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하여
김남조
나의 밤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 한다.
가만히 눈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를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시인의 시 이야기]
나는 이 시르 참 좋아해서 내 마음에 사랑이 식어 가면 불쑥 꺼내 읽곤 합니다. 일고 나면 황량해진 내 마음에 어느새 푸른 달빛 같은 너그러움이 번져오고, 메말랐던 가슴이 촉촉이 젖어오며 기쁨이 샘솟아 오릅니다. 이 시에서 보여준 절대적인 사랑은 나의 마음을 온전히 매혹시켜 놓았기 때문입니다.
김남조 시인은 내가 사는 이유를 ‘너’ 때문이라고 했으며, 소중한 것은 ‘무엇’아나 너에게 주고,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얼만나 충만하고 너그러운 사랑인지요. 이런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 사랑이야말로 최선의 사랑이며 너무나도 절절하게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이런 사랑은 누구나 원하지만 자신의 지나친 이기심으로 인해 있던 사랑마저 놓쳐버리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사랑을 배반하는 것은 언제나 탐욕적인 사람이니까요.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고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이자 목적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 사랑을 지키고 간질할 수 있는 사람만이 빛나고 향기로운 삶을 쟁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신과 빛나는 삶과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서로를 보듬고 높여주는 사랑을 해야 하겠습니다.
출처 : 《위로와 평안의 시》
엮은이 : 김옥림, 펴낸이 : 임종관
김옥림 :
-시, 소설, 동화, 교양, 자기개발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집필 활동을 하는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에세이스트이다. 교육 타임스 《교육과 사색》에 〈명언으로 읽는 인생철학〉을 연재하고 있다. 시집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따뜻한 별 하나 갖고 싶다》, 《꽃들의 반란》, 《시가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소설집 《달콤한 그녀》, 장편소설 《마리》, 《사랑이 우리에게 이야기 하는 것들》, 《탁동철》, 에세이 《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아침이 행복해지는 책》, 《가끔은 삶이 아프고 외롭게 할 때》, 《허기진 삶을 채우는 생각 한 잔》,《내 마음의 쉼표》, 《백년 후에 읽어도 좋을 잠안 315》, 《나는 당신이 참 좋습니다》, 《365일 마음산책》, 《법정의 마음의 온도》, 《법정 행복한 삶》, 《지금부터 내 인생을 살기로 했다》, 《멋지게 나이 들기로 마음먹었다면》, 《인생의 고난 앞에 흔들리는 당신에게》, 《마음에 새기는 명품 명언》, 《힘들 땐 잠깐 쉬었다 가도 괜찮아》, 《법정 시로 태어나다》, 《이건희 담대한 명언》 외 다수가 있다. 시세계 신인상(1993), 치악예술상(1995), 아동문예문학상(2001), 새벗문학상(2010), 순리문학상(2012)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