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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과 음악이 만나다, 알 에스피노사 - 리퀴드 실버
Dance plays with Music - Al Espinoza, Liquid Silver
댄스 플로어에서 춤추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눈에 띄는 커플이 있다. 화려한 테크닉과 쇼 로 사로잡는 커플이 있는가 하면, 음악과의 "감칠맛" 나는 조화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커플이 있다. 알의 경우는 단연 후자라고 하겠다. 토요일 워크숍과 화려한 "터미네이터" 공연을 끝낸 알을 DVD 부스 앞에서 만났다
Q: 워크숍에서 보니 음악의 사용을 강조했었다. 특히 워크숍 후반부에 "음악과 함께 놀아라" 라고 말하면서 음악과의 유희를 보여주었는데, 인상적이었다. 전반적으로 춤추는 사람들에게 많이 부족한 것이 음악에 대한 이해가 아닌가 싶다. 음악은 한 곡 내에서 꾸준히 변하고 자기만의 색깔이 넘쳐나는데, 춤을 보고 있으면 음악의 다채로운 변화와는 동떨어진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음악이 춤에 있어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생각하는가?
A: 좋은 지적이다. 춤의 영역에 있어서 음악은 아직 새로운 분야이다. 특히 춤을 배우는 초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새로운 스텝과 기본 리듬을 익히는 데만도 정신없는데 어떻게 음악을 듣겠는가?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음악은 점점점점~~~~ 중요해진다. 음악을 듣고 음악의 그 변화와 맛을 느끼고 음악과 호흡하고 대화하기까지 나도 4년 걸렸다. 음악과 대화할 때 춤추는 그 느낌이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엄청난 조화의 느낌이다. 이러한 현상의 문제는 1차적으로는 교육의 부재이다. 춤에 있어서 음악에 대해 가르치는 사람을 보았는가? 전무하다고 할 수있다. 한국만이 아닌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Q: 음악에 대한 갈증을 가진 사람은 있는데, 음악을 가르치는 사람은 없는 상황인데, 음악에 대해 가르칠 계획은 없는지?
A: 있다. 지금 DVD를 제작중이다. 나도 이러한 필요를 꽤 오래 전부터 느끼고 있었는데, 이제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DVD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Q: 개인 부문 컴피티션에서 이 음악성에 관해 인상에 남는 커플이 있었는가? 당신의 말대로 음악과 놀면서 음악과 대화하며 즐겼던 커플이 있다면?
A: 있다. 정작 공연에서는 작은 실수 때문에 입상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테레사(떼레)가 컴피티션 전에 무대 위에서 프리댄스를 출 때 그녀의 음악 사용은 놀라웠다.
Q: 워크숍에서 보니 스타일링을 할 때 당신과 당신의 파트너가 같은 동작을 하는데, 세세한 몸의 사용에 있어서는 달랐다. 즉 당신은 좀 더 남성적, 그녀는 좀 더 여성적이었다. 어떤 댄서들은 남성이 여성적인 동작을 사용하기도 하고 여성이 남성적인 동작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A: 개인차가 있다고 본다. 나는 남성과 여성간의 다른 특질의 동작들이 이뤄내는 유희를 즐긴다. 같은 동작을 해도 그녀와 내가 어깨나 상체를 사용하는 방법은 다르다. 또 내가 그녀에게 그녀만의 스타일링을 보여 줄 시간을 주고, 그녀 또한 내가 스타일링을 보여 줄 시간을 주면서 서로 대화하며 즐긴다.
Q: 새로운 파트너와는 언제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A: 사실 그녀는 이제 내 아내이다. 우린 올 1월에 결혼했는데 그녀를 처음 만난 건 작년 8월 마이애미 살사 콩그레스였다. 당시 나는 파트너를 찾고 있었는데, 프리 댄스 시간에 그녀와 춤을 췄다. 전문 댄서인줄은 모르고 춤을 췄다가 다음날 그녀가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LA로 와서 같이 춤추겠냐는 제안을 했다. 그녀는 2주만에 짐을 싸서 LA로 왔고 12시간만에 오늘 공연했던 <터미네이터>를 마스터했다. 놀랍지 않은가? (웃음) 그녀는 페루/콜롬비아 계이고 나는 푸에르토리코/멕시코 계이다. DVD 작업을 바로 시작해서 이번에 4개가 나왔고 3주 되면 레이디 관련 DVD가 2개 더 나오고 몇 달 뒤에 3개가 더 나올 것이다. 참고로 칼라는 21세이다.
Q: 춤을 시작했던 게 살사가 처음이었나?
A: 아니다. 난 브레이크 댄서였다. 11살 부터 췄다. 어제 프리댄스 시간에 본 그 춤이 내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곧 춘 춤이다. 브레이크 댄서를 할 때의 내 살사는 그냥 일반적인 푸에르토 리코 스타일의 살사였다. 7~8년 전부터 수업을 듣기 시작했던 게 여기까지 오게 됐다.
Q: 춤에서의 음악을 알고 싶지만, 아직도 강사도 교육교재도 없어 목마른 살세로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음악에 대해 팁을 달라.
A: 음악을 많이 들어라!! (웃음)
Q: 알다시피 그 말은 많이 들었는데...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팁을 줄 수 있을지? 아티스트 추천도 좋겠다.
A: 춤출 때 패턴을 생각하지 말고 음악을 생각하라고 하고 싶다. 처음에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일단 베이직을 밟고 기본 턴이 되는 순간부터 꾸준하게 음악을 생각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이 작업은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Frankie Ruiz(프랭키 루이스), Angel Canales(앙헬 카날레스), Hector Lavoe(엑토르 라보에), 그리고 오래된 맘보 곡들이 여러분을 도와 줄 것이다. 기억하라, 살사 음악의 한 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절대 같은 톤이 아니다. 그 리듬과 색깔이 몇 번씩 바뀐다. 이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들으며 춤스텝을 밟아보라. 어느 순간 음악과 긴밀한 대화를 나누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