하고 행복해보였다. (호숫가 산책 중에 찍은 나룻배)


지금도 명상을 하려고 눈을 감으면 이 곳의 평화로움이 자꾸 떠올라 집중을 방해한다. 그래도 좋다. 행복이 거기 있었다.
리장가는 침대칸 열차를 타고 이동했다. 따리 역에서는 2층에서 3층으로 오르면서 고산병증세를 느껴 잠시 불안했었다.
기차는 연착하고 사람들은 열심히 줄을 서있다. 숨쉬기도 곤란하고 머리도 아픈데, 이를 어쩌나...
앞에 선 학생(?)쯤으로 보이는 귀여운 소저에게 물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티켓을 보여주며 같이 가는 것 맞느냐고. 그렇단다. 소저가 자기 티켓을 보여주는데 '35위안'이다. 내가 "내것은 63위안인데 뭐가 다르냐"고 물으니 자기들은 가서 자리를 맡아야하니 먼저가려고 줄 서 있는 것이고 내 티켓은 정해져 있는 침대칸이니 줄 서지 않아도 된다고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란다. 얼마나 고맙던지. 한참 만에 역무원이 문을 열어주는데 'WOW'. 줄서있던 사람들이 전력질주한다. 뉴스나 사진에서 보던 그 광경이다. 침대칸에 타고 보니 올라오면서부터 칸을 확인하고 티켓 있는 사람만 올려보내더니 다른 칸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열차 칸을 넘는 문이 잠겨있다. 누워자다가 친절한 중국 총각의 안내로 이것 저것 이야기를 해주는데 오로지 중국말 뿐이다. 무지개가 떴다고 보란다.
hotel에서 픽업나온 택시기사를 따라 숙소로 이동했다.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받은 메일을 출력해서 가지고 갔다. 호텔에 도착해 60원을 주니(택시 2대) 택시 기사는 50원씩 100원을 달란다. 메일을 보여주고 30원씩 60원을 주었다.
(여행 마치고 돌아와 메일을 확인하니 뒤에 온 메일에는 50원씩 100원 주라고 적혀있었다. 이를 우짜노~~~ 미안해서...)
하룻 밤 자는데 500위안이나 쓰면서 묵었던 Zen garden이다

이 호텔에는 호주에서 온 언니네 부부가 묵고 있었다. 일년만에 만나 신이 난 우리는 일행을 버리고 우리 끼리 놀았다. (일행의 눈총을 맞아 무지하게 따가왔지만 ㅋㅋㅋ) 수호고성으로 이동하여 게스트하우스에서 생활하며 옥룡설산, 호도협 트레킹을 가기로 했으나 언니의 고산병이 심해져 언니 내외를 두고 우리 일행과 함께 한스의 투어 팀에 합류하여 호도협, 샹그릴라 2박 3일 투어를 떠났다.
jane house에서 나와 다른 사람들 말타고 이동할 때, 우리 부부는 걸어서 차마객잔을 향했다.
점심도 안 주고 나시객잔까지 가야된단다. 가방 속에 있는 먹을 것들을 총동원해서 먹으며 갔다. 나시객잔에서 점심을 먹을 때가 오후 3시 20분, 다시 차마객잔을 향해 출발했다. 28밴드라고 힘들다고 말하지만 트레킹을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이 마부였다. 나시에서 출발하면서부터 마부 한사람은 말방울 달랑거리며 끝까지 따라온다. 남편이 힘들어 할 때마다 "저 아저씨는 정상까지 따라온대, 그러니 무시하자고"말하면서도 짜증이 난다. 어떤 젊은애들은 세명이서 걷고 말이 짐만 맡아가지고 간다. 걷다가 쌍무지개를 만났다. 차마객잔에서의 맥주 맛도 좋았고, 싸늘한 느낌의 공기도 좋았다. 백숙이 맛있다고 예약하라더니 너무 많아 먹지도 못해 아까웠다. 한스는 한 마리로 두 명쯤 먹을 수 있다고 했지만 내가 보기엔 4인가족 기준 한 마리면 좋을 듯하다. -우리 식구가 너무 적게 먹나?- 닭이 오리만큼 큰 듯했다. 늦은 점심으로 인해 저녁 식사가 홀대를 받는 순간이었다. 북경과 상해에서 온 한국인 가족들과 이야기도 나누었다. 그들이 말을 탔기에 차마객잔에서 인사도 나누고 서로의 일과 여행에 대해 이야기 했다.
여행한 도시들의 순위를 정한다면 리장-따리-쿤밍-샹그릴라 라고 할 만큼, 마지막으로 도착한 샹그릴라는 별로였다.
여행 계획단계에 한스와 상담을 하는데 "샹그릴라에는 샹그릴라가 없다"는 한스의 조언으로 난 이 곳을 여행지에서 제외시켰었다. 중간에 계획을 바꾸어 한스 투어팀에 합류하면서 오게 된 곳이다. 그러나 이 생각은 푸타추오 국립공원을 보기 전까지의 것이다. 송찬림사도 내게는 별 느낌이 없었지만 오후에 갔단 푸타추오는 '이 곳이 샹그릴라로구나'라는 판단을 내리기에 충분했다. 시원한 바람과 멋진 호수, 그 호수에 비친 타이가의 숲, 풀 밭에 한창 핀 들꽃들이 우릴 매료시켰다.
우린 빵차로 리장으로 돌아오고 다른 팀은 쿤밍으로 버스타고 간다더니 밤 12시쯤, 리장 숙소에 도착해서 한스에게 도착했다고 전화하니 버스 고장으로 길가에서 기다린단다.
19일 돌아오는 길, 쿤밍공항에서 일행 중 세 사람을 만났는데 버스 고장으로 정말 고생했단다. 아침 8시 도착하기로 계획되었던 버스가 오후에서야 쿤밍에 도착했다나~~~
날씨부터 교통 수단에 이르기까지 우리 일행은 축복 받은 여행이었고
현지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까지도 우리 여행을 위해 미리 세팅해놓은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심지어 따리 고성 남문의 병사 복장을 한 따꺼까지도 우리 여행 심심할까봐 등장시킨 인물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여행 사진 모아 '포토북'을 만들었는데 오늘 보내온단다.
사진을 보면 또 그 때의 행복이 되살아나겠지...
고마워요! 한스
잘 살아요!!!
여행 마지막을 같이 했던 상해의 왕자 엄마도 잘 지내요!!!!!
또 만나요!!!!!!!!!-짜이찌엔-
덕분에 행복해요
첫댓글 잘 봤습니다. 여행지에서 말이 안통하다보면 무조건 의심하고 우기고 보는데 나중에 알고보면 앗! 이건 나의실수~~!!
돌이킬수없지만 애교로 봐달라는 맘밖에 없죠....다음엔 우기지 말아야지하고 미안한 마음을 감추고삽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