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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이야기방 스크랩 아직도 기독교 믿으면 잘산다고 믿으시나요?
관문 추천 0 조회 85 10.02.19 19:18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아직도 기독교 믿으면 잘산다고 믿으시나요?
기독교국가가 잘 산다는 주장은 역사적 사실에도 어긋나
10.01.07 14:52 ㅣ최종 업데이트 10.01.07 15:41 백찬홍 (zskmc)

  
▲ 뉴욕 세계경제중심이었던 뉴욕도 경기침체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욕의 한 흑인이 거리에서 주운 재활용품을 활용해 연주를 하고 있다.
ⓒ 백찬홍
뉴욕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2월 31일 뉴욕 한인사회의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지난해 2월 빚문제로 동반 자살한 롱아일랜드에 거주하는 김아무개씨 부부의 사례를 자세히 다루면서 뉴욕총영사관의 자료를 인용해 최근 경기침체로 뉴욕거주 한인들의 자살 건수가 2007년 5건, 2008년 6건에서 2009년 15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보도했다.

 

뉴욕총영사관 측은 NYT의 보도에서 실제 한인들의 자살 건수는 알려진 것보다 두 배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지 한인언론인 <뉴욕 한국일보>는 최소 36명의 한국인과 한국계 미국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뉴욕한인들의 자살률이 높은 것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한인사회가 전통적으로 체면과 위신을 중요시하는 상황에서 경제위기로 인한 빈곤과 사회적 실패가 극심한 좌절감을 안겨주었고 이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 외에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뉴저지, 로스앤젤레스(LA), 애틀랜타, 사카고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A한인방송인 <라디오 코리아>는 부동산 폭락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LA지역에서 한인 경제의 젖줄인 의류도매시장의 도산이 줄을 이으면서 처신을 비관한 업주들이 자살해 한인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고 보도했다.

 

LA 카운티 검시소도 지난해 9월 중순 발표한 통계에서 2009년 8월 말까지 한인 23명이 자살한 것으로 집계했는데 이는 한인 사망자 3명 중 1명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속적인 장기불황에 가정불화 등이 더해지면서 생활고와 처신을 비관하는 한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살이 끊이지 않자 한인사회에서는 교회를 중심으로 자살예방세미나를 갖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같은 미국 한인들의 연쇄자살은 한인사회의 어두운 면과 미국의 쇠퇴를 동시에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되고 있다. 현재 미국 경제는 오바마 정부의 구제 금융으로 조금씩 회복되고는 있으나 미국이 이전처럼 유일한 초강대국의 지위를 계속 누릴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세계 경제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던 달러는 점점 그 기능을 상실하고 있으며 현재 같은 추세라면 빠르면 20년 내에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미국의 위기는 19세기말부터 20세기까지 100여 년간 전 세계를 지배한 영미자본주의 체제와 신자유주의체제가 수명을 다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몰락은 레이건과 대처를 우상처럼 여기며 이름만 번지지르할 뿐 재벌이나 소수 기득권층에만 유리한 이명박 정부의 각종 선진화 정책에 타격을 주고 있다. 월가를 모델로 금융자유화를 추진했던 정책도 주춤하고 있으며 한국식 의료보험 체제를 추진하는 오바마 정부의 의료개혁 때문에 의료기관의 영리법인화도 여론의 눈치를 보며 도입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기독교 믿는 국가들이 잘 살았다?

 

한국정부가 갈팡질팡하고 있는 사이 숭미사상에 물들었던 한국교회의 미국 찬양 분위기도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 금융위기 전만 해도 대부분 한국 개신교 목사들은 미국이 기독교를 믿어서 잘 살게 되었다는 다소 황당한 얘기를 퍼뜨리고 다녔다. 게다가 대전 J침례교회 장모 목사는 공개적으로 "불교 믿는 나라들은 가난하다", "스님들 쓸데없는 짓 말고 예수 믿어라"라고 발언해 불교계의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의 개신교 목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기독교를 믿은 국가들이 잘 살았던 것일까?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오히려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4세기 초 기독교를 공인한 로마제국은 동서로 분열된 후 1세기만에 서로마제국이 멸망했고 동로마제국은 서서히 국력이 피폐해져 사라센제국과 오스만 터키의 공격으로 무너졌다.

 

기독교가 이른바 중세 천 년간 암흑기를 보내는 동안 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듯이 이슬람제국은 우마이야·압바스·파티마조로 이어지면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고 아리스토텔레스로 대표되는 그리스 철학과 천문학, 의학, 수학 등을 유럽에 전파해 르네상스시대와 유럽의 근대화를 이끌었다. 비슷한 시기 현장·법장·혜능 등 고승들이 출현했던 당나라는 도교와 불교를 숭상하면서 한편으로는 두보·이백·백거이·한유·유종원 같은 위대한 문인을 배출하는 등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문명시대를 열었다.

 

이어 등장한 송나라는 유교를 기반으로 주자학을 비롯한 학문 분야에서 이름을 떨쳤고 북방의 몽골족은 유라시아 일대를 제패하면서 이슬람과 봉건시대에 머물렀던 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기도 했다. 한편 인도에서는 불교와 힌두교가 종교사에 빛나는 수준 높은 논쟁을 벌이고 있었고 인도차이나의 크메르족은 주변국을 병합하면서 불교와 힌두교 양식을 조합해 앙코르와트를 만들었고 아프리카에서는 가나·말리·악숨(에티오피아)·짐바브웨 지역에 제국이 건설되는 등 세계 여러 곳에서 당시 유럽을 넘어서는 문명국가를 건설했다.

 

대부분 기독교 국가인 유럽이 로마제국 이후 세계사에 이름을 내밀기 시작한 것은 15세기말 콜롬부스와 바스코 다가마가 각각 아메리카 대륙과 인도대륙에 도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그것도 명나라의 정화제독이 이끄는 대선단이 아프리카에 도착한 지 반세기가 지나서 였다. 유럽이 이슬람세계나 중국을 넘어선 것은 18세기에 이르러서였고 미국은 그 당시 겨우 젖을 땐 초보국가에 불과했다. 중고교시절 세계사가 서양사 중심으로 된 것을 감안해 객관적으로 볼 때 유럽의 기독교국가가 세계사에 주역이 된 것은 2~3백년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들 국가들은 역사상 유래 없는 잔인한 방식으로 식민지 원주민을 착취했고 20세기에는 2번에 걸친 세계적 차원의 전쟁을 일으켜 수천만 명이 사망하는 등 엄청난 재앙을 불러왔다. 세계대전의 최종승자인 미국 역시 1백년도 넘기지 못하고 유구한 역사의 전통대국인 중국에게 패권을 넘겨주고 있다. 이러한 자명한 사실이 있음에도 개신교 목사들이 기독교 국가는 무조건 잘 산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는 것은 기본적인 역사지식과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에 대한 일방적인 찬양은 도를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못했다?

 

  
지난 2007년 4월19일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총연합 주최 '사학법 재개정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 모습.
ⓒ 오마이뉴스 권우성
사학법

 

얼마 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개'와 '닭'으로 비유해 물의를 일으켰던 서울 강남 K교회 김아무개 목사는 인천의 맥아더 장군 동상을 광화문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이순신 장군은 자기 나라를 위해 싸웠지만 미국의 맥아더 장군은 다른 나라를 위해 싸웠기 때문에 더 위대하는 주장을 펼치기까지 하였다.

 

다수의 개신교 목사들이 미국을 숭배하면서 민족문화나 종교에 대해 비판적이 된 것은 오늘날까지 미국이야말로 신으로부터 인류발전의 임무를 수여받았다는 의식 때문이다. 구한말 미국선교사들은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세계의 보다 열등한 인종과 민족들을 문명화시킬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마치 15·16세기 스페인·포르투갈 정복자들이 남미 인디오들을 이교도나 동물로 취급하면서 그들의 문화를 철저히 파괴했던 것처럼 미국 선교사들은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하지는 않았지만 조선·중국 등 아시아 각지의 종교와 문화를 무시하고 미국문화와 기독교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선교활동을 펼쳐나갔다.

 

선교사들은 근본주의적 종교관에 입각해 유교식 제사나 불상에 대한 절, 무당들이 벌이는 굿을 우상숭배나 미신으로 간주해 교인들에게 철저히 금지시켰다. 또한 음주·흡연도 비도덕적인 일로 간주해 배격했다. 일부 선교사들은 조선이 멸망한 것은 당쟁과 같은 정치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불교나 유교 같은 후진 종교를 믿고 지나친 음주와 도박으로 근로의욕이 상실했기 때문이라는 상식이하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들의 영향을 받은 윤치호 같은 인물은 유교나 불교는 조선근대화에 장애물 정도가 아니라 쓰레기로 취급할 정도였다.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성장한 개신교 목사들은 8·15해방 이후 이승만 정부수립과 한국전쟁을 통한 공산침략 저지, 구호물자 지원 등을 열거하면서 미국이 없었다면 현재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식을 전파했다. 이들은 한반도 우선정책을 펼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들어서자 용공·좌파정부로 규정하고 대규모 친미·반정부 집회를 열면서 한나라당, 뉴라이트 세력의 집권을 도왔다.

 

최근 기독교는 아프리카 등 최빈국에서 확산되는 추세

 

이제 미국의 세기가 저물고 중국의 시대가 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개신교목사들은 새로운 우상을 찾아야 할 때가 오고 있다. 로마제국과 유대 기득권층에 저항했던 예수와는 달리 권력에 철저히 굴종해 일본과 미국, 군부독재와 밀월 관계를 맺었던 이들이 중화제국의 부활을 목전에 둔 중국에 대해서 앞으로 어떤 입장을 가질지가 궁금해진다. 일부에서는 한국교회가 대세에서 한 번도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미래의 어느날 중국과 미국이 충돌하면 중국 편에 설 것이라는 분석을 하기도 한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기독교를 믿으면 잘산다는 한국교회 목사들의 주장은 거짓말임이 드러나고 있다. 오히려 기독교는 유럽에서 점점 유명무실한 종교가 되었고 미국에서는 네오콘과 함께 호전적이고 근본주의적 입장으로 인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의 종교기관인 지구촌기독교연구소(Center for the Study of Global Christianity)는 2005년 통계에서 현재 전 세계 기독교 신자들은 오히려 가난한(?)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일부에서는 기독교가 가난을 팔아 성장한다는 비판까지 하고 있다. 이에 비해 불교는 유럽과 미국의 중산층·고소득 전문직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으며 '하버드에서 화계사'로 유명한 현각 같은 서구의 엘리트들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불교국가를 찾아 구도자의 길을 가고 있다.

 

일찍이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가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사건은 서구에 불교가 전해진 것'라는 말을 남긴 것처럼 가난한 나라들의 종교인 불교가 물질적으로 부유한 서구인들의 마음을 얻고 있다. 물질적 부가 행복의 척도가 아님은 여러 통계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행복도지도 영국의 신경제재단(NEF)이 발표한 전세계 행복도 지도. 붉은 색일 수록 행복도가 낮으며 연두색에 가까울 수록 높다. 지도를 통해 중남미 지역과 동남아시아의 행복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 영국 신경제재단
행복도

 

지난해 7월 영국의 신경제재단(NEF, the New Economy Foundation)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6500달러에 그친 중미 코스타리카라라고 밝혔고 미국은 114위로 콩고(112위) 나이지리아(115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유럽·일본 등 소위 선진국들도 50~70위권대로 머물렀고 한국도 세계 143개국 중 중간 수준인 68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쿠바·도미니카·자메이카·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도 '가난'과 '불평등', '독재', '마약'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음에도 행복도가 높았고 스리랑카와 미얀마 같은 최빈국들도 행복도가 20위권 안에 들었다. 이에 반해 서구국가들은 환경파괴와 과도한 소비, 경쟁적인 사회분위기 등으로 행복도가 중하위에 머물렀다. NEF는 가난이 문제가 아니라 장시간 근무와 개인주의, 삶에 대한 의욕감퇴 등이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미주 한인들의 연쇄자살이라는 불행한 결말은 한국교회가 가르친 왜곡된 아메리칸 드림에도 원인이 있다.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는 한국에서 교회가 그나마 제구실을 하려면 더 이상 기독교를 믿으면 성공하고 출세한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산상수훈에서 예수가 설교한 것처럼 마음이 가난하고 온유한 사람, 자비로운 사람, 마음이 깨끗하고 평화를 이루는 사람에게 복이 있다고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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