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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고파산(好古破産)
옛 것을 지나칠 정도로 좋아하면 재산을 다 날린다는 뜻으로, 별로 필요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지나친 신경을 기울이면 결국 신세만 망치게 된다는 말이다.
好 : 좋을 호(女/3)
古 : 예 고(口/2)
破 : 깨뜨릴 파(石/5)
産 : 낳을 산(生/6)
출전 : 홍만종(洪萬宗)의 명엽지해(蓂葉志諧)
옛것을 좋아하다가 재산을 탕진한다는 뜻으로, 옛것이라면 그 실상이 어떻든지 굉장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이다.
먼저 살았던 선인들의 지혜를 소중히 여겨 오늘날 잘 받아들이면 더욱 발전할 수 있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말은 잘못이 없으니 명심해야 한다고 ‘옛말 그른 데 없다’는 속담이 이어온다.
공자(孔子)도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로운 것을 알아야 한다고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 했다. 옛 문물을 소중히 여긴다는 숭고(崇古)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무조건 과거의 일만 옳다고 여기고 따라 하기만 한다면 막막하다. 옛일을 참고는 하더라도 현재를 헤쳐 나갈 때는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는 가르침도 존재한다. ‘흘러간 물로써는 물방아를 돌릴 수가 없다’는 말과 통한다.
옛것을 무척 좋아하여 재산을 다 날린다는 이야기는 조선의 소화집(笑話集)으로 알려진 ‘명엽지해(蓂葉志諧)’에 실려 있다.
순오지(旬五志)를 쓴 중기의 문신 홍만종(洪萬宗)의 저작이다. 남녀 간의 육담과 해학을 다룬 책의 집대성 고금소총(古今笑叢)에도 포함된다.
명엽은 명협(蓂莢)이란 보름 사이 한 잎씩 났다가 그 후 한 잎씩 진다는 달력 풀의 잎이다. 촌로들의 이야기를 듣고 달력 뒷면에 기록하듯이 했다는 의미라 한다.
옛날 물건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이 깨어진 표주박을 갖고 와 옛날 중국의 은자 허유(許由)가 귀를 씻은 것이라 하니 백금을 주고 샀다.
너덜너덜한 방석을 갖고 온 사람이 공자가 행단(杏亶)에서 강의할 때 앉은 자리라 하자 또 백금을 주고 샀다.
또 한 사람이 대지팡이를 후한(後漢)의 기인 비장방(費長房)이 하늘을 날 때 썼던 지팡이라 하자 거금을 주고 샀다.
집안의 재물이 바닥났지만 얻은 것이 많다며 표주박과 지팡이를 짚고 자리를 끼고 거리로 나섰다. ‘사람들이 모두 입을 막고 웃었는데 옛것을 좋아하다 집안을 망친 것을 비웃은 것이다(人皆掩口 笑其好古而破産也).’
옛날의 가르침과 전통을 이어나가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파산할 정도로 현실을 무시하고 옛것에 빠진다면 옳은 일이 아니다.
이전부터 내려오는 것을 새롭게 해 본다고 전면 폐기하는 것 또한 어리석은 행위다. 어느 것이나 모두의 지혜를 모아 최선의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호고파산(好古破産)
옛날 중국에 골동품을 좋아해 실상을 알아보지도 않은 채 사는 장자(長子)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누군가가 고물(古物)을 지니고 있다는 말만 들으면 가산을 털어서라도 반드시 사고마는 성격이었다.
한번은 어떤 사람이 낡은 바가지를 들고와서 '이 바가지는 허유(許由)라는 은사(隱士)가 귀를 씻던 바가지'라고 하니 거금을 주고 사버린 일이 있었다.
다시 며칠 후 어떤 사람이 지팡이를 하나 가지고 와서 '이 지팡이는 옛날 비장방(費長房)이 갈피(葛陂)에서 던진 지팡이' 라고 하자, 또다시 거금을 주고 샀다. 가산이 줄어들었지만 그는 자신의 고물을 사랑하는 마음에 크게 만족을 느꼈다.
어느 날 그는 왼손에 쪽박을 들고 오른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허름한 방석을 옆구리에 꿰고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영락없는 거지 중의 거지였다.
이 모양을 본 동네 사람들은 모두 웃음을 참지 못하여 옛것을 지나치게 좋아하다가 가산을 탕진해 버렸다고 손가락질을 하였다고 한다.
이 이야기 속에는 무엇인가에 탐닉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또 그 집착으로부터 헤어나오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우리들에게 일러주는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참고] 명엽지해(蓂葉志諧)
명엽지해(蓂葉志諧)는 조선 숙종(肅宗) 때인 1678년에 홍만종(洪萬宗)이 지은 설화집이다.
홍만종(洪萬宗)이 병을 얻어 마포(麻浦) 서강(西江)근처에 은거해 있을 때 마을 사람들의 한담(閑談)을 듣고 기록하였던 글로 그 내용은 사회 풍자적이고 교훈적이며 경계하는 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15세기부터 본격화된 소화집(笑話集)의 명맥을 잇고 있으며, 오직 우스운 이야기만 모아 놓은 순수 소화집(笑話集)이다.
이야기마다 모두 4자의 제목이 있으며, 80여 편 가운데 51편에 논평이 첨부되어 있어 정연한 체계를 갖춘 소화집(笑話集)으로 평가된다.
내용은 거울을 몰라보고 부부와 아버지, 원님이 소동을 일으키는 '부처송경(夫妻訟鏡)' 같은 민담성 소화(笑話)와 유명한 문사(文士)인 황신(黃愼)을 몰라보면서 그 앞에서 그의 시를 읊는 '타수부아(墮水赴衙)' 같은 일화성 소화가 모두 수록되어 있다.
▶️ 好(좋을 호)는 ❶회의문자로 女(녀; 사람, 나중엔 여자를 나타냄)와 子(자; 아이)의 합자(合字)이다. 어머니와 아들 혹은 여자와 남자의 두터운 애정이라는 데서 좋아하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好자는 '좋다'나 '아름답다', '사랑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好자는 女(여자 여)자와 子(아들 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자와 남자가 함께 있으니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好자는 보통 이런 식으로 풀이를 하곤 한다. 하지만 好자는 본래 엄마가 아이를 지긋이 바라보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왜 母(어미 모)자가 아닌 女자가 엄마를 뜻하는지에 대한 반론 때문이었는지 母자가 들어간 㝀(좋을 호)자가 만들어져 있기도 하지만 쓰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好(호)는 성(姓)의 하나로 ①좋다 ②사이좋다 ③아름답다 ④좋아하다 ⑤사랑하다 ⑥구멍 ⑦우의, 정분, 교분(交分) ⑧친선의 정 ⑨곧잘, 자주, 걸핏하면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미워할 오(惡)이다. 용례로는 썩 좋은 상황을 호황(好況), 무슨 일이 잘 되어 가기 시작함을 호전(好轉), 사물의 사정이나 상태나 경기 등이 좋음 또는 잘 되어감을 호조(好調), 좋아함과 미워함을 호오(好惡), 친절한 마음씨 또는 좋게 생각하는 마음을 호의(好意), 좋은 평가나 좋은 평판을 호평(好評), 좋은 값을 호가(好價), 좋은 감정을 호감(好感), 좋은 일이나 일을 벌이기를 좋아함을 호사(好事), 여럿 중에서 가려서 좋아함을 선호(選好), 어떤 사물을 즐기고 좋아함을 기호(嗜好), 벗으로 사귐을 우호(友好), 사랑하고 좋아함을 애호(愛好), 성적이나 성질이나 품질 따위가 주로 질적인 면에서 대단히 좋음을 양호(良好), 더할 수 없이 좋음을 절호(絶好), 좋아하지 아니함이나 좋지 아니함을 불호(不好), 사이 좋게 지냄을 수호(修好), 좋은 일에는 방해가 되는 일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옷과 좋은 음식 또는 잘 입고 잘 먹음을 이르는 말을 호의호식(好衣好食),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싫어함을 이르는 말을 호생오사(好生惡死), 남과 겨루어서 꼭 이기기를 즐기는 성벽을 일컫는 말을 호승지벽(好勝之癖), 학문을 좋아하여 책 읽기에 게으름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호학불권(好學不倦) 등에 쓰인다.
▶️ 古(예 고)는 ❶회의문자로 여러(十) 대에 걸쳐 입(口)으로 전해온다는 뜻이 합(合)하여 옛날을 뜻한다. 十(십)과 口(구)를 합(合)한 모양으로 十代(십대)나 입에서 입으로 전하다, 낡다, 옛날의 뜻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古자는 ‘옛날’이나 ‘예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古자는 口(입 구)자와 十(열 십)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古자의 갑골문을 보면 口자 위로 中(가운데 중)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입’과 ‘방패’를 표현한 것이다. 방패는 전쟁에 쓰이는 무기로 古자는 오래전에 있었던 전쟁 이야기를 말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전쟁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후세에게 들려준다는 의미인 것이다. 古자에 攵(칠 복)자를 더한 故(옛 고)자가 ‘옛날’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참고로 口자를 ‘세대’로 해석하여 古자는 10세대를 거친 것이니 ‘옛날’이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는 풀이도 있다. 하지만 갑골문에서의 十자는 丨자 형태로 그려졌었기 때문에 같은 시기 古자에 그려졌던 中자와는 모양이 다르다. 그래서 古(고)는 헌 또는 낡은의 뜻으로 ①옛, 예, 예전 ②옛날 ③선조 ④묵다 ⑤오래 되다 ⑥예스럽다 ⑦순박하다 ⑧잠시(暫時) ⑨우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예 석(昔),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이제 금(今), 새 신(新)이다. 용례로는 옛날과 지금을 고금(古今), 옛 시대를 고대(古代), 옛 일을 고사(古事), 옛 역사를 고사(古史), 옛날 사람을 고인(古人), 옛날부터 현재까지를 고래(古來), 옛적부터 내려오는 관례를 고례(古例), 예로부터 전해 내려옴을 고전(古傳), 옛날의 법식이나 의식 또는 고대의 책을 고전(古典), 오랜 역사를 지니는 옛 절을 고찰(古刹), 오래 전부터 그 일에 종사하던 사람을 고참(古參), 낡은 당집을 고당(古堂), 옛날에 지은 오래된 성을 고성(古城), 옛 궁궐을 고궁(古宮), 고대의 무덤이나 옛 무덤을 고분(古墳), 70세를 일컬음으로 일흔 살까지 산다는 것은 옛날에는 드문 일이다는 뜻의 고희(古稀), 고금을 통하여 홀로 뛰어남을 고금독보(古今獨步),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풍속을 고래지풍(古來之風), 늙은이들의 말로 예로부터 전하여 옴을 고로상전(古老相傳), 오래 되어 옛날의 풍치가 저절로 드러나 보이는 모양을 고색창연(古色蒼然), 옛날부터 지금까지를 고왕금래(古往今來), 가락이 썩 예스러워서 화창하는 이가 없음을 고조독탄(古調獨彈), 대대로 자손이 번성하고 세력 있는 집안을 고족대가(古族大家), 옛 모양 그대로임을 고태의연(古態依然), 옛 곡조라서 연주되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기 어려움을 비유하는 고조불탄(古調不彈), 오래 된 우물에는 물결이 일지 않는다는 뜻으로 마음을 굳게 가져 정절을 지키는 여자를 비유하는 고정무파(古井無波) 등에 쓰인다.
▶️ 破(깨뜨릴 파, 무너질 피)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돌석(石; 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皮(피,파)로 이루어졌다. 破(파)는 돌이 부서지다, 나중에 돌 뿐이 아니라, 사물이 깨지다, 찢어지다, 찢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회의문자로 破자는 ‘깨트리다’나 ‘파괴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破자는 石(돌 석)자와 皮(가죽 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皮자는 동물의 가죽을 벗기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 石자가 더해진 破자는 “돌을 벗기다”, 즉 “돌을 깨부순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破자는 ‘(일을)망치다’나 ‘흩트리다’와 같이 상황이 그릇됐음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破(파, 피)는(1)깨어지거나 찢어지거나 또는 상하거나 한 흠집 (2)사람의 흠집이나 결함(缺陷) (3)풍수지리의 득(得)이 흘러간 곳 등의 뜻으로 ①깨뜨리다, 깨다 ②부수다, 파괴하다 ③째다, 가르다 ④지우다, 패배시키다 ⑤일을 망치다 ⑥쪼개지다 ⑦갈라지다 ⑧흩뜨리다 ⑨다하다, 남김이 없다 ⑩깨짐, 깨는 일, 깨진 곳 ⑪악곡(樂曲)의 이름 그리고 ⓐ무너지다(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부술 쇄(碎)이다. 용례로는 찢어지고 터짐을 파탄(破綻), 깨뜨리어 헐어 버림을 파괴(破壞), 가산을 모두 잃어버림을 파산(破産), 판국이 결딴남을 파국(破局), 한자의 자획을 풀어 나누는 것을 파자(破字), 깨어져 못 쓰게 됨을 파손(破損), 파괴하고 멸망함을 파멸(破滅), 깨뜨리거나 갈라져 터짐을 파열(破裂), 깨어진 조각이나 부서진 조각을 파편(破片), 격식을 깨뜨림 또는 그리 된 격식을 파격(破格), 무표정하거나 굳어 있던 얼굴빛을 부드럽게 하여 활짝 웃음을 파한(破顔), 깨뜨림 또는 깨어지게 함을 파각(破却), 찢어진 종이로 인쇄나 제본 등의 공정에서 손상하여 못쓰게 된 종이를 파지(破紙), 심심함을 잊고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어떤 일을 함 또는 그런 일을 파한(破閑), 약혼을 파기함을 파혼(破婚), 깨어지거나 떨어지거나 하여 흠이 있는 과실을 파과(破果), 무찔러 깨뜨림을 돌파(突破), 폭약을 폭발시킴을 폭파(爆破), 규정이나 관습 등을 깨뜨려 버림을 타파(打破), 진리가 될 만한 것을 밝혀 듣는 사람의 납득하도록 궤뚫어 말함을 설파(說破), 쳐부숨으로 태권도에서 벽돌이나 기왓장 따위를 맨손이나 머리로 쳐서 깨뜨리는 일을 격파(擊破), 보아서 속을 확실히 알아냄을 간파(看破), 험한 길이나 먼길을 끝까지 걸어 나감을 답파(踏破), 구멍을 뚫고 폭약을 재어 터뜨려 바위 등을 깨뜨림을 발파(發破), 중도에서 꺾이지 않고 목적지까지 다 달림을 주파(走破), 풍파나 장애물에 부딪쳐서 배가 부서짐을 난파(難破), 글을 막힘 없이 죽 내려 읽음을 독파(讀破), 수치를 수치로 알지 아니함을 파렴치(破廉恥),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라는 뜻으로 곧 세력이 강대하여 대적을 거침없이 물리치고 쳐들어가는 기세를 파죽지세(破竹之勢), 얼굴이 찢어지도록 크게 웃는다는 뜻으로 즐거운 표정으로 한바탕 크게 웃음을 이르는 말을 파안대소(破顔大笑),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싸움터로 나가면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결전을 각오함을 이르는 말을 파부침주(破釜沈舟), 깨어진 그릇 조각을 서로 맞춘다는 뜻으로 이미 잘못된 일을 바로 잡으려고 쓸데없이 애씀을 이르는 말을 파기상접(破器相接),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한바탕 웃음을 파안일소(破顔一笑), 옹기나 장독 따위를 깨뜨려서 친구를 구한다는 파옹구우(破甕救友) 등에 쓰인다.
▶️ 産(낳을 산)은 ❶형성문자로 产(산)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날 생(生; 나다, 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彦(언)의 생략형인 产(산)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产(산)은 미남자, 여기에서는 두드러지다, 나타나다의 뜻을, 生(생)은 움틈, 돋아나다의 뜻을 나타낸다. 産(산)은 아기가 태어나다, 만물(萬物)이 돋아나는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産자는 ‘낳다’나 ‘생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産자는 文(글월 문)자와 厂(기슭 엄)자, 生(날 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産자는 집에서 아이를 출산했음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厂자는 ‘기슭’이 아닌 ‘집’이라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 또 文자는 가슴에 문신을 한 사람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단순히 ‘아이’를 의미한다. 그러니 産자는 ‘집(厂)에서 아이(文)를 낳았다(生)’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産(산)은 어떤 곳에서 산출(産出)되거나 생산(生産)된 물건(物件)임을 표시(表示)하는 말의 뜻으로 ①낳다 ②나다, 태어나다 ③자라다 ④생기다, 일어나다 ⑤생산하다(生産) ⑥출생(出生) ⑦재산(財産), 자산(資産) ⑧생업(生業) ⑨산물(産物) ⑩가축(家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날 출(出), 살 활(活), 날 생(生)이다. 용례로는 생산을 하는 사업을 산업(産業), 일정한 곳에서 생산되어 나오는 물건을 산물(産物), 천연적 또는 인공적으로 물건이 생산되어 나옴을 산출(産出), 알을 낳음을 산란(産卵), 해산한 여자를 갓난애의 어머니라는 뜻으로 일컫는 말을 산모(産母), 아이를 낳는 괴로움을 산고(産苦), 아이를 낳는 괴로움을 산로(産勞), 아이를 낳음 또는 태어난 아이를 산아(産兒), 개인이나 가정이나 단체가 소유하는 재물을 재산(財産), 아이나 새끼를 낳음을 생산(生産), 소득을 축적한 것 또는 유형 무형의 값있는 물건으로 부채의 담보로 할 수 있는 것을 자산(資産), 사후에 남겨 놓은 재산을 유산(遺産), 가산을 모두 잃어 버림을 파산(破産),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을 양산(量産), 가산을 탕진하여 내버림을 도산(倒産), 그 나라에서 나는 생산물을 국산(國産), 아이를 낳음을 해산(解産), 생산이 줆 또는 생산을 줄임을 감산(減産), 최초로 산출되는 일 또는 그것을 원산(原産), 그 지방의 특별한 산출 또는 그 산물을 특산(特産), 생산을 증가하는 것을 증산(增産), 죄다 망하여 뿔뿔이 흩어져 없어짐을 탕산(蕩産), 집안의 재산을 모두 써서 없애 버림을 이르는 말을 탕진가산(蕩盡家産), 일정한 생산이 있으면 마음이 변치 않는다는 뜻으로 일정한 직업과 재산을 가진 자는 마음에 그만 큼 여유가 있으나 그렇지 않은 자는 정신적으로 늘 불안정하여 하찮은 일에도 동요함을 이르는 말을 항산항심(恒産恒心), 옛 것을 지나칠 정도로 좋아하면 재산을 다 날린다는 뜻으로 별로 필요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지나친 신경을 기울이면 결국 신세만 망치게 된다는 말을 호고파산(好古破産)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