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상암을 다녀왔습니다.
비는 주룩주루~ 오구,
우루과이에게도 패하고
왠지 마음을 울적한 상태에서
아르헨티나를 응원할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으로 경기장으로 향했죠.
조금은 빠듯하게 출발했는데,
합정으로 가는 6호선을 타보니...
진짜 엄청난 빨간분자들이 우굴거렸다.
아침 출근시간보다 많은 인간들이
한꺼번에 같은 행선지를 위해...
속에는 빨간빤스를 위에는 하늘색 빤스를...
지나가는 사람이 알아볼까 두렵기도 했다.
혹시 나를 반동분자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흠.
남쪽문으로 돌아돌아
다림 품을 팔아
들어갔다.
너무너무 좋은 자리였다. (전반전 한국 골대 뒤 1층에서 3번째)
아르헨을 응원하는 이들은 또 바보처럼(전반전 한국 골대 뒤 1층에서 12번째)
아상한 자리를 부여 받아서
같이 응원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칫!
와~~~~~~~
탄탄한 수비.
원래 축구를 좋아하긴 하지만,
나 스스로도 놀랐다.
뒷모습만으로 선수이름을 꾀어차고 있었다.
줄줄이 사타으로 엮어 나오는 이름들...
영표 오빠, 을용 아찌, 빡빡이 차두리(너무 멋부리지 말란말이야!), 다른 빡빡이 최, 상철 오빠, 남일 오빠! 멋쪄요!, 태영이 마스크, 종국 사랑, 천수 이 짜식~~~
온 이름들을 다 불러 보며
코치 노릇을 했다.
슈퍼맨 사네띠, 매력점 아이마르, 토깽이 사비, 못난이 리껠매...
아! 그리고 멋있는, 아~~~~ 골키퍼 까바셰로스!!!!
후반전, 한국의 수비진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을 때,
이 멋진 까바셰로스는 (기사란 뜻이 있음 원탁의 기사의 그 기사)
골문 옆의 노란 통 물을 두번이나 마시고 밷고,
파란 수건으로 예쁜 얼굴 꼼꼼히 닦고,
장감 매무리 정검,
까만 반바지 한 번 올렸다.
흠.
웃도리를 3개씨이나 입었지만
비옷도 안입고 축구를 관람하다는 것도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비를 맞으면서 축구보기는 첨이었으니까.
아~ 이 비를 맞으며 땅고를 출 사람 어디 없소????
하늘에서 쏟아지는
하얀 물방울...
경기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슬로우 비젼으로 떨어지는,
까만 바탕의 흰, 투명한 물줄기, 아니 물방울은
너무 아름다웠다.
한국은 너무 잘했다.
어제.
아르헨 보다
훨~
너무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탄탄한 수비벽과 조직력
1대1 수비~
개인기까지도 보였고,
잘 맞는 패스.
언제나, 그 날카롭지 못한 슛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어제 만큼은 꽤 날카로웠지.
가사가 잘해서 그래...
쿄쿄.
역시 테레비에서 보는 것보다
많이 느끼고, 소리 지르고, 선수이름 외우고,
경기 흐름 읽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축구 사랑 영원~
카페 게시글
Solo Tango
<상암 경기장> 바모~ 바모스 아르헨티나~vs. 오~~~ 필승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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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혼자간거야?
축구 경기에 혼자 가는 사람이 어디있어여? 동생이랑, 그의 여친과 친구들과 함께 했죠. 앞에서 7개의 붉은 악마 깃발이 8자를 그리며 같이 움직이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부럽군....... 요.
ㅋㅋ 나도보러갔었다네..그런데, 전반 알헨골대 있던 자리(그래도 앞자리였음). 후반 한국공격을 기대했지만, 절대 우리쪽으론 안오더라, 흑. ㅜ.ㅡ(알헨선수들 몸푸는거 보고 반해버림^^)
오호호 순둥이님 시간 많으셨나 보다.
난 테레베에 나왔는데... 후반전 하늘색 이상한 삐죽이 모자 썼던 사람. 바로 나! ㅋ.ㅋ
까띠야 거기 있어서 우리가 한골 먹은거야....ㅡ.ㅡ 우씨. 알젠 골대 앞에 있지 마랴...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