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고궁이 5개나 있다는 걸 오늘서야 알았어요. 정궁인 경복궁,
덕수궁 돌담길, 서대문 쪽 경의 궁, 창경궁과 창덕궁은 연결되어 있어요,
가을에 경복궁과 덕수궁을 다녀와서 오늘은 창경궁을 투어 할 차례에요.
월 수 금 수업을 마치고 종로3가부터 느릿느릿 걸었어요. 어라, 이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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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여? 괴나리봇짐 싸들고 상경한 촌놈처럼 이곳 지명을 물었더니 모델
같은 아가씨가 친절하게 '익선 동 먹자골목'이라고 알려줍디다. 젊은이들이
많았어요. 지인을 만나면 밥을 사주고 싶었는데 못 만나서 유감입니다.
익선 동은 조선시대 누동궁이라는 작은 궁이 있던 곳으로 조선왕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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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던 곳을 한옥마을로 개조했답니다. ‘야인시대에‘를 보면 망국의 상황
가운데서도 종로가 조선의 자존심 같은 곳이었어요. 이곳을 일본 놈들이
탐내던 동네라 오까베가 들어서는 것을 막고 조선인들이 외곽으로 밀려
나야 하는 수모를 당하지 않기 위해 한옥 촌을 만들었다나 봐요.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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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 암‘이라는 요정이 들어서면서 집성촌이었는데 완전 홍대거리처럼
만들어 놓았더라고요. 거위 마네킹이 재밌네요. 수제 맥주를 파는 곳이래요.
‘don't be it's alright(수줍어하지 마 알았지)’ 종로 귀금속 거리를 그냥
갈 수 없잖아요. 스마트 워치 시계 줄을 화이트로 교환했어요(3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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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5가 단성사가 극장은 없어지고 빌딩이 들어섰네요. 십 수 년 전에
종로 오야붕 김 또깡의 우미관이 있던 그 ‘단성사’가 일본인 사장에게
팔린다는 공고를 본적이 있는데 설마 이 빌딩의 주인이 일본 놈일까요?
가능성은 충분합니다만 지금 와서 어쩔 것입니까? 종로 뒷길로 가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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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뒤편 길이 나왔습니다. 고궁 담벼락은 왜 이리 높은 것이여?
족히 3m는 될 것 같아요. 월담이 힘들겠네요. 진달래가 예뻐서 한 컷
찍었고요. 새로 난 터널 길을 통과 했어요. 킥보드가 휙휙 지나갑니다.
저도 한번 타고 싶긴 한데 조그만 한 놈이 되게 비싸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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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을 나와서 잔치 국수를 한 그릇 때렸어요(4000). 담배를 피우려고
골목에 들어섰더니 꼬맹이 아가씨들이 먼저 와 있네요. 멀찍이 떨어져서
볼일을 본 후 창경궁 티케팅을 했어요(1,000). 야간개장을 21시까지 합디다.
창경궁은1991년도에 웨딩 사진을 찍었던 장소입니다. 그때 그 포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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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몇 방 박았어요. 물론 그 닥 유쾌한 기분이 아니어서 배경만 대충
사진에 담아왔습니다. 꽃보다 예주가 문자가 왔어요. “아빠, 잘 지내십니까?
(예)“ ”네(나)“ ”뭐하고 지내십니까? 가게 오픈 준비 중이십니까?(예)“
”그렇지요. 에예공 보고 싶은 것만 빼고 다 좋아요. 종로 3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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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국으로 이동 중(나)“ ‘ 엉, 지금요?(예)” “ing. 종로로 학원 다니고
있어요. 곱창 집이 가까워. 혹시 생각 있나요?(나)“ ” 아하, 너무 끌리는데
학원 언제 또 오시나요?(예)“ "월 수 금 pm5시(나)” “ 만날 뻔 했네요.
다음 주 나랑 곱창 먹읍시다(예).“ ”ㅇㅋ 아빠 걱정은 안 하는 걸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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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잔소리를 안 하려고 했는데 공주를 보니 또 보내고 말았어요.
“공주야! 생활은 바쁘고 독서할 시간을 내는 건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인풋이 필요해. 물론 완독이나 다독이 좋지만 굳이 매일 필요는 없다.
이것이 목표가 되면 독서는 즐거움이 아니라 의무가 되어버린다. 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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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아도 된다. 10분이나 15분 정도만 읽어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빠르게 눈으로 읽다가 나를 자극하는 문장을 만나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어보시라. 다독보다 중요한 것은 인상 깊은 문장을 만나는 것이다(아빠).“
창경궁 뒤편은 처음 가보았어요. 뒤 담 너머에 무엇이 있냐고 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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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이랍니다. 이곳 경비는 꽤나 유식해 보입니다. 원래는 창경궁에서
창덕궁으로 가는 문이 있는데 코로나로 창덕궁은 5시까지만 개장을 한다고
합디다. 그러고 보면 조선의 궁궐사이즈가 엄청 큰 것입니다. 왕이 가마를
타고 후궁처소로 갔을 것입니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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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아!“ 아직도 기운이 남아서 대학로를 향해 고고싱! 창경궁 바로
길 건너가 혜화동입니다. '성대'를 삼성이 인수하면서 sky를 능가하는 명문이
되었고 성신여대, 한성 대, 국민 대, 돈 암동까지 가히 강북의 핫플레이스
입니다. 정릉 배 밭골(2번 종점)의 추억이 있고 돈 암동 점집, 이강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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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서 개척교회를 했을 것입니다. 혜화 동은 한 많은 미아리고개를
넘어서면서부터 시작되는데 과거 점집 근방부터 대학로 맞은 편 일대가
완전 신시가지로 말끔히 새 단장을 했네요. 붕어빵 5개에 천 원짜리를
사들고 걸었어요. 주전부리를 한다는 게 약간 쪽팔렸어요. 마스크를 벗고
한 입 먹고 하나 둘 셋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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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이 대학로입니다. 쌀로 만든 치즈핫도그는 설탕을 뿌려서 원 모어.
대학로는 아내와 연예할 때 자주 오던 곳입니다. 극단 파랑새, 샘터 건물이
사라져버렸네요. 성당 옆 건물에 ‘바탕 골‘에서 안치환의 콘서트를 본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 시도’도 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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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마지막 속옷까지 다 벗고 보여줬던 연극 ‘마지막 시도’ 앵-콜은
안 하나요? 배터리가 12%밖에 남지 않아서 1회용 보조 배터리를 샀어요.
(3600) 세상 좋아졌어요. 옛날 극단들이 사라지고 학교 연극 원들이 그
자리를 채웠네요. 동덕여대, 서경 대, 국민 대, 상명 대까지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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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피곤이 밀려옵니다. 이제 휴대폰 뿐 아니라 제 배터리도 가물가물
해졌어요. 자꾸 타다 보니 지하철도 제법 탈만합니다. 오늘 한 번도
해매지 않았어요. 보증금 500원도 꼭 챙겨서 나왔고요. 그나저나 내
적토마는 잘 있나 모르겠네요. 아뿔싸! 주차비가 8시간 30분 입니다.
2020.4.9.fri.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