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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영석]

저는 컨스를 좀 못합니다.

물론 리밋은 꽤나 잘하죠^^;;

이걸 자랑할려고 쓴 것은 아닙니다.(정말?)

자다가 깼는데, 그냥

아주 오래 전 일이 떠올랐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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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2004년 (혹는 2005년)

저는 도봉에서 열린 GPT에 출전했습니다.

포맷은 T2, 8강과 이미 멀어진 상황.

거의 처음 보는 분과 게임을 하게 되었는데,

그 분이 상당히 뎅을 많이 하시더군요.

3세트에 자꾸 땅만 나오고 라이프는 바닥을 향해가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핸드에 고이 간직했던 Duplicant를

겨우 2/2 생물을 꿀꺽 하는 데 소비하고 맙니다. 

담턴에 상대는 Arc Slogger (Who needs library~!!!)를 소환,

내 얼굴은 흙빛이 되어갔는데...

(이 때, 지나가던 모 저지가 상황을 보더니

매우 안타깝다는 눈빛을 쏘고 갑니다.)

 

   <한 때 잘나가던 듀플리, 그리고 마사시로 쿠로다를 영웅으로 만든 아크 슬러거>

그러나 바로 디나이얼 칼드로우로 겨우 아크 슬러거를 죽이고,

(상대는 적마나가 남았는데 2/2였던 듀플리를 쏘지 않더군요)

듀플리로 공격을 갔더니 상대방이 라이프를 4점을 깝니다.

'아... 이 사람이 내가 듀플리로

 아크슬러거를 복사(!)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구나!!!'

(겨우) 레이팅(따위)에 욕심이 난 저는 그냥 내버려 둡니다.

'저건 자기 책임이지 뭐...'

그리고 듀플리(치팅)의 활약으로 몇 턴 후에 저는 승리하게 됩니다.

아까 지나갔던 그 저지가 와서

"이야~ 실력 좋은데? 어떻게 그걸 이겼지?"

"..."

승리해서 좋으면서도 부끄럽고, 미안하고

대단히 복잡 미묘한 기분에 빠지게 되더군요.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그분께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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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더블로스 사건과 프로플레이어들의 경기매너 등을 경험하고는

룰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사족으로 도덕성과 연관을 지어 생각해봤는데,

관심 있으신 분은 밑에 써놓은 참고도 한 번 읽어보세요.

(제가 전공이 그런지라...)

참고1> 도덕성 발달단계

일전에 콜버그(Kohlberg)라는 관찰력 좋은 아저씨가

도덕성 발달을 3수준, 6단계로 나누었습니다.

(그는 하인즈의 딜레마에 대한 대답을 기준으로 합니다.)

<제1수준-인습이전>

1단계: 전도덕기, 힘의 윤리, 처벌 안받으면 옳은 행위, 힘이 곧 정의, 적자생존

2단계: 자기중심, 욕구충족을 위한 도덕성, 칭찬받기 위한, 욕구충족이 정의, 시장의 원리

<제2수준-인습수준>

3단계: 대인관계 조화를 위한 도덕성, 타인의 승인 중시, 비난회피, 착한아이 지향

4단계: 법과 질서를 준수하는 도덕성, 법은 절대적, 권위와 질서 지향

<제2수준-인습이후>

5단계: 사회계약에 의한 법률을 준수하는 도덕성, 법은 가변적, 공공복리 지향

6단계: 양심과 보편적 원리에 대한 확신으로서의 도덕성, 윤리관의 최고 경지

콜버그 아저씨의 기준은 하나의 예에 불과하지만

알아둘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습니다.

참고2> 하인즈의 딜레마

"하인즈의 아내는 암에 걸려 죽어가고 있었다. 의사는 그녀를 살릴 수 있는 특효약이 있다고 말하는데

그 약은 그 마을에 사는 약사가 개발한 것이었다. 약사는 약값을 8천 달러나 요구했다. 재료비의 10배나

되는 값이었다. 하인즈는 여기저기 돈을 구하러 다녔지만 약값의 반밖에 구하지 못했다. 그는 약사를

찾아가서 아내가 지금 죽어가고 있으니 그 약을 좀 싸게 팔거나 외상으로 해 달라고 사정했으나 거절당했다.

하인즈는 절망에 빠졌다. 다음날 밤 하인즈는 약국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약을 훔쳐내고 말았다.

과연 하인즈의 행동은 옳았는가?"

<이하 단계별 대답>

1단계 "훔치는 것이 옳다. 아내를 죽게 내버려두면 신으로부터 벌을 받는다."

         "훔치는 것은 옳지 않다. 약값이 비싸므로 비싼 것을 훔친 만큼 죄가 크고 교도소에 갈 것이다."

2단계 "약을 훔쳐서라도 아내의 생명을 구하기만 하면 된다. 약국 주인에게 큰 손해를 준 것도 아니고 언젠가 갚으면 된다."

         "자기가 교도소에 간다면 부인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소용없다. 약사가 돈을 받고 약을 파는 것은 당연하다."

3단계 "좋은 남편으로서 해야할 일이다. 아내가 죽도록 내벼려둔다면 사람들로부터 비난받을 것이다."

         "아내가 죽더라도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약을 훔치지 않았다고 해서 무정한 남편이라 할 수 없다."

4단계 "약을 훔치는 것은 좋은 남편으로 해야할 의무이다. 그러나 약값은 갚아야 하고, 처벌은 받아야 한다."

         "아내를 살리려면 어쩔 수 없지만 나쁜 행동이다. 개인의 감정이나 상황에 관계없이 규칙은 지켜져야 한다."

5단계 "나쁘다고 하기 전에 상황을 고려해야한다. 비록 나쁘긴 하나 누구나 그 상황에 처했다면 훔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내를 살릴 수 있지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는 없다. 하인즈가 전적으로 나쁘다고 할 수 없으나 정당하지는 못하다."

6단계 "법을 준수하는 것과 생명을 구하는 것 중에서 선택을 하라면 법을 어기더라도 생명을 구하는 것이 더 높은 수준의 도덕이다."

         "암환자는 많고, 약은 귀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약이 돌아갈 수는 없다. 이 경우에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해야한다. 감정이나 법에 따라 행동할 것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무엇이 이성적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6단계의 부정적인 대답(두번째)을

짧은 사고 수준에서 나오는(자기 자신은 합리적인 듯 우쭐 할 수 있음)

냉혈한과도 같은 선택과 동일시 하지 않길 빕니다.

제발...

[Mooni]

안주무심?

[[CJ]오영석]

자다가 한 3시쯤에 깼는데, 잠이 안옴 ㅠㅠ

[Mooni]

--;; 에효 나는 자고싶어서 미치겠는데 ㅠㅠ 아 시간아 빨리 가랏!

[[Man..]사악군]

하인즈가 약을 훔쳐서 어디선가 약값을 구하느라 엄청난 노력을 한 사람의 부인이 죽게 되었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CJ]오영석]

멋진 가정이네요. ^^
유연한 사고는 도덕성 발달에 틀림없이 영향을 주겠죠?
6단계의 부정적인 대답에 비슷한 가정을 하고 있지요.

다만 대의명분을 중요시 하더라도 하인즈의 아픈 마음과 딜레마 속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의미가 크게 퇴색하겠지요. (단순히 정답만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죽어가는 아내를 앞에 두고 (자기는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저런 말을 해버릴지도 모릅니다.

[[CJ]다깔비]

아이폰에서 RSS리더로 위의 세줄만 보고 왠지 형님의 글일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ㅋㅋ더블로스 사건은 본보기로 당했다는 느낌이 강해서...강변엔큐는 안오시나염 정묵옹이랑같이 오시지ㅋ

[[CJ]오영석]

첫번째 세 어절만 보고 너의 답글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ㅋㅋ
아마도 니가 첫번 째 줄만 읽고 나를 떠올렸다면 -_-;;

더블로스 사건은 DQ 안먹은게 정말 다행이었어.
(심판의 재량에 그저 감사할 따름)
그때는 정말 순수하게 룰에 무지했지ㅋㅋㅋㅋㅋ

[지강]

어제는 제가 라볼 3장이라서- _- 릴리즈땐 이기셨잖아요 ㅋ

[[CJ]오영석]

뭐? 리밋에서 라볼3장? 사기다~!!!

[지강]

그러게 영석횽 nq안오시나요~뵙고 싶네요 ㅎ

[MysticEyes]

요런 글 재밌어요- 요새 '정의란 무엇인가' 를 읽고 있어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