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돌로미티의 트래킹 명소 세체다는 인스타그램에 인생샷을 올려 자랑할 수 있는 곳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곳에 오르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져 하루에 8000명의 탐방객이 농민들의 토지에 만들어진 트레일 경로에 들어가기도 한다. 또 세체다에 오르는 두 군데 케이블카 탑승장 중 하나인 콜 라이저 정류장에는 긴 줄이 세워지기도 한다.
사우스 티롤 지역 주민들에게는 과잉 관광, 탐방객들의 무례한 행동, 환경 파괴 등의 문제로 고통을 가중시킨다고 유로뉴스 닷컴이 지난 1일(현지시간) 전했다. 한참 지난 기사를 새삼스럽게 옮기는 이유는 연합뉴스와 서울경제신문을 비롯한 국내 매체들이 최근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 기사 등을 옮기며 이곳의 일부 토지 소유자들이 개찰구를 설치한 위치와 시기, 탐방객들이 세체다 꼭대기와 평원에 이르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평원의 농지들에 들어갔을 때 입장료를 물어야 한다는 내용을 충실하게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다 못한 일부 토지 소유자들은 지난달 초 도발적으로 트레일 들머리에 개찰구를 설치해 입장료를 일인당 5유로(약 8000원)씩 걷기 시작했다. 이들은 농민들로 관광객들이 소유 농지를 끊임없이 침탈한다며 좋은 경관을 즐기려면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산책로는 망가졌고 초원은 쓰레기로 가득 찼다"고 밝혔다.
곧바로 푸에즈-오들 자연공원 당국은 이 개찰구를 작동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다시 시스템이 복원됐다. 경로를 따라 하이킹을 원하는 사람은 5유로를 내야 하는데 어린이나 거주민은 제외된다. 현금이나 카드 결제도 가능하다.
토지 소유자들은 토지 피해를 보상하고 경사면 유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통행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역 관광협회와 산악 가이드 등은 토지 소유자들의 행동이 지나치다고 반발한다. 현재 돌로미티 발 가르데나 관광협회 직원들이 개찰구에 나와 탐방객들에게 수수료를 낼필요가 없다고 알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은 또 멀리 돌아가 파노라마 전망대에 이르는 대안 루트를 안내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토지 소유자들의 도발적인 움직임이 쓸모 있다고 동의하는 지역 주민들도 있다. 전국적인 규모의 하이킹 협회인 클럽 알피노 이탈리아(CAI)의 사우스 티롤 지부장 카를로 알베르토 자넬라는 지역 신문 살토(Salto) 인터뷰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탐방객들이 트레일과 접해 있는 초원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로질러 농민들이 수확하기 전에 밭과 농작물을 망쳤다고 지적했다. "환경을 존중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그게 요점이다."
지역 관광협회는 당국의 규제가 미흡한 탓이라고 규정한다. 스키장들이 토지 소유자에게 보상하는 것처럼 지역 농민들에게 여름 관광 피해에 대해 재정적으로 보상할 것을 촉구했다.
어떤 사람들은 세체다에 인파가 몰리는 이유로 빅테크 기업인 애플 사를 꼽는다. 10년 전 iOS 7 운영 체제의 공식 배경화면으로 세체다 사진을 사용했으며, 2년 전 아이폰 15 출시 행사 때 짧은 홍보 영상에 세체다를 소개하는 바람에 베네치아 못지 않게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단체들은 자신들의 의도와 상관 없는 홍보의 영향으로 탐방객이 엄청나게 늘었으며, 종종 멋진 경관을 담은 사진 몇 장만 찍고 떠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또 거점 마을 오르티세이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가 문제를 악화시킨다고 입을 모은다. 현지 가이드는 탐방객들에게 긴 줄을 피하기 위해 아침 일찍 탑승장에 모이라고 안내한다. 일부 관광 및 환경 단체는 지속 불가능한 방문객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여름에 가격을 인상하거나 성수기에는 완전히 폐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