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중앙일보 금융 신뢰 무너뜨린 삼성증권 배당 착오 사태
지난 6일 발생한 삼성증권의 배당 사고가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증권은 우리사주를 가진 임지구언에게 배당을 지급하면서 1000원을 1000주로 잘못 입력했다. 28억원이 28억 주로 둔갑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28억 주는 당일 시가로 112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였다. 이는 발행 가능한 삼성증권 주식의 23배에 달한다. 결국 있지도 않은 유령 주식이 존재했다는 이야기고, 문제는 아무도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사태는 마음만 먹으면 없는 주식도 사고팔 수 있을 만큼 국내 금융시스템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점을 드러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20여 분 만에 부서장급과 애널리스트 등 16명이 시가 2000억원어치에 이르는 501만 주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는 점이다. 도덕적 해이를 뛰어넘은 범죄 차원의 사태다.
사람이기에 실수할 수 있다. 그래서 '팻 핑거(fat finger)'라는 속어가 있을 정도다. 굵은 손가락 탓에 일으키는 주문 실수를 뜻한다. 하지만 대형 실수를 일으키면 한 방에 회사가 문을 닫는다. 2013년 한맥투자증권은 주문 실수로 462억원의 손실을 보고 결국 문을 닫았다. 삼성증권도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 이 회사 구성훈 대표는 어제 "정직과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금융회사에서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도덕적 문제가 발생한 직원들을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면 오산이다. 구 대표의 말대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유령 주식이 공매매 되는데도 삼성증권은 물론 한국거래소·금융감독원의 알람 벨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구멍을 막지 않으면 당장 삼성증권은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사태의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책임자는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출처:한겨레 사설 삼성증권 사태,불신 큰 '공매도' 이참에 손봐야
[한겨레] '삼성증권 유령 주식 사태'와 관련해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 직원이 주식 배당을 잘못 입력한 날은 5일이며 6일 오전까지 오류가 발견되지 못했다. 하루 동안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또 주식을 내다 판 지구언 16명 중 일부는 회사가 '매도 금지'를 공지한 뒤에도 매도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도덕적 해이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금감원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번 사태의 전모를 밝혀내고 주식시장의 신뢰르라 무너뜨린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개임투자자들의 불신을 사온 '공매도 제도'의 존폐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공매도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을 매도해 주가가 하락하면 차익을 얻는 투자 방법이다.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에 주가가 실제로 내려가면 싼값에 주식을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이익을 챙긴다. 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빌려와 매도하는 '차입 공매도'와 빌려온 주식 없이 일단 매도부터 먼저 하는 '무차입 공매도'가 있다. 국내에선 차입 공매도만 허용되고 무차입 공매도는 금지돼 있다.
삼성증권 사태는 허술한 내부 통제 시스템과 직업윤리 부재로 가공의 주식이 발행되고 거래된 사건이지만, 삼성증권 직원들이 없는 주식을 매도했다는 점에서 무차입 공매도와 유사다. 애초 공매도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공매도를 한 결과를 낳은 셈이다.
공매도는 주가 과열을 진정시키고 유동성을 확대하는 기능이 있는 반면, 투기성이 강한 데다 작전세력의 개입 가능성마저 높아 부작용 또한 만만찮다. 특히 정보와 자금력이 떨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공매도 공세로 주가가 급락하는 바람에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배만 불린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사태로 전산 조작을 통한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한다. 일부에선 실제로 증권사들이 그동안 몰래 무차입 공매도를 해온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매도 폐지를 요구하고 이싿.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6일 올라온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 청원에는 나흘 만에 20만명 가까지 참여했다.
공매도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금융당국은 그때마다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주식거래에서 투자자의 신뢰는 생명이다. 투자자가 불신하는 증권산업은 존재하기 어렵다.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공매도 제도를 전면 손질하기를 바란다.
첫댓글 주형아 너도 이제는 댓글을 하나씩 달면 어떻겠니?
이제는 내용도 많이 파악 되었을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