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회 마지막 - 국가수반이 술 쳐먹고 시술질만 하면 그것이 바로 국가위기...
- 다음날 기함 드레드노트 황제 특별실 -
아침을 알리는 새소리와 흩날리는 꽃잎의 홀로그램은 상쾌한 기분마저 들게 하였지만, 황제를 위해 준비된 세심한
노력이 무색하게도 특별실은 소란스럽기만 했다.
"짐의 어명이다 총령 케브는 꼼짝 말지어다!!"
"통촉하시옵서서 폐하 소신은 강건하여 마. 사. 지. 는 아니 받아도 되옵니다!!"
"어허 어명이래도 그러는구나... 어찌 한밤을 꼬박 부동자세로 있었던 초최한 몸으로 제국총령자리를 지킬수
있겠느뇨! 아싸 잡았다 크크크"
황제에게 옷자락을 붙잡힌 제독은 순간 움찔하였으나, 곧바로 몸을 틀어 손을 뿌리치려 했다. 그러나 날렵함 만큼은 현역
못지않은 황제의 몸놀림은 맨살이 다 드러나는 백옥같은 두다리로 제독의 목을 감싸고 움직임을 봉쇄하려 하였다. 하지만,
케브역시 역전의 맹장! 쉽사리 당할수 없다는듯 라스에게 제압당해가는 몸을 싱글 침대보다 넓고 푹신해 보이는 소파에
던지며 반격에 들어섰다. 이렇게 한참을 업치락 뒤치락, 황궁을 둘러싼 파파라치들이 목격했더라면 은하를 뒤흔들 스캔들을
터트렸을 법한 두남녀의 행위는 갑작스럽게 외쳐진 수행내관의 목소리에 마침내 끝을 맺었다.
"폐하 총리대신 자파브 입시옵니다~"
철컥!
10분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드디어 황제의 대면승락이 떨어지자 100세가 넘음에도 50대의 강건함을 유지하고 있는
제국 총리대신 자파브가 황제의 특별실에 들어왔다. 황제에대한 절도있는 예법을 마치자 강퍅한 인상에 어울리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폐하 어서 어명을 내려주시옵소서 간악안 예온콤바인과 그 종주국 시드마투스의 위협에 제국신민 모두가
두려움에 떨고 있사옵니다."
"흐흐흐 아침부터 아주 지랄을 하네! 만약 어명으로 모든 전투를 금지한다면 어찌 하겠느냐? 그대는 정녕
전란을 일으키는것에 두려움이 없단 말이냐! 그대 때문에 죽어나갈 병사들과 그 가족들은 안중에도 없느냐!!"
자신의 몸의 10배는 되는듯한 거대한 책상 뒤에서 내지르는 황제의 호통은 충분한 위엄이 있었었으나, 반세기나 제국총리
대신 자리에 있어왔단것이 허울만은 아니었다는듯, 자파브의 꼿꼿한 태도에는 작은 미동조차 없었다. 오히려 황제 뒤에
시립 하고있는 케브제독의 미간만이 찌푸러졌다.
"폐하 어찌 그리 기백이 없으싶니까 그런 말씀은 남부 은하를 지배하고 우주 2/3가 따르는 은하연맹의 종주국
황제가 하실 말씀이 아니옵니다. 아시다시피 저 또한 폐하와 함께 윌캠전역에서 종군을 하였...."
총리대신의 뻗뻗한 태도에 기가 차다는듯 황제는 짧게 혀를 차며 말을 잘랐다.
"하! 종군? 후방에서 보급품이나 나르던걸 종군이라고 뻔뻔스럽게 말도 잘하는구나, 짐이 말하지 않았느냐
5년이면 윌캠으로 향하는 하이퍼래인은 다시 제국소유가 될것이라고 고작 5년도 못기다리느냐! 시드마투스는
쓰론과는 다르단 말이다..."
답답함이 넘쳐나는 황제의 어조와 다르게 총리대신 자파브는 한심스럽다는 표정을 잠시 내비치며 재차 읍을 올렸다.
"폐하 무슨 걱정이 그리 많으십니까 제국은 은하의 패권국 입니다. 패권은 힘의 실현으로만 유지되는것 입니다.
폐하께서 제위에 등극한 공적도 여기 케브 제독이 총령 자리에 오른 공적도 모두 전장에서 이룬것 입니다. 이를
무시하시는것은 제국의 정통을 무시하시는것이고 정통성이 흔들리는것을 폐하의 신민들은 좌시하지만은 않을것
입니다."
은근한 협박까지 더해진 총리대신의 말에 한때 전신으로 위명을 떨쳤던 황제 라스 조차 눈을 감을수 밖에 없었다. 사실
그랬다. 그녀를 황위에 올린것도 자파브를 위시한 세습 귀족들 이었으며, 의회와 행정부를 장악한 그들에게 대항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와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죽는다고 해결된다면 골백번 더 자진 하였겠으나 제국에 그녀마저 없다면
탐욕스런 귀족들의 폭주를 아무도 막을수 없을것이다. 잠시의 침묵후 눈을뜬 황제는 그녀의 동료이자 친우이며 연인이길
원했던 남자 케브를 힐끗 쳐다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조화로운 실라 엠파이어의 임페라트릭스 라스 알 임페라토르가 명한다. 제국 총령 케브는 즉시 중앙함대
사령부에 상세한 작전계획을 상신하라 일러라. 내 친히 확인하고 재결 할것이다!"
황제의 선언에 자파브와 케브 모두 허리를 굽히며 답했다.
"폐하 영명하신 결단 이십니다."
"넵 신명을 다해 따르겠사옵니다"
제국이 전쟁을 선언하기 원하는 존재, 깨어난 권세 '시드마투스 다이렉터스' 언제부터 존재하였는지 알수도 없을 정도로
오래된 4대 고대제국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다른 고대제국들이 자신들의 영역만을 지키며 타 외인종들에게 배타적인 태도
를 보인 것과 달리 20년 전부터 타문명 의 기술개발을 간섭하며 세력을 팽창시켜왔다. 한때 제국을 포함한 은하연방의
회원국들에게도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왔으나 1년전 또다른 고대제국 쓰론을 전멸시킨 전쟁 이후, 여론은 반전 하였다.
특히, 연방 회원국중 가장 많은 신드 사이보그를 부리는 발론인들이 적극적으로 제국을 부추기었다. 여기에 항성계 20개와
맞먹는다는 시드마투스의 심장부 링월드는 언제나 더 많은 영지를 원하는 제국귀족들에게 참을수 없는 유혹이 되었다.
은하력 2423년 2월 30일
우주의 모든 언론들이 은하연방의 대 시드마투스 선전포고를 호외로 알렸다.
실라 엠파이어 임페라트릭스 라스의 서명이 들어간 선전포고문에는 '예온 콤바인 해방전쟁' 이라는 문구가 커다랗게
적혀있었지만 그 아래 링월드에 대한 권리포기 조항 또한 작은글자로 정확하게 적혀 있었다. 드디어 우주시대 이래
아무도 범접하지 못하였던 최강세력을 상대로 제국의 미래를 건 도박이 시작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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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드디어 선전포고.. 전쟁한번 시작하기 무지 힘드네요 ㅎㅎㅎ
근데 이따위 글빨로 전쟁신은 어떻게 써야될지 참 걱정이 큽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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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리스 막장 연대기 몰락제국!!]
The Fallen Empire (1) - 만남 ( http://cafe.daum.net/Europa/OFlQ/3380 )The Fallen Empire (2) - 전운 ( http://cafe.daum.net/Europa/OFlQ/3382 )
첫댓글 <^오^>
ㅠㅠ 조기종영각 입니다..... 역시 재미가 별로인가봐요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