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가면 영건 3인방과… 잔류땐 존슨·실링 받쳐줄 재목
‘2003시즌에는 선발 투수.’
메이저리그의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3ㆍ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내년 시즌 선발 투수의 꿈을 어떻게든 이룰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을 마침으로써 연봉 조정 신청 자격(풀 타임 3년)을 획득한 김병현의 거취는 현재로서는 다소 불투명한 상태.
1루수 에루비엘 두라소와 함께 애리조나를 떠날 1순위 후보로 꼽히지만 잔류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내년 시즌 ‘김병현=선발’이라는 결과로 귀착될 확률이 크다.
김병현의 이적 가능성이 높은 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올 시즌 제 4선발로 뛰었던 코리 라이들을 토론토로 보내고 두 명의 마이너리거를 받았다.
김병현이 애슬레틱스 유니폼을 입을 경우 기존의 영건 3인방(배리 지토, 마크 멀더, 팀 허드슨)과 함께 젊은 어깨 4인방이 선발 마운드를 구축할 여지가 넓어진 셈이다.
물론 현재의 마무리 빌리 코치가 팀을 떠나면 김병현이 이를 대신할 수도 있지만 애슬레틱스는 김병현을 마무리보다 선발로 내세울 것이라는 게 현지의 분위기다.
애리조나에 잔류할 경우도 김병현은 선발로 뛸 공산이 크다. 마무리 매트 맨타이가 부상서 회복한 데다 구단 역시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의 뒤를 받쳐줄 선발감을 꾸준히 물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간접적인 선발 영입 후보로 거론되던 로저 클레멘스(뉴욕 양키스) 톰 글래빈, 그레그 매덕스(이상 애틀랜타) 등 타 팀 선수들의 애리조나 정착은 현재 물 건너 간 게 사실. 결국 구단으로서는 내부서 후보를 찾을 수밖에 없고 그럴 경우 선발을 희망하는 김병현이 유력하다.
특히 구단은 김병현에게 선발 자리를 내줌으로써 연봉 협상서 다소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한편 최근 애리조나는 두라소와 매트 윌리엄스 등을 내주고 콜로라도의 래리 워커를 받는 트레이드도 함께 추진 중인데 김병현이 여기에 포함될 경우에는 내년 시즌 선발 전환이 어려워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피닉스=이석희 특파원 seri@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