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넷플릭스가 대세는 대세 같습니다. 9.000원을 결재하고 드라마200회를
보았어요. 고려사 학습 막간에 거미네 서방 조정석의 ‘녹두꽃’을 보았습니다.
“아따, 정석이 이놈 자석 연기 잘합디다.” 콧물 눈물 질질 흘리면서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데 오리지널 토박이도 시름을 잊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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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우리 논에 앉지 마라
새야, 새야 파랑새야
우리 밭에 앉지 마라
아랫녘 새는 아래로 가고
윗녘 새는 위로 가고
새야, 새야 파랑새야
우리 밭에 앉지 마라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새야, 새야 파랑새야
우리 밭에 앉지 마라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꽃이 떨어지면
새야, 새야 파랑새야
우리 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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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를 제가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았는데 동학
혁명이 일어났던 시대와 50년 밖에 간격이 나지 않아서였습니다. 5.18이
광주에서 일어났던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녹두꽃'이 2919년
에 나왔으니까 ‘미스터 선 샤인’ 후속 타로 나온 것입니다. 물론 방송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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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긴 하지만 여러모로 ‘미스터 선 샤인‘의 후속 타처럼 느껴졌습니다.
'녹두' 여주인공 역의 버들이와 송자인, 백 이화는 김 태리 캐릭터를 나눠
놓은 것으로 느껴지더이다. 그중 전주여각의 송 자인이 가장 a like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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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습니다. 한 예리는 김 옥빈 이후 발굴한 김 효석 사단입니다. 물론 전 봉준
역의 최 무성이 역기 력도 특급입니다. 사진 이미지도 싱크로 율이 가장
높았어요, 이천이 이 정재 사단의 영향으로 텃새가 높다고 하면, 전라도는
동학의 농민 봉기가 전라도 스타일을 양산시켰다고 봅니다. 전봉준의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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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 정도 인줄은 몰랐습니다. 정읍 내장산에 가다보면 입구에 전 봉준
동산과 부조가 있습니다. 작년에 갔다가 그냥 왔는데 시간 있을 때 핑게 김에
역사 탐방을 해야겠습니다. 극중에서 대나무가 자주 나오는 것은 가사문학
때문일까요? 짠한 년 '버들이' 때문에라도 찬찬히 다시 한 번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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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
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를 담은 드라마 ‘녹두꽃’을 리스펙트합니다.
조정석과 윤 시윤은 같은 아버지를 뒀지만 다른 삶을 사는 이복형제 백이강과
백 이현으로 등장합니다. 윤 시온, 조정석의 캐릭터는 제게도 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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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봉준이 원래 체구가 작았다고 해요. 작은 고추가 매운 건지도 모르겠네요.
최 무성은 동생 친구 명섭 이를 닮았어요. 나이도 비슷하고요. 제가 중매를
선 친구인데 잘 살고 있나 모르겠습니다. 어린 시절 백 이강이 동생 백 이현을
챙기며 끔찍이 아낀 시퀀스에서는 언니야! 언니야! 하면서 저를 따르던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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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이 났어요. 그리고 지금 나는 이강 이에게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을 이실직고 해야겠습니다. 본시 형제란 원래부터 적이라는 걸 알면
기대할 것도 없을 것인데 말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동학농민혁명의 시발
점으로 불리는 고부(city)의 농민봉기. 이로 인해 백이강-백이현 형제의 운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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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소용돌이에 휩쓸리기 시작합니다. 조정석, 윤시윤 두 배우는
처절하고 강력한 연기로 형제의 운명과 감정 변화를 밀도 있게 표현해요.
제가 다 반했어요. 공중에 매달리고 밤새 산길을 헤매는 등 몸 사리지 않은
것은 물론, 절박한 상황 속 인물의 감정을 극으로 끌어 올렸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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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형제의 운명에 이입하고, 두 배우의 연기에 몰입하다 보니 블랙 홀로
빨려둘어간 느낌입니다. '녹두꽃'은 정 현민 작가의 촘촘하고 치열한 스토리,
신 경수 감독의 선 굵은 연출력도 김 은숙 사단을 버금갑니다. 제 전제적인
느낌은 동학농민항쟁은 단순한 반란이 아니라 봉건의 한 시대를 마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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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의 신 새벽을 열어젖힌 전환기적 사건일 것입니다. ‘사람이 곧 하늘’
이라는 믿음으로 자유와 평등, 민족 자주가 실현되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아래로부터의 혁명입니다. 물론 미완의 혁명이었지만 적의 간담을 충분히
싸늘하게 했다고 봅니다. 우금치의 2만 명의 목숨 값이 3·1 운동으로, 항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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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투쟁으로, 4·19로, 6월 항쟁으로 면면히 이어져 왔을 것입니다.
결국 녹두꽃은 녹두장군 전봉준의 일대기가 아니라 항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궤도를 이탈해버린 민초들의 이야기로 저는 봅니다. 혁명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서로의 가슴에 총구를 겨눠야 하는 이복형제가 써내려가는 애증과 영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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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입니다. 역사에 이름 한 줄 남기지 못하고 쓰러져간 무명전사들, 혁명과
반혁명이 교차하는 와중에도 삶의 의지를 잃지 않았던 갑오년의 위대한 백성
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고 믿었던 선조들의 우렁찬 사자후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나는 전봉준의 후예다!
2021.4.6.tue.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