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빈티지&내추럴을 추구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기존에 갖고 있는 소품들도 정리만 잘하면 정감있고 근사한 소품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에요"
안녕하세요:D 저희는 2년 차 부부, 지금은 예비맘인 신입 주부입니다.
대학생 때부터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 '멋쓰레기'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 활동을 쭉 해오다가 29살 되던 해 큰맘 먹고 대전으로 내려와 직장 생활을 시작했어요. 32살에 요래 멋진 짝지를 만나서 시집간 여자예요:)
이번에 소개해 드릴 저희 집은 두 번째 신혼집이지만, 전셋집이라도 큰돈 들이지 않고 스타일링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올리게 되었어요.
*예산 500만 원 중 100만원이 이번 리모델링에 투자된 예산이며, 나머지 400만 원은 이사할 때 가져온 가구 및 전자제품, 집기류 등의 금액입니다.
이제 곧 태어날 건강이를 위한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집을 알아보던 중 다세대주택 2층을 보게 되었는데요.
2층에 올라서자마자 탁 트인 테라스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심지어 2층 전체가 우리 집이라니! 여기서 70점은 먹고 들어갔습니다.
현관문을 열지 않고는 구조를 알 수 없는 게 주택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이 집은 거실과 부엌이 나눠있지 않아 실평수보다 훨씬 넓어 보이는 게 장점이 있었어요. 공간 그까짓 거 나누면 되죠.
첫인상이 좋았던 탓인지 싱크대 필름이 벗겨지긴 했어도 넓게 빠진 싱크대와 그 옆에 복도식으로 된 세탁실과 화장실 모두 마음에 들었어요.
전체적인 구조가 마음에 들기는 했지만 오래된 색감은 눈에 밟히는 요소긴 했어요.
그래도 이 집의 또 하나의 장점! 큰 창문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 방에 창문이 2개씩이나? 장단점은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전체적인 구조가 마음에 들었어요. 눈에 거슬렸던 단점은 집주인 분이 몇 가지 수리는(도배, 도장, 필름 제거, 벽걸이 에어컨 벽 타공) 해도 된다고 하셔서 계약을 하기로 했습니다.
힘들었지만 중요한 일이라 저희 부부는 일끝나면 곧장 와서 도장부터 시작했어요. 이렇게 우리 신랑은 페인트 장인이 되고!
방문도 틀은 제외하고 문짝만 떼서 칠했어요.
문 위에 있던 MDF박스는 중간에 리모델링하면서 친해진 집주인께 다시 한번 허락받아 망치로 제거했답니다.
창문 필름도 오래돼서 그런지 끝부분이 살짝 일어나 있길래 혹시나 하고 떼어 봤어요. 하얀 속살을 드러내더라고요. 얼씨구나~ 하고 뜯어냈죠.
셀프 페인팅이라는 게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가장 보람 있는 과정이라 할 수 있어요.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도장만으로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질 수가 있나 싶거든요.
전문가였다면 금방 했을 작업이지만 롤러와 붓으로 직접 칠하고 있으면 뭐랄까, 왠지 이 집도 우리와 같이 정들어 간다는 느낌이에요.
신랑과 둘이 하는 밑작업이 끝나고 도배와 입주청소를 기다리는 동안 저는 본격적인 스타일링을 위한 도면을 그립니다.
도면을 그리면서 이전에 살던 전셋집에는 없던 가구와 가전제품을 추가로 구매하는 계획도 세우고요.
기존에 친정집에 있던 합판과 각재들로 만든 파티션에 다른 파티션을 연장, 하나의 벽체처럼 보이게 했어요.
좀 더 좋은 주방구조를 위해 구매한 렌지장과 수납장은, 목재상에서 8,500원에 구매한 라왕 판재로!기존에 만들어놨던 가구들과 같이 스테인&바니쉬로 마감해서,
출처<수납장><페인트>
기존에 만들어놨던 가구들과 같이 스테인&바니쉬로 마감해서,
출처오늘의집
홈스타일링의 꽃, 커튼 만들기!
이사가 끝나고 콧구멍에 선선한 밤바람 쐬어가며 산책하던 중 주워온 나뭇가지 두 개는,
확실하지만 답답하지 않은 공간분리를 위해서 파티션 위에 밸런스를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출처<커튼부자재>
원단시장에 가서 1마에 2500원 하는 광목원단 사다가 이렇게 미싱작업을 해서 클립으로 싹 걸어주기만 하면 완성!
출처오늘의집
만든 김에 큰 창문이 두 개였던 큰방 침대 머리맡 창문도 예쁜 주름 커튼으로 가려줬지요.
출처오늘의집
그렇게 주방 완성!
출처<상부장페인트><블라인드><의자>
천장이 일반 집보다 30cm 정도 더 높은 덕분에 큰 가구들과 파티션이 잘 어우러진 듯해요.
제가 빈티지&내추럴을 추구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기존에 갖고 있는 소품들도 정리만 잘하면 정감 있고 근사한 소품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모던한 인테리어를 하게 되면 소품도 전부 바꿔야 전체적으로 느낌이 살잖아요. 그 부분이 오히려 금전적으로, 또 앞으로 좋은 분들께 받을 선물 등을 고려해 봤을 때 여러 가지로 단점으로 작용하더라고요. 물론!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요.
출처오늘의집
이사 오기 전에 살던 집에서 가져온 저 오래된 초록색 가스레인지도 이제는 정이 들어 제눈에는 예뻐요:)
출처오늘의집
가끔은 이렇게 벽 보다는 파티션으로 공간을 분리해서 쓰는 게 편할 때도 있죠. 이제 곧 태어날 건강이가 거실에서 노는 것도 볼 수 있고 얼마나 좋게요:D
출처<스탠드>
사실 티비장도 만들 생각으로 목재상을 찾아 견적을 내봤는데 자재값이... 대신 인터넷에서 특가로 나온 티비장과 5단 서랍장을 장만했네요.
출처<서랍장><와이드장식장>
침대 사이즈를 보니 두 사람의 잠버릇이 얼추 짐작가지 않으시나요?
뿐만 아니라 아이가 태어나도 충분히 다같이 쓸 수 있는 침대로 준비했어요. 슈퍼싱글 사이즈 매트리스 두 개를 구매해서 붙여 쓰고 있답니다.
아래 침대 받침은 네 통이 전부 분리되는 구조로, 미래의 내 집에서는 소파가 될 수도 있겠죠?
출처<암막커튼><수납침대><침대>
길에서 만난 화장대를 주워와 리폼한 적이 있어요. 친정에 두고 있었는데 이사하면서 가져와 자리를 만들어줬고, 형님이 주신 아기 장난감도 놔두니 진짜 아기 키우는 집 같고 느낌이 새롭네요.
출처<전신거울>
기존 전셋집에서 쓰던 책꽂이와 4단 렌지대로 꾸민 작업실. 꽤 그럴싸한 공간으로 바뀌었어요.
출처<책장> 등 제품
아이방이 될지 모르지만 잠시 내 공간. 그때까진 하얗게 불태우리라!
출처<수납장><의자> 등 제품
철물점에서 구매한 작업등도 그만의 매력이 있지요. 결혼 전부터 함께 했던 조명이라 이것도 정들었나 봐요:)
기존에 쓰던 블라인드도 다행히 창문에 딱 맞았고요.
욕실로 들어가는 이 공간도 기존에 갖고 있던 커튼으로 가려주니 사이즈도 딱! 분위기는 업!
내가 지금 앉아서 글 쓰고 있는 이 작업방도 주방에서 보니 느낌이 또 다르네요.
중고로 구매한 행복나무도 이제 우리 식구랍니다.
무엇보다 작은 정원에 벤치까지 마련해 주신 인정 많은 집주인을 만나 우리 세 가족의 전세 스토리는 해피엔딩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D