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활동중인 낚시카페를 비롯하여 여기저기 올린 글인데요, 이번엔 여기에도 한번 올려봅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이렇게 나가서 노는것을 시도해보지 못하시는 분들께는 간접경험의 기회도 될것 같구요, 시티내에서만 젊음을 보내고 계신 분들께는 야외에도 즐길수 있는 옵션이 있다는 점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혹시 저와 비슷한 취향으로 취미를 가지신 동지를 만나보고 싶은 생각도 있구요. 생각같아선 예쁜 trout 사진까지 첨부해서 자랑까지 했으면 좋았겠습니다만,, 다음기회로 미뤄야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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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를 보니 이번주말은 내내 맑은 날씨가 계속되고 Eildon 지역의 아침기온도 4도정도로 많이 내려가지 않는다고 하네요. 이런날씨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조만간 다시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날씨,, 금요일밤에 짐을 싸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도 코스는 지난번과 같이 Wallaby bay에서 출발하여 Mountaineer creek camp ground로 가는 코스입니다.
아침에 좀 일찍 출발하려고 했는데, 다운받아놓은 각시탈을 아침먹으며 보다가 또 늦고야 말았네요,, 이강토,, 사람을 들었다 놨다하는 거짓말 솜씨에 감탄하느라 시간가는줄 몰랐습니다,,;;
이미 가는길에는 차가 꽤 많습니다. 이번주 Healsville 가는길에는 와이너리 투어 버스들이 유난히 많네요.
Eildon 타운 지나서 산등성이 넘어가는 곳에서 내려다 본 호수입니다. 그날그날 모양을 달리하는 구름 덕분인지, 거의 매주 보고 있음에도 지겨워지지 않는 풍경이네요.
산등성이 반대쪽은 아래같은 풍경이구요. gippsland쪽 분위기죠?
오늘을 위해 지난 3주정도 주말마다 패들링 연습을 했습니다. 잘못된 패들링으로 손에 물집이라도 생기면 돌아오는길이 깝깝해질테니 말이죠,, 저번에 걸어갔을때 발목이 아파 돌아오는길에 고생했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깝깝해집니다,,;;
모든걸 등에 메고 갈때에 비해 제가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짐을 넉넉하게 쌀 수 있다는 점입니다. 티셔츠한장 더 넣기가 부담스럽던 백패킹과는 비교하기 힘들죠. 마음만 먹으면 침낭뿐 아니라 극세사 이불을 싸가는것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이번엔 드라이백안에따뜻한 옷도 넉넉히 넣고 김치에 밥, 사발면도 넉넉히 넣었습니다. 것두 왕뚜껑으루다가. 게다가 밤에 침낭안에서 책보며 먹을 오감자 한봉지까지,,
세팅은 아래와 같이 되었습니다. 제게 있어 inflatable의 최대 단점은 로드홀더를 고정할 곳이 없다는 것인데, 아래와 같이 버닝스에서 6불주고 산 합판으로 극복했습니다. 이녀석 얼마나 버텨줄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쓸만합니다.
세팅 후 출발할때 시간을 보니 이미 1시반입니다. 카약을 물위에 띄우자마자, 사놨던 그랜드앵거스로 점심을 해결합니다. 역시 햄버거도 따뜻할때 먹어야 맛있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아침에 유난히 불친절했던 맥도널드 직원의 얼굴도 떠오릅니다. 아무리 액센트가 맘에 안들어도 그렇지,, 손님한테 그렇게 대놓고 얼굴을 찌푸리다니,,;;
어쨌든 그동안 공부하고 연습한대로 패들링을 해봅니다. 팔 각도 유지하고, 상체를 이용하고 패들각도를 가능하면 크게,,, 하다보면 패들을 따라 튀고 흐르는 물들이 배 안으로 들어옵니다. 얼마전 아마존서 저렴한 가격에 구해놓은 네오프렌 웨이더가 이렇게 유용할수가 없네요. 따뜻하다못해 땀이 납니다,,;;
출발했던 wallaby bay부터 약 2킬로정도는 언덕들이 바람을 거의 막아주고 있어 상당히 편하게 갈수 있었는데요, 그 이후로 북북서 방향으로 방향을 돌리면서 제법 부는 서풍을 마주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inflatable의 최대 약점이 드러나게 되는데요, 무게가 가벼운데다 수면위로 많이 올라와있는지라 바람에 밀리게 됩니다. 평균적으로 패들링을 오른쪽 세번에 왼쪽 한번, 이런식으로 하면 방향이 제대로 잡히더군요.
저 멀리에 목적지가 보입니다.
총 거리 6킬로 정도였구요. 1시간10분정도 걸렸습니다. 걸어서 가면 10킬로가 훌쩍 넘고 3,4시간 가량 갔던것에 비하면 더할나위없이 편하기만 합니다.
걸어서 가는것과 노 저어 가는것, 분명 나름의 다른 장점이 있는것 같습니다. 패들링 역시 너무도 재미있습니다. 기술도 필요하고 운동도 되고 무엇보다 물을 가르고 다니는 재미가 있죠. 하지만 무거운 짐을 메고 걸어다닐때와 같은 스토리는 없는것 같습니다. 몇시간을 헉헉대고 걸어다니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하고 주위에 보이는것도 많고 한번의 걷기를 마치는동안 기승전결이 형성되는 느낌인데 반해, 흠,, 아마도 이번 패들링은 그런것이 생기기도 전에 끝나버린 것 같네요.
또한가지는, 걸어서 3시간반이 걸려서 갔을 때에는 문명으로부터 아주 한~참 떨어져있는 느낌이었는데, 1시간만에 오니 걍 단지 1시간만 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같은 장소인데도 말이죠.
어쨌든 그렇게 해서 다시 찾게 된 mountaineer creek camp ground 입니다.
모든 것이 그대로입니다. 물론 사람은 아무도 없구요. 이제 저 물에서 고기들이 펄떡거리며 뛰기만을 기다리면 됩니다.
아래와 같이 느긋하게 주거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번엔 바로 물가에 텐트를 쳤구요. 앞에는 불피울 자리도 있더라구요.
주거공간 조성 후, 카약을 타고 주변을 돌아다녀 봤습니다. 물론 채비는 준비해 놓은 상태였지만 수면에 움직임이 보이기 전까지는 캐스팅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그 주변을 구석구석 알아놓고 싶어서였죠. 어차피 승부는 새벽입니다.
아래는 이번을 위해 묶어놓은 플라이들 중 제게 첫번째로 선택받은 넘들입니다. 사이즈 20짜리 midge emerger와 pupae 그리고 제가 가장 즐겨쓰는 softhackle wet입니다. 저 wet은 '저게 고기눈에 띄기만 한다면 저렇게 맛나게 생긴넘을 고기가 그냥 지나갈수가 없다'라고 항상 믿고 있고 실제로도 많은 trout들을 제게 안겨준 넘인데요,, 최근에는 상당히 실망스런 결과만을 보여주고 있지만 말이죠,,
그렇게 조용히 저녁이 지나고, 찬밥에 김치에 왕뚜껑을 배부르게 먹습니다. 우연히도, 지난번에 왔을때와 같이 이번에도 달이 없는 밤입니다. 밤하늘을 가득메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은 별을 바라보는 일은 이런 구석탱이 캠핑의 백미인듯 합니다.
침낭속에서 책을 읽으며 오감자 한봉지를 비운 후, 럭셔리함과 포근함을 느끼며 잠이 듭니다. 물가에 텐트를 쳐서 안좋은 점이 있는데, 밤에 중간중간에 물고기 뛰어오르는 소리가 들리면 본능적으로 긴장을 하며 캐스팅하고 싶어집니다. 덕분에 잠을 좀 설쳤네요..
이번에도 해뜨기 40분전에 일어나 커피를 마십니다. 해뜰녘이 다가오면서 사방에서 kookaborra들이 울어댑니다. 이동네에 이녀석들 무쟈게 많습니다.
예보대로 안개가 자욱한 아침입니다.
기대를 하며 낚시준비를 하고 카약에 탑니다. 사실은 며칠전 인터넷에서 맘에 들지 않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오랫만에 flylife 포럼을 둘러보는데 이곳 Eildon에 새벽에 활발하게 라이즈하는 녀석들이 대부분 roach나 잉어들이라고 하더군요. 전 roach가 한겨울에도 라이즈한다는 사실을 몰랐었고, 잉어가 물 위로 점프해서 무언가를 먹는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던지라 그동안 보기만 해오던 그넘들이 모두 trout들이리라 생각했었던 건데요. 사실 저 얘기에서 의욕이 좀 꺾였던게 사실이었죠.
어쨌든 최대한 조용히 패들링하여 나아가 봅니다. 조금씩 날이 밝아오며 오늘도 이쪽저쪽에서 고기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녀석들의 라이즈를 자세히 보니, 작은넘들의 방정맞은 라이즈는 roach가 분명한듯 보입니다. 미운넘들,, Lauriston에서도 숱하게 봐왔던 넘들이죠. 일단 이넘들이라도 잡아서 얼굴을 확인하고 싶어서 캐스팅해봅니다. 저의 필살 CDC emerger인데요, 이넘들 안뭅니다,, 미운넘들이 까다롭기까지 하네요.
그러고 있는 와중 바로 2,3미터 앞에서 물위로 점프하는 넘이 있어서 깜짝 놀라면서도 자세히 봤는데,, 누르스름한 빛에 약간 붉은빛까지 내는 굵디굵은 비늘이 선명히 보이네요,, 잉어가 분명합니다,,;; 그 다음에 뛰어오른 넘은 저하고 눈까지 마주쳤습니다. 잉어가 확실하더군요.. 에고 미운넘들,,
저 수많은 roach와 잉어들이 우리 trout들이 먹을것까지 다 뺏어먹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한넘한넘 끌어올려서 멱살이라도 잡고 흔들고 싶어지더군요.
전투력 급다운하여 midge 플라이들은 접습니다. 지금 정신못차리고 midge를 먹고있는 넘들은 제가 얼굴보고싶은 고기가 아니라는 생각에 다시 제가 젤 좋아하는 wet과 stick caddis로 바꿔줍니다. 지나가는 브라운이 있다면 분명 반갑게 물어줄꺼란 기대를 하면서 말이죠.
제 기대에는 아무 응답이 없습니다. 저의 플라이낚시는 그저 하염없이 기다리는 찌낚시로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밑밥도 없는 찌낚시,,
그렇게 낚시는 또다시 빈손으로 그냥 접습니다. 좀 다른 패턴으로 시도해볼까 생각도 했는데,, 일단은 배가 너무도 고픕니다.
아침식사는 저번에 세일때 사놨던 동결건조 비상식량으로 때웁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양이 너무 적습니다,,;;
월요일에 다시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에 짐을 싸서 출발합니다. 저는 짐이 많지도 않은데 정리하는데에만 30분이 넘게 걸리더군요. 많은 장비를 싸서 오토캠핑 다니시는 분들 참 대단하시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안개가 걷히지 않는 신기한 상태더군요. gps가 없었다면 방향잡기가 쉽지 않을뻔 했습니다.
그렇게 3,4킬로정도 왔을 무렵, 안개가 조금씩 걷히기 시작하면서 하늘에는 쌩뚱맞은 비행운까지 보입니다.
날씨가 좋으니 새벽에 꽝친 기분까지 풀립니다. 오랫만에 눈부신 햇살에 눈을 찌푸려보기도 하고 아래처럼 신기한 안개도 구경하구요.
지난번에 비해 육체적으로는 훨씬 편하게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지난번 트랙킹만의 매력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기회가 되기도 했구요.
낚시면에서는 좀더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요즘 고기를 못잡고 있는 이유가 궁금해지더군요. 자리를 잘못 찾은 것인지, 계절변화에 따른 낚시방법 변화를 못따라가고 있는 것인지,, 그래서 다음번엔 저를 실망시키지 않던 Jerusalem creek쪽으로 한번 가볼 생각입니다. 그곳 아이들도 제 플라이를 외면하는지 말이죠.
간만에 좋은날씨에 보니, 이동네가 이렇게 생긴 동네였었나 싶습니다. 여름에도 숱하게 다녔던 동네인데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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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이 낚시를 시작한 이후로 이렇게 혼자 다니게 된것 같습니다. 저도 가끔 겁날때도 있습니다만, 이젠 이런걸 즐기게 됐네요^^
저도 릴낚시 장비사서 포인트 찾아다니며 던졌는데 4일간 한번도 못잡았어요... 하하 낚시를 못즐겨서 그런지 다시 시도할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ㅎㅎ
4일꽝 정도는 누구에게나 언제나 있을수 있는 일인데요^^ 언제든 즐기시게 될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정말가서 한달이고 2달이고 잇으면 ,,
생각만해도..
가끔은 괜찮은데요,, 한달은 좀 무리가 있습니다^^ 저기 시설이라곤 간이화장실 뿐이거든요. 1박만 하고와도 나올때는 많이 후줄근해집니다^^
차분하고 분위기있는 여행 에세이..고즈넉한 새벽안개가 내려낮은 강과 나무.. 사진이 넘 맘에드네요. 다음에도 레온님의 여행에세이를 또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에고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올릴만한게 있으면 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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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담번엔 저도 이쁜넘으로 잡고 싶네요~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할 줄 아시는 분이신 듯... 저도 이런 걸 꿈꾸고 호주에 왔는데 ... 먹고산다는 이유로 요새 생각도 못하고 있네요. 다시 한번 캠핑부터 시작해봐야겠습니다. 혹시 님의 블로그 같은 거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닉네임처럼 잼나게 사시길,,
흠,, 블로그래봐야 구석탱이가서 낚시하는 얘기밖에 없습니다만,,
blog.naver.com/timbu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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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셨군요. 저도 5월쯤부터 자주 다니고 있는데요, 안개끼는 날이 많더라구요. 덕분에 해뜨기전에 운전할때는 동물들땜에 아주 긴장하게 됩니다.
이 글은 바로 지난주에 다녀온 얘기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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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이네~ 허락 떨어지는대로 하나 장만해서 연락해. 같이가게~
레온님 아직 카약,캠핑다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