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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임박한 파국에 대비하라 자동차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 영국에서는 1865년 ‘붉은 깃발 법(Red Flag Act)’을 만들었다. 붉은 깃발 법은 자동차를 도심에서 시속 3,2㎞ 이상으로 못 달리게 하고, 한 대의 자동차에는 반드시 운전사, 기관원, 기수 등 3명이 있도록 제한하는 법이다. 당시 자동차는 증기기관차였기에 크기와 중량도 엄청나서(폭 2.7m, 무게 14t) 도로를 막기 일쑤였고 소음도 굉장했다. 당시에는 도로에 말과 마차가 주로 다녔는데, 이 법은 마차협회 등 기득권에 의해 만들어졌다. 영국은 가장 먼저 자동차산업을 출발시켰지만 이 법을 1896년까지 시행했다. 결국 후발주자인 독일과 미국에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운송수단인 자율주행차(self-driving car)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맥킨지 앤 컴퍼니(McKinsey & Company)에 의하면 “자율주행차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시점은 2020년부터이고, 2035년에는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약 743조 원에 이를 것이다. 또 자율주행차 세계 시장은 연평균 85%씩 성장할 것이다.” 브래드 템플턴(Brad Templeton)은 구글(Google)의 자율주행차를 창안했는데, “자율주행차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의 자동차는 간단하고, 자율주행하며, 매우 저렴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자동차를 소유하는 대신 빌려 타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차량공유 서비스기업 우버(Uber)와 구글, 애플(Apple) 등은 이러한 변화를 미리 읽고 일찌감치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데 뛰어들었다. 그리고 기존 자동차제조업체들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면서 차량공유 서비스도 하고 있다. 다임러(Daimler)는 카투고(Car2Go), BMW는 드라이브 나우(DriveNow), GM은 리프트(Lyft) 등 차량공유 서비스를 하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레벨 5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2026년 이후에 상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구글과 BMW 등 글로벌기업들은 2025년 무렵에 레벨 5 수준의 완전한 자율주행차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나라는 미국, 영국, 중국이다. 미국은 2011년 네바다 주에서 구글 자율주행차의 도로주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을 세계 최초로 통과시켰고, 영국은 2015년 자율주행차 운행법을 제정하고 2017년 자율주행차량 사고 관련 보험 규정도 도입했다. 중국은 자율주행차 상용화와 자율주행 도시를 구축하기 위해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등 BAT가 자율주행차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에 따르면 “2035년 전 세계 자율주행차 판매량은 1,200만 대에 이를 것인데, 그중 4분의 1 이상이 중국에서 판매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은 내연기관과 수소연료 연구개발 능력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자율주행 기술은 미국에 비해 뒤처진 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내비건트 리서치(Navigant Research)에 따르면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구글, 애플, 다임러, 아우디(Audi), BMW, GM이 선두주자이다. 그 뒤를 볼보(Volvo), 포드(Ford), 도요타(Toyota), 혼다(Honda)가 바짝 뒤쫓고 있고, 그 다음 그룹에는 폭스바겐(Volkswagen), 닛산(Nissan), 재규어 랜드로버(Jaguar Land Rover), 테슬라(Tesla), 현대기아자동차가 위치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2020년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렴한 가격에 출시해야 하는데, 10~20만 원대의 저렴한 레이더 센서를 활용한 자율주행차를 생산할 것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2009년부터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2016년 국내 최초로 도로 시험주행이 가능한 면허를 취득했다. 또 미국 네바다 주에서 제조사로는 처음으로 모든 도로와 기후환경에서 주행시험을 할 수 있는 면허도 취득했다. 2017년 1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7’에서는 야간도로 환경을 포함한 도심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여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8년 2월 자율주행차 연구 개발을 전담하는 ‘지능형안전기술센터’를 신설했고, 서울에서 평창까지 190㎞ 거리의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자율주행차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서는 연간 135만 명이 자동차사고로 사망하고 있다. 24초당 1명꼴로 사망하는 셈인데, 중국에서 27만 명, 인도에서 23만 명, 미국에서 3만 명, 한국에서 5,800명이 사망하고 있다.” 자동차사고의 94%는 인간의 실수와 과실로 발생하는데,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것이다. 미국에서만 교통사고로 연간 2,77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기록하는데, 이러한 손실도 줄일 것이다. 조만간 상용화될 자율주행차는 더욱 작아지고, 전기로 움직이며, 수백 개의 부품만으로 구성될 것이다. ‘블록체인AI뉴스’ 기사에 따르면 “2030년 모든 신차는 전기자동차이자 자율주행차가 될 것이다. 누구나 자율주행택시를 이용하게 되므로 내연기관과 관련된 자동차업체의 80%가 사라지고, 고속도로의 80%와 주차공간의 80%가 필요 없어질 것이다. 자동차를 소유하는 사람이 줄면 자동차 보험산업도 위축될 것이다.” 결국 자율주행차는 에너지산업, 자동차산업,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 구글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인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는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8가지 파괴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째, 소매산업 판매세의 감소: 소매산업 판매세의 10%는 자동차 판매로 발생하는데, 자율주행차가 확산되면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 것이다. ■둘째, 교통위반 범칙금의 감소: 뉴욕에서는 19억 달러의 교통위반 범칙금을 징수하고 있는데,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범칙금이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교통사고 담당 판사, 운전교육, 운전면허증이 불필요해진다. ■셋째, 공항의 감소: 공항 수입의 41%는 주차 및 육상운송으로 발생하는데, 이 수입이 줄 것이다. ■넷째, 대형매장 등의 주차장 감소: 대형매장은 자가운전자들을 위해 넓은 주자창을 보유하고 있는데, 주차장 면적이 줄 것이다. ■다섯째, 병원의 감소: 교통사고가 획기적으로 감소하므로 교통사고 환자가 줄 것이다. ■여섯째, 면허세, 등록세의 감소: 자동차를 소유하는 대신 공유하는 사람이 늘 것이므로 차량 등록대수가 줄 것이다. ■일곱째, 지방세 수입의 감소: 자동차를 소유하는 사람이 줄면 지방세가 50% 감소할 것이다. ■여덟째, 도시 경제의 변화: 물류 및 운송 분야를 비롯해 자동차보험, 카센터, 세차장, 운전학원, 교통경찰 등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도로와 주차장 등을 더 이상 늘릴 필요가 없어지므로 토지가치가 하락할 것이다. 현재 전 세계의 자동차는 평균 4%만 운행되고 있는데, 나머지는 주차장에 있다. 결국 미래에는 자동차를 더 이상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크게 줄어 지구온난화를 예방할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교통 및 운송산업뿐만 아니라 관광, 문화, 유통, 제조, 에너지, 부동산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면 운전자가 자동차에서 이동하는 시간 동안 업무를 보거나 영화관람 등 취미활동을 할 수가 있다. 운전에 허비되는 시간이 줄면 도시 외곽에 거주하는 사람이 늘면서 도심과 외곽의 부동산 가치도 달라질 것이다 |
글 = 황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