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었던 역사 문제는 솔직히 너무 과장되었다 느꼈고, 난 문제가 아예 없다고 봄
아신 = 전지현임
1. 아신은 여진족은 맞음. 그런데 여진'족'일뿐이지 정체성은 여진이 아님. 오히려 여진은 파저위로 대표되는 세력으로 말타고 다니면서 잔혹하게 아이들까지 몰살시키는 무자비하고 개또라이 전투 야만인으로 그려짐.
아신은 파저위와 전혀 다른 생활방식을 가진 아주 작은 부락민으로 혈통은 여진족이지만, 오히려 조선의 은혜를 입고(아신 아버지의 표현) 지배, 보호를 받고 살아감.
혈통이 여진족이란 것도 부락민이 스스로 얘기하는게 아니라, 파저위가 부락민을 말살시키면서 '피를 배신했다'라는 표현을 쓰면서 제일 강조될 뿐임.
극중 아신은 오히려 여진에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하며 성장했고, 후반에는 '조선과 여진을 모두 불태우겠다'는 식으로 말함. 극중 조선인들도 여진 파저위를 막기 위해 '작은 부락 하나'를 희생시켰다고 말할 뿐임.
따라서 아신을 주인공으로 한 이 작품을 '여진의 이야기'로 보는 것은 극 이해를 잘못한거고 오히려 작은 부락민이 조선과 여진이라는 큰 고래 사이에 등터질 수 밖에 없었던 슬픈 이야기임.
2. 조선을 나쁜놈으로 그렸는지 여부 민치록이 나쁜놈이고 조선이 쓰레기로 보이게 그렸다는 평이 있었는데, 이것도 동의하기 힘듦. 오히려 영화를 보면 여진은 진짜 개또라이 무자비하고 역겨울정도로 잔혹한 야만인으로 그림.
그에 반면 조선 진영을 대표하는 인물인 민치록은 조선에 충성하는 캐릭터를 그대로 이어가서 왜란을 겪은 조선이 또 다시 위험을 겪지 않도록 최대한 효율적인 선택을 하려는 모습이 그려지고, 그 선택의 이유가 민치록의 직접 발화로 계속 표현됨.
영화를 보면 민치록은 잔혹하지만 전략적인 선택을 한 충신이었고, 그 과정에서 역시나 제일 약자였던 아신의 부락민들이 희생된거임.
이걸보고 조선을 나쁘게 그렸다고 역사왜곡이라고 할 것이면.. 솔직히 그 어떤 영화에서도 한국 국적 악역을 못 보겠다고 하는거랑 똑같음.
그리고 '작은 부락민들이 큰 세력들 사이에 피해입었다'는 거의 모든 세계사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명제인데, 이것을 그린다고 조선이 나쁜 국가라 욕할 세계인은 없다고 봄. 난 오히려 이런 주제로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의 휼륭한 역사인식을 대변한다고까지 느꼈음.
위에 말한 것처럼 민치록의 캐붕도 없었고 오히려 캐릭터는 더 굳어졌다고 봄. 민치록은 애초에 조선을 위해 노력한 애국충신의 선역이었지, 뭐 인류를 돌보는 따스한 박애주의 선인이 아니었음..
3. ㄱㄱ씬 우선 제일 걱정하던 부분이었는데, 여태 나온 한국영화의 ㄱㄱ씬과 달리 그 어떤 성적대상화도 포로노화도 없었고 오히려 보면 가해자만 엄청 부각이됨.
그리고 아신이 진짜 정말 강한 사람인데 왜 당하고 있냐고 반문하면 이것도 진짜 극을 이해못했다고 생각함.
아신은 개인의 능력치로는 엄청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 사회에 속에서 최약의 지위임. 몰락한 부락의 유일한 생존자로 국가도 연고도 없으며, 여성임. (아신의 부락은 여진에 의해서 몰살당한거라.. 여진 소속도 아님)
개인으로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사회적 지위가 낮아 학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아신의 서사는, 뛰어난 능력치를 가진 여성이 지위가 낮다고 폭력에 노출되는 현실과 똑같았고, 작가가 그걸 의도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보임.
아신의 고통을 ㄱㄱ으로 밖에 표현못하나 하는 비판도 있는데 그것만으로 표현한 것은 전혀 아님. 더 많은 고통이 있음.. 오히려 몰락한 부락민으로서의 약자 + 여성 이라는 교차적인 약자의 모습을 그렸음.
난 거의 우리나라 최초로 '교차 여성주의' 영화를 만들었다고 봤음.
그리고 그게 답답이로 끝나느냐? 오히려 전혀 아님. 아신이 최초로 복수를 시작하는 인물도 성폭력 가해자며 그 인물은 끝까지 가장 잔혹하게 응징당함.
해외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잔혹한 복수를 하는 잔혹영화들이 페미니즘 영화의 일종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는데 완전 그런 서사였음.
결론적으로 아신전은 약자의 아픔과 복수를 그린 영화였고, 시대역행 영화가 아닌 ㄹㅇ 메갈영화라고 평하고 싶음. 같이 영화를 본 메갈친구와 함께 영화 끝나자마자 페미니즘 영화라고 정의를 내릴 정도였음ㅇㅇ
해외팬 반응중 아신을 응원하는 반응은 너무 당연한 것이며, 오히려 영화를 보고도 조선인이 아니란 이유로 극중의 아신을 응원하지 못하겠다면 놀랄 일임.
격공이다.. 글 잘썼다!
연어하다 왔어’ 본문 다 받고 댓글도 흥미롭게 봤어!!
나 뒤늦게 정주행 해서 아신전까지 다 보고 연어중이었는데 여시 글 읽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