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는 서울역 쪽방촌 민간개발 검토 나섰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2. 12. 29.
공공개발이 계획돼 있는 서울역 쪽방촌(동자동)이 최종 민간개발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검토가 시작됐다. 민간개발안에는 임대주택이 전체의 50%로 계획됐다. 그동안 국토부는 쪽방촌 주민을 수용할 수 있는 개발 방안이 있다면 민간개발도 검토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공공개발 방안이 철회될지 주목된다.
1. 공공임대주택 50% 공급 가능 민간개발 최종안 제출, 합동TF 논의 시작하였다.
12월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역 동자동 준비대책위원회는 용적률 700%를 적용해 전체 1977가구 중 쪽방 거주자 등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주택 1002가구(50%)를 확보하는 민간개발 방안을 최근 국토부에 제출했다. 이에 국토부는 서울시, 용산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참여하는 합동TF(태스트포스)에서 본격적으로 민간개발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제 서류가 접수돼 서울시 등과 관련 검토에 나설 것"며 "기존 세입자 주거 안정과 주택 공급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토부는 쪽방 거주자 등 재정착을 위한 공공주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른 택지개발 방식인 공공주택지구 지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지난해 2·4 대책에서 공공임대주택 1250가구, 공공분양주택 200가구, 민간분양주택 960가구 등 모두 241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주민 동의 없이 토지를 강제 수용하는 방식이어서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주민들은 공공임대주택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민간개발 방안을 제안키로 했고 이번에 최종 방안을 국토부에 제출한 것이다.
동자동은 제1종 일반주거지역과 제2종 일반주거지역(7층 이하)으로 상한 용적률이 250%에 불과해 공공주택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서울시가 지난 6월 장기전세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용도지역을 최대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용적률을 700%까지 완화해주는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건립 운영기준'을 개정하면서 민간개발도 가능한 방안이 생겼다. 이에 국토부는 정비계획안을 만들어 서울시 검토를 받아보라고 제안했고, 이번에 정비계획안이 완성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게 됐다.
2. 공공 아닌 민간 주도 정비사업 장려 분위기, 동자동 변화 생길까.
공공이 주도하는 개발 방식이 주민 호응을 받지 못하면서 철회하는 사례가 나오고, 정부도 보완책을 발표하는 등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주민들은 동자동에도 변화가 나타날 거란 기대감이 높다.
윤석열 정부는 정부 주도의 일방향식 사업구역 지정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자 지난 8월 보완책을 내고 공기업이 아닌 신탁사나 리츠 등 민간 전문 기관이 토지주와 협력하는 방식인 '민간 도심 복합사업'을 새롭게 도입했다.
국토부는 또 문재인 정부의 공급대책의 핵심이었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 64곳 중 주민 호응이 낮은 21곳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달 언론 간담회에서 "(동자동 쪽방촌 개발은) 기본적으로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하는 게 맞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자동 대책위 관계자는 "오랜 기간 꼼꼼하게 준비해 공공임대주택을 전체의 50% 이상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며 "정부의 정책 방향도 민간 정비사업을 장려하는 쪽으로 바뀐 만큼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