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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 그리고 재회 -
그로부터 며칠 동안 아라곤은 말이 없었다.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무언가 이상한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챘다.
마침내 그는 어머니의 집요한 물음에 굴복해 석양이 비치는 숲 속에서 만난 여인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러자 길라인이 말했다.
"아들아, 네가 아무리 왕의 후손이라 하더라도 그건 너무 높은 목표로구나.
그녀는 이 세상에 살아 있는 이들 중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여인이란다.
그리고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이 엘프와 결혼하는 것도 어울리지 않는 일이야."
"그렇지만 우린 어느 정도의 엘프의 피를 갖고 있지 않습니까.
제가 들은 저의 조상들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말입니다."
"그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우리 종족이 쇠퇴하기 전 다른 시대 때의 일이란다.
그래서 걱정이 되는구나.
엘론드님의 호의가 없다면 이실두르의 후계자는 이내 종말을 맞을 테니 말이야.
그런데 이 문제에 있어선 엘론드님의 호의를 얻지 못할 것 같구나."
"그렇다면 제 인생은 쓰라린 것이 될 겁니다. 홀로 황야를 떠돌아다니겠지요 "
"실제로 그게 네 운명일 것이다."
길라인은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자기 종족 특유의 선견지명을 갖고 있었지만,
아들에게 자신의 예감에 대해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또 아들에게서 들은 말을 다른 이에게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엘론드는 많은 일들을 알고 있었고,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가을이 되기 전 어느날,
아라곤을 자기 방으로 불렀다.
"아라손의 아들이며 두네다인의 영주인 아라곤이여,
내 말을 잘 듣게!
거대한 운명이 자네 앞에 놓여 있네.
엘렌딜의 시대 이후 그대 조상들의 그 모든 영화를 능가하느냐 아니면 남아 있는 자네 종족 모두와 암흑 속으로 떨어지느냐하는 운명 말일세.
자네 앞에는 시련의 세월이 가로놓여 있네.
자네의 시대가 오고,
그 시대를 이끌 만한 자네의 역량이 입증 될 때까지 자네는 아내를 얻어서도 안 되며,
또 어떤 여인과도 서약을 맺을 수 없네."
그 말에 난감해진 아라곤이 이렇게 물었다.
" 제 어머니께서 이 일에 대해 말씀하셨나요?"
"그런 게 아니야.
자넨 눈에 다 쓰여 있네.
그렇지만 난 내 딸만 놓고 말하는 게 아닐세.
자네는 아직 그 어떤 이의 자녀와도 혼약을 맺어선 안 된네.
임라드리스와 로리엔의 여인이자 우리 종족의 저녁별인 아르웬에 대해 말하자면,
그 애는 자네보다 훨씬 고귀한 혈통인데다 이미 오랫동안 세상을 살았다네.
그 애에 비하면 자네는 여러 차례의 여름을 넘긴 젊은 자작나무 곁으로 삐져나온 1년생 어린 가지에 지나지 않는다네.
그렇지만 설사 그 애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자네에게 마음이 기울어졌다 하더라도 나로서는 비탄을 금할 수 없을 걸세.
그건 우리 앞에 가로놓인 운명 때문이라네."
"그건 어떤 운명입니까? "
"내가 여기 머무는 한 그 애는 엘다르의 젊음을 누릴 것이라는 거지.
그리고 내가 여기를 떠날 때 그 애는 나와 함께 갈 걸세.
그렇게 선택한다면 말이야."
"알겠습니다.
제가 저 엣날 베렌이 갈구하던 싱골의 보물만큼이나 소중한 보물에 눈길을 돌린 모양이군요.
그게 제 운명인가 봅니다."
아라곤은 다음 순간 돌연 그 종족 특유의 예지가 솟아나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엘론드님!
당신이 여기에 계실 날도 얼마 남지 안았으니 이제 곧 당신의 자녀분들도 선택을 해야겠군요.
당신과 함께 떠날지 아니면 중간계에 남을지 말입니다. "
"그렇다네.
아마 인간의 시간으로 볼 때는 긴 세월일지 모르나 우리 생각에는 곧 그날이 올 걸세.
그러나 만일 자네,
아라손의 아들 아라곤이 우리 둘 사이에 끼어들어 자네나 나 둘중 하나로 하여금 세상 끝 너머의 쓰라린 이별을 하도록 하지 않는다면,
내 사랑하는 아르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네.
자네는 아직 자네가 내게서 뭘 바라는 건지도 모르고 있어."
그는 한숨을 짓더니 잠시 후 그 젊은이를 근엄하게 바라 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세월의 흐름을 지켜볼 밖에.
오랜 시간이 지날 때까지는 이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말도록 하세.
시절이 암울해져 가고 있으며,
앞으로 많은 재앙이 대가올 것이네."

그리하여 아라곤은 엘론드와 정겹게 작별을 나누었다.
이튿날 그는 어머니와 엘론드의 가속들,
그리고 아르웬에게 작별을 고하고 황야로 나섰다.
그로부터 그는 거의 30년 동안이나 사우론에 대항아여 분투했다.
또 그는 현자 간달프와 친분을 맺고 그에게서 많은 지혜를 배웠다.
그는 간달프와 함께 많은 모험에 나섰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혼자 돌아다니게 되었다.
그의 길은 멀고도 험했으며,
그의 얼굴은 어쩌다 웃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좀 험상궂어 보였다.
그렇지만 그가 자신의 참된 모습을 숨기지 않을 때는 망명 중인 왕으로서의 위엄이 드러났다.
그는 여러 모습으로 변장을 하고 다녔고,
또한 여러 이름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로한의 기사들과 함께 말을 달리기도 했고,
곤도르의 영주를 위해 바다와 육지에서 싸우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그는 마침내 기예와 학식에 통달하여 살아 있는 인간들 가운데서 가장 강인한 자가 되었고,
어느 인간도 그에게 필적할 수 없었다.
그는 엘프의 지혜를 지녔을 뿐 아니라 두 눈에서 범인이 똑바로 쳐다볼 수 없는 빛이 감돌았다.
그에게 주어진 운명으로 인해 그의 얼굴은 비장하고 준엄해 보였다.
바위에서 샘물이 솟듯 그 희망에서 때때로 환희의 감정이 일곤 했다.

< 갈라드리엘 >
사우론이 다시 돌아와 해악을 꾸미느라 분주한 모르도르의 음산하고 위험한 국경에서 아라곤이 돌아왔을 때,
그의 나이는 마흔 아홉이었다.
그는 지쳤기에 다시 먼 나라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리븐델로 돌아가 잠시 쉬고 싶었다.
돌아가는 길에 로리엔의 경계에 이른 그는 갈라드리엘에게 금단의 땅으로 들어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그는 알지 못했지만 그 무렵 아르웬 운도미엔도 어머니의 친척과 한동안 지내려고 그곳에 와 있었다.
인간의 세월은 그녀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기 못하기에 그녀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녀의 얼굴은 더 엄숙했졌고,
이제 여간해서는 웃음소리를 듣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아라곤은 이제 정신과 육체가 완전히 성숙했다.
갈라드리엘은 여행으로 해진 그의 옷을 은색과 하얀색 의복으로 갈아 입히고 회색의 요정 망토를 둘러 준 다음 이마에 빛나는 보석을 달아 주었다.
그러자 어떤 인간보다 빼어난 모습이 드러났고 흡사 서쪽에서 온 엘프 영주처럼 보였다.
이렇게 해서 아르웬은 오래 전 이별한 후 처음으로 아라곤의 모습을 대하게 되었다.
그가 황금빛 꽃이 만발한 카라스 갈라돈의 숲 아래 서 있는 그녀에게로 걸어갈때,
그녀의 마음은 정해졌고 아울러 그녀의 운명도 결정되었다.

- 3부에서 계속
첫댓글 아으엉ㅇ어으ㅏ 3편ㅜㅜㅜ기다릴게요
커밍순!!!
삭제된 댓글 입니다.
히히
잼써요!! 3편언능나와라
지금 확 써버릴까? 나도 언능 다음 이야기 쓰고싶다ㅠㅠ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마워ㅠㅠ
지금 봤는데 정말 저를 위해 써주시는 건가요ㅠㅠㅠㅠ실마릴리온 내용인가??여튼 감사합니다
네 원래 계획이 없었는데 궁금해하시길래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특집을 뙇!!!!! 근데 저도 하면서 재밌어요ㅎㅎ
보는저도 재밌어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