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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조현병 및 양극성장애에서 영양중재 연구의 배경
국내 건강기능식품은 식품 등의 표시·광고 관련 법령에 따라 질병 또는 질병군의 예방·치료효과를 암시하는 표시·광고가 제한된다. 이에 조현병과 양극성장애 자체를 대상으로 허가된 기능성 원료나 영양소는 없다. 다만 두 질환 모두 표준 약물치료로도 충분히 개선되지 않는 영역이 있는 바, 이와 관련하여 근거기반 영양중재 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현병에서는 음성증상과 인지기능 저하가 지속되거나 일상기능 회복이 제한되는 경우가 흔하며, 양극성장애 역시 조증 또는 우울삽화가 호전된 이후에도 에너지 저하, 정서 불안정성, 일상 기능 회복의 지연이 관찰된다. 이러한 ‘잔여증상’과 기능적 회복의 문제는 환자의 삶의 질과 장기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바, 이러한 한계들을 보완하는 목적에서 영양중재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조현병과 양극성장애의 병태생리가 단순한 신경전달물질 이상을 넘어 산화스트레스, 염증 반응,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신경가소성 저하 등 다양한 생물학적 축과 연관된다는 연구가 축적되면서 이러한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양성분에 대한 탐색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본 기고에서는 조현병 및 양극성장애에서 비교적 연구가 축적된 영양성분을 중심으로 각 성분의 연구대상, 사용된 제형과 용량, 적용기간, 주요결과 등을 정리하고 약국 상담 현장에서 고려할 수 있는 적용 포인트들을 함께 검토하고자 한다. 질환의 특성상 영양중재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하면서도 약물치료의 한계를 고려한 근거기반 영양조언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2. 조현병에서 잔여증상 관리를 위해 연구된 영양성분
(1) N-아세틸시스테인(N-acetylcysteine)
N-아세틸시스테인(아세틸시스테인, 이하 ‘NAC’)은 국내에서는 거담제로 사용되지만, 해외에서는 항산화물질로서 산화스트레스와 신경전달 조절과의 연관성을 근거로 정신질환 보조요법 영역에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조현병에서 NAC가 연구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글루타치온 전구체로서 산화스트레스 축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조현병의 병태생리로 산화스트레스와 신경회로 기능이상이 함께 거론되며 기존 약물 치료의 한계가 있는 음성증상이나 인지증상을 보완할 후보로서 연구되고 있다.
초기 파일럿 연구에서 항정신병약 치료 중 잔존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NAC 2g/day 보조요법이 PANSS(Positive and Negative Symptom Scale)에서 음성증상 개선 신호를 보였지만, 클로자핀(Clozapine)치료 중이면서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 84명을 대상으로 NAC 2g/day를 52주 경구 투여한 다기관 RCT 에서는 음성증상·인지·삶의 질 개선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NAC는 조현병의 잔여증상 보완 목적으로 연구됐으나 현재까지는 일부 가능성을 시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내 사용환경(일반의약품 거담제로 허가된 점)과 근거 수준을 함께 고려하여, 약국에서는 관련 성분에 관한 고객의 질의응답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2) 활성형 엽산(L-메틸폴레이트)+비타민B12
활성형 엽산(L-methylfolate, 5-MTHF)은 엽산 대사 과정의 개인차와 효소 활성 문제를 우회하여 직접적으로 one-carbon 대사와 메틸화 과정에 관여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조현병 연구에서 주목받아 왔다. 실제로 조현병 환자에서 엽산 대사 이상이 반복적으로 보고돼 왔으며, 일부에서는 혈중 엽산 농도가 낮을수록 증상 중증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관찰되기도 했다.
2017년에 게재된 RCT에서는 안정적으로 항정신병약을 복용 중인 조현병 외래 환자 55명을 대상으로 L-methylfolate 15mg/day를 12주간 경구 투여한 결과 PANSS total, general psychopathology, negative score에서 개선 신호가 관찰됐으나 인지기능 개선은 뚜렷하지 않았다.
반면 2026년에 게재된 RCT에서는 혈청 엽산 농도가 낮은 조현병 환자 55명을 대상으로 활성형 엽산 5mg+비타민B12 500μg/day를 24주 경구 투여한 결과, 혈중 엽산 및 비타민B12 농도 상승과 함께 호모시스테인 감소는 확인됐으나 PANSS나 인지기능의 유의한 개선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면 활성형 엽산 및 비타민B12 보충이 생화학적 지표의 교정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조현병의 실제 임상증상 개선으로 이어지는 근거는 제한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엽산은 한국인에서 권장섭취량 대비 부족한 섭취 경향이 관찰되는 영양소이며 비타민B12 역시 육류 섭취가 부족한 경우 결핍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조현병 환자의 식사 상태와 생활환경, 특히 1인 가구와 같이 영양 불균형 위험이 높은 상황을 함께 고려할 때 해당 성분은 필요한 상황에 영양보충 관점에서 활용할 수 있다.
(3) 비타민D
비타민D는 조현병의 핵심 정신증상을 직접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성분이라기 보다, 결핍 상태를 교정함으로써 정신·신체 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목적으로 연구돼 왔다.
조현병 환자에서는 활동량 감소와 실내생활 증가 등으로 비타민D 결핍 위험이 높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제공
이는 조현병 환자에서 비타민D 부족이 비교적 흔하게 관찰되고, 비타민D가 신경면역 조절, 염증 반응, 신경보호, 전반적 활동성 유지와 관련될 가능성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2017년 게재된 RCT에서는 클로자핀을 18주 이상 유지 중이면서 혈중 비타민D가 낮고 PANSS 총점이 70 이상인 만성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비타민D 14,000IU/week를 8주간 경구 투여했다. 그 결과 혈중 비타민D 농도는 유의하게 상승했으나 정신병 증상, 우울증상, 대사지표의 유의한 개선은 확인되지 않았고 인지기능 역시 보정 후에도 통계적 유의성이 유지되지 않았다.
다만 조현병 환자의 생활특성을 고려할 때 실내생활이 길고 활동량이 적으며 식사 불균형이 동반돼 비타민D 결핍 위험이 높은 환자가 존재할 수 있는 바, 이럴 때 결핍을 교정함으로써 전반적 컨디션 관리와 장기적인 뼈·근육 건강 관리 목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3. 양극성장애에서 잔여증상 관리를 위해 연구된 영양성분
조현병에 비해 양극성장애는 보다 다양한 영양중재가 시도되어 왔다. 2011년 체계적 문헌고찰, 2019년 RCT 중심 체계적 문헌고찰, 2021년 후속 리뷰를 종합하면 오메가-3, NAC, 이노시톨, 코큐텐, 마그네슘, 엽산, BCAA(branched-chain amino acids), 비타민·미네랄 복합제 등 다양한 성분이 연구됐다. 그러나 이들 연구의 상당수는 소규모 단일 연구에 머물거나 후속 재현 연구가 부족한 한계를 보이며, 성분별로 근거 수준과 일관성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이에 본 고에서는 약국 상담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과 근거 수준을 고려해 비교적 임상적 해석이 가능한 성분을 중심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1) 오메가-3(EPA 및 DHA 함유 유지)
오메가-3는 양극성장애에서 가장 오랜 기간 연구된 영양성분으로, 주로 우울삽화와 잔여 우울증상을 보완하기 위한 보조요법으로 검토돼 왔다.
초기 무작위 대조시험에서는 양극성장애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기존 약물치료에 오메가-3 총 9.6g/day를 4개월간 병용 투여한 결과, 오메가-3군에서 관해 유지기간이 더 길고 전반적인 임상 경과가 더 양호한 경향이 보고됐다. 다만 해당 연구는 소규모 예비 연구이며, 사용된 용량 또한 일상적인 장기 섭취에는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는 한계가 있다.
이후 추가 연구에서는 결과가 일관되지 않았다. 일부 무작위시험에서는 유의한 증상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최근에는 고 n-3/저 n-6 식이중재에서 기분 변동성과 통증 관련 지표 개선 가능성이 제시됐으나, 이는 단일 보충제 연구와는 다른 접근이다. 따라서 현재 근거를 종합하면, 양극성장애에서 전반적 증상보다는 우울삽화 영역에 한정하여 선택적으로 활용을 고려할 수 있다.
약국 상담 현장에서는 우울삽화가 반복되거나 회복기에도 우울감·무기력·정서 저하가 지속되는 환자에서 참고할 수 있다. 다만 연구 간 용량 차이가 크고 실제 적용 가능한 용량과의 괴리가 존재하는 만큼, 임상에서는 EPA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형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는 양극성 우울증상이 단순한 신경전달물질 이상뿐 아니라 만성 저강도 염증, 스트레스 반응 이상, 신경가소성 저하와도 연관된다는 점에서 오메가-3가 염증 반응 조절과 세포막 환경 개선을 통해 간접적으로 신경 전달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전적 배경에 기반한다. 다만 이러한 기전적 가능성이 실제 임상효과로 일관되게 이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보조요법 수준에서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2) N-아세틸시스테인(NAC)
NAC는 산화스트레스와 신경염증 조절 기전을 기반으로 양극성장애에서 보조요법으로 연구되어 온 성분이다. 특히 양극성장애의 우울삽화와 기능 저하가 산화스트레스와 연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울증상과 일상 기능 회복 보완을 목표로 임상 연구가 이뤄졌다.
대표적인 RCT에서는 유지치료 중인 양극성장애 환자 75명을 대상으로 기존 약물 치료에 NAC 2g/day를 24주간 경구 병용 투여한 RCT 결과, NAC 군에서 MADRS(Montgomery-Asberg Depression Rating Scale)를 포함한 우울증상 점수와 기능평가 지표에서 유의한 개선이 관찰됐다. 그러나 이후 수행된 추가 연구에서는 이러한 결과가 일관되게 재현되지 않았으며,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도 NAC는 유망한 결과를 보였으나 재현성이 제한적인 성분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양극성장애에서 NAC는 보조요법 후보로서의 의미는 있으나, 현재 근거 수준으로는 일관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성분으로 해석하기에는 제한이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거담제로 허가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조현병과 마찬가지로 약국 현장 적용에서는 한계점이 명확하다.
다만 최근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관련 문의가 있는 만큼, 약국에서는 해당 성분의 연구 배경과 근거 수준을 함께 설명하는 참고자료로 활용하길 바란다.
(3) 비타민D
비타민D는 양극성장애에서 주로 결핍 교정을 통한 전반적 기능 보완의 관점에서 연구돼 왔다.
조현병에 비해 연구의 수는 제한적이지만 일부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유지치료 중인 양극성장애 환자 또는 기분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비타민D를 보충했을 때 기분 증상 변화를 평가하였다. 결과를 보면 혈중 비타민D 농도는 유의하게 증가했으나, 우울증상 및 기분 관련 지표에서는 일관된 개선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기분 점수의 변화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거나, 보정 이후 유의성이 유지되지 않는 결과도 보고됐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면 비타민D 보충이 결핍 위험군에서 결핍 교정에는 기여하지만, 오메가-3나 NAC처럼 특정 증상 축을 직접 개선하는 보조요법으로 활용하기에는 근거가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양극성장애 환자에서 활동량 감소, 실내 생활 증가, 식사 불균형 등으로 인해 비타민D 결핍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므로, 우울삽화가 반복되거나 회복기에도 활동성이 낮은 환자를 대상으로 뼈·근육 건강 유지, 낙상 위험 감소, 전반적 컨디션 관리 측면으로 비타민D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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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apado-Castro M, et al. Schizophr Bull. 2022.
3) Roffman JL, et al. JAMA Psychiatry. 2013.
4) Roffman JL, et al. Mol Psychiatr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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