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가정의학과 전문의 고아라 원장
| 혈당변동성 높으면 혈관 손상 위험... 당뇨 합병증 발생 위험 높아
| 혈당 관리 위해서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게 중요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600만 명을 넘어섰고, 경계성 당뇨 환자는 약 158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 전단계를 의미하는 경계성 당뇨는 진단 후 관리를 하지 않으면 금방 당뇨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당뇨 고위험군에 속한다. 무려 2,0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당뇨병 을 앓고 있거나 잠재적 당뇨병 환자인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층의 당뇨병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고아라 원장(서울드림의원)은 당뇨병 환자나 경계성 당뇨에 있는 사람들은 혈당변동성 관리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화혈색소 수치를 보인다고 해도 혈당변동성이 크면 혈관을 손상시키기 쉬워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하거나 암, 치매 등의 합병증 발생률이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고원장에게 혈당(특히 혈당변동성) 관리 방법과 당뇨에 좋은 식단 등 당뇨병 관리에 대해 물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고아라 원장 | 출처: 서울드림의원
Q. 혈당관리의 지표로 많이 사용되는 당화혈색소란 무엇인가요?
혈당이 높아지면 혈액 내 산소 운반 역할을 하는 적혈구 속 혈색소와 혈중 포도당이 결합하게 되는데, 이를 당화혈색소라고 합니다. 이렇게 결합한 상태는 약 120일 정도의 적혈구 수명이 다할 때까지 유지되는데 이를 통해 2-3개월간의 평균적인 혈당 상태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검사입니다. 그러나, 만성콩팥병, 투석 환자, 빈혈이 있는 경우 적혈구 상태에 따라 검사 결과가 부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Q.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으면 만성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요.
일반적으로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을수록 더 높은 혈당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당뇨 합병증 발생 가능성 또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당화혈색소가 높을수록 미세혈관 대혈관합병증, 말초신경손상, 인슐린저항성 증가, 췌장세포 기능저하 등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 혈당변동성에 따라 혈관 건강에도 차이를 보인다고 들었습니다.
당화혈색소 수치로 혈당 스파이크와 같은 혈당변동성까지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당화혈색소 수치라고 하더라도 혈당변동성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에 따라 혈관 상태도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고, 만성 합병증 발생 확률에서도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혈당변동성이 클수록 혈당 스파이크가 더 많이 나타날 것이고, 혈관 질환을 비롯한 각종 합병증 위험이 높아집니다.
혈당변동성이 클수록 각종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Q. 혈당변동성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혈당변동성은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팔이나 복부에 부착하여 실시간으로 피하에 삽입된 센서로 혈당을 측정할 수 있고 앱을 통해 손쉽게 눈으로 혈당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혈당변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다양한 요인이 있습니다. 식사시간이 규칙적이지 않은 경우, 탄수화물이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 단순당(탄산음료, 믹스커피, 쥬스, 설탕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 운동량이 적어 혈당이 높게 상승하는 경우 혈당변동성이 커집니다. 또한 과한 스트레스로 인해 스트레스 호르몬이 방출되면 고혈당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Q.혈당변동성은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요?
혈당변동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과식이나 폭식을 하지 않고, 탄수화물을 적절히 제한한 식단으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을 통해 에너지 소비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Q. 당뇨에 좋은 식단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들은 당뇨에 좋은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어봅니다. 당뇨에 안 좋은 음식은 많지만, 당뇨에 특히 좋은 음식이 있다고 말씀드리지는 않습니다. 사실 어떤 좋은 것을 먹는 것보다도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게 당뇨 관리에는 중요합니다. 적은 양이라도 영양소가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인 시간에 먹는 것이 혈당 관리에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또 간헐적 다식이나 키토 다이어트 같은 단식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당뇨에 도움이 되는지가 많이 듣는 질문 중에 하나입니다. 당뇨약을 먹는 도중에 단식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저혈당의 위험성 등이 있고 혈당변동성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합니다.
Q. 그렇다면 당뇨병 환자가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 좋은 다이어트 방법이 있을까요?
균형 잡힌 식단으로 소식하고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다이어트 방법일 것입니다. 극단적인 다이어트와 운동은 강하게 눌린 스프링이 더 강하게 튀어나가는 것처럼 심한 요요현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다이어트 방법은 아닙니다.
Q. 당뇨병 환자 등 당뇨 관리에 신경을 쓰는 이들에게 조언할 것이 있다면요?
당뇨병 환자라면 이렇게 하면 당뇨 조절이 잘 된다며 현혹하는 말을 하면 쉽게 혹하게 마련입니다. 당뇨 관리는 평생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직장 생활 등 사회생활을 하면서 끼니를 정성스럽게 챙겨 먹는 것도 쉽지 않고, 소식을 유지하는 것도, 시간 내서 운동하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막 당뇨 진단을 받고 우리 병원에 내원한 환자들에게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생활 습관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변화를 준다면 점차 당뇨 조절하는 것이 익숙해지고 한층 관리가 쉬워집니다. 혹시라도 관리를 게을리했다면 다시 시작하면 되니, 낙담하지 말고 가까운 병원에 내원하여 주치의와 상담하여 꾸준한 관리를 지속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작권©언론사 하이닥,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신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