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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동료들 증언와이드 "BK는 괴짜?"
월드시리즈가 ‘꼬마 거인’ 김병현을 주목하고 있다.피닉스 지역 신문들이연일 경쟁적으로 김병현을 주제로 한 기사들을 싣고 있는 가운데 28일(한국시간) 애리조나 구단 홈페이지에는 MLB.com 트로이 E 렝크 기자가 쓴 ‘알려지지 않은 애리조나의 마무리를 만나보자’라는 제목의 재미있는 글이 소개됐다.동료들의 입을 통해 본 ‘진짜 김병현의 모습’이다.
◆이해할 수 없는 ‘키드(kid)’
-대미언 밀러(포수)=좋은 ‘아이(kid)’예요.가끔 고개를 갸우뚱하게하는 일을 하지만 그건 그가 아직 어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브렛 프린츠(투수)=원정경기 때 같이 있기도 하죠.성격이 조용한 편인데 숙소에 게임기를 가져가면 아주 재미있게 놀아요.
◆BK가 영어를 못 한다고요?
-밀러=투구와 타격에 관한 말들은 알아들어요.내가 마운드에 올라가서하는 말을 대부분 알아듣죠.
-브라이언 앤더슨(투수)=모르는 척해도 사실 영어를 많이 알고 있어요.라틴계 선수들이 칭찬해주면 웃고,뭔가 안 좋은 말을 하면 “못 알아듣겠다”고 하는 것과 같죠.무슨 뜻인지 아시겠어요? 다 이해하고 있는 거라고요.
-봅 웰치(투수코치)=대화하는 게 항상 쉬운 것은 아니에요.때로는 천천히 인내심을 갖고 말해야죠.그러나 지도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어요.
◆BK는 잠꾸러기
-루이스 곤살레스(외야수)=잠에 관해서는 묻지 마세요.세상에 하루에18시간이나 자는 인간이 어딨어요? 완전히 아기예요.버스에 타고 바퀴가 굴러가는 순간 꿈속을 헤매죠.
-앤더슨=일화 하나 소개할게요.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 때였어요.시작 10분을 남겨두고 우리는 선수 소개를 받으러 그라운드로 나가고있었죠.그런데 BK는 라커룸 바닥에서 헤드폰을 쓰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게아니겠어요? 구석과 틈새가 있으면 언제든 낮잠을 자요.예전엔 그런 BK를 찾아다니기도 했는데 이젠 포기했어요.
◆BK는 지각대장
-앤더슨=오늘도 또 늦었어요.농담이 아니라 이건 심각해요.겁 없는 루키라니까요.시대가 좋아서 망정이지 옛날 같으면 선배들한테 무척 괴롭힘을당했을 거예요.
-프린츠=지각할 때면 여기까지 오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궁금할 때가 많아요.그러나 이젠 9회가 시작되기 전에만 도착한다면야 별 신경 안 쓸 것 같아요.
◆투수로서의 BK
-밀러=슬라이더 직구,그리고 ‘슈토(shoe-toe:발끝에서 공을 던진다는의미)’를 던져요.오른손이 투구판에 거의 닿을 정도로 해서 던지는 데 볼이 안쪽에서 시작해서 바깥쪽 높은 쪽으로 벗어나요.내 생각에는 리그 최강의 우완이에요.그의 공을 치지 않고 받는다는 게 행복할 뿐이에요.
-프린츠=스프링캠프에서 그를 처음 봤어요.그의 동작을 내 눈으로 보고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어요.
-앤더슨=그의 ‘업슛’을 치는 것은 불가능해요.변화구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의 공은 옆과 위로 솟구치니….
-곤살레스=필라델피아전이었요.한 좌타자가 공을 쳤는데 그게 자기 가슴에 맞고 말았죠.창피한지 얼굴을 글러브로 가렸고 우리는 덕아웃에서 한참웃었어요.
◆BK,냉혈한 경쟁자
-밀러=NLCS 마지막 게임이었어요.9회에 등판하러 나오는데 글쎄,그 긴장된 순간에도 장내에서 나오는 디스코음악을 흥얼대며 마운드로 걸어가는게 아니겠어요.
-밀러=자신감도 만만치 않아요.오버핸드스로로 던지는 것을 조금 훈련했는데 그렇게 던지는 게 실제로 어려운 모양이더라고요.그런데 얘가 애틀랜타전에서 오버핸드스로로 익힌 커브를 언더핸드스로로 던지겠다고 사인을 보내는 거예요.덜컥 겁이 나 마운드에 올라가 “지금은 안돼!”라고 말했지만계속 “커브볼,커브볼” 하더군요.할 수 없이 “빌어먹을,그래 던져!”라고했더니 시즌 중 가장 ‘지저분한’ 공이 들어왔어요.그게 마커스 자일스를삼진으로 잡은 볼이죠.
◆세상에 BK가 타격왕?
-마크 그레이스(1루수)=자기가 한국에선 훌륭한 타자였다고 말했다고요? 웃기지도 않네.내가 던져도 그는 삼진아웃일 걸요.
-곤살레스=아,그 커브스전? BK가 안타를 치고 타점도 올렸던 거 같은데,그날 기자들에게 자신이 한국에서 네차례나 타격 타이틀을 먹었다고 했다더군요.그 기사 읽고 아침식사하다 다 토할 뻔했어요.내가 본 가장 형편 없는 스윙이었거든요.다음날 기자들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해보라고 했죠.그게정말이라면 나도 거기서 한번 뛰어보게요.
◆많이 도와주세요
-앤더슨=다른 나라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상상이나해보셨어요? 문제는 언어가 아니라 문화의 장벽이에요.BK가 어린 나이에 이정도 해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병현이가 좀더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