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5일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제1독서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3,18-23
형제 여러분, 18 아무도 자신을 속여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 가운데 자기가 이 세상에서 지혜로운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가 지혜롭게 되기 위해서는 어리석은 이가 되어야 합니다.
19 이 세상의 지혜가 하느님께는 어리석음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지혜롭다는 자들을 그들의 꾀로 붙잡으신다.”
20 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지혜롭다는 자들의 생각을 아신다. 그것이 허황됨을 아신다.”
21 그러므로 아무도 인간을 두고 자랑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22 바오로도 아폴로도 케파도, 세상도 생명도 죽음도,
현재도 미래도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23 그리고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1-11
1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2 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3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4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5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6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7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8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9 사실 베드로도,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10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11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신학생 때의 일 하나가 생각납니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그 밖에도 못 하는 것이 거의 없어 보이는 동기 신학생이 있었습니다.
기도도 열심히 해서 기도 시간에 제일 나중에 성당 문을 나오는 친구였습니다.
아무튼 모든 점에 있어서 다른 이의 모범이 되는 친구였지요.
그런데 이 친구가 여름 방학 끝나고 개학 때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친구에게 물어보니, 방학 때 학교를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신학교 생활하면서 우울증으로 힘들었다면서 말입니다.
당시만 해도 우울증을 정신력이 약한 사람이 겪는 것으로 여겼었습니다.
그래서 다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친구 정신력이 강해 보였는데 아닌가 보네.”
정신 질환은 나약한 사람이 앓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의지를 세우면 얼마든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친구는 결코 나약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본인이 의지를 세우려 그토록 노력했지만 결국 무너지고 만 것입니다.
지금은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할 정도로 흔하기도 하고 또 치료받아야 할 병으로 여깁니다.
아주 특별한 사람만 이 병에 걸릴까요?
2020년 OECD 국가별 우울증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전체 1위를 차지했습니다.
2.5명 당 1명 꼴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입니다.
이만큼 우리 인간은 계속해서 보호받아야 할 대상입니다.
완벽해 보이는 사람 역시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나약함과 부족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완벽한 사람을 뽑지 않습니다.
당신의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을 당신 제자로 뽑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어부인 시몬을 뽑습니다.
그런데 어부로서 그렇게 능력이 뛰어났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밤새도록 애써도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자기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없는지 목수인 예수님 말씀을 듣고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립니다.
예수님 말씀대로 그물을 내리자,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됩니다.
이때 베드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자기 기술이나 능력을 초월한 어떤 힘에 사로잡혀 두려워졌던 것입니다.
그때 깨닫게 되는 것이 자기 죄악입니다.
그래서 죄 많은 사람임을 고백합니다.
주님께서는 죄가 많다고 해서 내치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죄 많은 부족함을 보시고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라고 부르십니다.
우리 모두 주님의 보살핌이 필요한 존재입니다.
더욱 주님 앞에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부르심에 곧바로 응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의 명언:
과거로 돌아가서 시작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부터 시작해 미래의 결과를 바꿀 수는 있다(클라이브 루이스).
사진설명: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