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10년 2월에 순진하게도 졸업을 해버리고, 쉽지 않게 취업하였지만 취업활동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하고, 4월부터 일을 시작했습니다.단도직입적으로, 첫번째 직장이라고 생각하는 곳에서는 처음 두 달은 그렇게 열심히 일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CO-WORKER들하고도 아주 친해지진 못했고, 메신저질 하다가 쫓겨날 뻔도 했죠. (계약직이니까 가능한 일;; ) 그래도 나름 충격요법으로 크게 박살난 이후엔 스스로도 눈을 떠서, 나름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었습니다.━2.2개월 반 가량의 짧은 계약을 마친 뒤 다시 직장을 옮겼습니다. 창업한 지 1년 남짓 된 규모가 작은 벤처기업이었습니다. (IT는 아니고 먹거리 쪽입니다)상사가 될 분에게 잘 보여서 다른 면접의 기회를 박차고 들어간 것이니 만큼, 최선을 다했습니다. 편도 두 시간 반에 달하는 통근거리에도 아랑곳않고 매일같이 외근을 나갔죠. 하지만 실적으로만 평가받는 영업직이었던지라, 가끔 심하게 들어오는 실적압박이 심적으로 많은 부담이 됐었습니다.━3.결국은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로 했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사람 손이 필요한데 이 녀석(나)은 실적이 모자라고, 좀만 더하면 될거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 지, 본사에서 정직원 전환을 유보한다는 판단을 했다는 이유로 3개월 계약연장을 제안했었고, 저는 딱 하루간 고민한 뒤 거절했습니다.제가 거론한 이유는 1. 일단 처음에 약속한 내용과 다르기 때문에 이후 판단이 번복되더라도 나 자신의 3개월 뒤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과 2. 정말로 인력이 부족하고, 나를 성장시킬 의지가 회사에 있었다면, 회사는 나를 정직원 전환해서라도 가르쳤어야 했다. 는 것이었습니다.맺을 건 맺고, 끊을 건 끊어서 아르바이트로 주 2회만 일을 돕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저는 토익 응시료가 필요했고, 회사입장에선 후임인사가 이뤄질 때까지 업무부담을 경감시키고 싶었던 거겠죠. 이해가 일치해서 한동안 쭉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중간에 토익을 한 번 봤지만 성적은 그다지 향상되지 않았고, 토익스피킹도 좋게 말해서 '이제부터 올리면 돼' 수준이었죠.━4.어쨌든 회사를 그만두기로 한 그 주에, 해외취업 에이전트의 홈페이지를 뒤적거리다가 나온 채용공고에 3사 정도 지원을 했습니다. 자기소개서는 있던거 살짝 재탕하고 적당히 고쳐서 3시간 정도만에 써서 보냈죠. 세상에, 그렇게 줄줄이 물먹던 자기소개서를 한 군데가 좋게 봤는지 면접을 보자고 하더군요.면접 사전설명회에서 회사에 대한 설명을 다시 듣고, 다음 날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면접 순서에서 제가 처음으로 나섰습니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 지원했는데 이게 나중에 굉장히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제가 면접시간이 1.5배 정도는 길었거든요. 흐흐.━5.그리고 약 2주의 세월이 흘러, 탈락자에게는 문자통보가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하지만 1차 합격통보 소식도 없었습니다. 일주일을 기다리니 본사에서 합격통보가 나왔습니다. 차후 일정은 미정이고, 확정되는대로 알려준답니다.또 2주를 기다렸더니 이번엔 비행기 티켓 이야기를 합니다. 당일치기를 준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여기 동두천이라고. 김포까지 아침 7시에 무슨 수로 가!!(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면접보는 당일에 새벽4시에 일어나고 싶나요?) 라고 절규를 하고 날짜 변경을 요청했습니다.신기한 게, 이 과정에서 회사는 저에게 최대한의 배려를 해주었습니다. 티켓을 전일 몇시 쯤 도착으로 희망하냐고 물어보고는, 거기에 맞추서 전자티켓을 이메일에 넣어서 보내주더군요. 그리고는 자택이 공항에서 먼데 귀국 시간은 이대로도 괜찮은지도 물어봤습니다. 출국시간은 배려해줘도 귀국시간까지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 쉽지 않을텐데, 역시 이런 데에서는 굉장히 일본이 꼼꼼하더군요.━6.여기까지 글을 써놓고 무슨 회사인지 얘기도 안했네요. 일본에서 수위를 다투는 굴지의 물류전문회사입니다. 한국회사에 빗대어 말하면 한진운수나 대한통운쯤 되려나요? 어쨌건 편안하게 전일 출발하여 유학시절 섬겼던 교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면접에 들어갔습니다. 한 시간 반이나 일찍 도착해서 회사근처에서 우왕좌왕하다가 30분쯤 전에 들어갔네요.편안한 분위기에서 적성검사 테스트를 먼저 진행하고, 30분 간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영어로 자기소개, 영어 질문에 영어로 답하기는 완전히 시쳇말로 '발렸습니다.'그럼에도 학창시절과, 이전 회사에서 배우며 느꼈던 것들을 차근차근히 담아내고, 일본의 다양한 지방 중소기업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또한 선진물류기술을 착실히 배워나가서 종국에는 한국의 거대 물류회사에 임원으로 모셔가는 날이 올 때까지, 한국으로 돌아가진 않겠다는 각오를 면접에 담아냈습니다.그리고, 최종면접에 합격하여 내정을 했다는 메일이 오늘 도착했습니다.
━7.대개 이런 류의 글들이 날 따라해봐요 이렇게 라든지, 하면 된다라든지의 내용을 담게 마련이지만 저는 그냥 이렇게 해서 취업했다고만 쓰고 싶었습니다. 남들이 했다는 고생의 절반도 한 것 같지 않고,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에서 비슷한 기업에 이력서 내밀어봐야 서류조차 뚫기 힘든 스펙인데 합격을 했다는 사실이 나름 믿겨지지 않고 신기하기만 합니다.제가 이 회사에 뽑힌 건 역시 '외국인'이기 때문일 겁니다. 최근 일본기업들은 조직이 지나치게 경직되고 월급셔틀(...)이 늘어나고 있어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인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중 하나가 해외인재의 적극기용이라고 합니다. 올해만 해도 제가 아는 것만 10개 회사 이상이(그것도 동종업계에서 한국쪽 회사랑은 덩치가 비교가 안되는 대기업들이) 한국인을 뽑아갔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인의 성실성과 스태미너,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지만 저는 결코 그런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 뽑혔네요.━8.저는 어차피 오늘도 토익책을 보거나 스터디를 준비하는 많은 분들과는 같은 링에 오를 수 없다고 깔끔하게 마음을 정리했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걸 최대한 살려서 도전하여 이런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이게 당연히 끝은 아니죠. 회사생활이 어떨지 아직 모르니까요. 어쩌면 전에 일했던 두 번째 회사보다 훨씬 더 혹독한 영업필드로 내몰릴지도 모르겠습니다.하나 말할 수 있는 건, 자신이 스스로를 올바르게 파악하고, 그런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결국은 결실을 맺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왜 내가 일을 해야하는가, 살아오면서 어떤 일들이 있었고, 또 어떤 일들을 하고 싶은가. 이를 위한 준비는 어떤거고, 무엇을 해야 이룰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정리된 답을 가지게 되면, 어떤 자리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9.
우리나라 기업들은 '사람을 키운다'는 생각을 너무 안하는 것 같습니다. 기업 또한 일종의 교육기관일진대... 물론 회사들 입장에서도 나름 자기들도 돈들여서 사원을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최근의 스펙과열과 즉전력감만 원하는 취업시장 경향은 말 그대로 회사의 의무를 경쟁자들에게 떠넘기는 비열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진 재능,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숫자와 몇분 간의 만남으로 결정짓는 기업들에게 얼마나 미래가 있을지 솔직히 의문이 드네요.
(L모 그룹이라든지 특히 그렇죠. 간부사원 진급율이 낮아서 매년 대규모 채용이라고 떠들면서 실제로 회사/직군별로 쪼개면 TO가 두 자릿 수도 안 넘는다죠. 게다가 학점과 토익에만 집착해서 유관경험과 자소서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요. 저는 지난 3개월 간 일한 회사의 경험대로 동종업계 마케팅에 지원했는데 서류에서 물 먹더군요? 월급을 짜게 주니 간부급이 전부 이직한다는 걸 왜 모를까...?)
━10.
희망을 가져라 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처럼 하라고 말하는 것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정말 내세울 것 없는 인서울권 대학 분교 일본어과에 학점도 3.5, 토익800도 못넘고 자격증이라곤 운전면허증밖에 없는 저같은 놈도, 찾아보면 들어갈 데가 있더라는 얘기죠. 더 많이 준비하고, 더 많이 써보세요. 여러분이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있다면, 세상이 흔들어대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지금도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이 사실만을 기억해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여기는 취뽀니까, 스펙을 적어봅니다.
인서울 10위권 대학 분교/일본어통번역학과/학점3.50/JPT960/토익730/토익스피킹5(120점....WTF)/자격증없음/교환학생 1년/얻어걸린 마케팅 공모전 우승 1회/3개월짜리 계약직 2번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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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축하드려요~! 취업 준비생들에게 힘이되는 내용 입니다~
축하드려요^^ 쪽지 함 좀 확인 부탁드립니다.
글이 읽기가 상당히 어렵군요.. 글을 좀 더 간결하고 핵심을 알기 쉽게 쓰시는 연습을 하심이;;;;
축하드려요~!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리고, 혹시 해외취업 에이전트에 대한 정보좀 ^^
축하드립니다
JPT960..... 토익 960보다 더 힘들다는... ㄷㄷ 축하드려요
축하합니다. 저도 해외취업 에이전트 정보 좀 알려주세요~
일본 기업인데 영어가 중요한가요 ㅋㅋㅋ 저도 일본기업 최종 면접 기달리고 있는데 영어로 물어보더라고요..ㅡㅡ
일본어를 할줄 모른데서 그런가 ㅋㅋㅋㅋ
전 정말 해외취업하고 싶은데 부럽네요, 축하드려요!!
JPT에 토익까지 아
요즘 일본 불경기라 취업하기 힘들다던데, 정말 대단하세요~ 저도 처음엔 일본에 취직하려 했으나, 포기.. 아무튼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님의 가능성과 의욕이 어필이 되신 것 같아요~해외취업 에이전트 정보 여쭤봐도 될까요?
축하드립니다. 해외취업 힘듭니다. 생각보다 훨씬...취업도 힘들지만 회사 생활도 힘들죠. 전 중국에 있는 글로벌 전자회사, 디자인팀에 다닙니다. 영어보통수준, 중국어 기본, 업무하는데 지장없을 정도 수준 밖에 안되구요. 순전히 동종업계 경력 인정받고 뽑혔습니다. 말씀하신데로 외국에선 한국인의 끈기와 집요함. 성실함을 높이 평가합니다. 생각보다 해외취업의 문이 넓습니다. 도전하세요~
축하드려요
정말 축하드려요, 글 읽고 나니 저도 할 수 있을 꺼란 생각이 드네요! 열심히 해서 좋은결과 냅시다 우리 모두!!!!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나오네요; 축하드려요 ㅎ
우와아~~~ 정말축하드리고 부러워요
확고히 방향 설정하고 그대로 밀고 나가는 끈기를 가지셨으니 성공하는 건 당연.. 축하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좋은말 새겨들을께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축하드려요 ~^^
일본어를 잘하셔서 뽑히신거같아요^^ 축하드려요!!!
저도 해외취업 계속 알아보고 있는데 쉽지 않은데.. 정말 축하드려요!!!
우와 축하드려요^^
와! 축하드려요 :)!!
축하합니다~ 저도 해외취업 에이전트 정보 부탁드립니다~
해외취업 생각해보아야겠어요
멋지십니다. !
전 중심이 없어서..다시한번 마음을 다잡아야 겠습니다.
해외취업!!!!!!!!!!! 오우완전부러버영 ㅜㅜㅋ 축하드려요 :)
해외취업!!!!와ㅣ...
어떻게 하면 jpt960 딸 수 있나요? 토익도 jpt 이도저도 안되는 상황으로서 부럽네요 ㅠ
일본취업 주요정보는 어디서 얻으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축하합니다!!
축하드려요!
우와...
우와
제피티부럽 ㅠ
혹시.. XX토운수 아닌가요? 입사 희망자입니다! 실례될지 모르겠지만 aritomoto@gmail.com으로 연락 부탁드려도 될까요? 지원하려고 하는데 이것저것 묻고 싶은 게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