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달 디펜스 타임즈를 오랜만에 구매하여 읽다가 안승범 편집장님께서 추측/주장하신 내용 중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습니다.
편집장님 기사에 따르면 '한국 군 내에 대형 헬기 수요가 있고, 이를 잘 파악하고 있는 레오날도와 KAI가 이에 대비해서 새로운 제안을 준비 중이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저작권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레오날도가 제작 중인 유일한 대형헬기는 AW-101이니, 이 기종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과연 우리군을 포함한 한국 민관군 내에 멀린급 헬기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될지 아래와 같이 추정해보았습니다.
1. 멀린급 헬기란?
멀린은 공허중량 10.5톤, 최대이륙중량 14.6톤이며 출력 2100shp 엔진 3기를 탑재합니다.
멀린과 동급 혹은 비슷한 크기의 헬기로는 S-92 (7톤/ 13.3톤/ 3000shp 엔진 2기 탑재)와 Mi-38 (8.3톤/ 16.2톤/ 2800shp 엔진 2기 탑재)가 있습니다.
수퍼 플레온/Z-8(6.9톤/ 13톤/ 1550shp 엔진 3기)도 비슷한 크기이지만, 엔진 출력은 좀 떨어집니다.
멀린 보다 큰 헬기로는 미국의 치누크 (11톤/ 22톤 / 4700shp 엔진 2기 탑재)와 킹스탈리온(15 / 38.4 / 7500shp 엔진 3기 탑재)이 대표적입니다.
Mi-8M/Mi-17 (7.4톤/ 13톤/ 2500shp 2기)도 동급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현재 한국에서 운용 중인 멀린급 이상 대형 헬기와 가까운 미래에 있을 추가 수요
현재 우리 민관군에서 운용 중이 멀린급 혹은 그 이상급 헬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ㄱ. 대통령 전용헬기 S-92 3기
ㄴ. 해경 대형 수색구조 헬기 S-92 2기
ㄷ. 산림청 대형 화재 진압헬기 S-64 6기
ㄹ. 육/공군 소속 CH-47 약 40여기
ㅁ. 경찰청 소속 Mi-172 3기
가까운 미래에 해군에서 소해 헬기로 8기, 육군에서 특수 작전용 헬기로 10여기의 대형 헬기 추가 소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하다면, 한국 내 대형헬기 시장은 최대 70기 규모입니다.
3. 멀린급으로 그 이상급 수요를 대체 가능한가?
사실 CH-47과 멀린은 체급 차이가 크기 때문에 멀린급으로 대체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볼 수도 있으나, 불가능한 것만은 아닙니다.
영국 육군에서 CH-47에 대한 수요를 멀린으로 대체한바 있고, 일본 해상자위애도 CH-53J 소해헬기 수요를 AW-101로 대체한바 있습니다.
덧붙여 시스템의 발전으로 인해 미해군 역시 CH-53J에 대한 대체기로 멀린 보다 더 작은 MH-60 계열기로 고려한 바 있습니다.
결국 요구 되는 임무에 따라 멀린급으로 치누크나 스탈리온급을 대체가 가능하기도,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한국군 내 수요만 따진다면, 상대적으로 대형/중량의 차량 탑재가 요구될 수 있는 육군 수요는 대체하기 힘들어 보이며,
리브 보트 탑재를 요구할 수 있는 공군형의 경우 대체가 가능해 보입니다. 아래 링크에서 램프 도어가 있는 멀린의 캐빈 사이즈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aerossurance.com/helicopters/aw101-vvip/
캐빈의 사이즈는 길이 6.5미터, 폭 2미터, 높이 1.83미터이고, 램프 도어 클리어런스가 1.95미터이니 레토나급 차량은 탑재 가능합니다.
체적상으로는 비젤 장갑차도 탑재 가능해보입니다. 하지만 K-151 차기 소형 전술차(5.7톤, 4.6*2.19*2)는 탑재가 불가능합니다.
4. 멀린급 대형 헬기에 대한 전세계적 수요
전세계적으로 멀린급 정도 되는 헬기의 시장은 크지 않아서, 멀린은 현재까지 180여대가 생산되었고, S-92 300대, 수퍼플레온 100여대만 생산 되었습니다. 이는 멀린급 헬기의 애매한 사이즈에 기인합니다.
바로 아래급인 Mi-8, UH-60가 군용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바로 위급인 치누크, 수퍼스탈리온의 시장도 잘 자리 잡혀있기 때문입니다. 덧붙여 틸트로터기인 V-22도 멀린급 헬기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멀린급 헬기 시장은 크지 않고, 줄어들 가능성 마저 있습니다.
5. 국내 생산(라이센스 포함) 대형헬기가 필요한가?
억지로 끼워맞춘다면 대략 70기 정도의 수요가 예상되는 시장입니다. 멀린 개발국인 영국도 현재 60기 정도의 플릿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고, 또 다른 개발국인 이태리도 20기 정도만 보유하고 있습니다. 나쁘게 보면 굉장히 전망이 어두운 체급의 헬기입니다. 허나 좋게 보면, 이들 제조사와 협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카이 입장에서는 소형, 중형, 대형 헬기 포트폴리오를 갖춤으로써 추후 시장에 유연하게 참여/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6. 꼭 멀린이어야 하는가?
멀린이 좋은 하드웨어를 가진 헬기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경쟁 기종인 S-92에 획득비가 비싸고, 유지비 또한 비쌉니다.
이급의 헬기가 필요하다면 S-92 혹은 치누크, 오스프리를 직도입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는 더 유리할 것입니다.
7. 헬기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라면?
레오날도 사와 유로콥터/에어버스는 중소형 헬기 위주의 민간 시장에서 미국 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대형 기체 수요가 많은 방산 시장에서는 미국/러시아 업체들이 상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인 레오날도 사는 중소형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양적 수요가 훨씬 많고, 기술적 난이도가 덜한 시장을 공략하는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레오날도의 사례만 본다면, 후발 주자인 카이도 중소형 헬기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 나아보입니다.
8. 멀린이란 헬기는?
멀린은 아주 비싼 헬기입니다. 영국군도 획득/운용비 증가로 그 수요를 줄이고, 와일드캣을 개발할 정도였습니다.
멀린은 그 크기가 애매한 헬기입니다. 영국군도 치누크급을 60기 가량 운용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헬기 산업을 키운다는 명분으로 소요군의 요구 사항을 임의로 변경시키면서 또 다시 새로운 헬기 사업을 진행해서는 안됩니다.
첫댓글 육지에서 수송용으로 쓸 것이면 걍 CH-47 쓰는 것이 나을 것 같네요.
넵. 프랑스도 특수작전/침투용으로 자국산 카라칼에서 CH-47로 갈아탈려고 한다는 기사도 있습니다.
흑. 이 창피한 글이 여기에까지 올라왔네요. 추후에 내용을 더 보강하겠습니다.
창피하긴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