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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리문화
2013년 12월 유네스코의 제8차 무형문화유산보호 정부간 위원회에서 와쇼쿠(和食), 특히 신년 축하를 위한 일본의 전통 식문화라는 이름으로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동아시아에서는 최초였다. 이보다 앞서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음식 문화로는 프랑스 요리, 지중해 요리, 멕시코 요리가 있다.
현재 일식은 프랑스 요리와 함께 세계 파인 다이닝을 주도하고 있다. 미슐랭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의 수가 도쿄는 파리조차 가뿐히 뛰어넘은 1위이고 오사카, 교토, 심지어 나라현까지 순위권에 오를 정도이다. # 뉴욕, 런던, 파리, 싱가폴 등 주요 도시에서도 미슐랭 스타를 받는 일식당이 기본적으로 세 네 곳 이상 있을 정도이다.
일식(日食, 일본식 호칭은 日本食), 화식(和食)이라고도 불린다. 일본 요리의 주요 특징으로는 '생식(生食)', '(재료 본연의 맛을 중시하는) 담백한 양념류', '섬세한 담는 방식' 이상의 세 가지가 주로 꼽힌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선 스시, 소바, 낫토, 오뎅 등의 일본 요리가 널리 알려져 있다.
유럽을 포함한 서구권 나라에서는 '동양'하면 생각나는 요리로 태국 요리와 일본 요리가 꼽힐 정도로 유명한 편이다. 특히 일식은 서양인들이 동양 음식에 머릿속에 품는 것 이상의 체험으로 느끼는 감이 있다보니 먹으면 건강해지는 요리 같은 이미지가 있다.
바다를 끼고 있다고는 하지만 오랜 역사 동안 여러 의미로 부대껴 온 바로 옆나라이기도 하다보니 한국 요리와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기도 했다. 한국에서 '김치' 하면 생각하는 고춧가루 넣은 김치류들은 고추가 포르투갈로부터 일본을 거쳐 들어온 뒤 나온 것이고,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어묵을 포함해 여러 일식들이 한국 내에서 대중음식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일본 또한 한국의 고기 문화가 전파되면서 야키니쿠가 등장했고 원래 한국 요리인 명란젓은 아예 일본의 국민 음식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이상하게 일본 요리는 양이 적어서 먹을 만한 게 아니라고 알려졌는데, 사실 1980년대와 1990년대 버블 경제와 엔고의 영향이 컸다. 한국이 여행자유화가 이루어진 시점이 1989년부터인데, 이 때가 한참 버블 경제의 절정이었기 때문에 음식의 고급화에 열을 올렸던 데다가 1986년 플라자 합의 이래 1990년대 중후반까지 일본 물가가 엔고의 여파로 인해 세계적으로 비싸기로 악명이 높았었다.
한마디로 버블+엔고+고급화까지 겹쳐서 '고급적인 식사' 한 끼를 하는데 한국에서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높은 가격을 요구했다. 이렇다보니 가성비는 찢어지게 비효율적이었고 양조차 많지 않으니 '가격만 비싸고 양이 적다.'는 이미지가 박힌 것이다.
다만 일본 또한 필연적으로 버블이 터지고 디플레이션과 불황에 처하면서 체면치레 따윌 할 여유가 없어져서 '가격이 높은 고급식'보다는 '어쨌든 배를 든든히 채울 수 있는 식단'의 수요가 많아졌다. 그래서 야채 등 저렴한 고명을 가득 얹은 라멘이나 크기가 엄청난 돈까스 등 속칭 '폭식계'라 불리는 메뉴들이 유행했고, 심지어 이마저도 비싸다 여겨 편의점 도시락 같은 즉석식품에 눈을 돌릴 정도였다. 이렇게 경제불황 및 적당한 가격의 식재료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면서 물가도 어느 정도 내려가는 효과를 보기도 했고 이런 '대중적인 식사에 대한 인식'은 현재까지도 큰 차이 없이 내려오고 있다.
아이러니한 건 정작 한국이 일본과 정반대로 저렴하고 양 많은 식사에서 비싸고 고급스러운 소식문화로 바뀌어 간다는 것. 심지어 대중음식 분야에서도 건물주들의 높은 임대료 요구와 젠트리피케이션, 브랜드화, 식재료 전처리 시장의 상대적인 미흡함 등으로 물가가 대폭 상승하면서 오히려 일본에서 먹는 게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양도 많고 저렴하기까지한 상황이 생겼다.
일단 이 문서 안에 내용이 섞여있기는 하지만, 오키나와 요리는 본토 일본 요리와 따로 발전한 역사가 길고 지금도 차이가 꽤 있어서 구분하기도 한다.
2015년 6월부터 일본의 식재료/식료품 분야에서의 지리적 표시제가 시작되었다. 자세한 것은 지리적 표시제/일본 항목 참조.
한국 요리만큼 일본 요리에도 '산사이'나 '오히타시' 등으로 먹을 수 있는 식물 부위를 최대한 활용하는 문화가 발달했다. 두릅(다라노메)은 물론이고 유채꽃이 핀 채로 무쳐먹는 나노하나즈케(菜の花漬け), 머위 꽃봉오리를 튀긴 후키노토(フキノトウ) 덴푸라, 벚꽃 소금절임(시오즈케)과 같은 음식이 일상적인 수준이다.
한국, 중국에 비하면 식사에서 국물 음식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다 정확히는 공기에 담아내는 '국'에 있어서는 한국이나 중국 못지 않게 정성을 들이고 또 집착하지만, 오래오래 고아내는 '탕'은 일상식에서 비중이 적은 편이다. 라멘이 인기 있는 이유도 저런 진한 국물을 원하는 수요를 충족시키는 통로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을 정도.
2010년도 이후 SNS,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요리 문화다. 어지간한 요리 관련 유튜버들은 거의 필수적으로 일본 요리와 일본 맛집 관련 컨텐츠를 제작하는 편인데, 이들의 활동이 간접적인 홍보 효과를 일으켜 일본 문화에 대한 호감도 증진과 함께 일본 요리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때문에 일본 관광객 중 서구 문화권 관광객들의 비중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상세 내용 아이콘 자세한 내용은 일본 요리/역사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차가운 요리가 많다
'필요 최소한도의 조리'를 추구하는 이데올로기가 있다. 좋은 재료일수록 최소한만 손대서 재료 본연의 맛을 맛보게 하고, 손이 많이 가해진 요리는 재료의 떨어진 품질을 만회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보는 인식이 강하다. 즉 최대한 좋은 재료를 최대한 적게 손질하는 것이 일본 요리가 지향하는 정점. 이 때문에 재료에 간은커녕 열 자체를 가하지 않는 요리도 많을 정도로 조리법이 간소화되었다. 절대 날로 먹는 재료가 없고 다종다양한 방법으로 정성과 시간을 투자하는 중국 요리와는 완전히 정반대. 이는 다시 '손을 가해야 맛있어지는 식재료'보다 '손을 가하지 않을수록 맛있는 식재료'에 집착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일본인들은 뜨거운 요리보다는 차갑거나 미지근한 요리를 선호한다. 먼나라 이웃나라에서도 묘사된 이야기지만 일본인은 한국인이 뜨거운 요리를 먹고 '시원하다.'고 표현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오늘날 고급 일본 요리는 요리사에게 '새로운 맛을 발견/발명해내는' 능력보다는 '재료의 맛을 보존, 극대화하는' 기교를 요구한다. 일본 요리사는 재료 본래의 맛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먹기 좋은 상태로 내놓는 일을 하는 것이다. 다만 고온다습한 기후 특성상 완전한 날음식을 먹는 문화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나레즈시처럼 삭히던가 혹은 시메사바처럼 식초에 절이거나 양념해서 먹는 것에 가깝다. 식중독을 한국, 중국이 열을 가하여 피했다면 일본은 식초로 절여서 피했다고 보면 된다. 이유인 즉, 일본의 전통적 주택은 목조(木造) 건물이기 때문이다. 정반대로 한국과 중국에서는 벽돌 등 불연성 재료로 집을 짓는 경우가 흔하므로 불 사용이 굉장히 자유로웠으며, 특유의 대륙성 기후와 결합하여 굉장히 뜨거운 음식을 선호하는 문화가 나왔다.
다만 '일본 요리는 재료 본연의 맛을 중시한다.'는 이데올로기 자체가 현대 일본 요리가 정립되는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강조된 것임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일본은 메이지-다이쇼 시대에 급속하게 서양화를 단행했는데, 서양 요리가 기존의 일본 요리보다 양념 종류나 조리기술 면에서 훨씬 다채로운 것을 보고 경탄하면서도 '우리는 너희들처럼 양념 범벅에 지지고 볶지 않고, 좋은 재료를 키우거나 골라서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낀다.'는 오기로 현대 일본 요리의 이미지를 만들어내었다. 실제로 현재 일본에서도 가이세키(懷石) 요리 등 고급파, 정통파 요리들을 제외하면 지방의 서민식은 건조, 찜, 탕 등 기법을 아낌 없이 사용하고 간도 팍팍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일본 요리가 현대에 추구한 간결성이 프랑스 요리에 역수입되는 등 그러한 시도가 요리의 완성도에 기여한 바도 있겠지만, 일본 요리를 단순히 '필요 최소한의 조리'만으로 규정한다면 일본 각지의 전통 요리들을 놓치게 됨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재료가 중요하다
맛의 보존을 강조하는 일식의 특성상 맛있는 음식은 필히 '양질의 재료'를 쓰지 않으면 안 되고, 이런 방식이 결국 '맛있는 일식=비싼 재료'라는 등식을 성립시킨다. 즉, 맛있는 일식을 먹고 싶으면 비싼 돈을 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중식은 '불맛', 한식은 '손맛', 양식은 소스와 향신료라는 인식과 정반대라 할 수 있다. 요리사의 기량에 따라 갖은 양념과 요리법을 통해 재료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중식/한식/양식과 달리, 일식은 재료비에 크게 좌우된다.
그러나 이런 시선에 대한 반박도 물론 존재한다.
첫째, 해산물 중심으로 발달하긴 했지만 일식의 메뉴는 다양하고 그 조리 기법도 다양한 편이므로 무조건 재료의 맛에만 의존하는 음식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성급한 단순화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일본의 관동식 민물장어구이는 장어를 찐 후에 굽는데 그 과정에서 그 장어구이집만의 특제 소스를 정성껏 바르면서 여러 차례 익혀야 한다. 조리 방법이 매우 복잡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조리에 정성과 품이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일식에 대한 두 번째 해명은 일본 밖에서 나온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서구권의 요리사들의 관점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일식에서 강조하는 양질의 재료를 귀한 재료가 아닌 신선한 재료로 해석하며, 비슷한 기량이라면 재료의 신선함을 기량으로 극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아침 시장에서 좋은 재료를 직접 고르는 안목 역시 요리사의 역량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은 신선한 재료가 항상 비싼 재료인 것은 아니므로 재료가 고가 혹은 귀한 재료인가에 대해서 생각보다 큰 의의를 두지 않는다.
반면, 두 번째 해명의 경우에도 역시 반론은 있을 수 있는데... 일본은 쌀 같은 주식에서조차 원산지를 따지고, 일식 요리사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맛도 품질도 따지지 않고 특정 지역 특산품을 마구잡이로 사용하겠는가. 미식의 영역에서 토양과 기후의 차이가 재료의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며, 요리사들은 이러한 미세한 맛과 향의 차이가 자신의 요리를 완성할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능력은 두말할 것 없이 요리사/셰프로서 갖춰야 할 최고의 역량이다. 그리고 식재료의 원산지 표시 제도는 오히려 유럽이 훨씬 더 체계적이고 까다롭다. 같은 햄이나 치즈라도 이태리의 시골 촌구석 지명까지 하나하나 명시하면서 구분할 정도. 괜히 고든 램지가 악몽의 주방에서 지역 특산물을 방치한 채 저질 냉동식품만 고집하는 사장들을 디스하는 게 아니다
날 것으로 먹는 음식이 많다
사시미, 스시에서부터 규동 위의 생 계란 토핑까지 원재료의 맛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날 것으로 먹는 음식들이 많다. 때문에 비린내 나는 생선, 낫토, 날계란 등 향과 식감에서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조차 음식이라며 그대로 내는 일이 많으며, 실제 신선도와 상관 없이 외국인 입장에서는 매우 비위생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일본에선 낫토·날계란·간 마·성게 내장 같은 식재료의 걸죽한 식감을 '토로'라고 해서 매우 좋아하는데, 이런 식감을 좋아하는 나라는 흔치 않다. 과거에는 이것이 일식이 해외로 진출하는 데 엄청난 방해 요소였고(과거에 날계란이 듬뿍 담긴 일식을 처음 접한 한 외국인은 '가래를 먹는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일식에서 유래한 계란밥은 동양인 차별의 의미로까지 쓰인다. # 현대에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일식당에선 조리법 문제가 곧 매출과 이어지므로 이러한 요소를 제거하고 있다.
찬 음식, 날 움식을 좋아하는 습성은 당연하게도 식중독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실제로 일본은 경제 선진국 치고는 식중독 사고가 많은 편이다. 미국에서 식중독 사고 원인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는 날계란은 살모넬라균 위험이 있으며, 날 해산물에도 비브리오균이나 독성이 있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살모넬라균 때문에 보통 익혀서 먹는 닭고기도 날로 회를 떠서 먹으며 그외에도 생으로 먹으면 위험한 간도 '리버사시'(レバ刺し)라 해서 종종 생으로 먹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일본인들이 향신료로 고추냉이를 선호한 이유도 식중독을 막기 위한 목적이 컸다.
장식이 많다
맛있는 음식일수록 제철 음식의 개념을 뛰어넘을 계절 감각을 매우 중시하며, 그릇까지 어울리는 것을 따로 고려할 정도로 세심하다.
그렇다고 현대까지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는 것은 아니다. 2000년도 이후로는 일본인들도 먹는 양이 늘어나서인지, 한국어로 바꾸면 곱빼기에 해당하는 오오모리(大盛り)를 넘어선 특곱배기=토쿠모리(特盛り), 특특곱배기=메가모리(メガ盛り) 등 미칠 듯한 양의 음식들을 버젓이 팔고 있다. 괜히 일본 가서 '양이 적겠지' 하고 메가모리 시키다간 피본다. 또한 대학가에서는 체인점을 제외한 대다수 음식점에서 보통으로 주문하든 곱배기로 주문하든 가격이 똑같은 경우가 많다.
사실 일본 음식에 장식이 많은 것은 오래 익히거나 향신료를 많이 쓰거나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것을 배제하기 때문에 조리 과정이 단순할 수밖에 없고, 차별화 할 수 있는 요소가 모양, 장식, 그릇이라는 시각적 요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는 원재료, 원산지를 중시하는 경향과도 맞닿아 있는데, 비슷한 조리법에서 차별화 하려면 역시 원산지를 강조하는 방법이 가장 쉽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시미(회)의 경우에는 생선을 뼈 바르고 껍질 벗겨 잘라 놓는다는 단순한 조작 뿐이고, 같은 때 어획한 같은 크기 어종이라면 원산지와 숙성 정도 말고는 아무런 차별점이 없다. 비싸게 팔기 위해서는 최대한 음식을 화려하게, 돋보이게 꾸며야만 하는 것이다.
흔히 스시 등에 '하란'이라 불리는 엽란의 잎을 장식용으로 썼으며, 현재 저렴한 요리는 녹색 플라스틱 장식으로 대체한다. 자세한 것은 엽란 항목 참조. 한편 사시미 밑에는 여러 이유로 무채를 까나, 알긴산을 가공한 천사채도 저렴함을 이유로 흔히 쓴다.
육식 메뉴의 부족
일본의 전통 음식문화 중 눈에 띄는 점은 불교가 영향을 많이 끼쳤다는 것이다. 승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육식을 무려 1200년 동안이나 국법으로 금지해와서 근현대 이전에는 육식 음식이 거의 발달하지 못했는데 불교 뿐만 아니라 전통신앙인 신토도 동물의 고기를 먹는 것은 '더러운 행위'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육식금지령이 폐지된 건 근대에 이르러 메이지 유신 때였고, 그때부터 일본인들이 육식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육식의 기본이 되는 소·돼지 등 기본적인 육식 레시피가 발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육식금지령을 피하려는 꼼수에서 발달한 특이한 재료들이 많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별미로 먹거나 보양식 등으로도 먹지만,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하면 대중적이지 않은 재료들이다.
일반적으로는 식용을 목적으로 가축을 사육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일본인의 고기 소비량은 극히 적었다. 가축의 젖을 짜 마시거나 유제품을 가공하는 것도 정착하지 않았다. 고기나 유제품을 먹지 않았던 일본인에 있어서 동물성 식품은 어류로, 생선 요리가 진수성찬으로 여겨져 왔던 것이다. 다만 본토에서도 산간지방의 직업적인 사냥꾼들은 모피 제품이나 약품의 원료로 쓰기 위해 야생 포유동물을 사냥했고 그 고기를 식용으로 해왔다. 또한 병 치료나 체력을 키우기 위해 '약'이라 하여 야생동물의 고기를 먹는 사람도 있었다.
식용 가축을 거의 기르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 요리 특유의 계절감에 대한 강조가 이루어진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사시사철 식용하는 소, 돼지 등의 가축이 없다면 생선, 채소, 야생동물 모두 계절을 타는 식재료이기 때문. 생선만 해도 잘 잡히는 시즌이 있고 맛이 드는 시즌이 따로 있고, 야생오리 같은 철새는 말할 것도 없다. 즉 주식인 밥을 제외하고 사시사철 식탁에 오르는 식재료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식탁의 구성이 변화하는' 계절감이 발달했다는 것.
식용이 금지된 육류는 소나 돼지 등 포유류의 고기로, 바다에서 나는 어패류는 제외되었다. 물고기는 육식금지령에 해당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산물이 가장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었고, 육식 금기가 풀린 오늘날까지 해산물 위주의 식단은 일본 요리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굳어졌다.
새고기 등 야생조류도 먹었지만, 닭을 전통신앙에서 신의 사자로 여긴 까닭에 닭고기와 달걀은 15세기가 될 때까지 먹지 않았다. 고래, 돌고래나 바다사자 등 해양 포유류는 거대한 물고기로 여겨서 많이 먹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불교의 육상동물 식용 금지가 이런 해양 생물의 멸종위기를 부른 것이다.
일본 최고급 코스 요리라고 할 수 있는 가이세키 요리를 접해보면, 오리고기(카모)가 많이 나온다. 오리야 특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육식금지령 때 오리는 물갈퀴가 달려 있으니 물고기라는 꼼수로 많이 먹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소바에도 오리고기 육수가 자주 쓰인다. 생각보다 오리고기를 많이 먹는 편이다.
식용 외에는 다른 용도가 없는 돼지는 일본 본토에선 집에서 아예 기르지 않았기 때문에 평생 돼지를 보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12간지 동물의 돼지(亥)는 멧돼지로 표현했다. 하지만 야생 멧돼지는 흔했으므로 멧돼지를 사냥하는 게 그나마 드물게 짐승 고기를 먹을 기회. 멧돼지는 산고래(山鯨)라고 부르며 먹었다. 토끼 또한 갯수를 세는 양사가 羽(わ: 와)로 새를 세는 양사와 같으니 토끼=새라고 변명하며 많이 먹었다. 또 가이세키에 빠지지 않고 자주 나오는 재료 중 자라(수폰) 요리. 한국도 일부 보양식으로 자라를 먹기는 하지만 고급 요리에 나올 정도는 아니다. 이것도 살생 금지 리스트에 자라가 없었기 때문에 발달한 것이다.
반면 일본 본토 외에 오키나와는 그 당시는 류큐 왕국이라는 외국이었고, 홋카이도는 행정적 영향력이 미치지 못했으므로 육식 금지령이 없어서 여러 가지 육식 음식을 먹었다. 불교의 영향이 거의 없었던 오키나와에서는 돼지, 염소를 가축으로 사육해 식용하였다. 그래서 오키나와 요리와 그 영향을 받은 가고시마 요리는 예외적으로 돼지고기 요리가 발달하였다. 홋카이도의 아이누족은 식생활의 상당부분을 사냥에 의존하고 사슴과 곰 고기 등이 중요한 음식이었다.
근대 이후의 육식 문화
메이지 유신 이후 육식금지령은 철폐되었다. 오히려 서양인들의 체격이 좋은 이유를 육식으로 보고 육식을 권장했다. 그러나 당대 일본 서민들이 고기를 먹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부유층을 제외한 대다수 국민들은 고기를 구할 만큼 소득이 되지 않았고, 오랫동안 단절되어있다보니 고기가 있어도 먹는 방법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 이 때문에 일본의 고기 요리들은 독자적인 레시피를 가진 경우는 매우 드물고 대부분은 다른 국가들의 고기 요리들이거나 그것이 현지화된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본에서 대다수 국민들이 삼시 세끼 제대로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2차 대전 후의 일이다. 서민들에게 경제적 여유가 생기기 시작한 1960년대부터 육류와 유제품의 생산 및 소비가 급격하게 늘어났고 돈까스, 햄버그 스테이크, 돼지고기 크림 스튜 등의 경양식도 이 때에 들어서야 제대로 대중화되었다. 1971년에는 맥도날드가 처음으로 진출했다.
1960년에는 1인당 연간 육류소비량이 3.5 kg였지만 불과 10년도 안 되는 사이에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하여 1975년에는 1인당 15 kg를 돌파했으며, 1980년에는 20 kg를 넘어서게 되었다.
현대에는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이 어류 소비량을 제쳤을 정도로 육류를 많이 소비한다.
부족한 향
전통적으로 일본인들은 향이 강한 향신료 사용이 적었다. 그로 인해 일본요리는 향이 미약한 편이다. 향신료를 선호하지 않는 것은 아래의 염도 문제로도 이어진다.
짜다
일본 현지에서 일본 음식을 처음 먹어보면 가장 크게 느끼는게 전반적으로 굉장히 "짜다"는 점이다. 덥고 습한 기후 때문에 소금, 된장, 간장, 식초를 이용한 저장법이 발달했고 남만인(설탕, 고추)과 조선(김장 보관법, 마늘, 생강)의 문화가 유입되는 에도 시대 이전까지는 이 4가지 기본 재료가 주류였다. 음식을 익혀 먹는 빈도가 한국, 중국보다 낮은 편인데다 향신료도 잘 쓰지 않는 식문화 때문에 일식엔 전반적으로 간장과 소금이 많이 들어간다. 지역별로는 간토 지방의 음식이 짜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추운 지방들(도호쿠, 호쿠리쿠, 내륙 고지대)이 가장 짜게 먹는 편이다. 후생노동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야마나시현과 아오모리현의 하루 소금 섭취량이 남성 기준 13,000mg에 육박한다.
오늘날에도 일본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남성 7,500mg, 여성 6,500mg이다. WHO 권장량보다 훨씬 높은건 물론이고, 한국이나 미국의 나트륨 섭취량보다도 더 높다.# 일본 내에서도 자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이 세계 평균보다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바꾸려 노력하는 편이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조미(調味)
일본 요리를 처음 배울 때, 일본어 오십음도에서 착안한 さしすせそ(사시스세소)의 순서를 지키라고 강조하고 있다. 즉, 사토우(설탕), 시오(소금), 스(식초), 쇼유(간장), 미소(된장). 뒤로 갈수록 맛과 향이 강한 조미료로, 이 순서를 뒤섞으면 간을 봐도 분간이 잘 가지 않아 무식하게 쏟아부을 염려가 있기 때문이라 한다.
달고 짠 이미지 때문에 매운맛이 강조되는 한국 요리에 비하면 향신료를 잘 쓰지 않을 것이란 편견이 있지만 반드시 그렇진 않다. 전통적으로 고추냉이나 겨자를 좋아했고, 고춧가루도 다른 향신료와 배합한 시치미(七味)를 야키토리나 우동 등에 자주 뿌려먹는다.
육식이 그렇듯, 근대화 이후 서양 요리가 도입되면서 이전보다 더 다양한 향신료를 쓰게 되었다. 특히 커민은 일본군이 영국 해군의 음식을 도입했을 때 레시피를 거의 그대로 들여와 한국보다 자주 쓰이며 사람들의 거부감도 낮은 편이다. 대표적으로 일본 카레가 색깔이 갈색인 것도 커민을 많이 넣기 때문이다.
느끼하고 기름지다
일식은 절임, 스시를 주로 하는 생식을 제외하면 의외로 튀김 종류가 많다. 소스도 기본적으로 간장 베이스에 유자를 넣은 유자폰즈 소스, 미소(왜된장)간장 소스 정도로 다양하지 않고 그 제조법도 설탕에 마요네즈 듬뿍 등 천편일륜적이며,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개운한 맛을 주지 못해 금방 물리는 경우가 많다. 전반적인 조리법이 생식이나 절인 음식이 대다수이고, 이렇게 튀김과 기름진 음식이 상당히 많은 것 때문에 일본 음식은 호오가 갈리는 편이다. 사실 일본인 스스로도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음식의 느끼함을 씻어주는 차(茶)를 식사 때 자주 마신다. 회전초밥 전문점에서는 아예 테이블마다 온수 꼭지가 달려 있고 컵에 타서 마시라고 녹차 가루도 비치해 놓는다.
한국 사람들이 일본 요리를 비슷하게 기름진 재료를 쓴 한국요리(예를 들면 갈비찜, 닭도리탕)보다 더 느끼하게 여기는 이유는 또 있는데, 풋고추, 고춧가루, 마늘 등 느끼함을 잡아 줄 향신료를 한국에 비해 훨씬 적게 쓰고, 느끼함을 단번에 해소해 주는 채소쌈 문화도 없기 때문이다. (껫잎, 상추, 마늘 , 쌈장만 있다면 한국 사람은 전 세계 어떤 느끼한 음식도 먹을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풋고추 정도로 맵고 칼칼한 건 일본 사람들은 아에 못 먹기 때문에 찾아 볼 수가 없고, 겨자, 와사비를 먹긴 하지만 그게 모든 음식에 넣어 먹을 수 있는 소스는 아니다. 그래서 한국 내 일식집에서는 튀김에 깻잎이나 상추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일본 요리의 지역별 특성
일본 요리는 크게 지역에 따라 4가지 부류로 나뉠 수 있다. 간토(관동) 요리, 간사이(관서) 요리, 오키나와 요리, 홋카이도 요리. 여러 지방 출신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회지인 경우엔 소속지에 상관 없이 풍습이 섞이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도쿄~나고야 벨트.
간사이(관서): 미적 감각을 중시하고 간을 강하게 하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고급 요리와 일상 요리가 구분된 것이 많은데, 흔히 떠올리는 일본 요리(이 항목 가장 위 사진을 포함하여)가 바로 간사이 음식들(정확히는 교토 요리). 하지만 서민적인 간사이 음식들은 먹다 터질 정도로 푸짐하게 담아주는 경향이 있다. 교토 요리, 큐슈 요리, 시코쿠 요리, 오사카 요리 등으로 세분화된다.
간토(관동): 간장을 듬뿍 써서 진하고 간을 강하게 한다. 흔히 일본 여행을 갔다가 '일본 요리가 정갈하고 깔끔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무진장 짜고 달더라.'는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오는 게 도쿄가 있는 간토 요리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간사이 음식처럼 과도하게 섬세한 기교를 요구하는 요리가 많지 않은 것이 장점이다.
오키나와(류큐 요리): 일본 요리의 항목에 들어가기 애매모호할 정도로 독립적으로 발달했다. 현재와 같은 일본령에 속하지 않던 독립된 류큐 왕국이 중국에게 조공을 바치며 그들의 문물을 적극 수용하다보니 일본에선 금기시한 돼지고기를 삶거나 조려서 즐겨 먹었으며, 남쪽 지역의 특성상 날음식을 별로 즐기지 않아 스시 등은 그리 유명하지 않은 편이다. 또한 일본과는 기후가 많이 다르다 보니 바다포도 같은 특유의 식재료를 많이 사용하고 계절 감각 또한 일본 본토와 다르다. 대략 궁중 요리 정도나 화려한 모습이지, 일반 음식들은 거의 남중국/대만식에 가까운 지극히 서민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동아시아로 통하는 관문의 역할을 하다보니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와 같은 동남아 음식의 영향도 많이 받았는데, 대표적인 게 참프루. 여기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스팸(포크), 타코라이스 등 서구권에서 유래된 식문화가 정착한 것도 특징.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의 음식과 일본 음식, 유제품을 비롯한 서양 음식이 혼합된 특이한 요리 문화가 특징이다. 개화기 이후의 홋카이도 음식들은 대규모 목축업이 이루어진 점을 이용해, 서양화의 극치인 유제품을 적극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우유, 버터, 치즈가 듬뿍 들어가고, 옥수수와 전분, 밀가루를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것이 홋카이도 음식. 라멘에 버터와 옥수수 통조림을 한 숟가락씩 넣는 것도 홋카이도(엄밀히는 삿포로)의 발상이고, 일본식 크림 스튜와 우유나베도 홋카이도의 발상. 현지에 가서 먹어본 사람들의 감상은 재료가 좋아서 맛있는 요리라고.
정찬 요리
일본의 정찬 요리 중 하나인 가이세키 요리다. 일본의 코스 요리라고 할 수 있으며, 실제로는 코스요리답게 저렇게 한상차림으로 나오지 않고 하나씩 순서대로 나온다.
혼젠요리(本膳料理): '식사를 한다.'는 행동에 의례적인 의미를 담은 것이 특징. 무로마치 시대에 등장한 무가의 예법에서 출발하여 에도 시대에 발전하였다. 하지만 메이지 시대 이후로는 퇴색하여 현대에는 관혼상제 때와 같은 의식적인 요리에 흔적으로 남았다.
쇼진요리(精進料理): 일본식 사찰음식. 불교 승려들의 수행 음식으로 야채나 콩류로 만든 채식 식단. 찌거나 볶거나 주로 두부, 녹말가루 등을 사용하며, 불교 종파마다 요리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다. 간모도키(がんもどき)와 켄친지루(けんちん汁)가 원래는 쇼진요리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장례식이나 49재, 오봉 기간 중에는 일반인들도 쇼진요리를 먹게 되며, 이 기간이 끝나고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되는 날을 '쇼진오토시'(精進落とし)라 부른다.
후차요리(普茶料理): 황벽종(黄檗宗)에 속한 사원에서 만들어 먹는 쇼진요리의 일종이며, 중국식 사찰요리가 일본식으로 현지화된 것이다.
카이세키 요리(懷石料理): 차 맛을 돋우기 위해 간소하게 먹는 요리. 위의 혼젠요리에서 유래했다. 주연에 주로 나오는 아래 요리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구별하기 위해 차카이세키라고도 한다.
카이세키 요리(会席料理): 술안주 위주의 손님 접대용 상차림이자 연회요리. 계절에 따라 시각적인 측면을 강조하기도 하며, 정해진 순서대로 요리가 하나씩 나온다.
오세치 요리(御節料理): 정월 초하루에 먹는 음식으로 양이 많고 저장 보관 가능한 요리들을 총칭. 일본은 설날 연휴 기간에 오조니 정도를 제외하면 불을 쓰는 요리를 아예 안 하는 전통이 있는데, 그래서 명절 음식은 며칠간 보존할 수 있도록 잔뜩 만들어서 연휴 동안 느긋하게 까먹는 편이다. 콩조림, 오리 가슴살 조림 등 며칠 정도는 끄떡 없는 보존식이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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